현재 대한민국의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자라고 있다. 칡덩굴(葛)과 등나무 덩굴(藤)이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대한민국 내부적으로 서로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갈등(葛藤)이 심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가까워지면서 촛불과 태극기로 대표되는 탄핵 찬성과 반대 세력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치적 갈등 이외에도 쓰레기 매립지와 장례식장 설립, 송전탑 설치 등 공익과 사익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갈등, 노사 대립,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 문제 등 내부적인 갈등에 북한과의 핵문제, 중국과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 위안부 합의에 따른 일본과 갈등 등 외교적 갈등마저 가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 대한민국의 갈등 수준은 매우 높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 OECD국가들(조사대상 24개국) 중에서 대한민국의 사회갈등지수는 20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회갈등 정도는 국제금융 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스페인, 포르투갈 보다 더 심각하다.












대한민국의 사회갈등이 심각함에 따라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 역시 24개 조사 대상국들 중에서 19위에 그치고 있다.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의 경우 사회갈등이 낮음에 따라 행복 정도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대한민국의 사회적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017년 행복지수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사회갈등 문제가 심각할수록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갈등 문제는 2017년 대한민국의 실질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마저 갖게 한다.이와 같이 갈등은 국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미시적으로 기업이나 집단에서 발생하는 갈등 역시 구성원들의 업무 몰입도 약화를 비롯해서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료와의 갈등은 개인의 행복감은 물론, 조직 전체의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하다. 참고 참다 터지기 일보직전에서야 심각해진 조직 내 갈등 해결을 의뢰해 오는 고객사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갈등의 소지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외면하며 간과해 온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이는 갈등을 대하는 가장 초보적인 대응전략이며, 이는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우리 특유의 문화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


갈등 상태에 있는 당사자들은 서로 간의 높은 벽에 절망하면서 서로 외면하거나, 때로는 벽을 부수려고 과격한 시도를 하며 오히려 갈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때 우리 퍼실리테이터들이 하는 역할은 서로 간의 벽에 문을 만들고, 그 벽 너머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퍼실리테이터들이 조직의 갈등이 심화되었을 때 사용하는 프레임 중에 ‘트라이앵글 관찰법’이 있다. 1단계에서는 각자 갈등하고 있는 상대방을 내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갈등상황을 편하게 표현하게 하고 비판 없이 들어주는 것이 퍼실리테이션 포인트이다. 2단계에서는 상대방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관점에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퍼실리테이션의 핵심이다. 3단계는 멀리 떨어져서 제3자의 눈으로 나와 갈등하고 있는 상대방을 동시에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무엇 때문에 갈등하고 있는지,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상황을 해석하도록 돕는 이 단계는 두 당사자를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출구가 없어 보이는 대한민국의 갈등도 결국 우리가 속한 조직의 작은 갈등 하나하나에 소통할 수 있는 문을 만들고, 그 문을 여는 작은 대화와 회의에서 비롯될 수 있다. 비 온 뒤 대지에 숨어있던 씨앗들이 싹을 틔우는 것처럼, 가슴에 퍼실리테이션의 열정을 품은 여러분들이 각자가 속한 조직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서 갈등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시키시길 응원한다.





홍순표 부사장, 인피플 컨설팅
(mrhong2@naver.com)


출처: 인피플 컨설팅 메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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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쇼핑ⓒ뉴시스

농산물부터 화장품, 해외상품 쇼핑까지 그야말로 ‘내 손안에’서 모두 구매하는 시대입니다. 일부 쇼핑몰의 경우 ‘당일출고’, ‘하루배송’ 등 오늘 주문하면 다음날 수령 가능한 물류서비스도 내세우고 있죠. 이렇게 나날이 치열해지는 쇼핑몰 간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서울시는 2007년부터 <인터넷 쇼핑몰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도 1위 ‘반디앤루니스’에 이어, 2016년에는 어떤 쇼핑몰이 1위를 차지했을까요? 자세한 평가 결과와 분석 이어집니다.
※ 파란색 글자를 클릭하시면 관련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6년 한 해 소비자가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 100곳을 대상으로 <인터넷 쇼핑몰 평가>를 실시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종합쇼핑몰 ▲오픈마켓 ▲해외구매대행 ▲컴퓨터 ▲의류 ▲전자제품 ▲화장품 ▲서적 ▲식품 ▲소셜커머스 ▲여행 ▲티켓 12개 분야로 분류해 ‘소비자이용만족도(40점)’, ‘소비자보호(50점)’, ‘소비자피해발생(10점)’의 3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실시했다.

