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도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붐빈다. 덕분에 올해 G20 국가 중 주가수익률이 2위다. 배경에는 지난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있다. ‘모디노믹스’라는 강력한 정책을 앞세웠다. 취임 직후 대대적 설비 투자와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을 통해 인도에 맞는 경제 성장모델을 보여주겠다는 정책방향이 기대감을 모았다. 정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도 최대 부동산 기업 DLF의 증권 거래를 금지시키는 파격을 선보였다.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았던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척결의 실제적 모습을 보여주자 시장은 화답했다.
#2 브라질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처음 정권을 잡은 2011년 이후 증시 가치가 약 25% 증발했다. 올해 주가가 잠시 상승하는 듯 했지만 지난 10월 대통령 선거 이후 다시 고꾸라졌다. 대선은 브라질 국론을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정확히 반으로 갈랐다. 호세프가 속한 노동당은 사회보장 정책을 지키느라 경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다.
한국 증시는 어느 국가와 닮았을까. 불행히도 올 들어 우리나라 증시 수익률은 G20 국가 중 꼴찌다. 증시가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의 공통점은 강력한 정책 리더십이다. 한국 증시는 정책 리더십의 실종과 기업 실적 악화, 환율의 변동성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증시는 ‘아베노믹스’라는 강력한 정책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난해 무려 57%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세가 조금 꺾이긴 했지만 올해도 상승 분위기는 여전하다. 미국은 채권을 대거 매입해 금리를 떨어뜨리는 양적완화(QE)를 무려 6년간이나 지속했다. 미국 증시도 견고함을 지속하고 있다. 중장기 정책목표를 제대로 설정하고 꾸준히 추진한 것이 비결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지난해 일본이나 올해 인도 증시가 정책 모멘텀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 회복 마중물로 쓸 41조원 규모의 재정·금융패키지는 아직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도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응급처방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예산안이 지금 우리 경제 살리기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호소했지만 국회에서 리더십은 먹히지 않았다. 세월호특별법에 무려 두 달의 시간을 보냈고 아직도 주택시장정상화법 등 민생법안보다는 무상복지 논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이 살아나지 않으면 주가가 오를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의 엔저 쓰나미와 중국 기업의 거침없는 진격에 간판기업의 실적은 맥없이 나가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에 밀렸다. 3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15.4%의 점유율 1위로 삼성전자를 제쳤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나 급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판매증가율이 1.6%에 그친 반면 닛산은 13.3%, 도요타는 6.9%나 판매가 급증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0% 감소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곧바로 세계 2위 인터넷 기업으로 떠오른 알리바바를 비롯해 텐센트, 바이두, 하이얼, 레노버까지 중국 기업들의 거침없는 진격은 한국 기업에는 큰 위기다. 정부가 재정 확대, 금리 인하, 규제 완화 카드를 모두 동원해 기업의 야성적 충동을 부추기려 애썼지만 투자심리는 되레 움츠러드니 증시가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하는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두 번째 돈 폭탄을 터트린 게 지난 1일이다. 미국 연준이 QE 종료를 선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일본이 더욱 공격적인 유동성 살포 작전을 펴기로 함에 따라 도쿄 주가는 5% 가까이 폭등했다. 작년 4월 첫 번째 돈 폭탄을 터뜨린 후 지속적인 방향성을 갖고 주가를 살리고 있다. 미국은 세 차례에 걸쳐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유동성 살포작전을 폈다. 7000억달러에 불과하던 연준 자산이 4조4000억달러로 늘어나 장기 금리를 끌어내렸다. 실업률이 2년 새 8%대에서 5%대로 떨어졌다.
슈퍼달러와 엔저의 함정에 빠진 한국 통화정책은 고작 ‘원·엔 동조화’뿐이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1년 후 엔화는 달러당 120엔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값이 달러당 1100원대로 떨어져도 엔화에 비하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엔저 공습과 중국 추격에 기업 실적은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의 대답 없는 통화정책은 주가 상승 모멘텀을 잡지 못하고 있다.
