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바다라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인터뷰 조용한 리더는 들을 줄 안다…이것이 `소리없이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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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리베카 올슨이 미국 네브래스카주 세인트클레먼트병원의 최고경영자(CEO)로 새로 부임한 직후 일어난 일이다. 한 사무직원이 관리 부원장인 리처드 밀러를 성희롱과 차별대우로 고발했다. 

사실 CEO인 올슨은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밀러를 고발한 사무직원 역시 신체적 장애가 있어 올슨은 피해자의 감정과 의식을 상당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해당 병원에서 25년 동안 근무해온 밀러는 올슨이 부임하기 전까지 병원 직원들이 차기 CEO라고 예상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업무를 맡는 인물이었다. 마지막으로 경영진은 올슨을 영입하기 몇 주 전부터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었다. 한마디로 올슨이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상황이었다. 

새로운 곳에서 일을 시작하자마자 고발 사건을 마주한 올슨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녀는 대놓고 밀러를 해고하지도, 성희롱으로 그를 고소하지도 않았다. 대신 면밀한 조사와 준비를 하면서 해당 병원 이사들과 긴밀히 상의한 뒤 '권고사직'이란 결론을 내렸다. 결국 밀러는 권고사직을 받아들였고, 올슨은 이 일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병원의 이미지를 보호하며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사실 밀러의 행동에 대한 증거는 충분했다. 올슨은 그를 해고하거나 고소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올슨은 '정의의 사도'가 되지 않고, 뒤에서 조용하게 이 사건을 해결했다. 즉, 그는 '조용한 리더'로 행동한 것이다. 

이처럼 조직 곳곳에는 모두가 아는 영웅이 되는 대신에 티 내지 않고 리더십을 펼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CEO 외에도 관리자 등 조직 내 수많은 사람들이 '조용한 리더'가 될 수 있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팀은 '조용한 리더(Leading Quietly)'의 저자 조지프 바다라코(Joseph Badaracco)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를 인터뷰하며 '조용한 리더십'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바다라코 교수는 "과거에 적극적인 리더십을 펼치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경험이 있어 조용한 리더로 변한 사람들이 있다"며 "조용한 리더들의 우선 순위는 업무를 끝까지 완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바다라코 교수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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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리더(quiet leader)'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어려운 상황(tricky situations)에서도 묵묵히, 소란을 일으키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 바로 '조용한 리더'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투입된 조용한 리더는 직장 동료들과 협력할 방법을 찾아서 해당 문제를 해결한다. 그것도 효율적이고 책임감을 갖고 말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조용한 리더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다른 사람들은 알아채기 힘들다. 

―왜 어떤 사람들은 나서지 않고 뒤에서 '소리 내지 않고' 리드하는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티를 내지 않고 조용히 타인들을 이끄는 것이 자연스러운 리더십 스타일이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내향적인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용한 리더는 경험을 통해 (영웅적인 리더가 되지 않고) 조직 안에서 조용하게 리드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러한 리더십을 펼친다. 또한 조직에서 '조용하게' 일을 하는 문화가 있어서 조용한 리더가 되는 사람들도 있다. 

―경험을 통해 조용한 리더십이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깨닫는 경우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경험상으로 봤을 때 조용한 리더가 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이전에 다른 리더십을 펼친 경험이 있다. 가령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이끈 리더십을 보였지만 이런 적극적 리더십이 결국에 상황을 악화시킨 경험이 있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이 적극적인 리더십에서 조용한 리더십으로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바꿨을 수 있다. 

―이러한 조용한 리더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것이다(getting the job done). 본인이 맡은 일에 집중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해당 업무에 기여하게 만든다. 자신의 포지션에 '장기 집권'을 한다든지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는 것은 조용한 리더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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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리더들을 이끄는 또 다른 리더들이 있는가. 조용한 리더들은 누구를 통해 영향을 받고 뒤에서 리더십을 펼치는 것일까. 

▷조용한 리더들은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주의 깊게 살핀다. 이 자체만으로도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비유하자면 조용한 리더들의 행동은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의 모험: 보헤미아의 스캔들' 편에서 셜록이 왓슨을 비판할 때 한 말과 관련이 있다. 바로 "넌 눈으로 보지만 관찰하진 않아(You see but you do not observe)"다. 

―리더가 너무 티 내지 않게 일하면 직원들과 해당 리더 사이에서 오해가 생기진 않을까. 

▷아직까진 조용한 리더에 대한 직원들의 엄청난 오해는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조용한 리더가 다른 타입의 리더들보다 자신이 이끄는 팀, 혹은 부서의 능력을 찾아 이끌어내고, 팀원들끼리 협력하게 만들며, 심지어는 창의성을 유발하는 데 더 뛰어나다는 증거가 많다. 예를 들어 프랜체스카 지노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용한 리더들은 직원들이 생각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틈(space)'을 더 준다고 한다. 또한 조용한 리더들은 직원들이 본인의 의사를 더 편하게 밝힐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본인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만으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창출될 수 있다. 대다수의 경우 '영웅적인' 리더들은 자신의 능력을 너무 높이 평가하고 자신감이 높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하면서 찾아오는 문제들은 해결하기가 많이 복잡하다. 이 때문에 한 명의 천재(본인을 천재라고 여기는 '영웅적인' 리더)만으론 이런 비즈니스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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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용한 리더의 노고를 알아채긴 힘들다. 직장에서 조용한 리더의 수고를 어떻게 깨닫고, 이에 대한 인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 

▷어려운 문제다. 대부분의 경우 조용한 리더십은 마땅히 받아야 하는 인정을 덜 받고 이런 리더들에게 돌아가는 보상(reward)도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인재들이 어떤 스타일로 일을 하는지를 상사가 눈여겨보는 것이다. 또한 누가 어떠한 업무에 기여하는지도 상사들은 집중하며 봐야 한다. 조용한 리더들의 기여도를 알아채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힘든 여건(challenging situation) 속에서 그들을 투입시키고 그들이 투입된 후에 일이 얼마나 진행되는지, 또 결국에 일이 잘 마무리되는지를 상사가 집중적으로 보면 조용한 리더들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결국에는 조직 내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상사가 있어야지 조용한 리더들의 존재감이 밝혀지고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하는 보상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다. 조용한 리더라도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다. 완전히 자기주도적인(self―directed) 사람들을 제외하곤 모두들 자신의 노고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언뜻 보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만 조용한 리더십이 필요해 보인다. 일상적인 직장생활에서 조용한 리더들은 조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특별한 상황이나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만 조용한 리더십의 효과가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조용한 리더들은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조직이 직면하는 문제들은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관리자를 비롯해 직급이 높은 사람들의 책상 위에 놓여지기 마련이다. 관리자들은 문제가 작든 크든 간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가장 잘 협력하면서 일할 방법을 찾고, 팀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도록 이끌어내며, 팀원들이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에서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조용한 리더들이 하는 일이다. 

―그래도 조용한 리더십보다는 일반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있다. 중대한 선택(decision)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상황이다. 이 선택이 잘못됐다고 판단된다면 사람들은 이를 꼬집어서 이야기해야 한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어떠한 결정이 잘못돼 보인다면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직원들의 의무다. 

―조용한 리더들에게 가장 힘든 상황이 있다면. 

▷조용한 리더 중 일부는 내성적인 사람일 것이다. 이들은 회의를 할 때 더 직설적이고, 더 즉흥적으로 의견을 말해야 한다. 그렇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타인의 말을 듣는 것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힘들다. 

―어떻게 내성적인 조용한 리더가 회의실에서 더 직설적으로 본인의 의견을 말할 수 있을까. 

▷두 가지 조언을 하겠다. 첫 번째는 상사에게 제안하는 조언이다. 평소에는 자신감이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데 회의실에서만 입을 닫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상사들은 이 사람이 회의에 참여하도록 도와야 한다. 자세히 보면 내성적인 사람이 무언가를 얘기하려는 듯한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 상사가 이를 목격한다면 해당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볼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전하는 조언이다. 대부분 내향적인 사람들은 철저히 준비한 상태로 회의에 참여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린다. 안타깝게도 머릿속에서 알맞은 타이밍을 생각하는 동안 회의 주제는 다른 것으로 바뀐다. 즉, 결국에는 타이밍을 보느라 말할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믿고 회의 시간에 할 말이 있으면 '질러야' 한다.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눈을 한번 질끈 감고 수영장에 뛰어들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조용한 리더십은 리더십 훈련을 통해 터득될 수 있는가. 아니면 이런 타입의 리더십은 배워서 터득할 수 없다 생각하는가. 

