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IA SOLOVIEVA 기자
한국인 성지 순례단 공격은 이집트 경제의 주축을 무너뜨려 정부의 손발을 묶으려는 지하디스트들의 전략이다

버스 테러는 16일 이집트의 이스라엘 접경 도시 타바에서 발생했다.


2월 16일 이집트의 이스라엘 접경 도시 타바를 지나던 노란색 관광버스에서 폭탄이 터졌다. 한국인 성지 순례자들을 가득 태운 버스는 성카타리나 수도원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다. 인명 피해는 말할 필요도 없이 그 테러 공격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홍해관광에 내려진 사망선고일 수 있다.

이집트 내무부 대변인 하니 압델-라티프의 발표에 따르면 자폭테러범이 버스 안으로 밀고 들어가 폭탄을 터뜨렸다. 시나이 관광객을 겨냥한 지하디스트(jihadist, periscope TERRORISM 성전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군경을 겨냥한 앞서의 공격으로 관광산업은 이미 휘청거리고 있었다.

“관광객을 향한 공격은 더 큰 차원의 테러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연구원 데이비드 바넷이 말했다. 최근 대다수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던 시나이 기반 단체 안사르 바이트 알마크디스(Ansar Beit Al-Maqdis)가 타바 폭발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사방에서 (이집트 정권의) 경제적 이해를 공격할 것이다. 그들이 무슬림들에게 손을 뻗치지 못하도록 마비시키겠다.” 17일 성명에서 그 단체가 말했다. 17일 웹사이트에 실린 성명에 따르면 무슬림형제단은 타바 테러를 비난했다. 이번 테러는 알마크디스가 전략을 대폭 수정해 더 과격해졌을 가능성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집트 관광산업의 문제는 타바 테러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7월 무슬림형제단 소속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축출되고 군대가 이슬람주의자들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다. 그 뒤로 이집트의 사업체들이 전반적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리고 2011년 1월의 봉기 이후 관광객 유입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감했다.


성지순례 버스가 이 검문소 문을 통과해 이스라엘로 넘어가기 직전 폭발이 일어났다.
비행 중단


미크 하그리브스와 부인 질은 이집트 북부의 고대 도시 룩소르에서 퍼들덕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말 관광객 감소와 사업 부진으로 홍해 해안지대의 부촌 엘 구나로 옮겼다고 본지에 말했다. “7월 말 카이로의 문제가 (룩소르에 있는) 우리 사업을 망쳤다”고 미크 하그리브스가 말했다.

지난 7월 영국발 룩소르 직항편이 중단됐다. 하지만 룩소르는 카이로에서 720여 km나 떨어진 도시다. “사람들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홍해의 휴양지 후르가다와 샤름엘셰이크가 카이로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모른다”고 그가 말했다.

이제 그 문제가 홍해 해안까지 퍼들덕 레스토랑을 뒤따라 왔다. 2013년 말에는 이집트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67만8000명으로 줄었다. 2012년 12월 대비 31% 감소했다. 국가통계국 CAPMAS 자료다.

혼란과 지속적인 불안정은 경제성장 둔화를 초래했다. 실업과 빈곤이 심화됐다. 2013년 12월 이집트 파운드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민중 봉기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실각하기 한 달 전인 2010년 12월 대비 19% 떨어졌다.

그에 따라 어지러운 전환기와 정치 불안정이 이어졌다. 2년 사이 전 지도자 2명이 투옥됐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 3년 동안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집트의 외환보유액은 2010년 350억 달러에서 2012년 15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집트 정치불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분야는 여전히 관광업이다.” 이집트 경제조사연구소의 옴나이아 헬미 조사국장이 말했다. “치안우려가 사업상 주된 제약요인으로 간주된다.” 2013년 이집트의 관광수입은 60억 달러로 줄었다. 전년 대비 40억 달러 감소했다.

오랫동안 이집트의 경제를 떠받쳤던 관광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집트의 관광 데이터에 따르면 관광수입의 70%가 시나이 남부와 홍해에 집중돼 있다. 투자자들이 발을 빼기 시작한 뒤 대규모 관광 리조트들의 건설이 중단됐다. 홍해 해안을 따라 짓다 만 호텔과 리조트 타운들이 방치됐다.

홍해 해안을 따라 형성된 이집트 주요 관광 허브의 사업체는 저예산 다이빙 센터로 부터 고급 골프 리조트까지 다양하다. 모두 경기회복을 고대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16일의 버스 테러는 이들의 사업전망에 불가피하게 먹구름을 드리울 듯하다.

