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캐스트, 웹드라마부터 TV프로그램까지 영토 확장]

방송사, 유튜브와 협상결렬… 이달부터 네이버 손잡아

스마트폰·PC TV시청 급증
다음카카오 "전략 수립 중"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이달부터 인기 TV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PC와 스마트폰용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 'TV캐스트'에 들어가면 20일 종영한 인기 드라마 '미생'의 마지막 장면,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하이라이트 등을 다시 볼 수 있다. 30초~5분 정도 길이의 하이라이트는 무료이고, 전체 분량을 보려면 유료로 구매해야 한다. 이 서비스는 지상파 방송과 CJ E&M 등이 함께 설립한 콘텐츠 업체 스마트미디어렙과 계약해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TV캐스트 서비스가 미국 최대 온라인 TV·영화 서비스 회사인 넷플릭스(Netflix)처럼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유료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사용자 5000만명을 확보했으며 자체 드라마 제작 등을 통해 영향력을 급속히 키워가고 있다.

무한도전·미생도 네이버로 본다

네이버 TV캐스트 사용 시간(체류 시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TV캐스트를 이용한 시간은 11월 마지막 주에 총 1150만3000분이던 것이 12월 첫 주 1384만6000분, 12월 둘째 주 1450만5000분으로 늘었다.

늘어나는 네이버 TV캐스트 이용시간.

네이버는 광고와 VOD(주문형 비디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예를 들어 드라마 '미생'의 전체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1편당 1200원을 내고 구매해야 한다. 또 동영상에 붙는 광고 수익의 90%는 방송사들에 돌려주고 10%는 네이버가 갖는 식으로 협력을 맺었다. 방송사들은 최근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와 수익 배분 협상이 결렬되면서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유튜브에서는 방송사의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볼 수 없게 됐다.

국내 2위 포털 다음카카오도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은 최근 "동영상 서비스 전략을 새로 짜라"고 지시해 내부에서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네이버 TV캐스트와 비슷한 '다음 TV팟'이란 서비스를 갖고 있지만, 혁신적인 기능·서비스·콘텐츠를 추가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포털 업체가 동영상 콘텐츠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이유는 스마트폰 등으로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통적인 TV 외에 스마트폰·PC로 동영상을 보는 시청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65%에 달한다. 포털의 동영상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보고 싶은 영상만 골라서 볼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DMB보다 훨씬 선명한 고화질(HD) 영상 서비스도 가능하다.

'한국판 넷플릭스'를 꿈꾼다

네이버의 행보는 미국 넷플릭스와 흡사하다. 유튜브가 일반인이 올린 동영상까지 서비스하는 것과 달리 넷플릭스는 철저히 전문가들이 제작한 영상만 제공한다. 처음에는 DVD를 우편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가 현재는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을 판매한다.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 추천해주는 기능이 편리하다는 평이다.

넷플릭스는 작년에는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직접 제작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백악관을 둘러싼 권력 다툼을 그린 이 드라마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까지 열성팬을 자처할 정도였다.

네이버도 넷플릭스처럼 일반적인 TV 프로그램 외에 온라인용으로 별도 제작한 '웹드라마'란 동영상을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웹드라마는 TV를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온라인 방영을 목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10분 내외로 짧게 끊어서 여러 편의 시리즈로 방영하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 등 이동 중에 스마트폰·태블릿PC로 간단히 보기에 편리하다. 네이버는 작년부터 총 26편의 웹드라마를 서비스했다. 장르도 멜로·스릴러·공포물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아역 배우 출신 김유정(15)양이 주연을 맡은 웹드라마 '연애세포'는 총 조회 수 600만건이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포털의 동영상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될 경우 네이버나 다음카카오가 '한국판 넷플릭스'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성균관대 정태명 교수(소프트웨어학)는 "과거 TV를 통해서만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했던 것을 넘어서 앞으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콘텐츠 소비의 주요 매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Netflix)

미국 최대 온라인 TV·영화 서비스 업체. 1997년 DVD 우편배달 서비스 업체로 설립돼 2007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정액(7.99∼8.99달러)으로 영화·드라마 등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21/2014122102520.html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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