▷훈련을 통해 터득될 수 있지만 지극히 제한적이다.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듣는 직원들은 조용한 리더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조용한 리더십의 효율성이 잘 나타난 케이스스터디를 갖고 이에 대한 토론을 펼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하루하루, 그리고 상황 상황에 따라 내부에서 업무를 어떻게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트레이닝'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직장 동료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조용한 리더들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효율적으로 일을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고 자신의 공로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조용한 리더들을 찾아서 그들이 회의실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힘든 상황, 혹은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 면밀히 살펴봐라.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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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 is… 

하버드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와 DBA(경영학 학사)를 취득한 조지프 바다라코 교수는 기업윤리, 전략, 매니지먼트를 가르치며 경력을 쌓았다. 과거 하버드대학교 MBA 프로그램의 학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기업윤리, 리더십, 전략, 의사결정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조용한 리더(Leading Quietly)' '문학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찾다(Questions of Character: Illuminating the Heart of Leadership through Literature)' 등 다수의 저서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5278&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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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직원·CEO와의 조찬 등 동기 주고 성과 높이는 보상의 힘 동료끼리 `수고많네` 말한마디, 고성과자에게 더 흥미로운 일을…

■ 기고 / 크리스티나 시몬 IE 비즈니스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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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 동안 인재관리(HR) 부문 변화를 살펴보면 직원보상 체계가 여러 차례 바뀌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시간당 급여로 시작해 일일 급여, 월급, 노동조합과 협상한 최저임금 등을 거쳐 현재는 총보상(total compensation) 개념에 이르렀다. 총보상 체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을 보상하는 데 의미가 있다. 보너스, 인센티브 등과 같이 (기본급 외) 다른 보수를 직원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직원보상 체계 변화의 다음 단계는 보육시설부터 피트니스센터, 유급휴가 등 사회적인 활동에 도움이 되는 보상이다. 이러한 직원보상 체계 변화를 보면 결국 사람이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과 사회활동을 할 때 필요한 프로그램이 나타난다. 다르게 말하면 직원은 사내 보상 시스템을 통해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충족하기 힘든 서비스들을 즐길 수 있다. 

이제는 물질적인 보상을 넘어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다른 보상 방법에 주력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공식적 보상'과 '비공식적 보상' 두 종류로 나뉜다. 공식적 보상의 예로는 근무기간에 따른 보상이 해당된다. 일정 기간 근속근무를 한 직원에게 수고의 의미로 주는 선물이 하나의 예다. 이 밖에도 뛰어난 업무 성과를 보여줘 최고경영자(CEO)와 조찬을 즐기는 것이 공식적 보상에 포함된다. 

'이달의 직원' '이달 최고의 직장 동료' 등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는 것 역시 공식적 보상 방법이다. 사실 '공식적 보상'이 직원에게 얼마나 큰 임팩트가 있는지는 아직까지 확실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공식적 보상을 기업문화 일부로 녹이고 진정으로 직원 수고를 인식해 이에 대한 보상을 내리면 직원 성과가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나는 이러한 보상 체계 효율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비공식적 보상'은 상사가 본인이 맡은 팀 혹은 부서 공로를 인식하고 알리는 방법이다. 그 예로 특정한 직원 성과를 팀원 모두에게 알리거나 특별한 업무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휴가를 주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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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크리스티나 시몬 IE 비즈니스스쿨 교수
또한 고성과자가 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맡도록 배치할 수 있다.(여기서 '흥미로운 프로젝트' 기준은 상사가 아닌 직원 입장에서 흥미롭다고 간주되는 일이다) 

직장 동료끼리 서로 노고를 치하하는 방법도 있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선물을 증정해 이 선물을 받은 직원이 고생을 한 동료에게 줄 수 있다. 수고했다는 말이 담긴 이메일을 함께 보내며 말이다. 이런 식으로 직원 공로를 인정하는 것은 공식적이 아닌 비공식적인 방식에 해당하지만 회사에서 직원끼리 협업하여 일하는 점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이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직원 노고에 대한 보상을 '거시적 차원'과 '미시적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시적 차원을 말하자면 회사 전반적인 사규(社規)가 해당된다. 직원들은 자신의 성과와 노고가 어떻게 치하되는지 HR부서와 경영진 반응에 따라 알 수 있다. 직원들은 이를 기반으로 직원 성과에 대한 사내 보상 문화가 어떤지 판단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직원들은 본인이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성과 높이기에 기여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본인 행동에 대해 회사에서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가능하기도 하다. 

반면 미시적 관점에서 직원들에 대한 보상은 대개 각 관리자(manager)에게 달려 있다. 이 때문에 관리자들은 본인이 맡은 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해당 팀 노고를 인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관리자에게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이라도 각 팀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팀원들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내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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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일러스트 = Miguel Panadero]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산하기관인 조직 우수성 리서치센터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직원) 중 51%만이 '본인들 수고를 회사가 알고 이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나아가 설문 대상자 중 36%는 지난 1년 동안 회사에서 자신들 노고에 대한 그 어떠한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원에 대한 보상과 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잊고 이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효율적으로 직원관리를 하는 데에는 갈 길이 한참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 =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81959&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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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고용부에서도 매해 20~25% 정도 직원들이 바뀌고 있다.”

마주 앉은 크리스티안 백 덴마크 고용부 노동시장정책 특별고문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는 “덴마크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고용안정성이 매우 낮다. 덴마크 노동시장은 일자리 이동이 활발하다는 게 특징임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가장 안정된 직업으로 꼽히는 공무원마저 20~25%가 매년 물갈이되는 사회가 덴마크다. ‘쉬운 해고’의 나라를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쉬운 해고’라기보다 적극적 ‘이직’

9월15일 한국에서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타협안’이 노·사·정 합의로 통과됐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밖에 안 되고 그나마 이들 조직 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만이 합의했는데도, 논의 테이블을 만든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이를 ‘대타협’이라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의 장소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핵심적 합의문 가운데 하나는 일반 해고였다. 그동안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것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때에만 가능했는데, 이제 “근로계약 해지 등의 기준과 절차를 명확화”하자고 합의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아니면 모두 불가능했던 해고를 기준과 절차를 만들어 회사가 이를 어떻게든 충족시키면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긴박하지 않은 나라, 오후 4시30분이면 노동자 대부분이 퇴근하는 나라, 덴마크에서 한국의 대타협 소식을 들었다. 핵심 합의 내용인 근로계약 해지 기준·절차 명확화를 두고 한국 정부는 ‘공정한 해고’라고 불렀다. 그동안의 해고는 공정하지 않았다는 걸 말하는 것인가. 노동계는 이를 ‘쉬운 해고’라고 불렀다. 누군가의 밥그릇을 쉽게 뺏는 사회라는 게 존재하는지 궁금했다.

덴마크는 이른바 유연안정성 모델을 가진 대표적인 국가다. 유연안정성 모델이란 기업이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지되 튼튼한 사회복지망으로 안정성을 갖춘 사회 구성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도 덴마크의 고용률은 73.1%(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이른다. 박근혜 정부(한국의 고용률 65.5%)가 목표로 삼고 있는 고용률 70%를 넘어선다. 한국의 노·사·정 합의문도 노동시장을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하려면 ‘쉬운 해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덴마크는 이를 쉬운 해고로 달성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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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백 덴마크 고용부 특별고문(왼쪽)과 비베 베스트 덴마크 고용부 국장이 덴마크의 사회 모델인 ‘유연안정성’(플렉시큐리티)을 그린 종이를 놓고 설명하고 있다.

코펜하겐 시내의 고풍스러운 건물에 자리잡은 덴마크 고용부 사무실에서 지난 9월18일 만난 크리스티안 백 특별고문은 가방에서 인쇄물을 꺼냈다. 제목은 ‘덴마크 유연안정성 트라이앵글’이었다. “덴마크는 해고도 쉽고 고용도 쉽다. 덴마크 유연안정성 모델은 노동시장을 유연하게만 하는 게 아니다. 사회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는 찬찬히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을 설명했다.

해고가 쉬운 노동시장의 유연성만 한쪽 꼭짓점으로 삐죽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삼각형이 온전히 존재하는 형태의 모델이었다. 삼각형의 다른 꼭짓점은 실업보험이다. 노동자가 해고되면 보통 2년간 이전 급여의 70%를 실업급여로 받는다. 이전 급여가 적으면 최대 90%까지 받을 수 있다. 덴마크는 실업자에게 처음엔 7년간 실업급여를 주다가 4년으로 줄였고, 3년 전에 수급 기간을 2년으로 줄였다고 한다. 한국의 실업급여는 실업자에게 평균 월급의 50% 수준으로 90~240일만 지급한다.

또 다른 꼭짓점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다. 실업급여를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 잡센터에 등록해 취업을 하도록 적극 지원한다. 갈 만한 회사를 적극적으로 소개할 뿐 아니라 재교육도 지원한다. 크리스티안 백 특별고문은 “다른 나라는 실업급여 자체에 중점을 두지만, 덴마크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더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쉬운 해고’가 아니라, 실제로는 적극적인 복지 보호막 속에 ‘일자리 이동’인 셈이다. 모두가 일자리 이동이 잦은 것도 아니다. 크리스티안 백 특별고문은 고용부에서만 20년을 일했다고 했다.

실업급여 기간 줄면 노조 권한 세져

옆에서 듣던 비베 베스트 덴마크 고용부 국장은 고용부에서 2년을 일했다고 했다. 그 역시 정부 부처를 옮겨다녔지, 해고를 당한 적은 없다며 웃었다. 비베 베스트 국장은 “고용부 직원이 매해 25%씩 바뀌는 것은 그들이 저성과를 내서 해고를 당하는 게 아니라, 덴마크 사회의 전통이 한자리에서 오래 일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해고가 아닌 자신에게 더 맞는 자리를 찾아 이직하는 것으로, 공공부문에서 해고를 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쉬운 해고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는 정책뿐만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는 그 나라의 역사 등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쉬운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이 준비돼 있을까. 덴마크에서는 관련 정책이 끊임없이 수정됐다. 고용부 담당자들은 10월19일 덴마크 노동정책에 대한 새로운 보고서가 나온다고 했다. 유연안정성 모델의 근간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라, 경기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1시간에 이르는 인터뷰를 마치고 덴마크 고용부 건물을 나서자 앞에는 운하가 흐르고 있었다. 1천 년 역사를 가진 코펜하겐은 바다에 접한 항구도시이자 운하가 발달한 곳이다. 고용부에서 통역을 도와준 안리원씨는 “모두가 재취업을 쉽게 할 수 있어 해고에 대한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덴마크 친구들 역시 직장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운하의 물이 아무런 장애물 없이 바다로 흘러가진 않을 것이다.