2016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거래된 규모는 64조 9,134억 원(통계청)으로, 2015년에 비해 20.5%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 쇼핑 거래금액은 전년대비 41.9% 증가한 34조 7,031억 원으로 집계됐다.

100개 쇼핑몰 현황

100개 쇼핑몰 현황

전년 대비 해외구매대행 쇼핑몰 평가 상승, 오픈마켓·여행·티켓몰 평가 하락

2016년도 평가 결과 지난해 대비 전반적으로 점수가 하락한 가운데 쇼핑몰 유형별로는 화장품,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에 대한 평가는 상승했고 오픈마켓, 여행, 티켓 부문의 점수는 작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 2016년 인터넷 쇼핑몰 평가결과

2015~2016 인터넷 쇼핑몰 평가 결과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의 점수 상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해외구매대행 유형별로 표준약관을 마련, 이에 따라 쇼핑몰들이 이용약관을 개정하여 소비자보호(모니터링) 점수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오픈마켓은 해외로 배송되는 상품의 청약철회 제한 등 이용약관 내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으로 인해 소비자보호 점수가 하락했다.

일부 오픈마켓의 경우, 해외로 배송되는 상품은 배송준비 단계부터 국내 배송 단계까지는 청약철회가 가능하나 해외배송 단계부터는 단순변심으로 인한 청약철회가 불가함을 이용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물건을 수령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단순변심으로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여행, 티켓 부문은 일부 상품에서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불리한 청약철회 기준이 적용돼 소비자보호 점수가 하락했다. 일부 호텔 예약상품의 경우 호텔별로 상이한 예약마감일을 적용하여 이에 따른 취소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이용요금 전체를 취소수수료로 부과해 사실상 예약취소가 불가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숙박업은 예약취소시 예약마감일이 아닌 사용예정일을 기준으로 취소수수료를 적용해야 한다. 공연티켓은 공연일을 기준으로 취소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으나 일부 업체는 예매일을 기준으로 취소수수료와 대행비 명목의 수수료를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우수쇼핑몰은 종합쇼핑몰 ‘우체국쇼핑’, 뒤이은 ‘풀무원이샵’, ‘쏘내추럴’

12개 분야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 종합쇼핑몰인 ‘우체국쇼핑’이 100점 만점에 86.97점으로 ‘2016년 최우수 쇼핑몰’로 선정됐다.

종합평가에 대한 쇼핑몰 유형을 살펴보면, ▲종합쇼핑몰:우체국쇼핑(86.97점) ▲오픈마켓:네이버 스토어팜(83.12점) ▲해외구매대행:위즈위드(82.03점) ▲컴퓨터:컴퓨존(86.12점) ▲의류:스타일난다(85.85점) ▲전자제품:하이마트(84.21점) ▲화장품:쏘내추럴(86.54점) ▲서적:영풍문고(85.81점) ▲식품: 풀무원이샵(86.85점) ▲소셜커머스:티켓몬스터(85.57점) ▲여행:하나투어(84.46점) ▲티켓:맥스무비(83.59점)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2016 유형별 인터넷 쇼핑몰1위 업체

