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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건강] 방사선 건강검진의 역설

insightalive 2014. 11. 6. 08:44

방사선 건강검진의 역설

복지부 ‘위험성 안내’ 첫 권고
고령자·암가족력 있으면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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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PET-CT(양전자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한 번 받으면 1년 동안 자연상태에서 노출되는 방사선량의 3~8배를 한꺼번에 쬐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암 진단과 같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 건강검진 목적으로 PET-CT 검사를 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PET-CT는 방사선 동위원소로 이뤄진 약물을 몸에 주입한 뒤 방사선 발생량을 측정해 몸속 생화학·대사 변화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검사장비다. 

보건복지부는 7일 한국소비자원, 대한핵의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등과 함께 이 같은 취지로 PET-CT 관련 수진자 표준 안내문과 의료기관 권고사항을 공개했다. 권고에 따르면 건강검진 기관은 PET-CT 검사에 앞서 방사선 피폭량과 위험 정도를 수진자(환자)에게 알려 수진자가 검사에 따른 이득과 위험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연령이 낮거나 암 위험인자가 없을 경우 PET-CT 촬영으로 얻는 이득보다 위험이 클 수 있으며, 연령이 높거나 암에 대한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위험보다 이득이 크다. 

PET-CT 세부 종류와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회 PET-CT 촬영을 통해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10~25m㏜(밀리시버트·방사선의 인체 피폭단위)로 알려졌다. 이는 1년 동안 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받는 자연방사선(우주 방사선 및 지각·공기 등에 존재하는 방사선) 3m㏜의 3~8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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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이나 일반 질환 검사 때 위험한 것은 PET-CT보다 CT검사다. CT검사는 쉽게 말해 X선 발생장치가 360도 회전하며 몸에 X선을 투과시켜 촬영하는 것으로 검출 결과를 컴퓨터로 재구성하여 인체의 단면영상을 얻는다. 보통 건강검진 선택사항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폐·복부·골밀도 검사를 위해 CT 촬영 옵션을 선택한다. 

CT는 방사선 노출량이 X선의 200~300배에 달할 정도로 방사선 노출량이 많다. CT검사 중 복부와 골반 부위의 방사선량은 각각 12.4m㏜, 94m㏜다. 방사선 종사자의 경우 1년에 제한하는 한계선량이 20m㏜라는 점을 감안하면 CT 촬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CT는 최소 3년 안에 똑같은 부위를 찍지 않는 게 좋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암 조기 발견을 위해 어느 정도의 방사선 노출을 감내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지만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북미방사선학회는 “CT는 안전한 검사지만 반드시 전문의 진료 및 상담 후 꼭 필요한 경우에만 CT 촬영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금기창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건강검진을 실시할 때 각 병원들이 질병을 찾는다고 경쟁적으로 CT 촬영을 오·남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CT 촬영에 따른 방사선 노출과 암 발병 간에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곤도 마코토 박사(‘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저자)는 “45세 성인은 전신 CT를 한 번 받는 것만으로 1만명 중 8명(0.08%)이, 30년 동안 매년 CT검사를 받는다면 1만명 중 190명(1.9%)이 피폭에 의해 암이 생겨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이새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9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