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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시슬 추출물은 간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너무 쓴 게 흠이었다. 알코올성 간 손상을 개선해주는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이 들어간 요구르트 '쿠퍼스'에 첨가하면 금상첨화지만 맛을 보장할 수 없었다. 

한국야쿠르트는 그 고민을 '이중캡'으로 해결했다. 밀크시슬 추출물을 알약 형태로 만들어 두 개 뚜껑 사이에 넣었다. 헛개나무 액상과 섞일 걱정이 사라지고 쓴맛도 느낄 수 없었다. 

알약과 음료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쿠퍼스 프리미엄'은 2013년 8월 출시 후 지금까지 7200만개(매출액 1800억원)가 팔렸다. 가격이 기존 쿠퍼스(2000원)보다 500원 더 비싸지만 그보다 4배 많이 판매된다. 

뚜껑 하나만 바꿔도 제품 가치는 '쑥' 올라간다. 내용물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려운 식품업체들이 '뚜껑 전쟁'에 매달리는 이유다.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고 편리한 기능성 뚜껑을 만들기 위해 치열한 연구개발을 거듭하고 있다. 

뚜껑을 연 채 거꾸로 들고 흔들어도 액체가 흘러나오지 않은 이중캡을 적용한 미네랄 워터 음료 '파워오투', 뚜껑을 삼등분해 김치와 삼각김밥, 반찬을 담을 수 있도록 만든 즉석라면 '왕뚜껑', 손 베일 걱정이 없도록 안심따개를 사용한 사조해표 참치캔 등이 남다른 뚜껑으로 소비자 마음을 흔들었다. 제조원가를 크게 올리지 않는 기발한 아이디어 일색이다. 

농심이 2005년부터 수입해온 독일 아델홀츠너사 파워오투 이중캡은 국제 특허까지 받았다. 뚜껑을 연 채 플라스틱 몸통을 눌러야 음료가 나오기 때문에 운동이나 등산할 때 휴대하기 편하다. 외부와 차단되는 이중캡은 미네랄 워터 속 산소 보존에도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8000만개(매출액 1200억원)에 달한다. 

사조해표 '사조참치 안심따개'는 2012년 8월 출시 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 2억2000만개(매출액 3000억원)를 넘은 히트 상품이다. 강철로 만든 뚜껑 대신 알루미늄 포일을 사용한 안심따개를 적용해 손 베일 위험이 없다. 뚜껑 개봉 후 날카롭게 남아 있던 캔 연결 부위 절단면도 둥글게 마감 처리했다. 

팔도 '왕뚜껑'은 삼등분한 뚜껑 덕분에 제2전성기를 맞고 있다. 2013년 7월 반찬을 올려도 섞이지 않는 이 뚜껑으로 바꾼 후 매출액이 10% 이상 늘었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왕뚜껑 누적 판매량은 15억5000만개(매출액 8200억원)에 이른다. 국민 1인당 30개씩 먹은 셈이다. 

팔도 관계자는 "야외에서는 반찬 접시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31858&yea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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