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희망퇴직 확산, 소리없는 구조조정

KT·SKC·두산重·한국GM·동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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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를 맞아 재계가 임직원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새해에도 업황 부진에다 통상임금, 정년연장 등 인건비 인상 요인에 대한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재계에서는 예상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KT, 두산, 동부 등 그룹 계열사들은 임원 또는 사무직 직원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과 연봉 삭감 등을 진행해 왔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초 단행된 사장단·임원 인사 결과 2000여 명이던 전체 임원 중 10%가 줄어 1800명 선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GM도 이달 말까지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약 800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은 KT는 연말 임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동부제철은 250명에 가까운 인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SKC는 최근 50여 명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원 감축을 단행했으며, 동국제강도 지난해 10월까지 희망퇴직으로 60여 명을 줄였다. 두산중공업도 사무직 희망퇴직을 받은 결과 200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 삼성SDI 등도 지난해 중반 이미 희망퇴직을 통해 구조조정을 마쳤다. 

재계가 이처럼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업황 부진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본격 논의가 시작되는 통상임금 확대, 60세 정년연장 등 노사 관계에서 난관에 봉착한 재계가 희망퇴직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경제5단체 중 노사 업무를 관장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명예퇴직 제도 운영지침’을 발표하며 노동비용 증가에 따른 대응방안으로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희망퇴직은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그룹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인력이 크게 줄었고 SW와 R&D 분야는 인원이 현업에 재배치됐다. 하지만 이는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것이 삼성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분야 구조조정은 아직 본격 시작되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 조직개편으로 추가 감원 가능성을 내비쳤을 뿐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국외 법인에서 판매망을 일부 철수 또는 통폐합하고 관련 인력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도 유럽 브랜드 철수로 인해 9개월 만에 또다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실시한 희망퇴직을 통해 한국GM에서는 직원 200여 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퇴사 조건은 2년치 연봉과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GM으로서는 지난해 3월에 이어 또다시 희망퇴직이란 강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문제는 수출이 다시 정상화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달 23일부터 상무보급 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KT에는 30명 정도 상무보급 인력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최근 300여 개였던 상무보급 보직 수가 250여 개로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올해 희망퇴직 신청자는 예년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KT 안팎의 시각이다. 

최근 실적이 부진하고 향후 업황도 불안한 상태인 SKC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50여 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임원에서부터 부장, 과장, 대리급 인사까지 전 직종과 직책에서 고르게 이뤄졌다. 오랜 기간 부장직에 머물며 임원으로 올라서지 못했던 인사들이 주요 희망퇴직자였다고 한다. 

[이진명 기자 / 신현규 기자 / 김동은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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