“엘구나에선 조용한 겨울철이다. 하지만 여기는 현지인들이 더 많다. 이곳에 사는 유럽인들도 있다”고 하그리브스가 말했다. 이미 관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최근의 테러와 폭력사태의 증가를 지적했다. “변함없는 고객층이 있다. 그러나 신규 고객과 올인클루시브(all-inclusive, 레저활동 등 온갖 비용 포함) 고객은 다시 오지않는다.” 다하브 다이버 테크니컬의 공동 사장 애런 대니얼 앙그림슨이 말했다.

CAPMAS 데이터에 따르면 이집트 전역에 걸쳐 호텔 예약건수가 61% 감소했다. 2012년의 예약이 1390만 건이었던 데 반해 2013년에는 510만 건이었다. 히샴 자주 이집트 관광장관은 현지 알하야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을 관광업에 “사상 최악의 해”로 불렀다.

자금줄 든든한 지하디스트들

카이로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시나이 기반 지하드 단체들의 폭파와 공격이 최근 잇따랐다. 더 광범위한 지하드 운동의 잠재적인 위협이 커졌다. 관광객들이 이집트에 더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낳았다. 버스 테러 전부터 최근 몇 주 사이 시나이 기반 지하드 단체들은 커진 힘을 과시했다. 반도를 넘어 군사 및 치안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전개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

미국 전략정보 분석업체 스트랫포에 따르면 2013년 7월 무슬림형제단 소속인 무함마드 무르시의 퇴진 이후 시나이 기반 지하디스트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재정을 확충하고 외부로부터 국제적인 후원을 확보한 듯하다.

“안사르 바이트 알마크디스의 공격은 2013년 중반 시작돼 마지막 분기에 가속화했다. 최근의 작전 특히 그 발달과정에 근거할 때 이젠 충분히 군비를 갖춘 듯하다.” 1월 30일 스콧 스튜어트가 한 조사보고서에서 썼다. “이는 그 단체가 외국인 기부자 또는 현지에서 자의에서든 타의에서든 자금을 대는 돈줄을 새로 찾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집트 정부는 관광수입 감소에 맞서 관광객 유치 노력을 강화했다. “관광업은 물론 안전 및 치안과 관계가 있다.” 관광부의 라샤 아자이지 공보담당관이 말했다. 정부는 “치안을 회복해 2014년에 관광객 1200만 명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인 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정부는 관광객을 재유치하기 위한 대외 광고와 PR 캠페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이집트 나우(Egypt Now)’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명소의 리조트에 25대의 카메라를 배치해 관광객들이 일광욕하고 다이빙하고 그밖에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정부는 2014년 중에 카메라 숫자를 2배로 늘리고 세계적인 스타들을 초대해 이집트가 안전하며 비즈니스에 열려 있음을 과시할 계획이다.

“이집트인들은 테러와 싸울 각오가 돼 있다”고 아자이지가 말했다. “우리는 악의적인 테러와 전쟁 중이다.” 이슬람 정부는 시나이 기반 지하디스트들과 자신들의 테러 퇴치 노력을 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간주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에 대한 단속의 일부다. 무슬림형제단은 2013년 불법화됐다.

“무슬림형제단 중에 폭력을 지지하지 않는 그룹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지하드 단체들에게로 이어진 탯줄을 끊지 않았다.” 카이로에 있는 알 아람 연구소 지역연구팀의 분석가 마호메트 고마아가 주장했다.

이집트와 미국 당국 모두 시나이 기반 지하드 단체들과 현지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알카에다 간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확대해 왔다. 1월말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자와히리가 시나이 지하디스트들의 테러를 칭송하기는 했다. 하지만 현재 이념적인 관련성 말고는 알카에다와 어떤 시나이 기반 단체 간 협력의 증거는 없다.

“버스 폭탄 테러에서 알카에다의 특징들이 엿보인다. 경험자들의 소행임이 드러난다”고 고마아가 말했다. 그밖에도 알카에다의 최근 전략과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의 기반 확대를 지적했다. “지금의 목표는 멀리 있는 적이 아니라 가까운 적들과의 싸움”이라고 그가 말했다. “요즘엔 리비아·예멘·레바논·이집트에서 알카에다의 활동이 많아진다.”

미국 고위 정보 당국자들도 18일 상원군사위원회에서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알카에다를 가맹본부로 간주하며 그들의 관심지역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카에다 핵심 지도부가 후보 그룹 중 누구를 알카에다 조직으로 지명할지 선별하고 선택한다.” 미국 국가정보국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이 말했다. 관광객을 포함해 전략적 목표물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알카에다 조직의 유동성과 자금줄이 그와 같은 분석의 근거다.

“타바 테러는 극히 우려스러운 사태다. 이집트 지도자들이 거칠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로써 상황이 역전됐다고 간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바넷이 말했다. “관광객을 겨냥한 정기적인 공격은 장기적으로 그들 자신과 그들의 후원 확충노력을 저해하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선을 넘어버렸기 때문에 관광객을 겨냥한 추가 공격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그는 지적했다.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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