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에 메시지 프린트하고 알파벳 얼음 만들고

 

 

14. , 그 이상의 감동을 즐겨라

 

맛있는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은 대단하다. TV에 나온 맛집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번호표를 손에 쥔 채 몇 시간씩 기다린다.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된 사랑은 없다.”는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 실감난다.

 

그런데, 맛은 입으로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음식 위에 수놓인 형형색색의 데코레이션,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 소리, 코 끝으로 다가오는 진한 향기, 그리고 종업원들의 서비스와 분위기가 어우러져 음식 맛을 결정한다.

 

오늘은 음식의 맛, 그 이상의 풍미를 더하는 시각적 요소를 상상해 보자.

직장인 A씨는 오늘도 토스트와 커피 한 잔으로 바쁜 하루를 준비한다. 신선한 식빵을 토스터기에 넣은 후 적당히 구워져 나오기를 기다린다. 살짝 녹은 버터가 올려진 바삭바삭한 토스트를 생각하니 절로 군침이 돈다.

 

이 때, 토스트의 맛을 더해 줄 시각적 요소를 상상해 보자.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할까?

동그란 모양의 식빵, 캐릭터가 그려진 식빵 혹은 스마일 모양의 홈이 파인 식빵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Sasha Tseng이란 디자이너는 메시지 토스터라는 좀 더 색다른 상상을 햇다. 토스터 윗면에 화이트보드가 있어서, 펜으로 글을 쓰면 식빵 위에 해당 메시지가 프린트되는 방식이다. 식빵 위에 쓰여진 메시지가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따스한 정서가 토스트의 풍미를 더한다.

 

 

이른 아침, 아내에게 혹은 남편에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와 사랑의 메시지가 적힌 토스트를 전달한다면 달콤한 신혼일 재현될 것만 같다.

 

회사에 출근해서 분주한 시간을 보낸 A씨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아이스커피 한 잔을 주문한다. 손 끝에 전해오는 차가운 느낌을 떠올리니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여기에, 어떤 시각적 요소를 첨가하면 아이스커피의 맛이 더욱 풍부해질까?

넘실거리는 파도 모양의 컵, 출렁거리듯 구부러진 모양의 빨대가 떠오른다.

 

SUCK UK라는 디자인 회사는 '얼음은 사각형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알파벳 모양의 얼음을 생각해냈다. 실리콘 고무로 만든 알파벳 아이스트레이에 물을 붓고 얼리면 알파벳 모양의 얼음이 만들어진다. 아이스커피 속에서 투명한 알파벳 얼음이 춤추는 모습을 상상하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LOVE, MARRY, HAPPY처럼 특별한 알파벳들을 첨가한다면 더욱 색다른 풍미가 느껴지겠다.

 

 

맛, 그 이상의 풍미로 우리들의 식단을 꾸며보자. 이제 여러분이 상상할 시간이다.의 점심 메뉴를 풍성하게 할 시각적 요소를 상상해 보자.

 

전자신문 2009년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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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자주 찍히는 인물 기억하며 찍어준다면...

 

13. 시간의 변화를 상상 속으로

 

'공자가 세상사에 현혹되지 않게 되었다'는 불혹이 지난 후,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인데, 왜 저마다 다르게 느끼는 것일까?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답변을 보면, [시간의 길이=시간/나이]라는 어느 인류학자의 이론처럼, 같은 1년이라도 10살 아이는 인생의 1/10, 80세 할아버지는 1/80로 느끼기 때문이라는 답도 있고, 주변의 변화를 인식하는 능력에 따라 시간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으며, 시간의 속도를 늦추려면 백수생활을 하라는 위트 섞인 답변도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속도는 달라도, 흐르는 시간은 우리 주변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소재로 상상을 하면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할까?

 

영국의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토쿠진 요시오카라는 디자이너의 작품이 소개된 적이 있다. ‘비너스 의자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여느 예술 작품처럼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자체를 작품화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완성된 의자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털 결정화를 통해 의자가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과정을 바라보며 신선한 감동을 느낀다. 생명과 자연의 힘을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제작된 이 작품은 런던디자인뮤지엄에서 전시 중이다 

 

 

 

두 번째 사례는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디지털카메라에 관한 것이다.

