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인앤드컴퍼니와 함께하는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시대 ③ 유통업계 전략 ◆
지난해 11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성탄절까지 이어진 쇼핑 성수기에 아마존은 무려 10억번에 걸쳐 상품 가격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품목당 하루에 최소 4~5차례 가격을 바꿔 미국의 치열한 유통 경쟁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최저가를 둘러싼 유통업 경쟁은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디지털 유통 혁신을 표방하는 신생 업체와 전통 유통 강자와의 싸움에 관심이 쏠린다. '10원 전쟁'으로 불리는 가격 경쟁은 유통의 미래와 관련해 많은 것을 내포한다. 최종 승자가 어느 쪽이 될지도 관심사다. 지난주 소비재시장에 이어 디지털 혁신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유통업계를 분석해 봤다.
◆ 가격전쟁의 실체를 파악하라
최저가 경쟁 대신 빠른 가격변경으로 승부
흔히들 최저가를 제시하는 게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에서 아마존은 저가 전략을 펼치고 이를 통해 증가한 트래픽이 다른 분야의 매출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아마존이 상품 가격 정책상 항상 최저가 판매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상품 판매율이 빠른 고회전 상품군의 경우 아마존은 낮은 가격을 선도하기보다 월마트의 최저가에 빠르게 대응하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한다. 실제로 아마존이 최저가를 선도하는 상품군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판매 물품의 40%는 경쟁사 가격과 유사하거나 심지어 비싼 경우도 있다. 아마존 가격 정책의 핵심은 '동적 가격정책(dynamic pricing)'이다. 이는 월마트나 베스트바이와 같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 업체는 대응하기 어렵다. 상기한 10억차례 상품가 변경은 아마존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몇 가지 수단 중 하나다.
아마존이 월마트에 비해 성장이 빠른 이유는 가격 경쟁이 아니라 웹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을 실제 구매로 연결시키는 전환율 싸움에서 승리하기 때문이다.
베인이 외부 조사 기관과 함께 실시한 미국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월마트의 TV, 소형가전, 장난감 가격이 업계 최저임을 알면서도 아마존에서 더 많이, 더 자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에 유입된 고객의 70%는 아마존이 최저가일 때 아마존에서 구매했고, 월마트 온라인에 유입된 고객은 월마트가 최저가라 하더라도 단지 45%만이 월마트에서 구매했다. 월마트가 아마존보다 더 싸다는 것을 알면서도 20%의 소비자는 오히려 아마존에서 구매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결과다.
즉 소비자들은 아마존의 가격이 최저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여전히 상당히 낮은 가격이라는 점을 믿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마존이 제시하는 구매의 편리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아마존에서 지갑을 연 것이다. 결과적으로 월마트는 '매일매일 최저가'라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음에도 전환율에서는 아마존에 뒤지고 있다.
◆ 더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라
데이터 기반 추천서비스 통해 오픈마켓 구현
흔히들 디지털 유통의 장점은 무한 매대(endless shelf)라고 한다. 실제로 아마존은 대략 19개의 카테고리에 3억7000만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반면 월마트는 재고 관리 기준으로 약 13만개 상품을 판다.
그러나 온라인 기업이 이렇게 많은 상품을 모두 매입해 판매하기는 어렵다. 재고 관리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아마존이 이렇게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출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오픈마켓 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데이터에 기반한 추천서비스를 통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을 활용해 판매 물품의 50% 이상이 외부 벤더를 통한 것이다. 외부 벤더 비중은 최근 2년간 배 이상 늘었다. 아마존은 외부 벤더 운영을 통해 구색과 상품 취급액(GMV)을 늘리면서 직매입 대상 품목을 미리 시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오프라인 경쟁사는 아마존의 막대한 상품 구색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많은 대책 중 하나는 아마존을 따라하는 것이다. 미국 백화점 시어스의 경우 6년 전 플랫폼을 구축하고, 외부 벤더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이는 플랫폼의 존재 유무보다 실제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가치 체계 설계가 더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직매입한 상품과의 충돌 문제, 외부 벤더의 품질 관리라는 문제도 있다. 두 번째 대책은 오프라인 보완형 모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스트바이다. 이 업체는 오프라인에 없는 구색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벤더를 선별적으로 활용한다.
또한 판매 처리와 배송은 일본의 라쿠텐과 같은 다른 회사와 협력해 해결한다. 월마트의 온라인 사업구조도 이와 비슷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르다. 월마트 온라인 사업은 2030세대가 가진 특징을 수용하기 위해 이들이 원하는 상품을 선별적으로 온라인에서만 보완하는 롱테일(long tail)을 이용한다. 월마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소비자를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하고 현재 사업 모델을 더욱 강화하는 정도에서 대응하고 있다.
