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던 상하이 증시가 반 토막 가까이 무너지면서 소비심리마저 꺾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다시 고전적인 경기부양책을 꺼내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재정 늘리기가 당장은 달콤한 보약이 될 수 있지만 안으로는 경제 종양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쏟아부은 4조위안의 경기부양 패키지 후유증도 아직 치유되지 않은 터다. 더구나 재정 확대는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의 빚 증가로 연결된다. 부채 위기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 지 벌써 몇 해가 지났는데도 다시 빚에 의존한 성장책이 구사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경제가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대에 고도 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던 근본적 힘은 저임금에 기반한 노동 경쟁력과 경제활동인구 증가에 힘입은 인구 보너스 효과였다. 그러나 시진핑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지속적인 임금 상승으로 더 이상 저임금 효과를 누리기 어려워졌다. 경제활동인구도 정점을 치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은 이미 인구 노령화 단계로 들어섰고, 인구 보너스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리커창 총리는 이제 개혁 보너스를 말한다. 개혁을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기 부양책을 잔뜩 늘어놔서는 개혁 순위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가 진퇴양난의 덫에 갇히게 된 이유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남 얘기가 아니라는 데 있다. 지표로도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인한 경제 충격파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인들 목소리를 들으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물론 샤오미와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났다. 그나마 잘 버티던 현대차도 지난 상반기에는 중국 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다른 기업들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소재 중 하나로 중국 사업에서의 대규모 손실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중진국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는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할 수 있는 몫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근본적 배경이다. 그렇다고 이에 굴복한다면 한국 기업답지 않다. 우리 기업에 리스크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점증하는 `차이나 리스크`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경영의 묘수가 필요한 시기다. [정혁훈 기자] |
출처: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743784
'Insights & Trends > Economic/Industri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제지] 50년 역사 신문용지 제조 1위 전주페이퍼 멈췄다 (0) | 2015.08.04 |
---|---|
[스크랩/증시] 유가하락·中경기둔화…정유·화학주 직격탄 (0) | 2015.08.04 |
[스크랩/경제/정책] 2011년은 경제구조 바뀐 변곡점…뒤늦게 깨달은 정부·韓銀 (0) | 2015.08.04 |
[스크랩/경제/경기] "임대료 못내 직원 내보내고 공장 줄여 이전 … 이런 불황은 처음" (0) | 2015.08.03 |
[스크랩/경제/경기] 중소기업 체감 경기 금융위기 이후 최악 (0) | 2015.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