최근 출시된 디지털카메라에는 얼굴인식 기능이 있는데, 사람의 얼굴 형태, 웃는 모습, 눈 깜박임 등을 인식하여 초점을 자동 조절한다. 이 기능은 특정한 시점, 즉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에 시간의 변화라는 개념을 첨가하면 어떻게 될까?

파나소닉코리아는 얼굴인식 기능을 넘어 얼굴인증 기능이 내장된 제품을 출시했다. 자주 찍히는 인물들을 기억하여, 사진을 찍을 때 해당 인물들을 위주로 노출과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것은 사진 촬영의 순간이 아닌, 미래의 지속적인 편리함을 예고한다.

 

여러분의 상상에 또는 여러분의 제품, 서비스에 다이나믹한 시간의 변화를 담아보자. 미지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전자신문 2009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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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와 포크의 결합...즐거움 속에 창의성 키워

 

 

12.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감수성을 자극

 

아이들은 바쁘다. ‘학원에 가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어쩌다 놀이터에 가면, 오랜만의 자유를 만끽하며 정신 없이 논다. 몇 개의 그네와 시소, 그리고 미끄럼틀 한 개가 전부라 할 지라도 아이들에게는 롤러코스터가 달리는 놀이동산과 같다. 날이 어두워져 귀가할 때면, 항상 아이들과의 실랑이가 시작된다. 조금만, 조금만을 외치는 아이들, 도무지 집에 갈 생각이 없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대부분은 집에 가야 하는 이유를 들며 설득하거나 윽박질러 집에 데려갈 생각에 몰두할 것이다.

 

런던의 건축가 Alex Michaelis는 색다른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미끄럼틀을 아얘 집 안으로 가져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한 것이다. 이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우측 공간에 미끄럼틀을 배치하여 집 안을 신나는 놀이터로 변신시켰다. 이런 계단이 집에 있다면, 놀이터의 아이들을 귀가시키기가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공간 배치나 안전, 그리고 가격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아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상상해 보라. 여러분의 집 안과 놀이기구의 절묘한 조화를……

옆에 있던 동료가 이런 걱정을 한다. ‘우리 애들이 사달라고 조르면 어쩌지?’

 

아이들과의 전쟁은 놀이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식사 시간도 또 하나의 전쟁터다. 아이들에게 밥 먹는 것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다. 차분히 앉아서 꼭꼭 씹어 먹으면 좋겠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늘 다른 곳에 있다. 아이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반찬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어떤 상상을 가능케 할까?

Sibylle Stœckli가 디자인한 ‘AIRFORK ONE’은 비행기와 포크를 결합하여 아이들의 식사 시간을 즐겁게 만든다. 미국 대통령이 타는 에어포스 원과 포크를 결합한 이름도 재미있다.

  

 

이제, 지루하고 재미없는 식사 시간은 Air Fork One이 이륙하는 흥미진진한 시간이다. 따뜻한 밥과 반찬을 실은 포크가 입 안에 무사히 착륙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계속 선회하거나 엉뚱한 곳에 불시착하는 일이 없다면 말이다.

 

첫 째 아이가 어릴 때, 숟가락을 비행기 삼아 또는 자동차 삼아 ~ ~’ 하고 움직이며 밥을 떠 먹이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난 왜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했을까?

 

전자신문 2009년 6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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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 소리, 글자 표현 넘어 새로운 인상 심어야

 

 

11. 인상적인 표현의 기술

 

누군가와의 첫 미팅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면, 자신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홍길동’처럼 이름이 특이하거나 독특한 직업이 아니라면, 이름과 직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을 보다 인상적으로 알릴 수 있는 상상의 기술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늘 그들이 만든 '제품,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눈에 띄는 네온 램프, 첨단 느낌이 나는 디스플레이를 넘어보다 감성적이고 인상적인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주전자의 예를 살펴보자.

차를 마시기 위해 주전자로 물을 끓인다. 예전에는 물이 끓는 지를 알려면 주전자를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다행히도 요즘의 주전자들은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물이 끓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제 여러분의 상상으로 보다 인상적으로 물 끓는 것을 알려줄 방법을 생각해 보라.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하겠는가?