OECD가 최근 각국 기관투자가들의 주식투자 비중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의 3분의 1에 그친다. 외국인들이 외면하면 기관투자가들이 주가를 떠받쳐야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 비중이 낮으면 증시 변동성은 그만큼 커진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연금을 확대해 주가가 특정 기관투자가에 치중되지 않도록 하고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2 브라질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처음 정권을 잡은 2011년 이후 증시 가치가 약 25% 증발했다. 올해 주가가 잠시 상승하는 듯 했지만 지난 10월 대통령 선거 이후 다시 고꾸라졌다. 대선은 브라질 국론을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정확히 반으로 갈랐다. 호세프가 속한 노동당은 사회보장 정책을 지키느라 경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다.
한국 증시는 어느 국가와 닮았을까. 불행히도 올 들어 우리나라 증시 수익률은 G20 국가 중 꼴찌다. 증시가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의 공통점은 강력한 정책 리더십이다. 한국 증시는 정책 리더십의 실종과 기업 실적 악화, 환율의 변동성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증시는 ‘아베노믹스’라는 강력한 정책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난해 무려 57%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세가 조금 꺾이긴 했지만 올해도 상승 분위기는 여전하다. 미국은 채권을 대거 매입해 금리를 떨어뜨리는 양적완화(QE)를 무려 6년간이나 지속했다. 미국 증시도 견고함을 지속하고 있다. 중장기 정책목표를 제대로 설정하고 꾸준히 추진한 것이 비결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지난해 일본이나 올해 인도 증시가 정책 모멘텀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 회복 마중물로 쓸 41조원 규모의 재정·금융패키지는 아직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도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응급처방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예산안이 지금 우리 경제 살리기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호소했지만 국회에서 리더십은 먹히지 않았다. 세월호특별법에 무려 두 달의 시간을 보냈고 아직도 주택시장정상화법 등 민생법안보다는 무상복지 논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이 살아나지 않으면 주가가 오를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의 엔저 쓰나미와 중국 기업의 거침없는 진격에 간판기업의 실적은 맥없이 나가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에 밀렸다. 3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15.4%의 점유율 1위로 삼성전자를 제쳤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나 급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판매증가율이 1.6%에 그친 반면 닛산은 13.3%, 도요타는 6.9%나 판매가 급증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0% 감소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곧바로 세계 2위 인터넷 기업으로 떠오른 알리바바를 비롯해 텐센트, 바이두, 하이얼, 레노버까지 중국 기업들의 거침없는 진격은 한국 기업에는 큰 위기다. 정부가 재정 확대, 금리 인하, 규제 완화 카드를 모두 동원해 기업의 야성적 충동을 부추기려 애썼지만 투자심리는 되레 움츠러드니 증시가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하는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두 번째 돈 폭탄을 터트린 게 지난 1일이다. 미국 연준이 QE 종료를 선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일본이 더욱 공격적인 유동성 살포 작전을 펴기로 함에 따라 도쿄 주가는 5% 가까이 폭등했다. 작년 4월 첫 번째 돈 폭탄을 터뜨린 후 지속적인 방향성을 갖고 주가를 살리고 있다. 미국은 세 차례에 걸쳐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유동성 살포작전을 폈다. 7000억달러에 불과하던 연준 자산이 4조4000억달러로 늘어나 장기 금리를 끌어내렸다. 실업률이 2년 새 8%대에서 5%대로 떨어졌다.
슈퍼달러와 엔저의 함정에 빠진 한국 통화정책은 고작 ‘원·엔 동조화’뿐이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1년 후 엔화는 달러당 120엔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값이 달러당 1100원대로 떨어져도 엔화에 비하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엔저 공습과 중국 추격에 기업 실적은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의 대답 없는 통화정책은 주가 상승 모멘텀을 잡지 못하고 있다.
OECD가 최근 각국 기관투자가들의 주식투자 비중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의 3분의 1에 그친다. 외국인들이 외면하면 기관투자가들이 주가를 떠받쳐야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 비중이 낮으면 증시 변동성은 그만큼 커진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연금을 확대해 주가가 특정 기관투자가에 치중되지 않도록 하고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1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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