지난 9월22일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속에 덴마크노동자동맹(LO)을 찾았다. 물 흐르듯 유연안정성 모델이 작동되고 있다는 고용부의 이야기에 대해 노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LO는 고용부와 달리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현대적인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 통유리창으로 된 회의실로 안내한 스테판 요한 앵거 유럽연합과 국제관계 담당 부서장은 “이전엔 우리도 오래된 건물에 있었지만 몇 년 전 이곳에 새 건물을 지어 옮겨왔다”고 소개했다. 덴마크 내 가장 큰 노동조합 상급단체 가운데 하나인 LO는 조합원이 100만 명에 이른다.

LO는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을 만드는 데 오랫동안 함께한 역사가 있다. 스테판 요한 앵거 부서장은 그 과정을 설명하면서 ‘균형’(밸런스)을 자주 입에 올렸다. “덴마크의 유연안정성은 실업급여와 더불어 사용자조직 등과의 집단 협의를 통해 균형을 이루고 있다.” LO는 실업급여 기간을 줄이는 등 정책을 만들 때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협의를 통한 합의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반면 한국의 노·사·정 합의문은 ‘합의’보다 ‘협의’가 더 눈에 띈다. 노·사·정은 근로계약 해지 기준 명확화에 대해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로 정리했다. 협의만 거치면 합의는 없어도 된다.

LO는 실업급여 기간이 2년으로 줄어드는 등 안정성이 낮아지면 노조가 해고에 대해 좀더 강한 권한을 갖는 등 유연성을 제한한다고 했다. 해고 뒤 안정망이 축소되니, 예전보다 기업이 해고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보완책을 마련해 균형을 잡는 것이다. LO는 예전보다 해고가 조심스러워지고, 노조가 해고에 대해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쉬운 해고의 나라에는 역설적으로 강력한 노동조합이 버티고 있었다.

스테판 요한 앵거 부서장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도 균형이 깨질 뻔했다. 어떤 이들은 더 많은 임금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져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다. 1990년대 들어 노조 내 각성이 있었다. 더 많은 임금보다 모든 사람들이 고용돼 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덴마크 기업협회 2층에 놓인 ‘균형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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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크리스텐센 덴마크기업인협회 수석 컨설턴트가 협회 건물 내 2층 상징물 ‘벤치’ 옆에 섰다. 2층의 이름은 ‘균형’이다. 덴마크기업인협회는 노사 간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겨 이 벤치를 건물 내로 옮겨왔다.

코펜하겐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코펜하겐 중앙역 근처에 위치한 덴마크 최대 기업인협회(DI)였다. DI에는 1100여 개의 덴마크 기업이 가입해 있다. 기업인협회라면 ‘쉬운 해고’의 장점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항상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상은 빗나갔다. DI 1층 로비에서 만난 토마스 크리스텐센 DI 수석 컨설턴트는 건물 2층 회의실로 이끌었다. 2층에 올라서자 눈에 띄는 것은 복도 한가운데에 설치된 벤치였다. 마치 시소처럼 균형을 잡거나 양쪽이 오르락내리락 움직일 수 있게 설치된 벤치였다. 토마스 크리스텐센 수석 컨설턴트는 실제 코펜하겐시에서 사용된 벤치를 뜯어온 것으로 2층의 이름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했다. 2층의 이름은 ‘밸런스’(균형)였다.

“덴마크 기업에도 저성과자가 있겠지만 저성과를 이유로 쉽게 해고하지는 않는다. 신뢰를 기반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노조와도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노동자와 노조, 기업 간의 관계를 무시한 채 해고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있다.”

책임과 신뢰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균형을 통해 유지된다. 노동자와 기업은 힘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경계한다. 토마스 크리스텐센 수석 컨설턴트도 기업 내 저성과자는 해고돼야 한다는 자극적인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이른바 ‘쉬운 해고’가 가능한 나라지만 경영계가 해고를 쉽게 해야 한다는 날선 요구안을 내놓지 않는 것이다.

그게 가능한 것은 힘의 균형을 가져온 법과 노동조합 때문이었다. 토마스 크리스텐센 수석 컨설턴트는 “회사가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것은 노조가 이 문제를 노동법원으로 끌고 가면 기업이 벌금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세서 파업을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 벤치가 아닐까. 이번에 합의한 노·사·정 대화만 봐도, 10명의 참석자 가운데 노동계 대표는 한국노총뿐이었다. 경영계 쪽을 대표하는 이는 2명이었고, 정부 쪽에서만 3명이 나왔다.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과 상임위원이 나머지 네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 노동계는 정부나 노사정위원회가 공정한 중재자라고 여기지 않는다. 이번 노·사·정 합의문에서도 쉬운 해고의 가능성은 열었지만, 기업이 부담해야 할 고용에 대한 책임은 자율에 맡겼다.

직원들의 이른 은퇴와 청년실업률의 관계에 대한 토마스 크리스텐센 수석 컨설턴트의 이야기도 솔깃했다. 1970년대 덴마크에서도 이른 은퇴가 많아지면 청년실업률이 낮아질 거라 기대한 적이 있는데, 몇 년간 지켜보고 분석한 결과 둘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음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유연성 하나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한국의 한가위 명절, 부모와 자식 앞에 놓인 텔레비전에서 정부의 광고가 계속 흘러나왔다.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임금피크제, 쉬운 해고 등 노동시장 구조 개선에 장년 세대가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광고였다. 씁쓸한 이 광고는 크리스티안 백 특별고문의 당연한 말을 전하지 않는다. “덴마크에서도 유연안정성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없고, 실업급여 등 사회복지 시스템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연성 하나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출처: http://www.huffingtonpost.kr/2015/10/07/story_n_8256074.html?ncid=fcbklnkkrhpmg00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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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비지니스리뷰는 올 들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인사고과 평가 제도를 없애는 트렌드에 대해서 분석하는 글을 최근 발표했다.

어도비(Adobe)와 주니퍼(Juniper)는 A·B·C 등급처럼 업무 실적을 등급으로 매기는 직원 평가 제도를 실험적으로 없앴다. 강제 해고 순위(Forced-ranking)를 매기거나 업무 실적의 변화량을 측정하는 시스템도 없앴다. 물론 여전히 능력에 따라서 연봉을 차등적으로 책정하고 업무에 대한 평가도 계속하고 있지만, 이전과 같은 ‘1점, 2점, 3점’과 같은 식으로 매기는 방식은 최소한 아니라는 것이다.

하버드비지니스리뷰에 따르면 2015년 초 기준으로 최소 150만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 30곳이 이 같은 고과 시스템을 없앴다. 숫자를 강조하는 대신 회사 간부와 평직원 사이의 지속적이고도 실속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고요한 리더십』의 저자 데이비드 록은 2011년부터 ‘왜 인사고과 평가 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지는지’에 대해 분석해왔다. 록에 따르면 A·B·C등급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직원들의 동기 부여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위협과 보상은 개인의 반발만 불러올 뿐이다.

등급 평가 제도를 없애는 것은 많은 기업과 간부들로부터 “미친 짓”이라는 반발을 불러왔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직원의 모든 것을 정량화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직원들에게 차등적으로 봉급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 소규모 회사들의 생각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등급 평가 제도를 없애는 것은 이 시대의 트렌드라는 점이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70%는 현재 다른 고과 평가 제도를 도입하거나 평가 제도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데이비드 록은 “왜 근무 평가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①근무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예전 같으면 해가 바뀔 때마다 ‘새해 목표’, ‘12개월치 목표’ 등을 세웠겠지만, 요즘엔 그와 같은 목표를 세울래야 세울 수가 없다. 직원의 1년, 1개월, 1주 목표를 세울 수도, 이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측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많은 직원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가지 업무에 관여하고 있고 다양한 TF에 속해있다. 1년에 한 번씩 등급을 매기는 게 무의미한 21세기 근무 환경이다.

②A등급 놓고 경쟁, 협업 저해=등급 평가제도는 협업을 경시하게 만든다. 학창 시절 때마냥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A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훌륭한 실적을 내고 있는 팀이라고 하더라도 직원 10명 중 A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고작 1명 혹은 2명이다. 결국 사람들은 경쟁할 수밖에 없고 협업에 실패하게 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등급 평가 제도를 없애자마자 직원들의 협업하는 비율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③직원들의 능력과 사기를 북돋워야 한다=젊은 세대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15∼35세 젊은 층)’는 일을 하면서 성장하고 배우는 것에 대한 갈망이 크다. 1년에 한 두 번 매기는 평가제도를 없앰으로써 회사 간부들은 평직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최소한 3~4회씩 직원들의 근무 실적에 대해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궁극적으로는 직원들의 자기 개발, 공정한 연봉 책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일에 대한 열정을 고취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원들을 평가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 대부분은 ‘A등급이냐, B등급이냐’를 논하는 성격이 크다. 과거의 실적에 대한 평가에만 골몰하는 게 아니라 직원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하고 클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를 해야 결국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직원을 알파벳이나 숫자가 아닌, 개개인의 사람으로 대하는 접근법만이 통하는 시대가 됐다”고 하버드비지니스리뷰는 지적한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출처: http://media.daum.net/economic/all/newsview?newsid=20151216093004977&p2m=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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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초 구글은 'Project Oxygen'이라는 코드 네임을 붙인 프로젝트 팀을 구성했다. 이 팀에게는 구글의 미래가 걸린 막중한 과제가 주어졌다. 그것은 '훌륭한 관리자 상(像)'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이 팀은 관리자를 포함한 10,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조사하여 마침내 '좋은 관리자의 8가지 행동'을 찾아냈고, 2011년 3월에 이를 공표했다. 이름하여 '구글 룰스(Google's Rules)'가 그것이다.