 

Vessel Ideation이 디자인한 찻주전자 ‘One’은 보다 색다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잉크를 사용하여, 물이 끓으면 평소 보이지 않던 전통 문양이 멋지게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딸랑딸랑' 소리 보다는 훨씬 세련된 분위기가 연출된다.

 

 

뜨거워도 쟁반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는 자석 받침, 스프링을 활용해 차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만든 뚜껑도 고객의 불편함을 잘 살핀 감수성의 좋은 예가 된다. 'http://www.vesselideation.com/one.html에서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다음 예는 달걀 삶기에 관한 것이다.

달걀을 한 번도 안 삶아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달걀을 삶으며 언제 꺼내야 할까 하는 고민을 안 해 본 사람도 없을 것이다. 반숙, 완숙 등 내 입맛에 딱 맞추는 것이 쉽지 않고, 때때로 달걀을 삶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깜빡 잊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미국 Crate & Barrel 사의 '에그 타이머(Egg Timer)'는 시간을 알려주는 방법이 남다르다. 실제 달걀을 삶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계란과 함께 넣고 삶으면, 이 제품의 색이 변하면서 계란이 익은 상태를 알려준다. 살짝 익힘, 반숙, 완숙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한 사례들은 단순한 램프, 소리, 글자 같은 1차원적 표현을 넘어전통 문양으로 우아한 멋을 곁들이거나, 달걀을 삶는 것과 같은 사용자 경험을 직접 가미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보다 새롭고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우리는 언어로, 행동으로,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로 다른 이들을 향해 많은 이야기를 던지다.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필하고 있는가? 나를 알리는 상상의 힘이 그들을 여러분의 팬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전자신문 2009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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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과 함께 유사한 개념, 대상도 아이디어 창구

 

 

10. 유사점에서 반전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웃겨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TV는 배꼽 잡는 CF로 넘쳐나고, 젊은이들은 망설임 없이 유머 감각을 배우자의 첫째 조건으로 꼽는다. 기업의 경영진들은 유머 과외까지 받고 있다.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쉽고 간단한 유머법으로, 대화 중 특정 단어와 발음은 같지만 철자나 뜻이 다른 엉뚱한 단어를 바꿔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콘 좋아해?’라는 질문에 대해 , 지난 주에 약혼했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유머는 생각의 반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창의성과 곧잘 비유되는데, 위에서 설명한 말장난식 유머는 7가지 아이디어 발상법 ‘SCAMPER’에서, 단어는 같지만 활용이 다른 ‘P(Put to other use)’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테크닉을 제품에 응용해 보면 어떨까?

모스코바의 아르테미 레베데프(Art Lebedev) 스튜디오는 ‘Deletus’라는 지우개를 출시했다. 컴퓨터 키보드의 ‘Delete’ 키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모니터 상의 글자가 아닌 종이 위의 연필을 지우는 것으로 활용처를 바꿨다. ‘글자를 지운다는 뜻의 ‘Delete’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으니, 그야 말로 직관적인 지우개가 아닐 수 없다.

 

이 지우개의 가격은 15.38달러나 되는데, ‘Delete’라는 글자가 지워지기 시작하면 본전 생각이 날 것 같다.

얼마 전 TV에서 몸에 문신이라는 글자의 문신을 새긴 사람이 나왔는데, 그것도 같은 매커니즘에 해당한다. 

 

특정 단어의 새로운 활용처를 찾는 것과 함께단어가 뜻하는 개념과 유사한 대상을 찾는 것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다.

 

Apostol Tnokovski‘EyeLamp’라는 인테리어 전등 컨셉을 디자인했는데, 전등이 발산하는 빛의 개념과 유사한 대상 중에서 빛을 시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눈(eye)의 형상을 접목했다.

 

미래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EyeLamp'는 꺼져 있을 때는 눈을 감은 모습이고, 켜진 경우에는 눈을 뜬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눈을 뜬 정도에 따라 조도가 조절된다. 첨단 느낌의 멋진 램프임은 분명하지만,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을 것 같다.

 

오늘 하루, 찰나의 재치로 대화의 흐름을 바꾸는 유머를 사용하여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보라. 주변에서 춥다’, ‘썰렁하다며 무안을 주더라도 절대로 굴복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시도들은 우리를 뛰어난 상상가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전자신문 2009년 5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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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용품 기능 개선하고, 용도도 바꿔 보고...

