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 블로거 크리스틴 벌크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9년 전 의사가 분홍색 이불 꾸러미를 내게 내밀며 "당신 거요"라고 말했다.
그 외에 다른 말은 없었지만 아마 "이 애를 망치지 말고 잘 키우시오"라는 경고가 내포된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 분홍색 꾸러미가 제왕절개 상처 위에 놓인 이후, 아이를 강하고 당당하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난 적이 없다.
20kg도 안 돼 보이는 마일리 사이러스 같은 연예인이 등장하는 소셜미디어 시대다. 부모는 딸의 앞날을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마일리 사이러스의 부모는 딸이 속살이 다 비치는 옷을 입는데 정말 걱정을 안 할까?)
요즘은 꼬마 숙녀였던 딸이 숙녀로 변신하고 있다고 자주 느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변화가 너무 두렵다. 이번 주에 딸이 만 9살이 되었는데, 다른 말로 하자면 딸이 냉정한 어른의 세계에 부딪힐 시간이 9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9년 안에 요리하는 법, 아이클라우드 사용하는 법, 또 누가 저질이고 진짜 왕자님인지 구별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을 가르치기에 9년은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다.
꼭 알려줘야 할 것들을 잊어버려 이야기 못 하면 어떡하지? 40수 이하의 침대 시트는 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어떻게 이해시키지? 제대로 할 줄 아는 요리도 없이 친가 쪽 사람들을 초청하면 어떡하지?
딸에게 정말 알려줘야 할 것들이 많다. 16개로 꼽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1. 여자는 '아니오'라고 대답해도 된다.
절대로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남자 친구, 상사, 학부모 회의에서 만난 무서운 아줌마, 고급 부티크의 콧대 높은 점원 등 그 누구에게도 '아니오.'라고 말할 권리가 있다.
2. 그 누구의 의견도 참고하지 말고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소파를 고르자.
3. 남자를 사랑할 때 그를 먼저 사랑한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존중하자.
4. 요리를 할 줄 알면 사회생활 초기에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다.
5. 탐폰은 좋지 않다.
6. 제왕절개 후 처음으로 대변을 볼 때는 천당 문앞까지 갔다 온 기분이다.
7. 여자도 늘 오르가즘을 느낄 권리가 있다.
매번 섹스 때마다 말이다. 섹스는 남자의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행위가 아니다. 남자가 이에 딴소리를 한다면 그를 버려라.
8. 싸구려 미용실이나 일회용 여성 면도기에 시간을 낭비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미용과 제모, 이 두 가지에 과감히 투자하자.
9. 여자에게 핀셋은 필수다.
언제 어디 털이 날지 모른다.
10. 전 미국 영부인이자 패션의 여왕 재클린 케네디는 핫팬츠를 입지 않았다.
너도 입을 필요는 없다.
11. 결혼할 남자는 너와 함께 옆에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이지 네 앞에 서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다.
12. 신발과 핸드백은 몸에 꼭 맞아야 한다.
그러니 좋은 걸로 사자.
13. 맵시 있는 치마에 뾰족한 구두, 거기다 빨간 립스틱을 더하면 여자를 가장 자신감 있게 만든다.
그러니 잘 애용하자. 엉덩이가 조금 크더라도 말이다.
14. 너를 비난하고 방해하며, 의지를 무너트리려는 여자들을 만날 것이다.
그들을 무시해도 좋고 웃음으로 대해도 좋고 또 동정해도 좋다.
15. 금전적 여유가 없을 때 꼭 기억할 것들.
땅콩 버터에는 단백질을 많이 함유돼 있고, 오렌지는 괴혈병을 방지하며, 와인은 박스 채로 싸게 사는 것도 아이디어다.
16. 새로 겪는 문제가 있다면 엄마도 같은 경험을 했을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엄마와 상의하자.
이 목록은 아주 일부만 나열한 것이다. 스트레스가 가득했던 한 주를 드라마를 연달아 보며 극복하는 방법이나 자기 허벅지가 평생 16살 같지 않을 거라는 등 하지 않은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딸이 멋진 여성으로 자랄 거라 확신하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 딸의 인생을 좀 더 편하게 해 주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지금 내 옆에서 조용히 숙제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경외감을 느낀다. 이 아름다운 생명이 바로 내 눈앞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종종 할 말을 잊는다.
다행인 것은 하고픈 이야기를 깜빡했더라도, 이를 기억할 시간이 앞으로 9년이나 남았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버크는 블로그 ' Keeper of The Fruit Loops'에 글을 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만날 수도 있다.
출처: http://www.huffingtonpost.kr/2014/10/29/story_n_60657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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