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로 옮겨온 중고경매

지난달 26일 옥션 중고장터 경매코너. `2012년 타이틀리스트 아이언 7개 세트`가 경매 물건으로 올라왔다. 입찰시작가 15만원에서 시작한 경매는 30명 이상이 입찰하면서 30만원대로 가격이 올랐다. 골프채 세트의 최종 낙찰가격은 37만8000원.
이날 LG전자의 게임용 노트북도 중고경매에 나와 주인을 찾아갔다. 27만원에 경매를 시작했는데, 마감을 앞두고 입찰가가 2~3분 만에 2000원씩 올라가면서 30만8000원에 낙찰됐다. 그래도 물건 주인이 최고가격으로 정한 35만원에서 4만원가량 낮다.
단 1분 사이, 1000원 차이로도 1등이 뒤바뀌는 치열한 중고경매는 손바닥 위에서 벌어진다. 오픈마켓이 생겨나면서 함께 나타난 온라인 경매는 최근 `모바일` 날개를 달고 다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중고 경매가 가장 활발한 옥션에서는 올해 1~5월 중고 제품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했다. 매일 5000여 건의 물건이 올라오고, 판매자만도 2000여 명에 육박한다. 특히 모바일 경매 이용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전체 경매 중 모바일 거래 비중이 지난해 5%에서 올해 35%로 7배 이상 늘었다. 중고거래를 하는 10명 중 3명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셈이다.
모바일 쇼핑에서 이뤄지는 경매이니 당연히 여성이 많겠다 싶지만 뜻밖에 남성 이용자가 많다. 옥션에서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개인 간 중고거래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77%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40대가 34%로 가장 많았다. 전체 모바일 쇼핑에서는 여성(54%)이 남성을 앞서고, 30대(45%)가 주 쇼핑객이라는 점을 뒤집는 숫자다.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40대가 중고를 찾는 이유로는 자녀교육비 등으로 고정지출이 많아 수입에 비해 본인 취미에 투자할 돈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패션잡화와 운동화 거래가 전체의 40%를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등산, 캠핑, 낚시, 자전거, 헬스 등 남자의 취미 용품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옮겨온 경매는 PC와 달리 시간ㆍ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입찰가를 체크하고, 재입찰할 수 있다. 옥션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개편하면서 상품을 3분 만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해 고객 편의가 높아지고, 경매 물건도 늘었다"고 말했다. 경매 방식도 다양해졌다. 인터파크에서는 올해 초부터 `다이나믹프라이스`라는 고객 참여형 가격 결정 서비스를 운영한다. 매일 오전 7시 10종 상품을 당일 인터넷 최저가 수준에 게재하고, 시간이 지나면 가격을 1% 안팎으로 떨어뜨리는 사실상의 경매다. 롯데부여리조트 패밀리룸 숙박권이 시작가 대비 68% 할인된 5만4400원에, 카푸치노잔 8종 세트가 시작가보다 61% 떨어진 4만5600원에 판매되는 등 최저가의 60~70% 선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아 인기가 높다.
옥션도 작년 11월부터 모바일 전용 역경매 서비스인 `잭팟7`을 운영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