2016 유형별 인터넷 쇼핑몰 1위 업체

평가 분야별로 살펴보면, ‘소비자보호평가(50점)’에서는 ▲CJmall ▲우체국쇼핑 ▲롯데닷컴 ▲스타일난다가 49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이용 만족도평가(40점)’는 식품몰인 ‘풀무원이샵’이 30.85점으로 가장 높았다. 또한 전반적으로는 도서몰의 이용만족도가 평균 29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식품몰(28.59점), 화장품몰(28.09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의류몰에 대한 이용만족도는 26.31점으로 전체 12개 쇼핑몰 유형 중 가장 낮았으며, 해외구매대행(26.34점), 오픈마켓(26.52점), 여행(26.92점)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6 쇼핑몰 유형별 소비자만족도 평가결과

2016 쇼핑몰 유형별 소비자이용만족도 평가결과

‘소비자피해 발생평가(10점)’는 100개 업체 중 81개 업체가 10점 만점을 받아 대체적으로 소비자 불만처리를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만점을 받은 쇼핑몰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문제해결을 위한 사업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불만 및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소셜커머스 만족도 높아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시장 비교에서는 소셜커머스(평균점수 81.61점)의 점수가 오픈마켓(평균점수 81.12점)보다 다소 앞섰다. 10개 업체 중 소셜커머스인 ‘티켓몬스터’가 85.57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2016년 평가대상으로 새로 편입된 ‘네이버 스토어팜’이 83.12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소비자 불만 및 분쟁 발생 시 통신판매중개자로 문제해결에 다소 소극적인 오픈마켓에 비해, 소셜커머스는 통신판매 당사자로 비교적 소비자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점과 오픈마켓의 할인쿠폰·적립금 등의 금전적 혜택 보다 소셜커머스의 빠른배송·묶음배송 등 물류서비스 및 모바일 사용환경에 대한 소비자 만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오픈마켓을 벤치마킹하며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중간형태인 관리형 마켓플레이스(Mananged Marketplace) 형태의 통신판매 중계자로 전환하고 있어 두 유통채널 간 치열한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6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업체별 평가점수

2016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업체별 평가점수

천명철 서울시 민생경제과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한 모바일 쇼핑이 일상화되고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의 쇼핑몰 선택을 위한 정보제공을 더욱 강화해 사업자들의 공정경쟁을 유도할 것”이라며,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를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 간 분쟁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02-2133-4895,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


출처: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06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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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품질(Quality in Use) 진단

 
사용품질(Quality in Use) 진단은 실제 사용자가 기대하고 지각하는(Perceived) 제품의 품질 수준을 진단하는 서비스입니다. 경쟁 사와의 사용 품질 비교를 통한 전략적인 개선 방향성을 도출하거나, 사용자의 제품 활용도 측면에서의 IT 성과 측정을 하고자 하는 도구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목적과 사용자 경험 간의 갭(Gap)

 

제품 목적과 사용자 경험간의 갭(Gap)
 

분석 영역

 

사용품질 진단 분석영역
 

사용 품질 진단은 제품의 개선 및 강화를 위해 조직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해야 될 자원은 무엇인지, 사용자의 요구 정보/기능은 무엇인지, 시스템 및 디자인 개선 이슈는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웹 사이트, 소프트웨어 제품 등의 론칭(Launching) 이전에 Beta 버전 테스트나 제품 개선을 위한 사용자 요구 사항 분석의 도구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사용 품질 진단 서비스 산출물