 

전문가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데이터에 근거해 제정된 구글 룰스는 특히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사람을 다루는 데는 서툰 천재 엔지니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래에 그 내용을 소개한다.

 

 

Google's Rules

 

[ 좋은 관리자의 8가지 행동 

 

1. 좋은 코치가 되어라.

-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하되, 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의 균형을 맞춰라.

- 직원들의 역량에 맞는 문제 해결책을 정기적으로 1:1로 전달하라.

 

2.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지나치게 간섭하지 마라.

- 직원들에게 적절히 조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되 자율성과의 균형을 유지하라. 아울러 팀의 큰 과제를 도울 수 있는 도전적인 임무를 부여하라.

 

3. 직원들의 성공과 삶의 질에 관해 관심을 표명하라.

- 직원들이 일을 떠나 인간적인 삶이 어떠한지 알려고 노력하라.

- 신입사원들로 하여금 환영받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라.

 

4.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라. - 생산적이고 결과 지향적으로 행동하라.

- 팀이 추구하는 목표에 직원들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춰라.

- 팀이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을 돕고, 선임자들로 하여금 장애물을 제거토록 하라.

 

5. 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팀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라.

-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하라: 경청과 정보 공유.

- 팀 전체회의를 소집하여 메시지와 팀의 목표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라. 전체가 하나가 되도록.

- 팀의 이슈와 직원들의 관심사에 대해 열린 대화를 장려하라.

 

6. 직원들의 경력 개발을 지원하라.

 

7. 팀의 비전과 전략을 명확화하라.

- 위기에 빠졌을 때라도 직원들이 팀의 목표와 전략에 집중토록 하라.

- 팀의 비전과 실행 방안을 세팅하고 전개하는 데 직원들을 참여시켜라.

 

8. 필요 시 직원들을 도울 수 있는 핵심적인 기술을 갖추라.

- 직원들이 필요로 할 때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들과 같이 하라.

- 각 일의 목표와 요건을 명확히 이해하라.

 

 

[ 관리자가 빠지기 쉬운 3가지 함정 ]

 

1. 팀 리더로 이행하는 데 있어 트러블이 생긴다.

- 종종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탁월한 개인적인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관리자로 승진한다.

- 회사 외부에서 고용된 경력사원들이 구글 고유의 경영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2. 직원들의 성과관리와 경력 개발에 일관성이 없다.

- 구글의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그들의 능력 개발에 조언하지 않는다.

- 미리 조치하지 않고 직원들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3. 직원들을 관리하고 소통하는 데 너무 적은 시간을 쏟는다.

 

 

[ 글: CnE 혁신연구소 곽숙철 소장 ]


출처: http://m.blog.naver.com/ksc12545/150180876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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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도 괜찮다는 리더, 혁신을 살린다 `글로벌 혁신 지수` 만든 수미트라 두타 코넬大 MBA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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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전자회사 연구개발(R&D) 부서에 근무하는 A부장은 최근 자신의 사무실에 '실패는 죽음, 성공만이 살길'이라고 적힌 문구를 커다랗게 탕비실에 걸어놓았다. 모든 부서원이 실패하는 아이디어는 지양하고, 성공하는 아이디어로 제품을 개발하도록 다독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같이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리더십은 회사의 혁신을 앗아가고, 결국 제품 경쟁력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직원들이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세계적인 혁신의 대가, 수미트라 두타 코넬대 MBA 학장의 주장이다. 

최근 방한한 두타 학장은 더비즈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한국 기업의 혁신성 부족에 대한 원인으로 "실패 없이 성공만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한국 기업이 위험을 기꺼이 감수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 하고 결국 보수화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혁신을 위한 리더십의 요건으로 도전정신을 장려하는 리더십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개방성 등 두 가지를 꼽았다. 두타 학장은 세계적인 혁신 지표인 '글로벌 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의 창안자이자 혁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업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다. 이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이다. 혁신이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위험을 감수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둘째, 어디서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 즉 개방성(openness)이 필요하다. 예컨대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는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를 세웠다. GE는 인도와 중국에서 의료기술을 포함한 수많은 혁신기술의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이 경우 GE는 미국에서 지출되는 비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다. 혁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도전정신의 리더십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개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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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혁신에 앞장서기보다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기업이 성공하면 보수적으로 변하게 된다. 왜냐하면 지금 기업의 최고결정권자들이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이제 환경이 변했으니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이 성공해서 지금 위치까지 올라왔는데, 또다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리더가 쌓아온 업적과 신뢰를 한순간에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그래서 혁신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게 뭔가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걸 알고도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 

―최고경영자(CEO)가 어떻게 직원들을 도전하게 북돋울 수 있나. 

▷성공한 기업들은 보통 밖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작은 회사들과 함께 협업을 하기도 한다. 시스코가 대표적이다. 시스코는 외부 아이디어를 흡수해 비디오 콘퍼런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물론 기업 내부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는 있다. 문제는 기업 내 시스템적인 장벽이 아이디어를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 경우 사내벤처가 대안이다. 이를 통해 이제껏 회사 시스템 안에서 허용되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실험할 수 있다. 

―사내벤처는 모든 기업이 무조건 도입해도 좋은 제도인가. 

▷절대적으로 그렇다. 직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해도 현재 기업 시스템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하다. 도전을 허용하는 안전한 장소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 개인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나 노하우는 무엇인가. 

▷나는 지금까지 3개 회사를 설립했다. 하나는 실패했고, 하나는 성공했고, 나머지는 중간이다. 즉 나는 회사를 만들어서 나름의 방법으로 나 자신을 트레이닝해왔다. 나는 MBA 학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새로운 일을 도전해보라고 말한다. 학생들에게 왜 기존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다른 방식을 시도해보라고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도를 해서 실패할지라도 이에 대해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나는 실패를 용인한다. 리더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윤 추구를 중시하는 기업 입장에서 실패를 용인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물론 실패를 달가워하지 않는 회사도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 사람들은 실패를 축복한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만일 누군가 자신이 실패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그가 너무 보수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실패를 하고, 실패를 통해 교훈을 배운 뒤 변화하고, 다시 시도하면 된다. 모든 시도 중 3분의 2는 실패로 끝난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실패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CEO는 회사에서 어떤 효과를 창출하나. 

▷그들은 적어도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한다. 그래서 문화가 중요하다. 앞서 한국 기업에 대해 말을 했는데, 한국 기업들이 과감한 도전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너무 성공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만 하는 문화는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게 한다.  



 컴퓨터 + 경영 + 공학…경계에서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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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2007년 국가별 혁신 수준을 수치화한 '글로벌 혁신 지수(Global Innovation Index)'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이 지수를 개발한 배경은. 

▷보통 '혁신'을 측정할 때면 박사학위 보유자 수, 논문 수 등 몇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혁신은 꼭 박사학위가 없어도 일어날 수 있다. 또 문화적인 차원에서도 혁신은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의 음악, 인도의 발리우드 등이 바로 혁신의 예다. 그래서 나는 전방위적이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혁신을 아우르는 혁신측정 모델을 만들고자 글로벌 혁신 지수를 만들게 되었다. 

―기술의 진보에 따라 최근 화두는 디지털화이다. 디지털 시대에 기업에 필요한 전략은 무엇인가. 

▷내가 아는 한 프랑스 화장품 회사 CEO는 화장품 산업의 미래가 디지털 기술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개인별 피부 특성을 파악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파괴적 기술에 도전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의식을 가진 리더다. 뭐가 성공할지 모르니 나서서 시도해 봐야 한다. 디지털화는 파괴를 낳고, 파괴는 불안을 낳는다. 이에 기업들은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GE 같은 기업은 디지털화에 따라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제조업 중심인 한국 기업도 이를 본받아야 할까. 

▷그렇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제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고 자동화되고 있다. 최근 공장을 보면 모두 소프트웨어로 운영된다. 둘째,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 역시 소프트웨어화되고 있다. 예컨대 자동차업체는 점점 더 하드웨어 생산보다 소프트웨어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가 진화할수록 더 많은 부분들이 사물인터넷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화를 받아들이고 적용해야 한다는 말씀인데, 이를 위해 기업이 주목해야 하는 바는 무엇인가. 

▷바로 융합이다. 코넬대학교가 2년 전 설립한 코넬텍(뉴욕 루스벨트아일랜드 소재)이 좋은 사례다. 현재 디지털 기술과 컴퓨터학은 비즈니스와 융합되어야 한다. 코넬텍은 컴퓨터학(computer science), 공학(engineering), 경영학(business) 세 가지 학문을 완전히 하나로 융합한 최초의 대학원이다. 이곳에선 경영대학원 교수는 컴퓨터학과 공학 의 교수로도 여겨진다. 완전히 섞인 개념이다. 이것은 엄청난 문화적 변화다. 교수들은 자신의 사무실도 없다. 모두 칸막이 책상에서 나란히 앉아 업무를 한다. 

―세 가지 학문은 서로 많이 다르다. 예컨대 경영대 학생이 컴퓨터학을 배우기는 어려울 거 같은데.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화가 기업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함께 일해야 한다. 기자들도 미래엔 컴퓨터 전문가들과 함께 일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런 협업의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교와 학생이 함께 일하는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언젠가 코넬텍 학생들이 기업에 입사하면 세 가지 학문을 넘나들며 협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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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코넬텍을 운영한 지금 어떤 성과를 거두었나. 

