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욕구 날로 커지는데 소수 전문가론 충족 못시켜 제품개발에 집단지성 활용하고 의견 모을 플랫폼 마련할 필요

■ 미래 마케팅 어벤저스 '크라우드 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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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이탈리아 귀족 출신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파레토(Vilfredo Federico Damasso Pareto)는 인구의 20%가 국가 전체 부의 80%를 보유하고 있다는 소득분포의 불평등도에 관한 법칙을 발표한다. 이른바 '파레토 법칙'이 그것인데 이는 마케팅 영역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쳐 매출의 80%는 20%의 히트상품으로부터 나오며, 구매자의 20%가 나머지80%보다 더 많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현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IT기술, 모바일, 인터넷의 발전은 100여 년간 불변의 법칙 자리를 지켜오던 파레토를 내려앉게 만들었다. 온라인 도서 사이트의 매출 20%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80%의 비인기 도서로부터 발생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세계적인 IT 저널리스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인터넷 세상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하는 프레임으로 '롱테일 이론'을 정립하여 발표했다. 이는 파레토 곡선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던 틈새상품·서비스의 긴 꼬리 부분이 현 시대의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원리로 부각된 일대 사건이 된다. 

롱테일의 힘을 설명하는 사례가 여기 있다. 1989년 약 21만t의 대형 유조선이 좌초되면서 24만배럴의 기름이 알래스카 해안을 덮쳤다. 이후 약 20년 동안 수백 척의 바지선이 기름을 수거했지만 물과 기름이 얼어붙은 혹한의 기후 속에서 전량 수거는 불가능했다. 난제를 푼 것은 뜻밖에도 평범한 시멘트 회사 직원이었다. 세계기름유출연구소가 2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대중의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레미콘 트럭이 시멘트를 굳지 않게 하기 위해 시멘트를 젓는 것에 착안한 아이디어가 20여 년의 난제를 명쾌하게 풀어낸 것이다. 

활자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기술 덕분에 더 많은 도서와 문서들이 인터넷 세상을 채워가고 있다. 하지만 이 편리한 기술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오래된 서적의 경우 광학문자판독기(Optical Character Reader)가 인식하거나 해독하지 못하는 활자들이 존재하는데 소수의 엔지니어들이 일일이 입력하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수많은 소비자의 힘을 빌려 해결할 수 있었다. 구조는 간단하다. 온라인상에서 본인 인증 시 고문서 속 문자를 입력하게 하여 다수의 답변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집단이 만든 지성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솔루션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사회의 눈부신 변화는 점점 더 이전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인류에게 안겨주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분야 소수의 전문가들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20%의 천재들이 세상을 구원하기엔 역부족인 세상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 80%의 대중이 스스로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앞서서 이야기했던 이른바 80%의 저력, 이것을 오늘날 우리는 크라우드 소싱이라는 형태로 설명하고 있다. 대중(crowd)과 외부 자원 활용(outsourcing)의 합성어인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은 미국 잡지 'Wired'의 제프 하우(Jeff Howe)가 만든 신조어로, 기업의 경영상 문제나 공공의 문제 혹은 개선 방안 등에 대해 해법을 얻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솔루션이다. 

세계의 많은 기업들과 브랜드는 이 크라우드 소싱을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선 자사의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개선을 목적으로 프로젝트 베이스로 크라우드 소싱의 툴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도미노 피자의 'Think oven' 프로젝트의 경우 자사 페이스 북 탭 페이지를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모집하는 형태로 운영되기도 했다. 

또 다른 형태로는 신제품 개발이나 상품화를 목적으로 크라우드 소싱을 전문적으로 기업화된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는 '스레드리스(Threadless)'나 기름 유출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했던 '이노센티브(InnoCentive)' 같은 회사가 이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해당 기업이 자사만의 플랫폼을 형성하여 외부 소비자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제품 개발뿐 아니라 조직 내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모자이크 시스템이나 델의 아이디어 스톰 등이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혁신을 위한 지름길로 대두되고 있는 크라우드 소싱은 많은 기업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협소한 시장 현황과 수많은 기업들의 무한 경쟁은 기업으로 하여금 대중에게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 제공도 조심스럽게 만든다. 따라서 정교화된 크라우드 소싱 운영 방식, 더 좋은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군중 모티베이팅,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방법 등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매체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각화되는 최근의 디지털 환경에서 기업들은 다른 생각, 신선한 아이디어 개발이 더욱 절실하다. 대홍기획 역시 '대홍 아이디어 크라우드 소싱'을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대상들과 집단지성의 실체를 만들어 보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광고에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는 미래의 마케팅 주역인 대학생 연합광고동아리와 협약을 맺고, 매주 마케팅 이슈와 미션을 제시하여 그들만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시각과 생각을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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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넘쳐나는 정보의 틈바구니에서 좀 더 기발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는 더욱 증대될 것이다. 기업이나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이런 무한대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소수의 전문성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하지만 의외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집단지성에 주목하고 있다. 크라우드 소싱, 미래의 마케팅 어벤저스가 될 것이다. 

[성지연 대홍기획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팀장]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25915&year=2015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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