  • 비즈니스 전략 :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 정보 기획, 시스템 개선,편의성 향상,디자인 개선 중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가?, 현재 웹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어떤 조직(기획/개발/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한가?
  • 정보/기능의 유용성 : 목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정보/기능은 무엇인가?, 경쟁 사와 차별화 하기 위한 발굴해야 할 정보/기능은 무엇인가?
  • 시스템의 안정성 : 사용자 별 시스템 프로파일(OS, 브라우저, 모니터, 성능 등)에 따른 웹 시스템 최적화 이슈는 무엇인가?, 현 시스템에서 발견되는 버그는 무엇인가?
  • 사용의 편의성 : 기획자가 의도한 웹 사이트 사용 과정(Path)과 실 사용자의 사용 과정은 서로 다른가?, 웹 사이트 이용 과정에서 불편함을 야기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 디자인의 심미성 : 우리 웹 사이트는 목표 고객의 감성에 충분히 부합하도록 심미적인가?, 전체적인 Tone & Manner를 개선하기 위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경쟁사 사용 품질 비교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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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A 검색과 B 검색에 대해 4가지 사용 품질 요인 점수 결과를 비교해서 보여 주고 있습니다. B 검색 시스템이 유용성을 제외하고는 모든 품질 요인에 있어 높은 수준 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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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음악 서비스, 검색 서비스, 블로그 서비스, 뉴스 서비스 등에 있어서 사용자들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품질 요인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항은 각 서비스 별 사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품질 요인이 서로 다르 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이트 개편을 한다고 하면 디자인에 많은 부분 치중하는데, 그 보다도 정보나 기능 강화,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 등 서비스 별 중점 강화해서 개편해야 될 요인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해석으로 앞서 그림에서 설명한 A 검색, B 검색의 품질 진단 비교 결과에서 유용성을 제외하고는 B 검색이 높은 품질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검색에 있어 유용성을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B검색이 A검색에 비해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시스템이라고 결론 지을 수는 없겠습니다. 오히려 시스템의 안정성이나 디자인, 사용 과정의 편리함은 A 검색이 떨어지지만 질 높은 검색 결과로 사용자들에게 더욱 좋은 호응을 받는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습니다.
 
 

thinkuser

About thinkuser

ThinkUser는 경험가치 혁신을 근간으로 비즈니스 전략, 서비스, 제품을 디자인하는 UX 컨설팅 회사입니다.



출처: http://www.thinkuser.com/quality-in-use-2/?lan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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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부분 중에 학연, 지연은 빼놓을 수가 없다. 재미있게도 스타트업 역시 학연, 지연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다.

 

1. 학연

젊은 친구들은 흔히들 말하는 일류대학과 상위권 대학을 제외한 대학을 ‘잡대’, 잡대 중에서 지방에 있는 대학교를 ‘지잡대’라고 부른다. 나는 이렇게 ‘지잡대’라고 불리는 학교 중 한 곳을 졸업했다.

첫 직장에서 지금의 스타트업까지, 14년 동안 학연은 나를 따라다녔던 그리고 앞으로도 따라다닐 꼬리표다. 부정할 수 없고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다. 겪은 현실은 참으로도 냉정했지만, 이제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단단해져서 웃으면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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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잡대의 뜻?

학창 시절 머리를 믿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전교에서 꽤 공부를 잘하는 축에 속했다. 중학교 시절 부모님께서는 엄청나게 비싼 돈이 들어가는 특목고 학원을 보내 주셨지만 머리만 믿고 자만심에 빠져있던 나는 특목고로 진학하지 못했다. 과학고, 외고 아니면 어때? 인문계 가서 좋은 대학 가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도 했었고.

고등학교 진학 후 흔히들 말하는 ‘일진’ 친구들과 친해져서 술, 담배를 배우고 놀기 시작했다. 그에 비례해 성적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져서 가면서도 내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졸업 후 성적에 맞추어 지방대학교를 가게 되었다. 직장생활 하며 경력이라는 장점을 살리고 학벌이라는 단점을 보완하면서 올라갔지만, 새로 바닥부터 시작한 스타트업에서는 아니었다.

어느 사회나 조직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스타트업 바닥 역시 학벌 위주로 돌아간다. SKY와 카이스트 출신들이 강세이고 성과 또한 역시 통계적으로 가장 많이 내고 있다. 한국만 이런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보았던 모습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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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 해외도 마찬가지다.

학벌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런 미사여구로 강의나 책에서 학생들을 위로한다. 하지만 현업에서 학벌은 정말 중요하다. 그 이유는 ‘기회의 차이’에 있다. 똑같이 이력서를 내도 서류전형에서 걸러지고 승진에서 밀린다. 이렇게 상대적인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열심히 놀았을 때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들, 이들과 동일하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가 열심히 공부하겠는가? 반대로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사시를 패스하고 의사가 되었는데 똑같이 취급받는다면? 이보다 불공평한 게 어디 있을까?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자. 학벌을 보는 이유는, 그 사람의 성향이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인내하는 점을 확인하는 데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흔히 말하는 일류대학에 들어가 성취감을 맛본 사람과, 그저 그런 삶을 살면서 지방대학을 나온 사람은 스타트업에서 일을 할 때도 명확하게 차이가 난다.