▷가장 큰 성과는 1년 과정의 디지털 경제에 초점을 맞춘 MBA프로그램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건 지난해 말 뉴욕타임스 1면에도 실릴 만큼 대단한 뉴스였다. 코넬텍 학생들은 컴퓨터학, 경영학, 공학을 공부한다. 이것은 새로운 방식의 교육, 연구 그리고 도시와의 협업 방식이다.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코넬텍 교수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지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해야 한다. 

―대학 교수가 왜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나. 

▷그것은 대학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교류하는 방식이다. 이 아이디어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함이다. 이렇게 학교, 사회, 정부, 기업들이 모두 융합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서로 간 연결고리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이것이 바로 혁신이다. 대학이 도시를 바꾸기 위한 혁신활동을 하는 셈이다. 즉, 코넬대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기술 발전이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오지만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기술 발전과 일자리 상실 간 균형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조사에 따르면 기술 발전이 줄이는 일자리보다 늘리는 일자리가 더 많다. 문제는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에 필요한 기술이나 능력을 일반 사람들이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변화에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많은 일자리들이 자동화로 대체됨에 따라 관련 종사자들이 실업자가 되는데, 이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결국 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인재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은 지금 이 시대에 무엇을 직원들에게 가르쳐야 하나. 

▷모든 기업이 필요로 한 것은 변화다. 그래서 교육의 도전과제는 변화와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언론을 예로 들면 웹 비즈니스를 구축할 때 기자들이 이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습득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교육이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예컨대, 기업이 언론학 전체를 다 가르칠 수 없다. 그것은 대학이 할 일이다. 기업에서의 교육은 특정 부분에 집중해야 하고 어떤 방식이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코넬대에도 한국 학생들이 많이 있을 텐데, 한국 학생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한국 학생들은 똑똑하고 성실한 게 강점이다. 단점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양문화권에서는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려 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교실에서 벌어지는 토론이나 수업 시간에 나서서 발표하기를 두려워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 학생들은 다양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 학생의 그 같은 성향은 결국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도 성실하지만 표현력이나 토론력에서는 뒤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 한국 기업들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한국 기업들의 다음 도전 과제는 '글로벌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매출에서의 글로벌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이라는 의미는 경영에 있어서 '마음가짐(mindset)'이 글로벌이 되어야 함을 뜻한다. 

―마음가짐의 글로벌화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예를 들어 한국의 어떤 대기업에서 서열 1위부터 20위까지 살펴보자. 그중 과연 몇 명이나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있을까. 한국 기업은 내부적으로 글로벌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 기업은 짧은 시간 내에 제품 품질과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내부 경영을 보면 아직 충분히 글로벌 기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글로벌 마음가짐을 가지고 싶다면, 한국 기업은 더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가져야 한다. 물론 리더십의 DNA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 기업의 다음 도전과제가 리더십 DNA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럼 다른 나라 기업들의 경우 최고위 임원 20명이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되어 있나. 

▷대부분 그렇지 않다. 미국은 예외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국내 기업이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만일 정말로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이 되고 싶다면, 글로벌 리더십을 가져야만 한다. 

―미국 기업들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최고위 임원에 다수 포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를 보면 CEO는 외국인이거나 외국 출신이 많다. 미국 시민권자일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외국에서 태어났거나 생활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이 같은 다양성의 수용에서는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그 어떤 국가의 기업이라도 내부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 도전과제다. 

■ He is… 

2007년 프랑스 인시아드 MBA 교수로 재직 시 국가별 혁신의 정도를 지수화하는 '글로벌 혁신 지수(Global Innovation Index)'를 개발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2011년부터 이 지수를 함께 발표했다. 그는 현재 코넬대학교의 11대 경영대학원장이다. 뉴델리 소재 인도공과대학(IIT)에서 전자공학 및 컴퓨터학을 공부했고, UC버클리 대학에서 경영학 및 컴퓨터학 석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에서 컴퓨터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윤원섭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48301&yea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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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로드]<43>'핵심습관' 고치기…위기에 처한 한국경제와 기업 회생 방안



i-로드(innovation-road)는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한다(Innovate or Die)'라는 모토하에 혁신을 이룬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살펴보고 기업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어느 또라이 CEO가 회사를 망가뜨린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 “알코아를 미국 최고의 안전한 회사로 만들겠습니다. 우리 목표는 무사고입니다.”

1987년 당시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Alcoa)는 거듭된 투자 실패로 이익이 줄고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은 추락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회사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 등 전사적인 목표를 세웠지만 5만명 노동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심지어 노동자들은 경영자의 인형을 만들어 불 태우는 등 대규모 저항과 파업으로 맞섰습니다. 결국 알코아는 CEO가 교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합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된 폴 오닐(Paul O’Neill) 신임 CEO는 10월 어느날 뉴욕 맨하튼의 한 호텔에 월가의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을 불러 놓고 첫 간담회를 가집니다. 으레 이런 자리에서 신임 CEO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통한 영업이익 개선을 강조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발표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오닐은 구조조정이나 기업이익, 주주가치에 대한 한 마디 언급 없이 엉뚱하게도 알코아를 미국 내 최고의 안전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얘기만 늘어놓습니다. 당연히 관중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고, 불만을 가진 몇몇이 회사의 재고량이나 자본비율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을 때도 오닐은 직원의 안전을 앞으로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뿐이었습니다.

# “어느 또라이가 새 CEO로 와서 회사를 망가뜨리고 있다.”

오닐의 발표가 끝나자 월가의 투자자들은 성급히 간담회를 빠져 나갔고 저마다 자신의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기에 바빴습니다. 그리고는 알코아 주식을 전부 팔아 치우라고 말을 합니다. “어느 또라이가 새 CEO로 와서 회사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월가의 투자자들은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한 신임 CEO의 말을 규제 강화로 이해했고 이를 위해선 기업이익마저도 양보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현대 경영학의 기본 원칙은 경영자는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신임 CEO의 발표는 경영학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충분합니다. 따라서 오닐이 월가 투자자들로부터 소위 ‘또라이’로 낙인 찍히고 알코아 주식이 매도 리스트에 오른 것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 “알코아 순이익은 오닐이 퇴임할 때까지 5배 증가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월가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알코아는 1년 뒤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회사의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증가, 오닐이 퇴임한 2000년엔 순이익 규모가 무려 5배나 늘어났습니다. 

알코아 주가도 덩달아 5배가 뛰었는데 특히 오닐의 재임기간 동안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만 해도 100%가 넘었습니다. 이로써 알코아는 다우지수(Dow Jones Index) 내에서 가장 우량한 주식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물론 안전사고율은 현격히 감소해 평균 일주일에 한 건 정도의 안전사고가 일어났을 뿐이고 몇몇 공장에선 수년간 안전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알코아의 안전사고율은 미국 전체 평균의 20분의1 수준으로 떨어져 오닐의 희망대로 미국 전체, 나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회사가 됐습니다.

# “핵심습관(keystone habits)이 알코아를 최고의 우량주와 안전한 회사로 만들었다.”

1987년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당시 알코아는 오랜 타성에 젖어 좀처럼 변화되기가 어려운 덩치 큰 회사였습니다. 노조와의 갈등도 심했구요. 이런 회사는 CEO가 어느 날 갑자기 생산성과 효율성 개선 명령과 지시를 내려도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저항만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알코아 전임 CEO는 그래서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오닐은 이런 알코아에 ‘직원 안전’이라는 말 한마디로 변화를 불러 일으켰고 나아가 5배 이상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의 비밀은 다름아닌 알코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를 찾은 데 있습니다. 경영학에선 이런 근본 문제를 핵심 습관(keystone habits)이라 부릅니다.

그는 알코아에 산적한 수많은 문제점을 찾아서 모조리 뜯어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 하나를 찾아내 이를 고치면 나머지 문제들은 연쇄적으로 자연스럽게 고쳐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게다가 안전사고를 줄이자는 오닐의 제안에 대해 회사나 노조 그 누구도 반대할 명분이 없었구요.

이런 오닐의 분석은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알코아가 안전사고를 줄이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자 여타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노조가 그렇게 반대하던 노동자들의 생산성과 효율성 측정이 선행돼야 했고 중간 간부들이 반대하던 현장 근로자의 권한 확대도 필요하게 됐습니다. 이런 과정이 하나둘씩 진행되다 보니 자연스레 생산성과 효율성이 향상됐고 기업이익은 오르게 됐습니다. 

지금 한국경제와 기업이 처한 상황은 1987년 당시의 알코아와 흡사합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창조경제를 내걸고 노동개혁과 기업 구조조정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지만 윽박지르거나 밀어붙이기식으로 해서는 알코아 전임 CEO와 같이 실패로 끝나기 십상입니다.

그 대신 오닐이 적용했듯이 우리도 병든 한국경제와 기업을 연쇄적으로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내 그것에 온 역량을 쏟아 부으면 여타 문제들은 순차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겁니다. 1970년대 ‘잘 살아보세’라는 단순한 구호가 한국사회에 큰 변화를 안겨다 주었듯 정체된 지금의 우리를 변화시키려면 핵심 습관을 찾아 그것부터 고쳐 나가야 합니다. 

