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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런 고충을 토로하는 리더들이 더욱 많아졌다. 좋은 점수와 좋은 능력 그리고 심지어 좋은 소양을 지닌 우수한 인재를 뽑아 놓았는데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마뜩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부하들의 문제일까? 물론 일정 부분은 그들의 책임이다. 하지만 리더의 책임은 무엇일까? 

많은 우수한 학생들과 인재들이 평범한 다수보다도 오히려 더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있다. 이른바 '정답이 없는 문제나 일'을 만났을 때다. 그 사람들은 정답을 잘 찾는 것으로 인해 좋은 점수와 자격증을 받았을 테고 그래서 리더 앞에도 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정답이 없는 문제와 일이 더 많다. 정답을 잘 찾게 만드는 것은 이른바 수렴적 사고(收斂的 思考)다. 이는 가장 적합한 해결책이나 답을 모색해 나가는 사고방식으로 주어진 정보를 통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재빨리 제거해 나가 최종적으로 하나를 남기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정답이 여러 개인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이 경우 사실 정답이 없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확산적 사고가 더 중요하다. 확산적 사고(擴散的 思考)란 말 그대로 기존의 정답에서 이탈하여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대안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과 관련이 깊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의 수렴적 사고 능력은 성격 혹은 성향적 요인과 큰 상관이 없다는 점에 있다. 그것보다는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이 그 문제, 혹은 일이 포함된 영역의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느냐에 주로 달려 있다. 

하지만 확산적 사고 능력은 상당 부분 그 사람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확산적 사고 능력을 주로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토런스(Torrance) 검사 결과는 상당 부분 개방성이나 외향성 같은 성격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고 개방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무조건 더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콰이어트(Quiet)'의 저자 수전 케인은 수많은 창의적 인재가 내성적인 사람인 이유에 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들은 즉각적으로 행동하거나 결론 내리려 하지 않고 관찰하고 사색하면서 그 일에 오래 머무르면서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창의적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꽤나 재미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필자를 비롯해 창의와 혁신에 관심 있는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가 각각 더 중요한 시점이 따로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무언가 창의적이면서도 쓸모 있는 결과를 위해서는 먼저 확산적 사고 과정을 통해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생성해야 한다.그 다음 수렴적 사고를 촉진시켜 새롭게 생성된 아이디어들 중에서 적절하고 따라서 실현 가능한 것들을 선택해 내야 한다. 

그렇다면 외향적이고 개방적인 사람들과 그 일이 포함된 영역에 있어서 훈련과 경험의 양이 많은 사람들은 언제 필요한가? 전자는 일의 초반부에 후자는 일의 후반부에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일의 모든 과정에서 중심이 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생각에 대한 욕구가 많은 사람들이다. 외향적이고 개방적이므로 확산적 사고의 시작에 유리한 사람들, 생각에 대한 욕구가 강해 얼핏 보면 내향적일 수도 있는 사람들, 성향은 불분명하지만 전문성이 높은 사람들. 이 세 종류의 사람들이 창의를 위한 전반부, 모든 단계, 그리고 후반부에 각각 절적하게 배치된 조직은 창의와 혁신을 위해 가장 이상적일 가능성이 높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433984&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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