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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내려 놓아라." 

미국의 시골 마을에서 온 저명한 철학자는 기자들을 향해 이렇게 조언했다. 민주주의의 핵심으로서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이성 예찬' '사실적인: 왜 진리가 중요한가' 등의 저서로 유명한 마이클 린치 코네티컷대 철학 교수는 "인터넷이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어준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 정보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작 '인간 인터넷'(사회평론)을 내고 방한한 그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더 많이 인터넷과 연결될수록 인간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화 자동차 시계 안경의 초연결성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사물인터넷은 곧 인간 인터넷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인터넷이 우리의 뇌와 직접 연결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그는 "우리가 세상을 구글을 통해 더 많이 아는 만큼 세상도 우리를 많이 안다.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큰 걱정이다. 사물인터넷의 시대에서 인간은 하나의 사물처럼 다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인터넷과 SNS는 삶의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우리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처음 하는 게 구글링이 아니냐"며 "언젠가부터 사진을 찍을 때 우리가 하는 일이나 보는 것을 찍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관점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터넷이라는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들어간 사물처럼 우리 스스로를 취급한다"는 말이다. 

그는 "구글 검색을 통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접하게 되면서, 오히려 자신이 아는 것과는 다른 지식의 흡수를 거부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성향이 강화됐다"면서 "결고 우리는 과거보다 똑똑해지지 않았다. IS와 같은 국제 테러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정치인들의 극단적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인터넷의 역설에 대한 해결책은 있을까. 그는 '가끔씩 멀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조차도 5대의 PC와 아이패드, 킨들을 모두 사용하는 디지털기기 애용자이다. 그는 "딸과 있을 때는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특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인터넷과 멀어지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슬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429707&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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