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최근 독특한 업무 문화를 도입했다. 이름은 ‘2G 화요일’이다. 말 그대로 마치 스마트폰에서 2G 이동통신네트워크를 쓰는 것처럼 인터넷 속도를 낮춰 업무에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시행되는 업무 문화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지역에 사는 이들이 어떻게 페이스북을 이용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도입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페이스북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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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인터넷 도입한 페이스북의 ‘공감 개발’

개발도상국에서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들은 많은 경우 PC의 웹이 아닌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통해 처음으로 인터넷을 경험한다. <쿼츠>가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2월15일 공개한 자료가 이를 잘 말해준다. ‘페이스북이 곧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는 사용자 비중이 나이지리아에선 65%에 이른다. 인도네시아는 61%, 인도는 58%, 브라질은 55% 수준이다. 인터넷 신흥국에 속하는 지역에서는 절반이 넘는 사용자들이 페이스북과 인터넷을 혼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프로그램 이름이 ‘느린 인터넷’을 상징하는 유선 랜 서비스 따위가 아니라 ‘2G’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해외 IT 매체 <매셔블>과 인터뷰에서 “신흥시장에서 사람들이 엄청난 속도로 온라인으로 몰려오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모바일기기에서 2G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다”라며 “낮은 품질의 2G 네트워크에서는 웹페이지를 내려받는 데 거의 2분이 소요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전세계의 각기 다른 인터넷 환경에서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2G 화요일 프로그램의 의의에 관해 설명했다. 말하자면, 페이스북의 2G 화요일의 본질은 사용자를 대하는 서비스 개발자의 ‘공감’과 ‘이해’인 셈이다.

제3세계 ‘연결’하려는 페이스북의 열망

실리콘밸리에서 이루어지는 2G 화요일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 방향도 개발도상국에 초점을 맞춘 것이 많다. 지난 6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으로 개발된 ‘페이스북 라이트’ 응용프로그램(앱)이 대표적이다. 앱 전체 용량을 1MB를 넘지 않도록 설계된 경량형 버전이다. 인터넷 품질이 나빠 페이스북 사용이 어려운 지역에서 쓰도록 개발됐다.

‘인터넷닷오아르지’와 ‘인터넷 드론’도 페이스북이 내놓은 제3세계를 향한 구애 활동이다. 페이스북의 인터넷닷오아르지는 저개발국가의 사용자가 무료, 혹은 낮은 가격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지난 3월에는 페이스북의 ‘F8’ 컨퍼런스를 통해 ‘아퀼라’ 드론이 데뷔하기도 했다. 태양광 충전으로 동작하는 무인비행기로, 하늘에서 직접 인터넷을 공급하는 장비다.

페이스북이 깃허브를 통해 공개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네트워크 연결 등급 시스템’도 비슷한 행보 중 하나다. 네트워크 연결 등급 시스템은 페이스북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네트워크 환경을 감지해 각기 다른 뉴스피드를 띄워주도록 하는 안드로이드 앱 개발 방법론이다. 앱이 사용자의 인터넷 연결 속도를 감지해 각기 다른 등급(Classes)으로 분류하고, 등급에 맞는 서비스를 자동으로 전달하도록 고안됐다. 예컨대 인터넷 속도가 느린 지역에서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사진이나 동영상 대신 상태 업데이트나 링크 담벼락을 먼저 보여주는 식이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개발자 누구나 깃허브를 통해 소스코드에 기여할 수 있다.

톰 엘리슨 페이스북 엔지니어링 책임자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2G 화요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은 우리가 제품을 개선해야 하는 많은 지역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많은 진전을 이루어낸 지역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2G 화요일 프로그램은 매주 진행된다. 모든 직원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참여 의사를 밝힌 이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은 페이스북의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242088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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