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희망포럼 초청, 신작 <풀꽃도 꽃이다> 토크콘서트



"권력으로 150억 원을 부정 축재한 그 사람(진경준 건 검사장), 서울대입니다. 머리 좋은 자들이 겸손하지 않으니 다 그 꼴이 되는 거예요."

조정래 작가가 "암기만 시킨 교육이 서울대를 망쳤고, 그것이 대한민국도 망쳤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을 주제로 한 소설 <풀꽃도 꽃이다>를 발표한 조 작가는 27일 국회를 찾아 "1등만 하면 되는 거라고 가르치다 보니 한 명의 엘리트를 기르기 위해 수만 명을 버리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국회 교육희망포럼(공동대표 도종환·안민석 의원)이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초대된 조 작가는 자신이 서울대를 찾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서울대에 가서 학생들 모인 곳에서 물었어요. '너희가 머리가 좋아 서울대에 왔는데 그게 너희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그랬더니 90%가 손을 들어요. 아, 이 나라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들은 0.01%의 행운을 타고난 거예요. 머리 좋은 건 자신의 능력이 아니고 머리 나쁜 자를 대신해 받은 행운이에요. 그러니 나머지를 무시하면 안 되는 겁니다. 재능에 대한 겸손이 없으면 인간이 아닌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걸 가르친 적이 없어요. 1등만 하면 되는 거라고 가르쳐요. 그러니 암기만 하다 망한 거예요. 그나마 서울대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4.19혁명 이후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의 현대사가 있기 때문인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서울대 선배들이 이 나라 망치는 일에 앞장서기도 했어요. 여러분이 (뉴스로) 보고 계시는 그분들도 다 서울대입니다."

"교육민주화 못 이루면 나라 망할 거라고..."

최근 조 작가는 국회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조 작가가 2012년 대선에서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트위터에 <풀꽃도 꽃이다>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제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더 깊고 묵직한 시선으로 바라본 책이다. 교육이 기회를 막는 담벼락이 아니라 기회를 주는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고쳐 나가겠다"라고 썼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다음 달 1~5일 휴가 동안 읽을 도서 목록에 조 작가의 <허수아비춤>을 포함시켰다. 김 대표의 아내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직접 골랐다는<허수아비춤>은 이날 조 작가가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썼다"라고 소개한 책이다.

<허수아비춤>이 경제민주화를 위해 탄생한 책이라면 이날 토크콘서트에 올려진 <풀꽃도 꽃이다>는 조 작가가 "교육민주화를 이루지 못하면 나라가 망할 거라고 생각하며 쓴 책"이다. 이날 조 작가는 "우골탑이란 말이 생길 만큼 우리는 교육의 힘으로 국민소득 2만5000달러라는 위대한 성취를 이뤄냈다"라며 "그런데 국민소득 5만달러를 넘어가려고 한다면, 현재 교육 방식으로는 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작가는 "우리나라는 암기하고, 주입해서 선진국의 기술을 흉내 내며 지금까지 왔다"라며 "우리나라가 엘리베이터, 자동차, 선박 등을 많이 수출하지만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건 몇 개나 되나. 원천기술은 창의력에서 나오지 암기에서 나오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작가는 "주입식 교육을 토론식 교육으로 바꾸고, 암기와 오지선다형 시험을 완전히 폐지한 뒤 논술을 생활화해야 한다"라며 "지금 진행하고 있는 논술은 다 서울에 가서 돈 500만 원씩 주고 한 것 아닌가.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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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래 작가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육희망포럼, 조정래 작가와 함께 하는 교육 토크 콘서트, "풀꽃도 꽃이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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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나향욱 보며 막중한 책임감 느껴"

조 작가는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거론하며 "어떻게 대한민국이 그런 줄 아셨는지 (교황께서) 광화문에 와 '무한경쟁이 있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고 말하더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작가는 "지난 정권에서 대통령이 무한경쟁을 강조하지 않았나. 유한한 인생을 사는 인간이 어떻게 무한경쟁을 하나"라며 "경쟁은 상대를 원수로 삼는 거다. 교육은 인간을 서로 다독이고 사랑하는 것인데 서로를 원수로 삼고, 노트 찢어버리는 무한경쟁이라니. 아, 무섭다"라고 혀를 찼다.   

이날 조 작가와 함께 토크콘서트 무대에 오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청주흥덕)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 조 작가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가라앉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도 의원은 "(최근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 중 1대 99의 불평등 문제를 어쩔 수 없다고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며 "연민과 철학이 없는 교육이 교육정책을 설계·집행하는 사람들이 신분제 공고화가 당연하다고 기자와 논쟁하는 그런 사회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 의원은 "이러한 교육 속에서 죽어가거나, 죽지 못해 사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조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만난 혁신학교 교사들에게서 가능성을 봤고, 결국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다"라며 "아래에서부터 바뀌고 있으니 도 의원을 비롯한 국회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전체가 바뀔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30348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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