한꺼번에 모든 걸 뜯어 고칠 수도, 바꿀 수도 없습니다. 오닐이 꿰뚤어 본 '직원 안전'이라는 핵심 습관의 분석력과 지도력이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알코아에 대한 내용은 『The Power of Habit: Why We Do What We Do in Life and Business (2012, by Charles Duhigg)』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5년 11월 22일 (04: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출처: http://news.mt.co.kr/mtview.php?no=201511111747036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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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비즈니스의 대가 켈먼 백스터가 말하는 `멤버십 이코노미` 넷플릭스 회원유지율 90%의 비결은 Free + Premium, 즉 `프리미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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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가 내년 초 한국에 진출한다. 방대한 콘텐츠로 무려 6000만명의 전 세계 유료 가입자를 거느린 공룡 미디어의 한국 시장 진출 결정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벌써부터 초긴장 상태다. 

넷플릭스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멤버십(Membership)' 모델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넷플릭스 회원이 되면 추가로 결제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도 원하는 영화를 얼마든지 시청할 수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인기작들은 넷플릭스 회원에게만 독점 상영되고 기존에 본 영화 기록을 바탕으로 자기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계속 추천받을 수 있다. 넷플릭스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대부분 슈퍼유저가 된다. 일단 회원이 되어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영화 시청의 경험에다 피드백을 즉각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까지 있으니 충성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 덕분에 넷플릭스는 한 번 고객이 등록되기만 하면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수익구조를 갖출 수 있었다. 

소유의 시대를 지나 공유의 시대라고 한다. 공유만큼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은 멤버십이다. 소유나 공유의 이분법을 벗어나 멤버십에 등록된 소비자들을 통해 기업들은 새로운 수익 원천을 찾고 있다. 사실 멤버십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교회나 헬스클럽과 같은 배타적인 멤버십이 존재했다면 몇 년 전부턴 멤버십을 기반으로 하는 코스트코 같은 멤버십 유통점이 새로운 모델로 부상했다. 이제는 기술 발달로 소비자들과의 연결고리를 더 강화한 넷플릭스나 링크트인 같은 온라인 기반의 멤버십이 대세다. 

멤버십의 특징은 제품이나 거래가 아닌 소비자들을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에 놓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의 만족만이 그들을 멤버십의 테두리에 계속 묶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최근 '멤버십 이코노미(Membership Economy)'의 저자이자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인 로비 켈먼 백스터(사진)와의 인터뷰를 통해 멤버십 이코노미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었다. 컨설팅사 페닌술라 스트래티지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그는 "멤버십이 오너십(소유) 모델을 대체해 향후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며 "오너십 중심의 회사들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매출 창출을 위해서는 멤버십 위주의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켈먼 백스터 대표와의 일문일답. 

― 이미 오프라인에서도 코스트코와 같은 유통업체들은 멤버십 위주로 운영되고 있지 않나. 

▷물론 코스트코와 같은 유통업체를 비롯해 피트니스클럽, 사교클럽 등 수많은 조직이 멤버십으로 운영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십이 주력이 되는 멤버십 이코노미가 과거의 모델과 다른 점은 기술의 중요성이다. 기술은 멤버십의 토대인 신뢰와 관계를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기술은 보다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와 회사의 관계를 만든다. 코스트코 역시 기술을 레버리지 삼아서 신뢰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멤버십 이코노미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코스트코는 고객들의 결제 정보를 통해 그들의 소비 패턴을 추적하고 고객들에게 가장 알맞은 혜택을 제시한다. 이렇게 멤버들에게도 이로운 기술이 없었다면 코스트코는 지금처럼 성공적이지 못했을 것이다. 

―코스트코나 생협은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멤버십 이코노미에서도 소비자 만족도가 중요한가. 

▷멤버십 이코노미에서는 무조건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 소비자가 이탈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멤버십 이코노미 조직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특별한 미션에 대한 굳은 약속이다. 코스트코와 같은 경우는 언제나 싼 물건, 생협과 같은 경우는 생태적 목적 실현이 될 수 있겠다. 

지금 유통업체들이 겪고 있는 경영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에는 월마트처럼 물건을 일단 많이 갖다 놓고 없는 물건이 없이 다 파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득템'이 아닌 목적이 있는 소비다. 그리고 기술이 이러한 소비를 보다 더 잘 달성할 수 있게 한다. 코스트코는 그러한 점에서 성공한 파괴자(distrupter)라고 할 수 있다. 

―회원 가입을 하는 유튜브 같은 인터넷 사이트도 멤버십 이코노미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들은 고객들로부터 별도의 회원 가입비를 받지 않는다. 가입비나 수수료 없이도 멤버십 이코노미가 유지될 수 있는가. 

▷돈을 내지 않고도 회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 과거 멤버십 이코노미의 상징이었던 교회만 해도 그렇다. 링크트인 같은 사이트에선 소수의 회원들은 고급 정보를 위해 돈을 내지만 대다수는 아무런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 아마존도 아마존 프라임이라고 해서 빠른 배달과 더 큰 혜택을 보장해주는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입비 없이도 얼마든지 아마존 계정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멤버십 이코노미에서 중요한 건 회원이 되기 위해 돈을 내느냐가 아니라 계속해서 공식적인 관계를 가지고 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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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비싼 수수료를 내거나 개인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멤버십 이코노미의 일원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유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은 너무 많은 물건을 가지고 보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저장 비용만 해도 만만찮다. 이젠 기술 발달로 멤버십 가입만 하면 클라우드에서 언제나 필요한 콘텐츠를 쓸 수 있다. 음악 CD를 집에 쌓아두기보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를 쓰면 되고 영화 DVD를 사들이기보다는 넷플릭스에 가입하면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소속감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기존 공동체들의 결속력은 약화되고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산다. 그러나 연결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멤버십 이코노미는 사회적 자본을 쌓고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제공해준다. 이웃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걸 위해 사람들은 프리미엄을 내고 개인정보를 공개한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넷플릭스 사용자같이 영화를 보기 위해 별 생각 없이 사이트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위해 멤버십에 가입한다는 말인가. 

▷모든 멤버십 이코노미가 똑같은 수준의 소속감이나 집단 정체성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멤버십은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그것 때문에 넷플릭스만 하더라도 회원들이 계속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간편하고 재미있는 비디오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미션을 진지하게 얘기한다. 

넷플릭스 회원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넷플릭스 유저로 한정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들은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상당한 로열티를 느끼고 있고 회원 유지율 역시 90%에 달한다. 

―멤버십 회사들은 회원들에게만 혜택을 제공해야 하나. 비회원들에게 높은 가격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 

▷멤버십 회사로 정체성을 가지면 오직 회원들에게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회원들은 굳이 가입비를 내거나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회원 자격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다. 물론 비정기적으로 가끔 비회원들에게 높은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게 회사의 주수입원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저관여 제품(low―involvement product)의 경우는 어떤가. 로열티나 가치가 중요한 멤버십 이코노미에서 소비자들이 큰 관심 없이 구매하는 물건들은 멤버십 이코노미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저관여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만약 한 회사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회원들을 모을 수 있다면 멤버십 이코노미는 가능하다. 가령 기저귀는 대표적인 저관여 상품이다. 제품별로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니 그냥 아무거나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몇몇 기저귀 회사들은 커뮤니티인 맘스 클럽을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기저귀를 배달해주고 엄마들이 좋아할 만한 샘플들도 증정한다. 여기서 더 나가 육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다른 엄마들과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제 엄마로서 그리고 특정 기저귀를 함께 쓰는 소비자로서의 멤버십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멤버십은 같은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서비스와 커뮤니티를 통해 차별화시킬 수 있다. 저관여 상품이든 고관여 상품이든 상관없이 제품에 대한 애정과 로열티,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멤버십 이코노미 이른바 '프리미엄(free+premium)' 전략을 쓰면 된다고 했다. 즉, 공짜로 물건을 뿌리되 상위 서비스에 대해 높은 가격을 받는 전략이 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가격을 내려는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되나. 

▷돈을 지불하려는 사람은 소수여도 된다. 공짜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 회원 수가 멤버십 이코노미의 힘이 된다. 

서베이몽키(SurveyMonkey)나 링크트인 같은 사이트는 많은 사람들이 단돈 1원도 내지 않더라도 수익성이 매우 좋다. 어마어마한 회원 수가 광범위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전략이 성립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첫 번째, 이건 일단 사람들이 한번 써보게 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돈을 안 내는 멤버라고 하더라도 입소문에 의해 돈을 내는 회원을 데리고 오는 채널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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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있는 회원들로 멤버십을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해 그 고객들을 뺏어갈 가능성도 있다. 어떻게 회원들을 영원히 데리고 있을 수 있나. 

▷멤버십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다면 대부분의 회원들은 충성도가 높고 그들의 관계를 '영원한 거래'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회원가입서에 사인한 순간부터 웬만해서는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멤버십 이코노미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는 멤버십 회사들이 경계해야 하는 가장 큰 문제기도 하다. 고객들의 사랑을 당연히 알고 관성에 빠지기도 하고 초심을 잃기도 한다. 고객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고객들은 변심한 기업의 마음을 눈치채고 자기들도 변심할 것이다. 

―기존에는 단순히 상품만 거래하다가 멤버십 회사로 전환한 곳이 있는가. 

▷포토샵의 어도비(Adobe)는 과거 디스크에 크리에이티브 수트 소프트웨어라는 라이선싱 소프트웨어를 판매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디스크를 팔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디스크를 사는 데 익숙한 기존 고객들의 불만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144만명이 클라우드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주가도 상승하면서 멤버십 모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됐다. 

인투이트(Intuit) 역시 퀵뱅크(QuickBank)라는 회계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데스크톱 프로그램을 CD로 팔던 회사였다. 그러나 브래드 스미스 CEO는 이제 고객들의 요구가 CD를 가지고 다니는 게 아니라 어디서든 최신 서비스를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고 있음을 간파하고 멤버십 모델로 나갔다. 2000년부터 인투이트도 온라인으로 회원들에게 영구적인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회사로 변신했다. 