부자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 부자를 비판한다.

이런 말이 있다. 본인이 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불평불만으로 자기 위안을 삼는 사람을 꼬집는 말이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학벌 좋은 사람이 성취감을 맛보았던 경험이 있고, 그래서 조직생활 내 목표가 생겼을 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저 그런 삶에 만족하며 지내온 사람은 조직 내에서도 평범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격차는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그저 그런 사람으로 살다가 시간이 지난 후 연봉이 삭감되거나 후배들에게 밀려 명예퇴직 1순위가 된 후에야 지나온 삶을 후회한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학창시절 공부를 안 한 후회를 똑같이 반복하는 것이다.

40살 정도의 차장, 부장급의 연차가 되어서 연봉은 올랐지만, 업무성과는 나오지 않아 빠르게 밀려나는 모습을 직장에서 많이 봐왔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다. 나이 문제로 명예퇴직을 당했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실력이 있다면 이직이 가능할 것이다. 아직 우리 사회는 합리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어느 조직이건 사원보다 대리가 적고, 대리보다 과장이 적고 부장이 적다. 그럼 나머지 사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꼼꼼하게 따져가면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명문대학교 출신들은 많은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일을 잘한다. 나도 동료나 선후배로 SKY 출신 또는 아이비리그 출신 친구들과도 일을 해봤는데, 이 친구들 10명 중 5명이 일을 잘한다면 지방대 출신들은 10명 중 1명이 일을 잘한다.

인정하고 싫다고? 같이 일할 기회조차 없는 게 현실이고, 기회가 주어져도 그 친구들의 노력 절반조차도 하지 않거나 포기한다. 그렇게 학벌 위주 사회를 비판하면서 노력은 하지 않는 부류를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

 

2. 지연

학연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지연 때문이다. 지연은 학연으로 연결된 사람 관계, 학창 시절 추억을 함께 나누었던 선후배와 동기들, 또는 이전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밤을 지새우며 만들었던 끈끈한 인간관계로 만들어진 연결고리이다.

동문과 선후배들이 이미 업계에서 성과를 내었고 바닥을 다져놓은 상태에서 후배들이 들어온다는데 어찌 나 몰라라 할 수 있을까? 실력도 없고 성과도 없는데 지연이 있어 좋은 대우를 받는 경우를 너무나도 조직생활에서 많이 보았다.

그래도 스타트업 바닥은 일반 회사들보다는 비교적 실력이나 성과로 판단하는 합리적인 바닥에 속한다. 하지만 그 스타트업들의 뚜껑을 막상 열어보면 좋은 대학교, 좋은 회사 출신의 멤버들이 가장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확률적으로 승률이 높기 때문에 VC 역시 좋은 배경의 출신 대표가 있는 스타트업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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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역시 학연과 지연으로 돌아간다

지금은 매우 훌륭하게 성장한 지방대 출신의 스타트업 대표님과 술자리에서 이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 있다. 똑같이 여러 사람을 뽑아봤는데, 확률상 명문대 친구들이 일을 잘하기 때문에 이를 져버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한 명을 잘 뽑아 놓으면 그의 유능한 지인들이 다시 회사로 유입되는 효과까지 있어, 결코 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3. 인맥으로 들어가기

학연, 지연이 없으면 불리하다. 하지만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찾을 수 있다.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모임 등을 통해서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선배가 근무하는 VC 한번 만나서 투자받는 명문대 출신 대표가 아니라면, 20곳이든 30곳이든 쳐들어가서 어떻게든 미팅을 가지면 된다.

조그맣게라도 시작된 인맥이나 네트워크를 그냥 지나치지 말자. 그 네트워크 안에서 공감하고 교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자. 물론 대표의 성향에 따라 이런 부분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네트워크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많은 실력의 향상을 가져왔다.

