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 길음 등 투기성 ‘갭투자’로 전세가 인위적 올려
급격한 경기변동 오면 집주인·세입자 모두 피해자


#.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7단지(두산위브) 전용84㎡ 전세금은 지난 연말 3억8500만원에서 최근 5억5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31%)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5억원에서 5000만원 상승했지만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는 1억15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과의 차이가 크게 좁혀진 가운데 전세투기가 극성이다. 서울 성북구 새 아파트촌 등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 급매물을 매입한 다음 기존 전세금보다 높게 임대해 투자자금 회수와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갭투자’ 방식이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지방 투자자까지 가세하면서 갭 투자자들이 가을철 서울 전세금을 비정상적으로 올려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는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강서구 아파트의 전세낀 매매 거래를 집중 추궁하면서 ‘무피투자·전세깡패’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길음뉴타운 사업이 완성단계에 접어든 성북구 길음동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길음동의 아파트 전세금은 올해들어 상승폭을 키워 3분기에만 전분기 대비 10.3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성북구는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10월 기준 82.22%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데 그 중에서도 길음동의 전세가율은 86.7%로 유독 높다. 

길음뉴타운 인근에서 갭투자가 성행한 것은 뉴타운 아파트 입주가 속속 이뤄지면서 기존 가격대비 전세, 매매가 상승여력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북구에선 이달말 길음동 498번지 일대 2구역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336가구 일반 분양이 예정돼 있고 내년에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1구역 롯데캐슬과 3구역 등이 분양 예정이다. 성북구 외에 동대문구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 등 강북에서 신규분양을 앞둔 단지들도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21일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매매가가 그만큼 낮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지만 급격한 경기변동시에는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레버리지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갭투자 방식으로 집을 3채 샀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갭투자가 유행한 것은 지난해말부터로 성북, 강서, 관악 등 전세가율이 높은 서울지역에 집중됐다“며 “이때문에 투자자들이 많이 쏠린 지역은 가격부담으로 전세물건이 쌓이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잔금납부 기간 등을 감안하면 전세시장 수요가 풍부한 요즈음에 투자자들이 전세금을 더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갭 투자자들이 전세물건을 공급하는 점은 순기능이지만 전세가격을 억지로 투기적으로 높이면 결국 무주택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돼 시장질서를 교란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원(새누리당 고양덕양을)의원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조직적 투기세력들이 전셋값을 최대한 매매값에 맞추려다 보니 기존에 세 들어 살던 임차인은 재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무리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계약을 연장하는 등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감독기능 강화를 요구했다. 

[이승윤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010208&yea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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