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에서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 10일만에 누적관객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영화는 어린이 관객을 염두하고 제작된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에게도 감동을 주는 영화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성인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20일(오후 2시) 롯데시네마 관람객 통계에 따르면 20대, 30대 관람객이 각 34%, 34%로 전체 관람객의 70% 정도를 차지했다.

픽사의 신작 '인사이드 아웃'은 11세 소녀 라일리가 익숙한 동네를 떠나 새로운 도시에 적응하면서 일어나는 감정 변화를 그려낸 작품이다. 의인화된 다섯 감정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캐릭터로 라일리의 내면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하 영화 '인사이드 아웃' 공식 스틸컷

피트 닥터(Pete Docter) 감독은 이 작품을 위해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뇌과학자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다섯 가지 캐릭터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도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드 아웃'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 영화를 보고 난 후 떠올릴 수 있는 질문 11가지를 심리학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인터뷰에 응한 최원호 박사는 한영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겸임교수이며,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청춘 심리학책을 펴냈다.

그는 이 영화가 성인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에 대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지만, 정작 그 속에 숨겨진 심리적 배경은 성인이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영화에서 만나는 다섯 가지 감정에 대해 어른의 느낌과 울림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른이라고 하루아침에 어른이 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아이의 단계별 발달과정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다 겪으며 천신만고 끝에 어른이 됐다. 어른들도 여전히 좌충우돌하며 자신의 감정마저 다스리지 못한다. 이들도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다"고 했다.

영화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소 담길 수 있으니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읽지 않는 게 좋다.)



1.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5가지가 대표 감정으로 선택된 이유는?

 

인간의 감정은 수십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을 보통 ‘희로애락’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를 영화에서는 5가지로 함축했다.

흔히 사람들은 기쁨이나 슬픔은 잘 표현하고 살아간다. 반면에 부정적인 감정의 대명사 버럭, 까칠, 소심은 입에 달고 살아가지만, 일상에서는 영화에서처럼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기쁨이나 슬픔보다 나머지 감정이 성공적인 삶을 이끄는 열쇠와 같은 핵심 감정이다.


2. 영화에서는 ‘기쁨’과 ‘슬픔’이 우연히 본부를 이탈하게 된다. 심리학자의 관점에서 5가지 감정 중 이 두 가지 감정이 본부를 이탈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인간의 심리 중 기쁨과 슬픔은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감정이다. 기쁨과 슬픔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감정들이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대장 역할을 감당하는 이 두 감정이 본부를 이탈한다는 것은 심각한 심적 갈등과 환경 변화를 예고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핵심 감정 조절 능력을 상실하면, 조우울증이라고 하는 정신장애를 겪게 되기도 한다.


3. 라일리의 마음이 불안정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에서 라일리는 환경 변화에 따라 심리적 갈등을 겪어야 하는 예민한 단계에 부딪혔다. 어릴 때부터 살았던 미네소타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오면서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 것이다.

우호적이고 친밀감이 잘 형성된 원만한 사람은 오히려 변화된 환경을 좋아하지만, 대다수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과민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하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적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사람과 적대 감정이나 긴장감이 높아지고 대인관계가 힘들고 어렵다고 호소한다면 이는 부적응으로 인한 구조신호라고 본다. 이때에는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 대응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화에 나오는 환경 변화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학생에게는 전학, 직장인에게는 새로운 직장으로 옮겨갔을 때 일시적으로 겪게 되는 문제다.


4. 다른 감정 캐릭터들은 머리색과 몸 색깔이 동일한 반면, ‘기쁨’이의 머리색은 몸 색과는 다른 파란색이다. 숨겨진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다른 캐릭터들은 머리와 몸 색깔이 동일함으로써 일치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반면 각기 다른 기쁨이의 몸과 머리 색 표현은 인간의 본질적인 삶을 묘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탄생 순간 아기 울음은 슬픔으로 묘사되지만, 알고 보면 슬픔은 곧 기쁨이며 생명의 탄생이다. 아기의 울음은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없음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5. 영화에서는 ‘기쁨’이 주도적으로 사람 감정을 책임진다. 실제로도 그런가?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겪게 되는 인간의 감정을 심리학적으로 정확하게 묘사했다. 그중 ‘기쁨’이 주도적인 역할을 차지했는데, 그는 기쁨만 가득하고 슬픔 없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을 고민했다.

