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연기를 취미로 하는 퍼실리테이터 

오늘은 여러분들께 저의 특별한 취미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혹시 즉흥연기(Improv)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이 부분은 100% 애드리브로 진행했다. 라는 말은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애드리브는 대본이나 각본에 없는 말이나 연기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을 말하는 데요 즉흥연기(Improv)는 이 애드리브 만으로 이루어진 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Improv가 연기자(배우)의 기본 소양이며, 모든 오디션에서 기본적으로 Improv가 포함된다고 합니다. 특히 미국 시카고의 I.O와 세컨시티, 뉴욕 UCB등의 즉흥극장은 헐리우드 진출의 다리 역할을 하는데 이곳에서 주로 SNL(Saturday Night live)의 단계를 밟아 드라마나 영화로 진출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들으면 즉흥연기는 “연기”를 하는 사람들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 같지요? 
즉흥연기는 코메디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예술적 장르로써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역할극/ 상황극으로 심리치료(가족치료)에 이용되기도 하며 기업에서는 팀빌딩(팀웍) 커뮤니케이션 향상을 위한 교육/ 워크샵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여러 대기업에서 즉흥연기를 활용한 소통, 팀웍 활성화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흥연기 중급반 수업 中]



처음 즉흥연기를 접했을 때 ‘즉흥연기를 배우면 퍼실리테이션 교육이나 워크숍에 접목할 무언가가 많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즉흥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즉흥연기와 일반연극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본이 없습니다. 오로지 현장에서 관객들로부터 
제시어를 받아서 배우들이 즉석에서 제시어를 통해 떠오르는 영감을 바탕으로 극을 만들어 나갑니다. 즉각적, 순각적인 생각에 의한 행동, 예술이기 때문에 소품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빈 무대에서 필요한 배경과 물건 등은 마임으로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그런 특성 때문인지 즉흥연기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습니다. 


“바다”라는 제시어를 듣고 순간 저는 캐리비안의 해적이 되기도 하고 “쌀” 이라는 제시어를 듣고 심청이가 되어 바닷물에 뛰어들다가 순식간에 무대는 용궁이 되어 용왕과 대화를 하다 현대로 돌아와 꿈을 깨서 출근하는 직장인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어느 원주민 족장의 두번째 아내가 되어 첫째 아내와 치열한 서열 싸움을 벌이기도 했었네요. 현실은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말이죠.
때로는 신경질적인 할머니가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어리광 부리는 아이가 되기도 합니다. 가끔은 정치인이 되기도, 기업의 회장님이 되어서 “갑질”이라는 것도 해봤답니다. 

즉흥연기 수업은 평일 저녁이어서 늘 교육이나 워크숍을 끝내고 수업에 참석 했기에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즉흥연기를 마치고 집에 갈 시간이면 발걸음이 새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평소에 표현하지 못했던 온갖 감정들을 무대위에서 표출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머리가 말랑말랑하게 유연해지는 것 같은 느낌에 어느새 저는 중급반을 수료하였습니다. 졸업공연도 하고 지난 11월에는 국내 즉흥연기 아마추어 팀인 Improg와 함께 상해에서 열리는 국제 즉흥연기 페스티벌에 참가해서 공연도 했답니다. 




 



무엇이 저를 평일 저녁에도, 주말에도 페스티벌 준비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게 했을까요?
관객에게 제시어를 받으면 무대위에서 앞에 사람과 연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상대가 나를 뭐라고 부르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순식간에 서로의 캐릭터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동작과 눈을 보며 감정을 읽고 행동과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며 상대가 뭐라고 하던지 나는 그것을 받아주어야 극이 진행이 됩니다. 상대에게 언제나 Yes 하는 것! 그것이 즉흥연기의 가장 중요한 룰입니다. 경청과 Yes and가 습관되지 않으면 즉흥연기는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워크숍이나 회의를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는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로 참석자들의 잠재력을 믿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헌데 이것이 완벽히 체득이 되어 퍼실리테이션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저에게 즉흥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퍼실리테이터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을 훈련할 수 있고, 그 훈련과정에서 

다양한 감정표현을 하다 보니까 힐링도 되고, 창의력도 생기니 이보다 더 좋은 훈련이 어디 있을까요? 
여러분들은 퍼실리테이션을 더욱 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워크숍 목적에 맞는 Agenda와 적합한 Tool을 완벽하게 세웠는데도 불구하고 가끔 참석자들의 발언과 워크숍 상황에 몰두하기가 어려워서 고민을 한 적이 있으시다면, 즉흥연기는 어떠신가요? 
다양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평가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주는 오픈마인드, 집중해서 들어주는 연습을 즐겁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상 퍼실리테이션을 하는 Improviser, Improv를 하는 퍼실리테이터 
인피플 컨설팅 이은애 수석의 취미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이은애 수석 컨설턴트, 인피플 컨설팅 






출처: 인피플컨설팅 메일링 http://www.inpeople.co.kr/html/customer_archives.php?idx=294&bbs_data=aWR4PTI5NCZzdGFydFBhZ2U9MCZsaXN0Tm89ODEmdGFibGU9Y3NfYmJzX2RhdGEmY29kZT1kYXRhJnNlYXJjaF9pdGVtPSZzZWFyY2hfb3JkZXI9||&bgu=view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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