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0

 

주로 생활비·교육비 등에 사용
“향후 중도해지 가능” 절반 응답

회사원 김민석(41·가명)씨는 최근 예·적금 상품을 중도 해지했다. 연봉이 4000만원가량 되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생활비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예·적금 상품을 먼저 해지했다. 보험은 원금은 물론 이자 손해도 클 것 같아 일단 놔뒀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금융상품을 보유한 사람 열에 여섯은 최근 1년 사이 상품을 중도 해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돈이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였다. 또 중도해지 경험자 가운데 절반은 앞으로도 해지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케이비(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0일 ‘한국 금융소비자의 중도해지 및 환매 행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3~4월 수도권 및 광역시 거주자 2800명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해지 경험 및 이유 등을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를 보면, 금융소비자의 64%는 최근 1년 사이 예·적금, 보험, 펀드 등 금융상품을 중도 해지한 경험이 있었다. 실제 시중은행에서는 지난해부터 예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8년 이래 예금은 해마다 8~17% 증가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보험의 경우도 해마다 10% 안팎의 해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왜 금융상품을 해지할까? 주로 생활비와 교육비, 전·월세 보증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적금 환매 자금의 사용처를 보면, 일반 생활자금으로 쓴 경우가 33.1%로 가장 높았다. 교육비로 쓴 경우는 10.6%였고, 전·월세 보증금 9.6%, 부채 상환 용도가 7.5%였다. 황원경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장은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활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금융상품의 중도해지 및 환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별로 보면 예·적금 해지 경험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52%로 가장 높았고 보험은 절반 수준인 23%, 펀드는 20%였다. 중도 해지 때 손해가 큰 순서대로 해지율이 낮게 나타난 것이다. 예·적금은 중도 해지하면 약속된 이자만 받지 못하는 반면 보험이나 펀드의 경우 납입 기간에 따라 이자(수익)는 물론 원금에서 손해를 보기도 한다.

 

중도 해지자의 특성은 상품별로 약간씩 달랐다. 예·적금의 경우 30대에 월평균 소득이 250만~400만원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소득은 중간 수준인 경우였다. 보험을 중도해지한 경우는 40대 자영업자이거나 600만원 이상 소득자가 많았다. 보험을 많이 들면서 해지할 필요도 큰 경우로 보인다. 펀드는 월소득 6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이거나 30대 남성인 경우가 해지가 많았다.

 

향후 금융상품의 해지 가능성도 작지 않다. 앞으로 금융상품을 중도해지 할 수 있다는 응답이 무려 48.6%에 이르렀다. 자영업을 하는 이명철(54·가명)씨는 “사업을 하다보니 예·적금은 물론 연금상품도 가입과 해약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952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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