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전세계적에서 스타트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손꼽힌다. 수많은 특허 출원과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한 노벨상의 왕국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지식 혁명을 이루어냈다. 전문가들은 과학 교육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이같은 지식 혁명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과학교육에는 어떤 특별한 비법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다니엘 자이프만(Dr. Daniel Zajfman)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장은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HR포럼 2016’의 특별 강연자로 초빙되어 이스라엘 과학교육의 성공 비결을 전파했다. 다니엘 자이프만 소장이 이끌고 있는 와이즈만 연구소는 이스라엘 최고의 생명과학연구소로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로 손꼽히고 있다.

다니엘 자이프만(Dr. Daniel Zajfman)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장은 이스라엘의 과학교육의 성공 비결은 호기심과 열정을 키워주는 데 있다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다니엘 자이프만(Dr. Daniel Zajfman)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장은 이스라엘의 과학교육의 성공 비결은 호기심과 열정을 키워주는 데 있다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한국식 성과주의가 혁신적인 인재를 키우기 어려운 이유

다니엘 자이프만 소장은 이스라엘의 과학 혁신 교육이 성공한 첫번째 이유로 기초 과학에 대한 교육 투자를 들었다. 이스라엘은 10학년까지 기본 수학과 과학 수업을 의무수업으로 지정하고 높은 수준의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기초과학 커리큘럼을 교육시킨다. 많은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들의 지식혁명이 이와 같은 기초 과학교육이 토대가 되고 있다는 데 이견을 가지지 않는다.

두번째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이  ‘성과’로 ‘등수’를 매기지 않는 교육 과정으로 이어진다는 데 성공 비결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률적인 잣대를 내세워 줄 세우는 성과주의적 평가 방식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이프만 소장은 한국의 성과주의 시스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성과주의가 기계적인 일을 반복하는 저숙련공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혁신적인 성과를 원하는 인재 집단에게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성과주의 자체는 중요한 교육 방법이기도 하지만 혁신을 원하는 집단에게 사용할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 등수를 매긴다는 것은 답을 정해놓았다는 의미이다. 정답을 정해놓고 목표치를 정해놓고 보상을 주는 한국식 성과주의는 혁신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고 자이프만 소장은 설명했다.

무엇이 좋은 결과를 만들지 현재의 우리는 알지 못한다. 지금 당장은 비효율적이고 쓸모없어 보이는 결과물이 미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미래의 문제에 대해 목표를 정해놓고 성과를 보이라고 하는 것은 창의성과 혁신을 죽이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창의성과 혁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자이프만 소장은 ‘열정’에서 온다고 답했다. 그런데 성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정해진 답을 맞추려고만 할 것이다. 정답을 정해놓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쓸데 없는 일에 몰두할’ 열정을 빼앗는 일이다. 정답이 하나 이상 일 수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은 열정 또한 가지지 못한다.

성과주의를 지양하라는 것이 지식의 중요성을 간과하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었다. 과거에는 지식을 찾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갔다. 교사는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자이프만 소장은 이제 교육현장에서 지식을 어떻게 이해시키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식과 이해는 구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각난 지식을 이어서 의미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이해이다. 답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법에 대한 것을 가르쳐야 한다.

지식은 구글에게 열정은 교사에게 배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지속적인 호기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올바른 역할이라고 보았다. 호기심은 진화론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 바로 환경에 잘 적응하는 종이 ‘적자(適者)’이다. 그런데 학교에만 가면 이 호기심이 다 사라진다. “획일적인 답을 요구한다는 것은 그래서 위험한 것”이라고 자이프만 소장은 말했다.

지식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지식은 구글에게 열정은 교사가 심어줘야 한다고 자이프만 소장은 강조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지식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지식은 구글에게 열정은 교사가 심어줘야 한다고 자이프만 소장은 강조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자이프만 소장은 학교 교육 현장에 갈등이라는 요소를 도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물리적인 법칙을 가르치고 물리적인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실패를 하면서 모순을 겪는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사에게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구글은 지식을 전달해주지만 열정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열정을 가진 교사가 열정을 가진 제자를 육성해낼 수 있다. 또 과학자가 연구만 해서는 안된다. 교단에 서야 한다. 역사학자 또한 역사를 연구만 하지말고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자이프만 소장은 이런 교육과정이 세워지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자율성과 독립성이었다. 그는 “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간섭하는데 열정을 느끼면서 무언가를 만들고 싶겠는가”하고 반문했다.

학생들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의식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자이프만 소장은 아이들이 커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의식을 교육 현장에서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적인 사고는 바로 사회에 기여하는 목적의식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춘 교육 환경에서 등수 없이 열정과 호기심을 가지고 기초 과학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바로 그가 말하는 교육 비법이었다.


출처: http://www.sciencetimes.co.kr/?news=등수놀이-위험-호기심-키워야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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