한국만 이렇다고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접한 학연, 지연 네트워크는 한국보다 더 심했다. 그들은 내 면전에서 어디 출신인지 대놓고 물어보았고, 그에 따른 반응도 즉각적으로 보여주었다. 실제로도 ‘페이팔 마피아’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고, ‘패밀리’라는 표현을 쓰는 데에도 거침이 없다.

마이쿤의 기투자사인 ‘본엔젤스’나 ‘500 Startups’ 역시 투자한 스타트업들 간의 교류를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만하다. 스타트업 세미나에서 알게 되어 현재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고 있는 ‘YEF’라는 모임에서도 훌륭하고 좋은 대표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서비스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관련 교육이나 세미나 등은 자주 안 나가지만, 그래도 참석하는 자리에서는 만큼은 한 번이라도 더 인사를 나누고 한 번이라도 더 대화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4. 나의 모습은?

올해 초 다른 대표님들의 소개로 흔히 말하는 명문대인 카이스트와 모교에서 하루 차이로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카이스트 방문을 했을 때 이 친구들은 어떻게 공부를 하나 궁금해서 도서관을 들렸다. 도서관은 꽉 차 있었고, 학교 내부도 공부하는 학생들로 방학 못지않게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모교의 도서관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방학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듯 교정도 한산했다. 학창 시절에도 이렇게 노력의 차이가 나는데, 졸업 후 대기업을 입사해서 똑같은 연봉을 받고 싶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에서도 소위 말하는 명문대, 좋은 회사 출신들로 구성된 팀원들과 멤버들이 많이 있다. 그런 친구들과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2배, 3배 아니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함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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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못 하는 건 지잡대여서가 아니라 지잡대에서 만족하는 내 모습 때문이 아닐까?

학연, 지연 없이 성공을 한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들에 열광하며 관심을 가장 많이 가진다. 거봐, 그런 거 없이도 저렇게 되잖아. 자기 위안을 삼고, 나도 하면 되겠지, 생각과 다짐을 한다.

그리고 딱 거기까지만이다. 생각과 다짐.

학연, 지연 없이 성공한 대표를 만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 대표님들이나 팀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피나는 노력과 고생, 생사의 갈림길을 수십 번 넘어서면서 이루어낸 성과들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그렇게 성장했음에도 멈추지 않고 일에 무섭게 매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멋진 스타트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6. 극복하기

“카이스트 출신의 OOO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네이버 출신의 OOO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

가장 많이 접하는 문구들이다. 스타트업이 홍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대표의 출신 학교나 이전 직장은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된다. 서로를 전혀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해당 이력은 가장 신뢰할 만한 데이터임이 스타트업 시장논리에서도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 역시도 ‘LG전자 연구원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많이 썼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아마 그런 이력이 없었다면 창업 후 초기 투자유치 역시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반대로 몇 주 전 잘 진행되던 시리즈 A 투자유치가 대표인 나의 출신학교가 별로라는 이유로 최종 결정에서 떨어졌다. 이때는 정말 팀원들한테 미안했다. 하지만 그 투자사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그리고 특이하게 우리 팀은 이런 일을 겪으면 더 파이팅을 한다.

다행스럽게도 대표의 이력이나 경력, 학연 지연은 그리 오래가는 일은 아니다. 주변에서 학연, 지연을 믿고 ‘묻지 마 투자’와 같은 말도 안 되는 투자를 했다가 실패하는 VC, 스타트업 이전의 학연, 지연으로 누리던 것을 내려놓지 못한 대표로 인해 죽은 스타트업을 너무나도 많이 봤다.

학연, 지연은 시작하기 좋은 위치일 뿐 결코 결과가 아니다. 이는 서비스나 제품의 객관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면 극복할 수 있다. 그래도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더욱 노력하는 것만이 이길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임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목수는 연장을 탓하면 안 되고, 선수는 구장을 탓하면 안 된다.

원문: 요다의 브런치


출처: http://ppss.kr/archives/99005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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