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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유가] "이란산까지 풀리면 바닥없어" 핵협상에 떠는 유가

insightalive 2015. 3. 18. 08:01

넘쳐나는 셰일가스에 40달러대 붕괴 초읽기

이란 경제제재 해제땐 최소 50만배럴 공급 늘듯


■ WTI 6년만에 최저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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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급락 행진을 재개한 것은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올해 1월까지 60% 폭락해 배럴당 40달러 선 붕괴 불안감을 키웠지만 지난 2월 반등에 성공하며 배럴당 50~60달러대에서 움직였다. 유가 급락으로 미국 셰일원유·가스개발업체들이 시추설비를 일부 철수해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분위기가 다시 확 바뀌었다. 거래일 기준으로 닷새 동안 유가가 20%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시추설비 감소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셰일석유 생산이 기대와 달리 오히려 증가한 것이 유가 급락의 단초로 작용했다. 

지역·나라를 의미하는 '스탄'이라는 단어를 붙여 카우보이스탄(카우보이지역)으로 불리는 노스다코타 바켄, 텍사스 이글퍼드, 텍사스와 뉴멕스코에 걸쳐 있는 퍼미언 분지 셰일지대 시추설비는 실제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38% 감소했다. 카우보이스탄 내 셰일원유는 2008년 이후 전 세계 원유 생산 증가분의 50%를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원유생산량을 보여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원유채굴지수가 지난 2월 179.8을 기록해 1월 대비 0.4% 증가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1.4%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추설비 감소가 실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내 석유 재고가 연일 사상 최고 수준으로 쌓이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오클라호마주 쿠싱 석유비축기지 석유 재고량은 300만배럴 이상 증가했다. 미국 석유 재고량이 10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트러디션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선임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아직도 미국은 석유가 넘쳐나고 있다. 다른 석유생산국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며 "석유저장시설이 얼마만큼 재고를 더 받을 수 있을지 문제"라고 우려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위트너 석유 애널리스트는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석유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잘라말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 가능성도 국제유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서방의 대이란 경제제재가 완화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석유 수출 규제가 풀리면 이란산 원유 공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2012년 석유 판매 제재를 받기 전 일간 400만배럴이던 이란산 원유생산량은 현재 일간 100만~120만배럴로 확 줄어든 상태다. 

비잔 남다르 장게네 이란 석유장관은 석유부 산하 샤나통신과 인터뷰하면서 "국제사회 경제제재가 풀리면 일간 100만배럴가량 석유를 증산할 수 있고 수개월 내에 추가 생산한 석유를 곧바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석유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경제제재가 풀리면 이란산 석유공급량이 최소 50만배럴가량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석유 결제 통화인 강달러 추세가 심화되는 것도 유가에는 부정적이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긴축통화정책에 들어가면 달러 추가 강세가 불가피해지고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 

오일프라이스인포메이션서비스의 톰 클로자 수석 석유애널리스트는 CNN머니에 출연해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시장이 2008년 배럴당 32.4달러까지 떨어졌던 코스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며 "국제유가가 반등하기 전에 배럴당 30달러 선을 한 번 찍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시장은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해 일시적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40달러 선이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국제유가가 차츰 바닥을 높이며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셰일석유 시추공이 줄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석유생산량이 감소해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셰일 시추설비가 감소해 연말께 셰일석유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254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