결국 상품 구색 전쟁은 고객 트래픽, 상품 취급액 확대, 직매입 범위의 최적화를 위한 싸움이다. 따라서 기존 업체 입장에서는 직매입 상품군과의 중첩을 피하고 고객의 상품 탐색 검색을 쉽게 만들어 주는 투자와 운영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 빠른 배송으로 경쟁력 확보
마진높은 패션·잡화류는 택배가 유리
아마존을 사용한 고객의 60%가 친구와 가족들에게 아마존을 쓰라고 추천할 정도로 아마존은 고객 편의성이 우수하다. 특히 배송 편의성은 아마존의 자랑이다. 배송 측면의 전쟁은 무료 배송에서 시작했지만, 빠른 배송, 더 나아가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배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유통에서 가장 큰 격전지는 빠른 배송에 있다.
아마존은 더욱 빠른 배송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전역에 배송 창고를 짓고, 최근에는 임차 형식으로 10여 개 대도시 상권 인접 지역에 소규모 물류 창고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이미 LA 등지에서는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받아 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더 빠른 배송을 위한 예측 배송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입장에서도 배송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나, 디지털 유통기업과는 투자 영역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점포망이 매우 조밀하기에 투자 영역이 물류 배송 센터 확충보다는 공급망 고도화에 집중되고 있다. 베스트바이의 경우 온라인 주문의 67%를 점포에서 배송하는데, 이 방식을 이용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아마존보다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이러한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상 재고를 통합 관리하는 등의 역량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유통기업이나 기존 유통기업 모두 배송 비용을 어떻게 최적화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빠른 배송 역랑 구축은 매우 큰 투자를 요하고 그 결과가 사업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자체 배송망과 택배망 활용 중에서 선택이 필요하다. 배송 트럭의 회당 배송 빈도와 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택배망 활용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영국시장에서는 일일 배송 건수가 4000건을 넘지 않으면 택배망 활용이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진 구조가 높은 패션 잡화류는 택배망 사용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마진이 낮은 신선 제품은 더욱 정밀한 분석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배송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 점포의 미래는 '디지컬' 모델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장점 결합을
그렇다면 디지털 유통에서 점포는 어떤 전략적 의미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아마존, 보노보스와 같은 디지털 유통기업이 오프라인 점포를 열고자 하는 이유는 무얼까? 첫째는 디지털 분야의 성장에도 유통 판매의 85% 이상은 여전히 점포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둘째, 물리적 점포는 소비자들이 쇼핑할 때 보고, 만지고, 시험해 볼 수 있는 욕구를 더 쉽게 충족시킨다는 점이다.
더구나 급히 물건이 필요할 경우 즉시 가져갈 수 있는 곳이 점포이기 때문에 이러한 욕구 충족이 가능한 것이다. 셋째는 유통 업체의 입장에서 점포에 들어온 고객은 무엇이든 하나는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점포에 들어온 고객의 40%는 충동구매를 경험하는 반면, 온라인 상에서는 이 비율이 25%로 나타났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장의 역할을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 이는 결국 물건을 사는 행위(buying)와 쇼핑(shopping) 행위를 구분하고, 매장을 쇼핑을 위한 공간으로 개선해야 함을 의미한다.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와 필요가 존재하는 한 디지털 유통의 성장에도 오프라인 점포는 계속 필요할 것이다.
최근 백화점이나 일부 할인점에서는 입점 업체를 활용해 고객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를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디지털 유통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결국 유통 분야에서의 디지털화라는 것은 오프라인의 장점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시킨, 이른바 디지컬(Digical·Digital+Physical) 모델을 수립하고, 점포의 역할과 오퍼레이션 모델을 재정의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 디지털시대 유통산업 규제철폐 시급
규제 없애 유통업체 혁신의 꽃 피워야
유통 분야에서 디지털은 비가역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다. 디지털을 둘러싼 업태 간 전쟁은 미래 유통의 진정한 승자를 가려내는 진검승부다. 2020년이 될 무렵 유통은 순수한 IT 유통 혁신 기업, 디지털 기술을 통합한 혁신 유통 기업, 그리고 다수의 그저 그런 기업으로 나뉠 것이다.
