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50~60대 중장년 계층이 소비주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버산업이 발달한 일본은 현재 실버 계층에 속하는 인구가 많은 구조인 반면 우리나라는 실버층 진입을 앞둔 ‘대기자’들이 많은 구조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의 실버 비즈니스 트렌드를 만나보자.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와 함께 가속되는 고령화 사회  

 


지난 2000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7%를 넘으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고령화 속도가 더욱 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동력을 담당해 온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대수명도 대폭 연장되어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의 고령화는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사회 진입 후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4년 만에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에 진입하고 12년 만에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에 진입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보다 훨씬 빠르다. 이처럼 실버 세대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실버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실버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1차 베이비 부머 세대는 2012년 기준으로 1955~1963년에 태어난 만 49세~57세 인구 집단으로, 전체 인구의 14.3%(714만 명)를 차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가장 강력한 소비 계층이자 2차 베이비부머 세대로 분류되는 1968~1974년생들도 606만 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12.1%에 해당한다. 전체 인구의 26.4%를 차지하는 1차와 2차 베이비부머들이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노령인구에 진입하게 되기 때문에 향후 실버층의 경제활동과 관련 비즈니스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 부유한 실버 세대로 변신하다  

 


사실 실버 비즈니스가 주목받게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노령인구가 점점 증가하면서 노인층을 위한 전문 서비스, 상품 등이 꾸준히 개발되어 온 것이다. 이미 정부는 2006년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2008년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를 지정하는 등 실버산업을 성장 동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실버 비즈니스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그 이유는 실버 비즈니스의 주 소비층인 노령인구의 특성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곧 노령층에 진입하게 될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국민소득, 대학 진학률, 거주 형태, 근로시간 등 라이프스타일에서 과거 세대와 다른 성향을 갖고 있고 경제력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특성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1차 베이비 부머 세대주의 가계 연소득은 이전 세대인 65세 이상 세대주 가계보다 2.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주체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1차 베이비 부머 세대의 91.2%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있고, 월평균 노후준비 부담금도 19만 8,800원으로 이전 세대의 13만 2,900원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력이 없는 비주류 계층으로 여겨지던 기존 실버 세대와는 달리 경제력을 갖추고 활동적 소비 주체인 새로운 실버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이렇게 기존 실버 세대보다 높은 경제력을 지닌 거대 인구집단인 베이비 부머가 실버층에 진입하면 우리나라 실버 비즈니스는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의 ‘고령친화산업 실태조사 및 산업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버산업 규모는 2010년 33조원 규모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14.2%씩 성장해 2020년에 12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회의 변화와 함께 거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 일본의 실버 비즈니스  

 


그렇다면 실버 비즈니스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예를 살펴보자.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사회 진입속도가 빨랐던 일본은 세계 시장에서 유일한 실버 비즈니스의 실례다. 일본은 2007년부터 실버 비즈니스에 주목하기 시작했지만, 은퇴세대의 소비 유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실패했다. 자산은 많고 소득이 적어 소비를 줄이는 일본 노인의 소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 일명 ‘단카이 세대’가 은퇴를 앞두면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실버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 실버 비즈니스는 지난 2011년 60세 이상 고령자의 연간 소비 지출액이 100조 엔을 돌파한 데 이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도적으로 공적 개호보험제도가 확대되면서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가능해져 퍼스널 케어, 커뮤니케이션 기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고령자를 위한 밀착형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정부가 서비스 제공형 고령자 주책 정책과 개호보험제도를 실시하면서 생활지역 내에서 포괄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역 포괄케어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독신거주노인, 치매 고령자 등이 비슷한 연령대의 거주자들과 공동체를 형성하거나 여가를 공유하고, 수시로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고령자를 위한 밀착형 서비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역 내 빈집을 이용해 찻집을 열어 지역 주민들이 봉사활동과 함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 일본 기후현 오가키시의 ‘아오노 고향 복지마을’과 에이지플러스 사의 ‘안부확인 서비스’다. 안부확인 서비스는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한 후 확인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가족 또는 경비회사로 바로 연락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회사는 주택임대업 회사와 연계해 안부확인 서비스가 제공되는 임대주택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냄으로써 임대 계약률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코트라에 따르면 2013년 일본 시장은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실버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품 분야에서는 누구나 사용하기 쉬운 상품과 환경을 디자인에 접목시키는 개념인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과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춘 IT상품이 새로운 실버 비즈니스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또한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을 돕기 위한 로봇 ‘HAL’ 등 로봇활용이 본격화되고 복지차량 비즈니스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운 실버 세대, 젊은 실버 비즈니스를 찾아라  

