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서 비즈니스캐주얼까지 한벌 10만원 안팎…알뜰고객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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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는 식품, 생필품 등 장을 보러 가는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들어 마트에서 옷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여기에는 구매력이 커진 남성 소비자 '맨슈머(Mansumer·남성과 소비자의 합성어)'의 기여도가 컸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한국 패션시장규모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패션제품 구매 유통채널별 조사에서 3년 연속 판매가 늘어난 곳은 대형마트가 거의 유일했다. 

대형마트의 패션제품 구매 비중은 2013년 상반기 11.9%에서 2014년 같은 기간 13.3%로 늘었고, 2015년에도 13.4%로 증가했다. 대세라는 인터넷쇼핑몰조차 의류 구매 비중이 작년 9.7%에서 8.6%로 하락한 상황에서 이례적인 수치다. 백화점은 2013년 상반기 판매 비중이 30.8%에서 2014년 같은 기간 16.5%로 반 토막이 났다가 2015년 들어 가까스로 소폭 상승(18%)한 수준이다. 아웃렛 역시 2013년 상반기 15.3%에서 2014년 19.7%로 늘어났다가 올해 15.8%로 확 떨어졌다.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패션제품 판매의 중축으로 떠오른 데는 스마트한 남성 소비자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마트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10만원내' 전략하에 보급형 슈트와 비즈니스캐주얼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데다가, 수입 디자인을 입힌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맨슈머' 잡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시장규모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들의 정장 구입 개수는 2013년 1.9개에 비해 2.9개로 늘어났으나 평균 구입 가격은 2013년 21만원대에서 2015년 16만원대까지 떨어졌다"면서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구매하되, 구매 개수를 늘리는 것이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최근 론칭한 남성슈트 중심 패션 브랜드 F2F는 아예 타깃을 20·30대 사회초년생으로 잡고 9만9800원짜리 슈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F2F는 '마트표 슈트'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영국의 디자인하우스에서 디자인해 가져온 것이 특징이다. 소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네갈, 매트폴리, 헤링본 등의 고급소재를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소싱 파워가 있는 외국 각지에 생산라인을 확보해 가격을 낮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마트 판매 슈트는 품질이 떨어진다든지, 디자인이 별로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소재를 다양화하고 디자인에도 최대한 신경 썼다"면서 "도네갈 소재의 경우 촉감도 좋고 두께감도 있어 가을부터 겨울까지 착용이 가능한 데다가, 재킷 팬츠뿐 아니라 베스트까지 스리피스로 구성해 고급스러움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F2F를 비롯한 패션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작년 2600억원이던 패션 매출이 올해 3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데이즈(Daiz)도 지난봄 남성 비즈니스캐주얼 시장에 뛰어들며 셔츠와 팬츠, 스니커즈까지 9만8800원에 코디가 가능하도록 하는 상품을 내놨다. 치노팬츠, 비즈니스팬츠가 1만~2만원대, 셔츠가 2만원 이하, 스니커즈가 6만원대라 부담이 없다. 

롯데마트 역시 자체브랜드(PB) '베이직아이콘(BASICicon)'을 통해 비즈니스캐주얼로 활용 가능한 아이템을 10만원 미만 가격에 판매 중이다. 대표 제품인 '세미슬림핏팬츠'(2만9900원), '체크패턴 드레스셔츠'(2만5900원), '남성 가디건'(2만9000원)을 다 합쳐도 8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패션전문 컨설팅회사와 계약을 맺고 상품 기획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해당 상품기획자들이 직접 홍콩, 중국 등에서 소싱을 하고 있다. 바지 사이즈를 2인치 단위가 아닌 1인치 단위로 제작하는 등 핏감을 살리고 싶은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이 많다는 것도 대형마트 남성의류 판매를 늘리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박인혜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017551&yea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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