기존 유통업체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서 살아남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유통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유통 경쟁은 단순한 저가 전쟁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유통산업의 새로운 핵심 성공 요인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 가격전쟁의 실체를 파악하라
최저가 경쟁 대신 빠른 가격변경으로 승부
흔히들 최저가를 제시하는 게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에서 아마존은 저가 전략을 펼치고 이를 통해 증가한 트래픽이 다른 분야의 매출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아마존이 상품 가격 정책상 항상 최저가 판매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상품 판매율이 빠른 고회전 상품군의 경우 아마존은 낮은 가격을 선도하기보다 월마트의 최저가에 빠르게 대응하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한다. 실제로 아마존이 최저가를 선도하는 상품군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판매 물품의 40%는 경쟁사 가격과 유사하거나 심지어 비싼 경우도 있다. 아마존 가격 정책의 핵심은 '동적 가격정책(dynamic pricing)'이다. 이는 월마트나 베스트바이와 같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 업체는 대응하기 어렵다. 상기한 10억차례 상품가 변경은 아마존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몇 가지 수단 중 하나다.
아마존이 월마트에 비해 성장이 빠른 이유는 가격 경쟁이 아니라 웹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을 실제 구매로 연결시키는 전환율 싸움에서 승리하기 때문이다.
베인이 외부 조사 기관과 함께 실시한 미국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월마트의 TV, 소형가전, 장난감 가격이 업계 최저임을 알면서도 아마존에서 더 많이, 더 자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에 유입된 고객의 70%는 아마존이 최저가일 때 아마존에서 구매했고, 월마트 온라인에 유입된 고객은 월마트가 최저가라 하더라도 단지 45%만이 월마트에서 구매했다. 월마트가 아마존보다 더 싸다는 것을 알면서도 20%의 소비자는 오히려 아마존에서 구매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결과다.
즉 소비자들은 아마존의 가격이 최저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여전히 상당히 낮은 가격이라는 점을 믿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마존이 제시하는 구매의 편리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아마존에서 지갑을 연 것이다. 결과적으로 월마트는 '매일매일 최저가'라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음에도 전환율에서는 아마존에 뒤지고 있다.
◆ 더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라
데이터 기반 추천서비스 통해 오픈마켓 구현
흔히들 디지털 유통의 장점은 무한 매대(endless shelf)라고 한다. 실제로 아마존은 대략 19개의 카테고리에 3억7000만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반면 월마트는 재고 관리 기준으로 약 13만개 상품을 판다.
그러나 온라인 기업이 이렇게 많은 상품을 모두 매입해 판매하기는 어렵다. 재고 관리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아마존이 이렇게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출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오픈마켓 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데이터에 기반한 추천서비스를 통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을 활용해 판매 물품의 50% 이상이 외부 벤더를 통한 것이다. 외부 벤더 비중은 최근 2년간 배 이상 늘었다. 아마존은 외부 벤더 운영을 통해 구색과 상품 취급액(GMV)을 늘리면서 직매입 대상 품목을 미리 시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오프라인 경쟁사는 아마존의 막대한 상품 구색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많은 대책 중 하나는 아마존을 따라하는 것이다. 미국 백화점 시어스의 경우 6년 전 플랫폼을 구축하고, 외부 벤더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이는 플랫폼의 존재 유무보다 실제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가치 체계 설계가 더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직매입한 상품과의 충돌 문제, 외부 벤더의 품질 관리라는 문제도 있다. 두 번째 대책은 오프라인 보완형 모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스트바이다. 이 업체는 오프라인에 없는 구색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벤더를 선별적으로 활용한다.
또한 판매 처리와 배송은 일본의 라쿠텐과 같은 다른 회사와 협력해 해결한다. 월마트의 온라인 사업구조도 이와 비슷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르다. 월마트 온라인 사업은 2030세대가 가진 특징을 수용하기 위해 이들이 원하는 상품을 선별적으로 온라인에서만 보완하는 롱테일(long tail)을 이용한다. 월마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소비자를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하고 현재 사업 모델을 더욱 강화하는 정도에서 대응하고 있다.
결국 상품 구색 전쟁은 고객 트래픽, 상품 취급액 확대, 직매입 범위의 최적화를 위한 싸움이다. 따라서 기존 업체 입장에서는 직매입 상품군과의 중첩을 피하고 고객의 상품 탐색 검색을 쉽게 만들어 주는 투자와 운영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 빠른 배송으로 경쟁력 확보
마진높은 패션·잡화류는 택배가 유리
아마존을 사용한 고객의 60%가 친구와 가족들에게 아마존을 쓰라고 추천할 정도로 아마존은 고객 편의성이 우수하다. 특히 배송 편의성은 아마존의 자랑이다. 배송 측면의 전쟁은 무료 배송에서 시작했지만, 빠른 배송, 더 나아가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배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유통에서 가장 큰 격전지는 빠른 배송에 있다.
