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1등급 유지하려 수학과외만 4개 받기도
◆ 사교육 1번지 대치동 24시 ③ 공교육 비웃는 사교육 ◆
대치동 키드로 자라온 고등학교 3학년 선준(가명)이는 의대 지망생이다. 의대 지망생답게 성적도 줄곧 최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남들 눈에는 걱정이 없어 보이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선준이는 수학 1대1 과외만 4개를 하고 있다. 과외와는 별개로 주 2회 학원에 다니며 최근에는 모의고사 풀이반과 수리논술 학원에도 등록했다. 수학 한 과목으로 사교육에 쓰는 돈만 월 500만원이 넘는다. 선준이가 이처럼 겹겹이 사교육을 받으며 수학에 매달리는 이유는 수능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기 위해서다. 선준이는 이달 초 치른 모의고사에서도 수학 만점을 받았지만 여전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수능 만점자가 속출하는 현실에서 자칫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1등급을 놓쳐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선준이는 수학 이외에도 국어 1대1 과외를 받고 있으며, 생물은 학원과 과외를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선준이가 이번에 원서를 낸 의대의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은 모조리 100대1을 넘었고 대부분 학교가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4과목 가운데 3과목 1등급 또는 3과목 합이 4등급인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과목에서 한 문제를 맞히느냐, 틀리느냐는 곧바로 당락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번 모의고사에서도 선준이가 선택한 국어A 수학B 영어는 세 과목 모두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이었다.
선준이처럼 최상위권이 아닌 중상위권 학생이 쉬운 수능의 수혜자냐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어차피 등급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수능 당일 컨디션과 실수 여부에 따라 등급이 크게 변동하는 것은 중상위권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최저등급을 맞췄더라도 이들이 주로 노리는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가기 위해 논술학원으로 몰리게 된다.
정부가 사교육을 없애겠다고 특목고·자사고 입시에서 지필평가를 없애고, 중학교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도입했지만 이 역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 모씨(43)는 중3 딸 생각만 하면 화가 난다. 딸은 내신 경쟁이 치열하다는 중학교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전국 단위 자사고 진학을 꿈꿔 왔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자기주도학습이 잘되어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학기 중간고사 영어 시험이 갑작스레 어렵게 출제됐고 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던 김씨의 딸이 80점대 초반 점수를 받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상대평가였다면 3% 안에 드는 성적이었지만 딸의 성적표에는 'B'라는 기록만 남았다.
김씨는 "딸이 진학하고자 했던 학교는 전 과목 A가 아니면 서류심사를 통과할 수 없어 결국 일반고로 목표를 수정했다"며 "학교 간 시험 난이도 차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절대평가제를 도입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내신대비 학원에서 교과서 외우기와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학습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과거 국영수 등 주요 과목 1등급 학생들은 안정적으로 1등급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1등급이 4등급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반대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모의고사만으로 실제 수능에서 성적을 예상하기 힘들어졌다"며 "널뛰기하는 자녀의 성적을 보고 있는 부모들은 애가 타게 마련이고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 이은아 차장(팀장) / 김시균 기자 / 김수영 기자 / 안갑성 기자 / 박윤예 기자 / 오찬종 기자 / 황순민 기자 / 홍성용 기자]
선준이는 수학 1대1 과외만 4개를 하고 있다. 과외와는 별개로 주 2회 학원에 다니며 최근에는 모의고사 풀이반과 수리논술 학원에도 등록했다. 수학 한 과목으로 사교육에 쓰는 돈만 월 500만원이 넘는다. 선준이가 이처럼 겹겹이 사교육을 받으며 수학에 매달리는 이유는 수능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기 위해서다. 선준이는 이달 초 치른 모의고사에서도 수학 만점을 받았지만 여전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수능 만점자가 속출하는 현실에서 자칫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1등급을 놓쳐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선준이는 수학 이외에도 국어 1대1 과외를 받고 있으며, 생물은 학원과 과외를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선준이가 이번에 원서를 낸 의대의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은 모조리 100대1을 넘었고 대부분 학교가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4과목 가운데 3과목 1등급 또는 3과목 합이 4등급인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과목에서 한 문제를 맞히느냐, 틀리느냐는 곧바로 당락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번 모의고사에서도 선준이가 선택한 국어A 수학B 영어는 세 과목 모두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이었다.
선준이처럼 최상위권이 아닌 중상위권 학생이 쉬운 수능의 수혜자냐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어차피 등급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수능 당일 컨디션과 실수 여부에 따라 등급이 크게 변동하는 것은 중상위권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최저등급을 맞췄더라도 이들이 주로 노리는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가기 위해 논술학원으로 몰리게 된다.
정부가 사교육을 없애겠다고 특목고·자사고 입시에서 지필평가를 없애고, 중학교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도입했지만 이 역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 모씨(43)는 중3 딸 생각만 하면 화가 난다. 딸은 내신 경쟁이 치열하다는 중학교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전국 단위 자사고 진학을 꿈꿔 왔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자기주도학습이 잘되어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학기 중간고사 영어 시험이 갑작스레 어렵게 출제됐고 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던 김씨의 딸이 80점대 초반 점수를 받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상대평가였다면 3% 안에 드는 성적이었지만 딸의 성적표에는 'B'라는 기록만 남았다.
김씨는 "딸이 진학하고자 했던 학교는 전 과목 A가 아니면 서류심사를 통과할 수 없어 결국 일반고로 목표를 수정했다"며 "학교 간 시험 난이도 차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절대평가제를 도입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내신대비 학원에서 교과서 외우기와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학습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과거 국영수 등 주요 과목 1등급 학생들은 안정적으로 1등급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1등급이 4등급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반대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모의고사만으로 실제 수능에서 성적을 예상하기 힘들어졌다"며 "널뛰기하는 자녀의 성적을 보고 있는 부모들은 애가 타게 마련이고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 이은아 차장(팀장) / 김시균 기자 / 김수영 기자 / 안갑성 기자 / 박윤예 기자 / 오찬종 기자 / 황순민 기자 / 홍성용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92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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