 


사회적 노령화와 장기적인 경제 불황에 직면한 우리 경제 상황에서 실버 비즈니스의 성장은 시장 자체의 발전은 물론 경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다. 하지만 소비 계층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이전의 실버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가 실패한 것은 시장의 미성숙이라는 문제뿐만 아니라 실버층의 특성을 읽지 못했다는 데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한 경제력과 활력을 가지고 새롭게 실버층으로 진입하는 베이비 부머의 소비 트렌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실버 세대를 위한 젊은 비즈니스가 뜬다’는 보고서를 통해 미래 실버층의 5대 트렌드를 제시했다. 
우선 ‘건강’은 노년에도 젊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하는 새로운 실버층의 트렌드다. 신체 기능이 쇠퇴할수록 건강검진 등 적극적인 질병 예방과 치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0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 세대의 절반 이상인 53.9%가 정기건강검진을 받고 있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규칙적 운동과 검진비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품을 선택할 때 건강 위주의 제품을 중시하고, 고가의 건강식품이나 등산용품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건강식품 매출의 꾸준한 증가와 아웃도어 제품의 인기 등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근에 일어나는 힐링 열풍처럼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다. 외환위기, 글로벌 경제 위기 등을 겪으며 극도의 긴장감과 소외감을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노년에 접어들어 빠지기 쉬운 무력감과 우울증 등 심리적 위축을 해소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가족 관계에 있어서는 직접 봉양을 원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꾸리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0년 ‘베이비부머의 생활 실태 및 복지 욕구’에 관한 설문 결과를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93.2%가 ‘노후에 부부끼리, 혹은 혼자 살고 싶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70%가 부모의 생활비를 부담하는 등 부모 봉양에 책임을 느끼지만, 반면 자신의 노후에는 자식으로부터 봉양을 기대할 수 없거나 기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세 번째, 여가생활 향유 트렌드다. 기존의 실버층이 문화 소외층으로 여겨지던 것과는 달리, 베이비 부머 세대는 문화를 향유하며 즐기는 적극적인 문화 향유층이라는 특성이 있다. 특히 한적하고 조용한 휴식을 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능동적으로 체험하는 여가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경제활동에 전념하느라 시간적 제약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각종 스포츠, 문화 활동, 자기 계발 등에 관심을 갖고 적극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 번째, 사회의 도움을 받는 사회수혜층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사회기여층이라는 특징이 있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자신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경제력 등을 기반으로 사회 기여에도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0년 말 국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은퇴 후 가장 선호하는 활동은 여행(78%)에 이어 사회 봉사(74%)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새로운 실버 세대인 베이비 부머 세대는 아날로그 세대가 아닌 디지털 세대라는 특징이 있다. 인터넷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 스마트폰에도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시니어=아날로그 세대’라는 고정관념은 이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버 세대 맞춤형 IT 기기 수요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의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비즈니스 기회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는 젊고 능동적으로 살고자 하는 새로운 실버 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5가지 실버 비즈니스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 프로액티브 케어 비즈니스(Proactive care Business)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육체적 치료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모, 질병, 휘트니스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항노화 개념이 확대되어 관련 비즈니스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원거리 효(孝) 비즈니스
새로운 실버세대의 독립적인 생활 추구 성향과 맞물려 효 상품 비즈니스가 뜰 것이다. 안부 확인, 응급대응 등 인간미가 느껴지는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IT와 결합해서 제공되고 로봇(robot)이 주요 도구로 활용될 것이다.

3. 목적지향 휴(休) 비즈니스
단순한 휴식을 넘어 목적이 있는 휴식, 관찰자에서 주도적으로 참여를 하는 방향으로 여가 상품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과 함께 역사, 지역문화, 음악 등 체험을 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하고 실버층 스포츠클럽도 등장할 것이다.

4. 베풂지원비즈니스
은퇴 후 전문분야에서 숙련된 기술, 능력, 지식 등을 지역사회와 나누려는 욕구가 확대되면서 이를 지원하는 사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5. 스마트 실버 비즈니스
디지털 기기가 익숙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디지로그(Digilog)’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즉 평의성에다 감성적 위안을 주는 IT 상품에 대한 실버 세대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실버세대를 위한 SNS, 온라인 쇼핑몰 등이 확대될 것이다.

SBC 기업나라 nara.sbc.or.kr             

글 권내리 객원기자

2013년 05월 07일  


출처: http://blog.naver.com/bhk0276?Redirect=Log&logNo=70176789583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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