―멤버십 이코노미가 그렇게 고객들에게도 좋고 기업 입장에서도 많은 이득이 있다면 왜 많은 회사들이 멤버십 모델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가. 한번 팔고 마는 소유 모델이 대부분이지 않나. 

▷왜냐하면 멤버십으로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품, 가격체계, 프로세스, 직원들, 이 모든 것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이걸 잘한 회사는 어도비나 인투이트 정도다. 

멤버십 위주의 수익구조를 만들려면 일단 제대로 된 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회원들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회원으로 가입한 멤버들에겐 초반 며칠 동안 긍정적인 경험을 주도록 해야 하고 데이터를 통해 회원들이 필요할 만한 것을 즉각 제시해야 할 것이다. 

■ She is… 

로비 켈먼 백스터(Robbie Kellman Baxter)는 컨설팅 회사 페닌술라 스트래티지의 창립자로 야후나 넷플릭스 같은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들에 20년 동안 경영 전략에 대해 자문을 하고 있다. 최근 '멤버십 이코노미(The Membership Economy: Find Your Super Users, Master the Forever Transaction, and Build Recurring Revenue)'라는 책을 출간했다. 

[김제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25925&yea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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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극대화 하는 `상호보완 리더십` 

    1957년 10월 30일 프랑스 몬타록스. 20세기 '뉴룩(New Look)'의 창시자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심장마비로 52년의 생을 마감하는 장례식장에 두 젊은이가 참석했다. 그 당시에는 서로 알지 못했지만 운명은 훗날 그들을 만나게 했다. 바로 여성을 패션으로 해방시킨 이브 생로랑과 그의 불멸의 연인이자 사업가인 피에르 베르제였다. 

    패션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동시에 극도로 내성적이고 예민했던 생로랑은 디오르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그의 뒤를 잇는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된다. 그는 디오르 하우스에서 첫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패션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때 생로랑은 그의 평생 동반자인 베르제를 만난다. 그 이후 알제리 전쟁으로 입대 후 신경계통 문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디오르 하우스의 수석 디자이너 자리를 빼앗기게 된 생로랑. 그는 낙담하여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하려 했으나 베르제의 설득으로 재기하기로 결심한다. '이브 생로랑 하우스'는 그렇게 탄생되었다. 

    베르제는 생로랑에게 있어 생의 구원자이자 사랑의 화신이었다. 새로운 컬렉션을 준비할 때마다 창작의 고통으로 마약과 섹스에 탐닉했던 생로랑을 포기하지 않은 베르제는 2008년 생로랑이 뇌종양으로 타계할 때까지 평생을 동반자로 지냈다. 

    절망과 좌절의 순간에도 냉철한 이성과 인내심을 가졌던 베르제. 그는 생로랑의 패션 작품에 대해 그 어떤 간섭도 하지 않았고 그림자처럼 생로랑을 묵묵히 지원하였다. 그의 '관용(Tolerance)의 리더십'이 생로랑을 20세기의 위대한 패션 혁명가로 만든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스스로 영웅을 꿈꾸지 않는다. 아집과 독선으로 스스로 영웅이 되고픈 욕망은 나폴레옹과 히틀러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고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욕망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세상을 포용하며 대의를 향해 시대적 사명감으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야 한다. 미래를 보는 안목과 자기 희생으로 영웅을 만들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 이순신. 그를 조선의 왕을 제치고 한국사의 대표적인 영웅으로 만든 사람은 유성룡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처음부터 끝까지 최고위직에서 이끌었던 유성룡이 실행했던 최고의 전쟁 대비책은 바로 이순신을 발탁한 것이다. 

    1591년 2월 13일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불과 1년 전, 정읍 현감에 불과했던 이순신을 유성룡은 주변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전라좌수사에 임명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단 한 번의 인사가 비극적일 수도 있었던 조선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이순신이 없었다면 조선은 없었다. 유성룡이 없었다면 이순신은 없었다. 한 리더의 혜안이 역사를 바꿔 놓은 것이다. 그는 자주 자강 외교를 주창하며, 훈련도감을 설치하고, 신무기를 도입하는가 하면 인재를 등용할 때도 신분을 초월해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중시했다. 유교의 선비정신을 유지하되 경제실용을 앞세운 중도의 전략으로 강한 조선을 건설하려 했다. 

    유성룡이 임진왜란 극복의 최고 공신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고 이상과 현실을 겸비한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한 덕분이다. 한 나라의 운명뿐만 아니라 한 기업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인 만남도 있다. 

    1976년 자연주의 화장품 기업 록시탕을 창업한 올리비에 보상. 그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서 재배되는 천연 재료로 화장품을 개발하고 감성적인 스토리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재주가 뛰어났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는 소질이 없어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젊은 날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열정이 식어버린 사업가 라이놀트 가이거. 그는 성장 가능성이 크고 새롭게 도전할 만한 사업을 찾아 나섰다. 두 사람의 간절함이 통했던 것일까? 1994년 록시탕을 구원할 투자자를 찾던 보상과 열정과 능력을 다시 불태울 대상을 찾고 있던 가이거가 운명적으로 만났다. 

    문학을 전공하고 시를 쓰며 식물을 돌보는 감성적 기질의 보상, 운동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성격으로 경영에는 자신감이 넘쳤던 가이거. 상반된 성향을 가진 두 남자는 '상호보완적 리더십'으로 록시탕을 성장시켰다. 프로방스의 자연미를 담은 화장품 개발을 맡은 크리에이터 보상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치밀하고 분석하고 계획하는 좌뇌의 전략가 가이거. 그 환상적 궁합은 록시탕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원동력이 되었다.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룬 두 남자의 블렌딩. 블렌딩의 작업은 마치 연금술과도 같다. 각기 다른 원산지의 커피가 지닌 특성을 고려하여 블렌딩할 커피를 선택하고 이 과정에서 아로마, 강도, 크레마의 품질 그리고 마셨을 때 입안에서 지속되는 풍미 등을 고려해 각각의 특성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도록 블렌딩해야 최고의 커피가 탄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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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고 나와 닮은 꼴인 사람을 배제하고 다른 주장을 펼치는 적과의 동침도 필요하다. 서로 다른 물이 고이고 흐르고 만나면서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흐르는 것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조화롭게 엮는 블렌딩의 기술을 이 시대의 모든 리더들이 전수받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홍준선 이노션 제휴마케팅팀 국장]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03511&yea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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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드헌터 `아라오즈` 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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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럼비아대학교의 시나 아이엔가 교수는 '스피드 데이팅' 실험을 실시했다. 스피드 데이팅이란 많은 미혼 남녀가 한 장소에 모여서 계속 상대를 바꿔가며 5분가량 일대일 대화를 하는 것을 뜻한다. 아이엔가 교수는 이벤트 전과 후에 참가자들의 이상형 조건을 적어내도록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이상형 조건은 스피드 데이팅 전과 후가 달랐다. 처음에는 지적이고 성실한 상대를 찾던 사람이 막상 스피드 데이팅을 하면서 매력적이고 유머가 넘치는 사람에게 끌렸던 것이다. 

      세계적인 임원 헤드헌팅 회사 이곤젠더인터내셔널의 수석고문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는 기업의 채용 면접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관찰했다. 성격, 외모 등 직무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요소에서 매력을 발산한 후보가 좌중을 홀린 후 다른 모든 후보를 밀어내고 선발된다. 

      아라오즈는 이것을 'WYSIATI(What You See Is All There Is·보이는 것이 전부다)'라는 편향으로 설명한다. 우리의 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에너지 고갈을 막기 위해 자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눈앞에 당장 보이는 자질과 매력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현명한 인사 결정을 위해선 WYSIATI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얻는가'라는 저서를 펴낸 그는 매일경제 '더 비즈 타임스' 팀과 인터뷰하면서 점점 더 힘들어지는 21세기 의사결정에서 조직에 가장 적합한 상위 1% 인재를 얻는 비결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드헌터로 꼽히는 등 '인재 선발의 달인'으로 통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우리가 인사 결정에서 빠지기 쉬운 편향을 WYSIATI라고 설명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WYSIATI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이 우리가 채용 후보들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있는 사소하지만 매우 위험한 종류의 편향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다. 매일 여러 가지 정보를 받아들이고 연속적인 결정을 하다 보면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대부분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형태의 의사 결정은 상당 시간 동안 유용하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우리가 의존할 수 없고 종종 관계없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해내도록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전적으로 그것을 믿어버린다. 이사진과 CFO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자신의 견해를 맹신하면서 오류의 위험을 재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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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YSIATI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나는 500여 건의 임원 인선에 관여했다. 우리가 최종 선정한 후보 네 명을 기업에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총 2000명에 달하는 후보를 만난 셈이다. 그런데 면접 직후에 고객사와 의견을 나누면 거의 예외 없이 그들은 사전 미팅이나 내부 문건 등을 통해 이미 파악했던 자질과 경력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가 채용과 승진 대상자를 정확히 가리기 위해 후보, 해당 직무, 우리 회사, 시장에 대해 더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꼭 필요한 질문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WYSIATI를 피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자신에게 자기 과신 성향인 WYSIATI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팀원, 동업자, 의사, 유모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에 대한 판단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자동적이고 타성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밖에 어떤 정보가 더 필요한지 질문하고 고민해라. 당신 주위를 최고 인재로 채우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다. 