아마존은 더욱 빠른 배송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전역에 배송 창고를 짓고, 최근에는 임차 형식으로 10여 개 대도시 상권 인접 지역에 소규모 물류 창고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이미 LA 등지에서는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받아 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더 빠른 배송을 위한 예측 배송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입장에서도 배송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나, 디지털 유통기업과는 투자 영역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점포망이 매우 조밀하기에 투자 영역이 물류 배송 센터 확충보다는 공급망 고도화에 집중되고 있다. 베스트바이의 경우 온라인 주문의 67%를 점포에서 배송하는데, 이 방식을 이용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아마존보다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이러한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상 재고를 통합 관리하는 등의 역량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유통기업이나 기존 유통기업 모두 배송 비용을 어떻게 최적화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빠른 배송 역랑 구축은 매우 큰 투자를 요하고 그 결과가 사업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자체 배송망과 택배망 활용 중에서 선택이 필요하다. 배송 트럭의 회당 배송 빈도와 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택배망 활용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영국시장에서는 일일 배송 건수가 4000건을 넘지 않으면 택배망 활용이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진 구조가 높은 패션 잡화류는 택배망 사용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마진이 낮은 신선 제품은 더욱 정밀한 분석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배송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 점포의 미래는 '디지컬' 모델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장점 결합을
그렇다면 디지털 유통에서 점포는 어떤 전략적 의미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아마존, 보노보스와 같은 디지털 유통기업이 오프라인 점포를 열고자 하는 이유는 무얼까? 첫째는 디지털 분야의 성장에도 유통 판매의 85% 이상은 여전히 점포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둘째, 물리적 점포는 소비자들이 쇼핑할 때 보고, 만지고, 시험해 볼 수 있는 욕구를 더 쉽게 충족시킨다는 점이다.
더구나 급히 물건이 필요할 경우 즉시 가져갈 수 있는 곳이 점포이기 때문에 이러한 욕구 충족이 가능한 것이다. 셋째는 유통 업체의 입장에서 점포에 들어온 고객은 무엇이든 하나는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점포에 들어온 고객의 40%는 충동구매를 경험하는 반면, 온라인 상에서는 이 비율이 25%로 나타났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장의 역할을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 이는 결국 물건을 사는 행위(buying)와 쇼핑(shopping) 행위를 구분하고, 매장을 쇼핑을 위한 공간으로 개선해야 함을 의미한다.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와 필요가 존재하는 한 디지털 유통의 성장에도 오프라인 점포는 계속 필요할 것이다.
최근 백화점이나 일부 할인점에서는 입점 업체를 활용해 고객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를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디지털 유통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결국 유통 분야에서의 디지털화라는 것은 오프라인의 장점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시킨, 이른바 디지컬(Digical·Digital+Physical) 모델을 수립하고, 점포의 역할과 오퍼레이션 모델을 재정의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 디지털시대 유통산업 규제철폐 시급
규제 없애 유통업체 혁신의 꽃 피워야
유통 분야에서 디지털은 비가역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다. 디지털을 둘러싼 업태 간 전쟁은 미래 유통의 진정한 승자를 가려내는 진검승부다. 2020년이 될 무렵 유통은 순수한 IT 유통 혁신 기업, 디지털 기술을 통합한 혁신 유통 기업, 그리고 다수의 그저 그런 기업으로 나뉠 것이다.
기존 유통업체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서 살아남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유통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유통 경쟁은 단순한 저가 전쟁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유통산업의 새로운 핵심 성공 요인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우리는 치열한 경쟁의 과정을 통해 국내 유통구조에 적합한 산업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지금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할인점의 출점 규제, 영업 규제, 지급과 관련한 각종 규제가 있다. 디지털 시대 국내 유통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부의 역할은 더 많은 혁신이 가능하도록 행정 방향을 규제형에서 증진형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 유통기업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궁리하고 있다. 이 과정이 바로 혁신의 길이다. 그러나 혁신의 꽃은 규제의 피라미드에서는 피어나지 못한다.
[베인앤드컴퍼니 강희석 파트너 / 베인앤드컴퍼니 송지혜 파트너]
지금 유통기업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궁리하고 있다. 이 과정이 바로 혁신의 길이다. 그러나 혁신의 꽃은 규제의 피라미드에서는 피어나지 못한다.
[베인앤드컴퍼니 강희석 파트너 / 베인앤드컴퍼니 송지혜 파트너]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86203&year=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