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는 과목 선점해 급한 졸업예정자 등에 돈받고 강의 넘기기도
‘수강신청 대리해 드립니다. 모두 성공하면 8만원.’
서울 성균관대 4학년 유 모씨(27)는 최근 학교 관련 커뮤니티에서 ‘수강신청 대리 알바’ 게시글을 발견했다. 희망 과목을 모두 신청하는 데 성공하면 수임료는 8만원, 하나라도 실패했을 경우엔 돈을 안 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신청하지 못한 과목을 다른 학생에게 돈을 주고 사서 듣는 친구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유씨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심각하게 고민이 된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인 유씨는 그간 번번이 실패했던 졸업 필수과목 2개의 수강신청을 성공해야 한다. 취업 준비와 병행해 들을 수 있는 부담 없는 과목들까지 신청하려면 더 골치 아픈 상황이다. 유씨는 “멀쩡히 등록금 내고 다니는 학생이 졸업 필수과목 듣겠다는데, 돈 주고 대리 알바를 쓸지 고민하고 있다는 게 과연 정상적인 상황이냐”며 한숨을 쉬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벌어지는 수강신청 전쟁 때문에 일당을 받고 대신 수강신청을 해주는 ‘대리 알바’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로스쿨로 전환되면서 강의과목이 대폭 줄어든 법학과에서는 전공필수를 듣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좋은 과목을 선점한 학생들이 해당 과목을 듣고 싶은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강의를 넘기는 암거래도 여전히 성행 중이다. 대학교 행정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학생들의 정당한 수업권을 볼모로 삼은 지하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건국대에는 한 학생 아이디로 여러 명이 다중 접속할 수 있어 수강신청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선후배를 비롯해 다른 학교 친구까지 동원해 수강신청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복학생 등은 궁여지책으로 대리 알바를 고용하기도 한다. 건국대 경영학과 4학년 김 모씨(25)는 “제대를 하고 보니 학교에 아는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학교 커뮤니티에 수강신청을 함께해줄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며 “많게는 10명이 줄지어 앉아 1명의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혼자 접속하면 ‘필패’할 게 뻔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생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듣지도 않을 과목을 신청하기도 한다.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이중전공하고 있다는 이희재 씨(27)는 “한번은 학내 커뮤니티에 계량경제학 과목을 팔고 미시·거시경제학원론 강의는 사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오더라”며 “선행과목인 미시·거시도 안 들은 학생이 계량경제학을 신청했다는 것은 단순히 판매 목적으로 신청했다는 의미인데, 원래 그 과목을 듣고 싶었던 학생은 왜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의 암거래 근절을 위해선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강의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현재 상당수 대학에서 졸업 필수과목마저도 충분히 개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소재 C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양질의 수업을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은 또다시 암거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교 측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서울 성균관대 4학년 유 모씨(27)는 최근 학교 관련 커뮤니티에서 ‘수강신청 대리 알바’ 게시글을 발견했다. 희망 과목을 모두 신청하는 데 성공하면 수임료는 8만원, 하나라도 실패했을 경우엔 돈을 안 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신청하지 못한 과목을 다른 학생에게 돈을 주고 사서 듣는 친구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유씨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심각하게 고민이 된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인 유씨는 그간 번번이 실패했던 졸업 필수과목 2개의 수강신청을 성공해야 한다. 취업 준비와 병행해 들을 수 있는 부담 없는 과목들까지 신청하려면 더 골치 아픈 상황이다. 유씨는 “멀쩡히 등록금 내고 다니는 학생이 졸업 필수과목 듣겠다는데, 돈 주고 대리 알바를 쓸지 고민하고 있다는 게 과연 정상적인 상황이냐”며 한숨을 쉬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벌어지는 수강신청 전쟁 때문에 일당을 받고 대신 수강신청을 해주는 ‘대리 알바’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로스쿨로 전환되면서 강의과목이 대폭 줄어든 법학과에서는 전공필수를 듣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좋은 과목을 선점한 학생들이 해당 과목을 듣고 싶은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강의를 넘기는 암거래도 여전히 성행 중이다. 대학교 행정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학생들의 정당한 수업권을 볼모로 삼은 지하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건국대에는 한 학생 아이디로 여러 명이 다중 접속할 수 있어 수강신청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선후배를 비롯해 다른 학교 친구까지 동원해 수강신청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복학생 등은 궁여지책으로 대리 알바를 고용하기도 한다. 건국대 경영학과 4학년 김 모씨(25)는 “제대를 하고 보니 학교에 아는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학교 커뮤니티에 수강신청을 함께해줄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며 “많게는 10명이 줄지어 앉아 1명의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혼자 접속하면 ‘필패’할 게 뻔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생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듣지도 않을 과목을 신청하기도 한다.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이중전공하고 있다는 이희재 씨(27)는 “한번은 학내 커뮤니티에 계량경제학 과목을 팔고 미시·거시경제학원론 강의는 사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오더라”며 “선행과목인 미시·거시도 안 들은 학생이 계량경제학을 신청했다는 것은 단순히 판매 목적으로 신청했다는 의미인데, 원래 그 과목을 듣고 싶었던 학생은 왜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의 암거래 근절을 위해선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강의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현재 상당수 대학에서 졸업 필수과목마저도 충분히 개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소재 C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양질의 수업을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은 또다시 암거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교 측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88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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