 

 

9. 일상 물건을 재창조하는 제품 해킹

 

IT 분야에서 '해킹'은 컴퓨터/네트워크에 침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미국의 F-35기 정보가 중국 해커들에 의해 유출됐다거나 미국이 사이버 전쟁 계획을 고려 중이라는 기사가 해킹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이디어의 세계에서도 해킹이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평범한 일상용품을 새롭게 바꾸는 것을 의미하며, 특별히 제품 해킹(Product Hacking)’이라 불린다. 사람들은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용도를 바꾸기 위해 또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 제품 해킹을 즐기며,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거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뽐내기도 한다.

 

제품 해킹의 세계를 살짝 들여다 보자.

베트남 전쟁에서 총탄을 막아 목숨을 구했다는 일화로 유명한 지포 라이터는 웬만해선 꺼지거나 망가지지 않는다는 성능적 측면, 멋진 리폼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매니아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여러분이 지포 라이터를 새롭게 변모시킨다면 어떤 상상이 가능할까? 생김새에서, 부품에서, 그리고 기능과 성능에서...상상을 날개를 활짝 펴 보자.

 

'Rog8811'이라는 닉네임의 한 레이저 전문가는 지포 라이터를 멋진 레이저 쇼가 가능한 프로젝터로 바꾸어 놓았다. 아이디어도 멋지지만, 지포 라이터의 작은 공간에 프로젝터 기능을 구현한 그의 기술적 역량과 열정이 더욱 놀랍다. http://hacknmod.com/hack/how-to-laser-projector-inside-lighter 사이트에서 상세한 블록 다이어그램을 포함한 자세한 개조법을 볼 수 있다.

 

레디메이드는 만들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잡지다. 레디메이드는 특정한 물건을 누가 가장 창의적으로 변화시키느냐를 겨루는 맥가이버 콘테스트코너를 진행하는데, 한 번은 고장 난 우산이 제시되었다.

여러분은 이 쓸모 없는 우산을 어떻게 변모시키겠는가?

 

콘테스트의 우승은 꺾어진 우산 살과 천을 잘 조화시켜 잡지 꽂이를 만든 이에게 돌아갔다.

 
우리는 일상용품을 변화시키는 해커들의 모습에서 상상가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느낀다. 그들 주변의 물건들은 너무나 익숙해서 아무러 주의를 끌지 않는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의 대상이다.

 

어릴 적, 고장 난 워크맨을 고치려 이리저리 분해해 보던 기억을 되살리며, 여러분 앞에 놓인 물건들을 새롭게 변화시켜 보라. 오늘은 여러분이 맥가이버다.

 

전자신문 2009년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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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히 살피며 사소한 것은 대범하게 흘려보내야

 

8.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마라?

 

성공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공통점 중 하나는 대범함이다. 아이디어의 세계에서도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 대범함이 중요한 요소지만, 상상을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예외가 된다. 즉, 사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세심히 살피는 감수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오늘은 대범함을 잠시 갈무리한 채, 다음 사례의 사소한 불편함에 귀를 기울여 보자.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가을, 한 여성이 거실의 흔들의자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문득 한기를 느껴 담요를 가슴 위까지 당겨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미끄러진다. 담요를 몇 차례 끌어올려 보지만 소용이 없다.

 

책을 읽거나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어도 담요를 걷어내자니 추울 것 같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무의식적으로 담요를 계속 끌어올리는 사람, 따뜻한 옷을 꺼내 입는 사람 혹은 담요를 의자와 옆구리로 고정하는 사람도 있겠다. 또한, 추위를 견디며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포기하고 몸을 웅크린 채 TV에 집중할 수도 있겠다.

 

이 작은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고, 좀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보자.

먼저, 담요는 평평한 사각형이라는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거기에 의복(衣服)의 개념을 접목하면, 팔 소매를 부착한 담요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 담요는 위에서 언급한 착용과 행동의 불편함, 그리고 추위라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수술 달린 인디언 풍의 멋진 디자인까지 얻을 수 있다.