당연히 사람에게 '기쁨'만큼 큰 행복을 주도하는 감정은 없다. 삶의 원동력은 ‘기쁨’이라 말할 수 있으며, 모든 삶은 태어나는 기쁨에서 출발해 죽을 때까지 기쁨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기쁨이 충족되지 않아 슬픔에 잠기거나, 버럭 화를 내기도 하고, 까칠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 결국은 소심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들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성장 과정이다.


6. 영화에서 ‘슬픔’이가 기억 구슬을 의도적으로 만져 기억 구슬을 슬프게 만든 이유는?



슬픔이의 행동은 특정한 의도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라일리를 둘러싼 환경적 상황변화가 조정 간을 잡을 수밖에 없도록 강제적으로 충동을 일으킨 것이다. 라일리의 내면에서부터 오는 심리적 상실감들이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해 슬픔이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환경적 조작이었다.


7. 영화에서는 ‘핵심기억’이 사람의 행복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나온다. ‘핵심기억’이란 무엇인가?


기억의 종류는 장기기억에서부터 단기기억 등 다양하게 구분 짓는다. 그중 가장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감당한다는 의미에서 '핵심 기억'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기억이라는 기억요소는 성장기를 거치면서 일어나는 지울 수 없는 모든 일들, 알고 보면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적인 것들까지를 저장하고 있는 기억공간을 말한다.


8. 심리학 전문가로서 사람 심리를 가장 탁월하게 담고 있다고 생각했던 영화 속 장면은?

감정본부로 돌아가다 만난 ‘빙봉’의 역할은 한마디로 구세주와 같은 느낌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 추락 직전에 펼쳐지는 구명 낙하산처럼 자기 역할을 다해준 고마운 캐릭터였다.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빙봉의 캐릭터. 몸에는 솜사탕, 돌고래의 DNA를 탑재한 기발함 속에 인간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 과거와 현실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인간의 발달심리를 단계별로 자극한 감독의 의도와 철저하게 계산된 뇌 구조의 탁월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또 한 장면은 기쁨과 슬픔이 감정본부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만일 이 감정이 본부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아찔한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9. ‘인사이드 아웃’이 성인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른이라고 하루아침에 어른이 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아이의 단계별 발달과정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다 겪으며 천신만고 끝에 어른이 됐다. 어른들도 여전히 좌충우돌하며 자신의 감정마저 다스리지 못한다. 이들도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지만, 정작 그 속에 숨겨진 심리적 배경은 성인이다. 영화에서 만나는 다섯 가지 감정에 대해 어른들의 느낌과 울림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아이의 발달 속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적 갈등과 감정표출은 어른들에게는 하얀 눈 위를 이미 밟고 지나간 자신의 발자국을 돌아보게 하며, 아이들에게는 그들 발 앞에 펼쳐진 하얀 눈길을 보여준다.


10. ‘슬픔’같이 부정적인 감정은 어떻게 다스리는 게 좋을까?




슬픔의 감정은 부정적인 것이라지만, 실제 삶의 과정에 슬픔이 없다면 기쁨도 없다.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기쁨을 추구하지만 기쁨과 슬픔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갓 태어난 아이의 울음을 슬픔의 눈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은 기쁜 탄생의 눈물로 여긴다.

부정을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슬픔을 억지로 기쁨으로 왜곡시킬 필요도 없고 축소할 이유도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왜곡된 감정이나 억압보다 정신건강에 훨씬 유익하다.

흔히 슬픔을 나눌 때, 반으로 줄어들고 기쁨은 나눌 때, 배가 된다고 한다. 이같이 나의 슬픔을 혼자 끌어안고 슬픔 속에 빠져 살기보다 친구, 가족, 동료와 나눌 때 인간은 감정의 본부로 돌아오게 된다.


11. 제목 ‘인사이드 아웃’이 내포한 뜻은 무엇인가?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각기 다르게 표현하지만, 공통적으로 기준점을 놓고 봤을 때 안쪽에 있다는 의미이다. 마음에 깊숙이 숨겨져 있는 감정을 끌어낸다는 의미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한다.



출처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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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웹진 싸이틱

출처: http://psytik.blog.me/220425933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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