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업체들은 기술이 바뀔 때마다 대규모 투자와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실적 부진을 겪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요금제 상향효과 등을 통해 실적이 개선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면에서 2013년은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LTE(롱텀에볼루션) 투자 이후 다소 부진했던 모습을 벗어나 LTE 가입자 증가로 나름 수확을 거둔 한해였다.

또한 지난해에는 수익모델이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된 원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음성 무제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실질적으로 통신사의 수익원이 데이터 사용량의 증가와 직결되는 요금구조로 변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해외 통신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급감하는 음성통신 매출 감소 타개를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수년 전부터 음성커뮤니케이션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동전화 통화량은 성장을 멈췄다. 반면 카톡·라인 등 모바일 메시징 및 음성통화는 무료의 강점을 활용해 빠르게 이용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통신사업자들은 음성무제한 서비스 도입으로 모바일 인터넷전화로의 고객 이탈을 차단하는 한편 고가요금제로의 가입자 유도에 성공하면서 인당 매출액 상승효과를 누리고 있다. 음성수익의 감소보다 LTE 고가요금제 가입에 따른 매출 증가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다.

◆LTE 효과로 안정적 수익성 기대

지난 2011년 하반기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국내 LTE 가입자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의 52%인 2800만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LTE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빠른 성장속도다.

특히 우리나라는 LTE 전국망 구축 및 LTE-A 도입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올해에는 더욱 빠른 LTE 광대역 전국망 구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또한 광대역 LTE에 CA(Carrier Aggregation)기술까지 접목시키면 현재 LTE 속도에 비해 최대 3~4배 빠른 통신환경이 구축된다. 800MB 용량의 영화 1편을 다운받는데 30초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처럼 광대역 LTE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량 증가가 예상된다. 이미 LTE 가입자의 월 데이터 사용량은 3G 사용자의 2배에 이르며 2012년 도입 이후 22개월 동안 49%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통신사업자들은 음성수익 축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도입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LTE 환경에서는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해 이용자 스스로 상위 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와 LTE 가입자 증가에 따른 가입자당 매출액 상승효과로 인해 당분간 통신서비스업의 업황은 안정적인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LTE 서비스의 보편화로 가입자 증가속도는 점차 감소하겠지만 LTE 가입자가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의 70%를 차지할 때까지는 증가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정책방향도 시장안정화에 일조할 듯

올해에는 단말기 유통법 도입 등 통신사 및 제조사의 보조금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마케팅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정부 규제로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경쟁이 완화되고 있고 이용자 해지율도 약정위약금제도로 인해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다. 올해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요금제 다양화와 서비스 품질 개선 등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MVNO(알뜰폰)의 예상 밖 돌풍은 기존 통신사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4.2%를 넘어선 250만명에 이르렀다. 2014년에는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대형사업자 위주로 최대 4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신사의 보조금 경쟁 우위가 규제 강화로 다소 희석되면서 MVNO는 차별적 부가서비스와 저가요금제로 틈새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IPTV·OTT로 격화되는 N스크린 경쟁

이동통신 분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유선통신 분야는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내전화(PSTN) 가입자는 줄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포화상태로 더 이상 외형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선통신 분야의 정체가 지속되면서 통신사업자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 IPTV(인터넷TV)다. 유무선 IP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모바일과 결합한 N스크린 서비스와 VOD 등 양방향 서비스에서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입자 확대로 홈쇼핑, 광고수익 등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다.

이미 IPTV 가입자는 지난해 디지털 케이블TV(CATV) 가입자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가입자 기반을 늘리며 전체 유료방송가입자의 1/3 규모인 840만명에 이르렀다. 통신사는 향후에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CATV 사업자와 가입자 유치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ll-IP 환경으로 방송콘텐츠의 소비가 빠르게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와 유료방송사업자들의 OTT(Over The Top) 서비스 이용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올해에는 OTT 서비스 등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인터넷·통신·CATV 사업자들의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규제 공정성·유료방송 생태계의 건전성 제고

이처럼 유료방송시장은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결합형 상품을 통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며 다자간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IPTV, CATV 등에 차별적 점유율 규제 논란과 함께 기술선택의 규제 및 결합상품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제고의 어려움도 존재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말 지상파 MMS(다채널) 및 케이블방송의 8VSB(8레벨 잔류측파대) 도입, 위성방송(DCS) 허용, 유료방송 규제 일원화 등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올해 방송시장은 광고시장 회복 등에 따른 성장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제도의 도입으로 시장 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통신사의 IPTV에 대응하기 위해 M&A를 통한 M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의 대형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