 

(머리에서 발 끝까지 하나로 된 전신 스웨터)

이번엔 담에가 아닌 의복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할까?

다음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통으로 되어 있는 전신 스웨터다. 얼굴과 손, 그리고 발 부분에 구멍이 있어 TV를 볼 수 있고, 빨대를 사용하여 음료를 마실 수 있으며, 발가락으로 물건을 집어 올릴 수도 있다.

 

 

이처럼,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작은 문제도 세심히 살피는 감수성이 중요하며, 대범함이란 이름으로 사소한 것들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흘려 보내선 안 된다.

 

그러나, 일단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나면, 대범함과 강인함이 필요하다. 갓 태어나서 무르익지 않은 아이디어에 대한 비난과 공격을 이겨내고, 훌륭한 아이디어로 성장시켜야 한다.

 

우리는 대범해지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사소한 불편함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창의적 상상으로 연결시키는 감수성도 잃어선 안 된다.

 

전자신문 2009년 5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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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색, 특이한 모양, 독특한 촉감, 소리가 관심을

 

7. 시선을 낚는 상상

 

인터넷 서핑 중에 눈에 띄는 제목 또는 그림을 보고 클릭했다가 내용이 제목과 판이하게 다르거나 너무 평이해서 실망(혹은 분노)하곤 한다. 이러한 것을 소위 낚는다고 표현하는데, 아이디어에 있어서도 이러한 낚시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더우기,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만 깊은 애정을 갖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럼 사람들의 시선을 낚아채는 상상을 들여다 보자.

넥타이는 남성 정장에 있어서 스타일을 살리는 중요한 포인트다. 넥타이 색깔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인상을 크게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Toni Castillo라는 플리커 사용자는 어느 날 친구에게 특이한 넥타이를 생일 선물로 받았는데, 유명한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포토샵의 툴바(화면)가 그대로 옮겨져 있다. 이 넥타이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포토샵과 마우스 커서란 특이한 소재를 채택했기 때문이고, 열 개가 넘는 네모 속 그림들도 하나하나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이디어 발상의 측면에서는 넥타이의 수직으로 긴 모양과 유사한 포토샵 툴바를 채용한 것에 주목해야 하는데, 긴 모양은 넥타이와 포토샵 툴바라는 두 개의 상이한 개념을 접목하기 위한 교량 역할을 해 준다.

 

마우스 커서 모양의 넥타이 핀도 재미있는데, 매일 아침, 자르기, 붙이기, 지우기 등 기분에 따라 다른 곳에 핀을 꼽아 볼 수 있겠다.

 

다음 사례는 우리가 늘 보는 공중전화 박스다.

프랑스의 Lyon Light Festival에서 예술가 Benoit Deseille Benedetto Bufalino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공중전화 박스를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예술작품으로 변화시켰다. 예쁜 빛깔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공중전화형 수족관이라는 그의 상상은 소외의 대상을 관심과 경외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퇴근 길에 이 공중전화 박스를 발견한다면, 자유로이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를 잊을 수 있겠다.

 

여러분은 어떻게 시선을 낚겠는가? 강렬한 색으로, 특이한 모양으로, 혹은 독특한 촉감이나 사운드로,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날개를 달자.

 

전자신문 2009년 4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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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에 TV, 거짓말 탐지기 등을 접목한다면...

 

6. 차별화되는 색다른 상상을

 

롤렉스같은 스위스 손목시계를 차는 것이 부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다일본의 SEIKO, CITIZEN 같은 회사들이 고급 시계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디지털 시계가 등장하면서 스위스 시계산업은 큰 위기에 빠졌다.

 

당시, 스위스 은행은 향후 스와치 그룹의 회장이 된 니콜라스 하이에크에게 시계회사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는데, 이 사건은 시계산업을 크게 바꾸게 된다. , 하이에크는 시계가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구가 아닌 패션 그 자체라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함으로써 스위스 시계 산업을 부활시켰다. 그가 없었다면 손목시계는 진품명품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골동품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손목시계에 대한 상상은 섹시함과 냉철함을 겸비한 제임스 본드가 활약하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죽느냐 사느냐편에서는 강력한 자성으로 수저를 끌어당기고, 발사된 총알을 빗나가게 하며, 강력한 회전 날로 손을 묶은 밧줄을 끊는다. 여러분은 어떤 상상을 하겠는가?

