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라이프트렌드' '모바일트렌드' '빅픽처'를 통해 본 2016년 新 트렌드


2016년을 이끌 트렌드 두 축, ‘취향 소비’와 ‘온디맨드’
‘1인 가족’ 시대에 맞춰 요리가 2015년을 지배했다면, 2016년 화제의 키워드는 ‘취향’이다. 남들이 다 따라 하는 건 유행일 뿐, ‘내 안의 나’를 돋보이게 하는 무기가 될 수 없다. 취향 저격을 위해 남다른 삶에 주목하는 이들이 내년 트렌드의 새 판을 짤 주인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내년 경제계의 날 선 주제는 단연 ‘온디맨드’로 모아진다. 모바일 ‘온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축 자체가 이동하는 디지털 흐름에서 산업의 주체는 이제 공급이 아닌 수요다. 수요자가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서비스는 이제 생존 자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내년 생활문화·경제계를 이끌 트렌드 서적 3권을 따라갔다. ‘라이프 트렌드 2016’, ‘모바일 트렌드 2016’, 그리고 ‘빅 픽처 2016’이 그것. 자고 나면 달라지는 급격한 일상에서 우리가 만나야 하는 현상을 중요 키워드로 정리했다.

◇‘취향 소비의 시대’…에지스몰족·웰족·슬로족·테이스테셔널

2030 세대가 강원도 양양으로 떠난 건 남들은 잘 모르는 서핑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다. 혁오 밴드가 ‘무한도전’에 나와 뜨자, 기존 팬들이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만의 취향을 뺏긴 듯해서다. 점점 개인화하는 사회에서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공유의 장을 넘어 취향 경쟁의 장으로 변했다. ‘고수’들은 이제 홍대를 떠나 망원으로, 가로수길을 빠져 세로수길로 발길을 옮긴다.

‘나만의 특별한 가치를 찾는’ 이들을 ‘에지 스몰족’(Edge Small)이라 부른다. 이들은 화려한 결혼보다 의미 있는 결혼에 집착하고 외형보다 본질에, 크기보다 특별함에 가치를 둔다. ‘웰빙족’은 ‘웰족’이라는 개념으로 진화했다. 잘 나이 먹고(웰에이징), 잘 죽는(웨다잉) 식이다. 슬로족의 형태는 빠른 것만 좇는 현대인의 대중화한 패턴에 한 방 먹이는 역습이다. 노르웨이 국영방송 NPR이 무려 7시간 20분간 달리는 기차를 찍어 편집 없이 방송했는데, 경쟁사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을 단박에 눌렀다.

특별한 취미는 밥벌이가 되기도 한다. 올드 카마니아들이 취미로 구식 차를 개조하다가 아예 남의 차를 리스토어해주며 전문가로 나서는 경우다. 특정 분야의 깊은 애정이 콘텐츠 창조자가 된다는 의미에서 ‘테이스테셔널’(Tastessional)이란 용어가 만들어졌다.

2016년을 이끌 트렌드 두 축, ‘취향 소비’와 ‘온디맨드’
취향 소비는 취향 비즈니스로 불붙는다. 이탈리아 밀라노 향수 전문점 ‘데지레 퍼퓸’이 브랜드나 로고 없는 향수를 판매하는 것은 ‘진짜 취향’을 고르는 비즈니스의 일환인 셈. 새로운 취향 저격은 명품 브랜드의 ‘일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7월 구찌가 중국 상하이에 레스토랑을 열고 버버리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에르메스가 카페와 레스토랑을 잇달아 연 것은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특별한 소비자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 ‘온디맨드(On Demand) 시대’…우버화·핀테크·코딩

유사 콜택시 논란에 선 우버는 ‘온디맨드’ 시대를 이끄는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운송 서비스를 원하는 개인(승객)과 남는 시간에 차를 제공하려는 개인(기사)을 연결하는 독특한 형태의 서비스가 모바일 중심으로 진행되는 산업의 주요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버화’로 통칭되는 이 서비스는 개인의 자원을 공유하고 거래 비용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모바일 기술과 접목된 서비스 업체들이 잇달아 벤치마킹하고 있다. 우버는 운송 서비스에 이어 배달 음식 주문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곳이 커머스 분야다. 오프라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주차장 예약이나 헬스, 의료와 법률 서비스는 이제 온라인으로 ‘원하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온디맨드의 즉시성을 실현하는 구체적 사례다.

이 서비스는 미디어 영역에서도 세를 확장한다. '스낵 컬처'(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 시대에 걸맞게 소비가가 원하는 상품을 모바일 플랫폼들이 발빠르게 ‘온디맨드 콘텐츠’로 구축하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스트와 브런치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각각 만들어 수준 높은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전통 미디어의 뉴스 공급을 준비 중이다.

가장 뜨겁게 달아오를 ‘온디맨드 서비스’ 분야는 모바일 결제다. 소위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로 불리는 디지털 금융 시장은 미래의 생활 방식 자체를 바꾸는 강력한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종이 통장은 2년 후부터 폐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이 과거 모델과 달라지는 점은 무엇일까. 그간 소수의 전문가 중심 기관으로 한정되던 금융업이 자연인들 사이의 직접적이고 자발적인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해나간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 판단의 주도권이 불특정 다수에게 이동되기 때문에 민주적 특성이 강화된다는 특징도 엿볼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처럼 소셜 금융은 단순히 경제학적 득실이 아닌 스토리와 게이미피케이션(게임처럼 재미있는 요소로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과정)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2016년을 이끌 트렌드 두 축, ‘취향 소비’와 ‘온디맨드’
‘빅 픽처’의 저자 중 한 명인 김윤이 옐로금융그룹 이사는 “핀테크는 다수의 공중을 설득해 무한한 지원금을 모을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창구”라며 “여기엔 사소하게 취급받는 철학이나 감성을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내러티브가 중요해지고, 이를 매개할 줄 아는 이가 새로운 금융 블루오션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가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코딩’의 개념도 중요해지고 있다. 온디맨드 시대에 빠뜨리기 쉬운 요소인 코딩은 소위 컴퓨터가 말하는 언어다. 기획자는 사람의 언어를 사용하고, 개발자는 코드라는 컴퓨터 언어로 생각하는데, 변화가 빠른 시대에 제품 개발의 주기가 느려지는 이유는 기획자와 개발자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 기획자도 ‘코딩’을 배워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구글이 1998년 설립 초기부터 컴퓨터 전공자만을 상품기획자로 채용하고 페이스북이 직원에게 웹 및 앱 기술 구조의 이해를 완벽하게 요구하는 것은 이런 발 빠른 변화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는 2013년 ‘코드를 위한 시간’이라는 교육행사에서 “15년 후 우리는 읽기, 쓰기와 동일하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칠 것이고 왜 더 일찍 하지 않았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서 'IT 강국' 한국이 지난 10년간 컴퓨터 관련 교육이 정식 교육과정으로 채택되지 않은 건 아이러니하다.

◇모바일트렌드 2016=커넥팅랩 지음. 미래의창 펴냄. 360쪽/1만6000원.
◇빅픽처 2016=김윤이 등 지음. 생각정원 펴냄. 264쪽/1만3000원.
◇라이프트렌드 2016=김용섭 지음. 부키 펴냄. 320쪽/1만5000원.


출처: http://news.mt.co.kr/mtview.php?vgb=culturebox&no=2015110514050595007&code=12&total_cnt&type=1&MCB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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