      ―오늘날 인사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오늘날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의 잠재력이 열쇠가 됐다. 오늘날의 직무는 계속해서 요구 사항을 바꾸고, 재능에 대한 요구는 평균적인 공급을 훨씬 초과하게 됐다. 변화하는 직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고, 변화할 것을 재촉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성과는 곧 위태로워질 것이다. 설사 채용될 당시 적합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것은 채용 당시 인재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또 내부 인재들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기업의 능력 역시 중요하게 만든다. 외부에서 사람을 빼앗아 오는 것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것은 기껏해야 제로섬 게임이 될 뿐이다.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는가.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두 가지 특징은 바른 동기부여와 리더십 자산이다. 바른 동기부여는 격렬한 헌신과 인간적인 겸손의 조화로 나타난다. 또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임원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리더십 자산은 네 가지다. 호기심, 통찰, 참여, 투지가 그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길과 아이디어를 탐구하게 하는 요소가 호기심, 그들이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사물과 사물 사이의 연결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날카로운 통찰, 그들의 일과 그들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높은 수준의 관심을 갖게 하는 게 참여, 그리고 차질과 장애를 극복하게 하는 것이 투지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최고가 되려고 하고, 스스로보다 더 큰 가치에 헌신하려고 하는 높은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알아차리고 개발하는 게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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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
      ―한국도 이제 저성과자의 일반 해고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일반 해고가 가능해진 상황이 종업원들의 충성도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종업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하나의 이유는 동정심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동물이고 상당수의 인간은 다른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상황을 만드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의 기분은 어떻게 하지? 그의 미래는? 그의 가족은? 인정 많은 사람처럼 우리는 좀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들은 물론 좋은 본능이다. 하지만 당신은 다른 방식으로 동정심이 발휘되도록 할 수 있다. 동정심으로부터 유발된 무대책이 불러일으킬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말이다. 누군가가 심각할 정도로 저성과를 내고, 당신을 수년 동안 실망시켰는데도 당신이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결국에 발생할까? 그룹의 성과가 안 좋아질 것이고 당신의 분노는 쌓여 갈 것이다. 어떤 지점에서 당신이나 당신의 상사는 그 사람을 더 많은 나이에, 아마도 더 거칠어진 직업시장 안에서 해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실제로 조금 거친 애정을 지금 그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행복한 결론을 만들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의 동료가 정해진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그에게 정직해져라. 그가 개선될 수 있도록 도와라. 어떤 다른 종류의 일과 역할이 그에게 더 적합하겠는지 체크해라. 그러나 절대로 침묵하지는 말아라. 당신 주변에 대한 솔직함과 우려는 어떤 리더에게나 필수적인 두 가지 도덕적 의무다. 

      결국 사람들을 회사로 이끌어 당기는 것은 기회와 공정함과 예측 가능성의 조합이다. 사람들은 이사가 될 확률이 10%도 안 된다는 확률을 알면서도 회사에 입사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 길을 따라가면서 공정하게 평가를 받는 동시에 어떤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전문성을 특별히 개발할 수 있는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인사에 있어 의사결정을 제때 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의사결정의 지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람에 대한 우리 결정에서 관성과 싸울 필요가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약 절반의 잘못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있다는 걸 인정한다. 우리는 정원의 헛간을 깨끗이 치우는 것과 같은 불쾌한 일들을 피하고 싶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미룬다. 지연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공식적인 약속을 만드는 것이다. 신경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맨은 이것을 '율리시스의 결정'이라고 명명한다. 사이렌의 부름을 확실히 거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화의 영웅은 자기 스스로를 배의 돛대에 묶었다. 이처럼 당신의 미래가 불편한 평가와 결정을 지연시키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예방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으로 너희 팀 각각을 평가하겠다고 엄숙한 약속을 만들어라. 당신의 달력에 이것을 적어둬라. 당신의 상사에게 당신이 이것을 하고 있다고 말해라. 

      ―한국은 점점 경력직을 선호하는 체계로 바뀌고 있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 

      ▷당신 회사가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 당신이 조직의 피라미드에 기초해서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해 왔다면 시니어 레벨에서 외부로부터 채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예외가 될 것이다. 물론, 당신이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유지하고 뛰어난 사람들을 개발해 오지 않았다면 당신은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물론 당신은 상품이나 서비스나 시장의 관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갈 때 종종 특별한 전문가들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고로 뛰어난 조직들은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을 안에서부터 승진시키는 것으로 유지해 왔다. 이러한 후보자들은 그들의 가치와 기능에 기초해 평가돼 왔다. 그들은 적절한 내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실패 리스크는 낮고, 그들의 기대되는 기여는 보통 더 높다. 왜냐하면 재능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쉽게 이동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부 인재를 개발함으로써 최고의 후보자들이 당신의 회사에 함께 머물고 그들이 최선을 다할 동기를 더 크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자리를 모두 외부 인사가 차지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 

      ―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더 큰 회사에서 데려오는 것과 더 작은 회사에서 데려오는 것 중 어떤 것이 바람직할까. 

      ▷일반화하기 힘들지만 나의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동료와 친구들이 다음과 같은 것을 입증했다. 당신이 인력, 프로세스, 시스템, 브랜드 등의 관점에서 풍족한 회사가 아니라면 '부유한' 회사에서 평균적인 사람을 뽑는 것보다는 좀 더 '가난한' 회사에서 '스타'를 채용하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부유한 회사의 평균적인 사람은 그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풍족한 자원이 없이는 높은 레벨의 성과를 내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는 시스템으로 채용 타율제를 도입할 것을 말했다. 

      ▷잭 웰치 전 GE 회장과 수지 웰치 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편집장은 채용 타율제를 추적할 것을 제안했다. 후보자들을 인터뷰하는 각각의 채용담당관이 '채용' 또는 '불채용' 둘 중 하나만 고르도록 한다. 6개월 후 새로 들어온 종업원들은 성과에 따라 평가된다. '하위' '적합' '기대 이상'으로 말이다. 이 경우 회사는 각 채용담당관의 채용 타율 또는 정확도를 계산할 수 있게 된다. 만약 한 담당관이 10명의 후보자들에게 '채용'을 표시하고 6개월 후 그들 중 여덟 명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냈다면 그의 채용 타율은 8할이 된다. 그리고 그는 채용을 담당하는 자리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단순한 제도는 최소한 네 가지의 이점을 갖는다. 첫째, 면접관들 중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할 수 있다. 둘째, 관성과 싸운다. 인사 채용의 안 좋은 부분들이 곪아 터지기 전에 평가할 수 있도록 강제한다. 셋째, 채용 담당관들의 성과를 높이도록 유도한다. 웰치는 "종업원들이 그들이 그들 평결에 궁극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인터뷰는 잡담에서 실제 대화로 변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넷째, 그것은 매니저들이 새로운 종업원들을 더 가까이에서 접촉하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그들을 코칭하고 멘토링하는 수준까지 말이다.  



       한국 기업들, 하루면접으로 뭘 알겠는가
      평판 체크를 적절히 병행하라…압박 면접은 전문가에 맡겨라
       

      ―한국 기업들이 요즘 선호하는 압박 면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압박면접은 누군가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떤 성과를 내는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의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갖기를 원하는 자질인가?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적절한 양의 스트레스에서 최고 성과를 낸다. 너무 요구가 적으면 우리는 지루해지거나 심지어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반면 능력을 벗어나는 너무 많은 요구에는 스트레스를 받고 기억력, 창의력, 협동의 감퇴를 포함하는 단기 성과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장기적으로는 심지어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후보를 평가하는 최고의 방법은 적절한 수준의 인터뷰와 평판 체크의 조합이다. 그것은 능력 있고 독립적인 전문가들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 직무에 필요한 능력과 잠재력을 나타내는 지표에 초점을 맞춘 상태로 말이다. 

      ―한국에선 보통 하루 만에 인터뷰하는 채용 시스템을 갖는다. 단점이 있을까. 

      ▷우리가 하루에 더 많은 결정을 내릴수록 각 개별 문제의 결정은 더 힘들어진다. '자아고갈' 또는 '의사결정피로'라고 연구된 현상에 따라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 가지 다른 방법으로 지름길을 찾기 시작한다. 신중한 분석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현재 상황을 단순히 유지하기 위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심지어 가장 똑똑한 사람들에게도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한국 채용 담당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인사 결정에 자아고갈과 의사결정피로를 피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채용을 잘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끝없이 이어지는 인터뷰 스케줄을 짜지 않는다. 그들은 배고픈 상태로 일하지 않는다. 내가 고객사들을 위한 후보들을 평가하고 있을 때면 언제나 인터뷰를 매우 이른 아침이나 점심 직후로 잡았다. 둘째, 불필요하거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결정을 피해라. 가능한 한 많은 일을 일상화시키고 아웃소싱해라.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먹어라. 보마이스터 실험에 따르면 설탕이 들어간 레모네이드처럼 단순한 것이 의사결정 피로를 완화시키고 때때로 완전히 반전시킨다. 나는 60~90분마다 휴식을 취하는 것을 규칙으로 만들었고, 약간이라도 배가 고프면 스타벅스 과일 견과류 바에 손을 뻗었다. 

      ■ He is… 

      △세계 3대 인재 컨설팅 기업 이곤젠더 수석 고문 △1986년 이곤젠더 합류 후 30년간 전 세계 임원 인터뷰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교 산업공학과 수석 졸업 △스탠퍼드대학교 MBA 과정 수료 △맥킨지 스페인, 이탈리아 지사 근무 △비즈니스위크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드헌터 중 한 명 △2007년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한국어판)' 출간 △2015년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얻는가(한국어판)' 출간 

      [박창영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03521&yea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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