 

스위스 보르고(Borgeaud)’ 사는 색다른 상상의 일면을 선보였는데, 손목시계에 인디언의 점성술을 접목했다. “Panchang”이라는 이 시계는 하루 중 가장 불길한 90분을 알려준다. 불길한 징조를 의미하는 암흑성이 지평선 위로 나타날 때, 시계 우측 하단의 표주박 모양을 갈색으로 바뀐다.

 


이처럼 색다른 상상을 하는 방법 의외로 간단하다흔히 강제연결법이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개념들을 찾아주제와 강제로 연결시켜보는 것이다. 어릴 적, 필자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검은 고양이'를 쓴 소설가 애드거 앨런 포는 사전을 뒤적여 단어 하나를 고른 뒤, 그것을 소재로 작품을 썼다고 한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보자.

휴대용 거짓말 탐지기가 판매 중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손목에 차는 형태로 전기피부반응(galvanic skin response)을 이용하여 거짓말 여부를 판별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사랑하는 아내가 수 없이 반복하는 자기, 나 사랑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까? 상상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다만, 젊은이들이 얘기하는 '밀당', 즉 밀고 당기는 재미가 사라질 것은 분명하겠다.

 

필자가 운영하는 포럼에서 '손목시계에 무엇을 첨가할까?'를 주제로 상상을 해 보았다. MP3, TV, 화상전화, 맥박체크, 사주궁합, 타임머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대부분 제품이 나와 있었다. 당신이 생각한 것은 남들도 생각했을 것이다……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자신문 2009년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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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듈로 디자인 변신...'천의 얼굴' 꿈 꿔라

 

5. 트랜스포머적 상상을 하라

 

영화 ‘트랜스포머’를 기억하는가? 마이클 베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화려한 그래픽과 첨단 로봇을 내세워 국내에서 외화로는 최고 기록인 750만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이 영화는 어릴 적 갖고 놀던 변신 로봇의 실사판이라는 점에서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터프하고 딱딱한 기계의 이미지를 벗고 친근한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여성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트랜스포머가 강타한 2007년 하반기, 여러분도 트랜스포머의 꿈을 꾸고, 트랜스포머적 상상을 했을 것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변신 자동차, 내 마음대로 바꾸는 휴대폰, 그리고 다양한 기능 모듈을 합체, 변신하는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상상은 언제나 자유롭다.

 

여기 또 하나의 트랜스포머적 상상이 있다. 정지형씨가 디자인한 5.1 채널 스피커 세트는 케이블이 없는 모바일 형태로, 평소에는 5개의 스피커와 1개의 서브-우퍼로 분리되어 스피커 역할과 함께 멋진 인테리어를 연출하지만, 서로 가까이 가져가면 자석 원리에 의해 하나의 정육면체로 변신한다. 철컥~ 효과음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겠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 실제로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여섯 조각이나 되는 스피커 세트를 들고 이동하기가 불편하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였음은 분명하다.

 

이처럼 우리 주변의 익숙한 불편함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예민한 감수성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탄생시킨다. 이동의 불편함을 감지하고, 어떻게 하면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몰입한 상태에서, 영화나 완구의 합체 개념을 발견하는 순간, ~ 하는 탄성과 함께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 스피커 세트는 완제품이 아닌 디자인 단계인 듯 하다이처럼 무르익지 않은 아이디어에 대해 구현 가능성과 사용성, 그리고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강하게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어렴풋이 떠올린  상상들은 대부분 그러한 강한 공격에 소멸되어 버리지만, 늘 누군가는 그러한 공격을 세심히 살펴 아이디어를 강화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아이디어의 유약함에 대한 공격을 넘어 멋진 제품으로 승화시키는 것, 그것이 진정한 상상가의 길이다.

 

얼마 전, 모 회사에서 트랜스포머 2 폰을 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트랜스포머 문양이 적용된 것 뿐임을 발견하고 아쉬웠지만, 언젠가는 멋진 변신을 하는 진정한 트랜스포머 휴대폰을 만들 거라 기대해 본다.

 

전자신문 2009년 4월 16일자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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