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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단말/중국] 샤오미 카피한 ‘메이주’ 中시장서 돌풍

insightalive 2015. 2. 11. 08:40

12만원 저가 스마트폰 판매 급증 행사 1분만에 10만대 완판되기도 

알리바바 “6000억 투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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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메이주가 인터넷으로 ‘번개’를 쳤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신제품 메이란을 오후 2시부터 10만대 한정 판매한다는 것. 오후 2시가 되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소비자들은 메이주 홈페이지로 폭주했지만 대다수는 헛물만 켰다. 1분 만에 10만대가 동이 난 것이다. 메이란을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 5일에 이어 두 번째 ‘완판’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 강자 메이주의 기세가 무섭다. 판매량 기준 1위인 샤오미마저 긴장할 정도다. 지난해 12월 말 창업자 황장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12월 한 달간 100만대를 판매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1월에는 여기서 다시 50% 증가한 150만대를 팔아치웠다. 중국 IT업계에서는 이달 메이주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2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판매목표인 2000만대 달성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월평균 500만대 이상 판매한 샤오미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지만 2년 전만 해도 메이주의 월평균 판매량이 10만~20만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메이주가 샤오미를 위협하는 강자로 급부상한 비결은 아이러니하게도 ‘샤오미 따라하기’에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처럼 애플의 둥근 곡선과 심플한 인터페이스를 카피했고, 유통전략도 그대로 베꼈다. 대리점 영업 대신 인터넷 판매에 ‘올인’해 유통 마진을 확 줄인 것. 한 달 판매량이 200만대에 달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전국에 20여 곳에 불과하다. 

그 결과 동일 가격대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근 온라인 판매 인기제품인 메이란의 경우 5인치 터치스크린에 1300만화소 카메라, 1.5㎓ 쿼드코어 CPU 등을 갖췄지만 가격은 699위안(약 12만원)에 불과하다. 샤오미의 베스트셀러 훙미2와 가격이 같지만 카메라와 배터리 스펙은 오히려 앞선다. 

메이란과 함께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5.5인치 메이란노트도 마찬가지다. 풀HD 디스플레이에 32기가 내장메모리 등 스펙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999위안으로 1000위안을 넘지 않는다. 같은 가격의 샤오미 훙미노트와 비교하면 화질과 메모리 등에서 앞선다. 샤오미는 그동안 애써 메이주를 무시해왔지만 9일 바짝 긴장할 일이 벌어졌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메이주와 손을 잡은 것이다. 알리바바는 이날 메이주에 5억9000만달러(약 64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 상장한 뒤 집행한 최대 규모 투자이고, 메이주에도 최대 규모 투자 유치다.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LG전자, HTC와 손을 잡고 넥서스폰을 제조해 판매했다. 알리바바가 OS를, 메이주가 하드웨어를 만드는 ‘알리바바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알리바바가 중점 추진하는 모바일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와 메이주 단말기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알리바바 측은 9일 “메이주에 대한 투자는 알리바바 모바일 전략에 중요한 걸음”이라며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한 모바일 제품과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메이주는 최근 가전 업계 공룡 하이얼과도 스마트홈 사업에 관한 협력에 합의했다. 샤오미가 모바일뿐 아니라 TV까지 만들며 스마트홈 분야에서 경쟁자로 부상하자 하이얼이 전략적으로 메이주와 손을 잡은 것이다. 

메이주의 부상은 중국에서 애플, 샤오미와 1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에 좋은 뉴스인 동시에 나쁜 뉴스이기도 하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강자 없이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면 삼성 프리미엄폰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지만, 샤오미에 이어 메이주까지 가세한 가격혁명은 삼성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37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