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상품을 금싸라기 땅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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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오가는 신주쿠역 주변은 일본에서 손꼽히는 황금 상권이다. 도쿄역보다 많은 전철과 지하철이 오가는 데다 최근엔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문을 열어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하루 종일 북적인다. 

수많은 백화점, 소매점, 명품점이 경쟁하는 신주쿠역 상권에서 쇼핑객들 눈길을 끄는 점포 중 하나가 '도큐핸즈'다. 신주쿠역 메이지거리 다카시마야백화점 옆 타임스스퀘어빌딩 2~8층에 자리 잡은 도큐핸즈는 "이 세상 모든 아이디어 상품이 모여 있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다양하고 값싼 생활용품 쇼핑 천국이다. 

화장품이나 주방용품에서 문구류, 시계, 우산, 가방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도큐핸즈 매장에 가득 차 있다. 

'누가 이런 아기자기한 상품을 만들었을까'라는 감탄이 들 정도로 아이템 하나에 10가지가 넘는 형형색색의 물건들이 쇼핑객들의 눈길을 끈다. 게다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즉석에서 '소비세(8%) 면세'를 해주기 때문에 값싸고 품질 좋은 기념품이나 선물을 사려는 관광객들에게는 최고의 쇼핑 장소로 꼽힌다. 매장을 찾은 한 유럽인 관광객은 "너무 귀여워 선물로 사야겠다"며 형형색색으로 장식된 신용카드꽂이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도큐핸즈는 신주쿠를 포함해 일본 전역에 매장 30여 개를 갖추고, 아이디어 상품 30만개를 판매한다. 창조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서 '창조 제품' 유통 모델로 벤치마킹한 적도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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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큐핸즈 매장에는 수백 엔짜리 아이디어 상품이 즐비하지만 매장은 일본 내 최고 쇼핑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도쿄역, 신주쿠역, 시부야역 등 도쿄에서 가장 붐비는 역세권에 어김없이 대형 매장이 들어서 있다. 도쿄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 명품점들이 즐비해 있는 긴자거리 초입 빌딩의 5~9층에도 도큐핸즈 매장이 있다. 도쿄 외에 요코하마, 오사카 등 전국 매장들도 마찬가지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전국 역세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수만 개의 중소기업이 만들어내는 아이디어 상품을 팔아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도큐핸즈를 통해 얼마든지 판로를 뚫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셈이다. 

명품점도 아닌 아이디어 상품점을 이처럼 땅값 비싼 역세권 곳곳에 낼 수 있게 된 비결은 도큐그룹이 단순 유통업체가 아니라 전철과 부동산을 동시에 개발하는 복합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도큐그룹처럼 전철을 놓고 역마다 대형 유통점과 백화점을 한꺼번에 개발하며 경쟁하는 기업이 많다. 결국 도큐핸즈도 일본의 이런 유통점 개발 문화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 유통 점포라고 할 수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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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340137&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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