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하 속도 너무 빠르면 외국자본 이탈 가속 우려

현수준 실보다 득 의견도


◆ 중국發 글로벌 금융 쇼크 / 원화값 하락 어디까지…전문가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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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이 전날보다 2.47%나 급락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1199.00원을 가리키고 있다. <김호영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1200원에 도달한 달러당 원화값이 향후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금까지 원화값이 떨어진 것은 우리 경제에 실보다 득이 많기 때문에 원화값 하락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화값 절하 속도가 너무 빠르면 외환시장에서 외국 자본 이탈에 따른 부작용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커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가 원화값이 1200원 선을 돌파한 24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인터뷰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우리 경제의 원화값 절하 요인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 경제의 위기감 등을 꼽았다. 여기에 북한의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가중된 점이 원화값을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원 JP모간 전무는 "지난 6월 말 정부가 해외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당국이 원화 절하를 용인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이런 기반 위에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발생해 원화값을 떨어뜨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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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황을 환율전쟁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박사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절하 추세에 중국이 가세하는 형국에서 한국은 방향성을 못 잡고 표류하는 국면이 외환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내부 요인보다는 미국에 이어 일본·중국까지 환율전쟁에 가세한 결과로 원화값 절하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원화값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5명 중 4명이 '실보다 득이 많다'고 진단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은행이 달러로 얻은 빚 규모가 예전보다 크게 줄었고 외환보유액도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경상 흑자까지 감안하면 외국 자본 유출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반면 원화값 절하가 제조업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최근 원화 약세는 실보다 득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관료도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1200원 선까지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외국 자본 유출을 감안하더라도 수출 회복으로 인해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임지원 전무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외국 자본 유출과 주가 하락 등이 발생해 우리 경제의 내수를 악화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화 약세로 인해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이다. 

향후 원화값 전망과 관련해서 김소영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외국 자본 이탈로 달러당 원화값이 1200원에서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공필 박사는 "우리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벌어지는 환율전쟁에서 우리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며 "당국이 원화 추가 하락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전직 관료는 "원화 가치가 1200원 선 밑으로 더 떨어지면 외국 자본 유출과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1200원 선에서 원화값이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노영우 기자 / 남기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1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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