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금융위기 격변 겪은 한국, 우울증 환자 10년새 63% 늘어
압축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빈부격차·경쟁심화도 원인
정신질환을 미친사람 취급, 사회적 낙인이 병 키워… 
美환자 39%가 병원 찾지만 한국은 15%만 진료 받아

	취업?노후 불안… 20대와 50대서 우울증 급증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우울증과 자살의 급증을 초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광복 후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빈부격차, 경쟁 심화 등이 많은 국민들을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10여년간 IMF금융위기, 카드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사회에 충격파를 던진 초대형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실직자, 미취업자 등 소외·빈곤계층이 급격히 불어났고 그들 중 정신질환자가 크게 늘었다. 세계 최강도의 대학 입시 스트레스도 청소년 우울증을 불렀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번진 우울증에 대한 대책은 부족했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우울증·불안장애 등을 앓는 정신질환자 7명 중 한 명(15.3%)만이 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을 하거나 병·의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미국의 2010년 정신의료서비스 이용 비율 39.2%와 비교해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우리나라 정신질환자 대부분이 혼자 끙끙 앓다가 자살 시도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병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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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烙印)'을 꼽는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정신질환을 앓는다고 하면 '미친놈' '정신병자'로 취급받기 일쑤다. 이들은 민간 보험에 가입하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정신질환자가 병의원 진료를 기피하거나 마치 죄인처럼 몰래 쉬쉬하며 다닌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높다는 인식도 이같은 '낙인 효과'를 증폭시킨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2000년 대검찰청이 발표한 '범죄백서'에 따르면 교통범죄를 제외한 일반인의 범죄율은 2.5%, 정신질환자는 1.8%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그들이 제대로 된 정신의료서비스를 받아 질병에서 조기에 회복하는 데 최대 방해 요인"이라고 말했다.

정신질환자들은 치료만 잘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고려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함병주 교수는 "정신질환 치료제 복용에 대한 주변의 편견과 이해 부족으로 (환자들이)약물 복용을 꺼리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매우 많아 '정신질환은 잘 낫지 않는다'는 오해를 부른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하지현 교수는 "정신질환은 이제 고혈압·당뇨병처럼 누구나 한번은 앓을 수 있는 신체 질환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정신질환을) 외면하고 자꾸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려고만 하면 정신질환을 더 크게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출처: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조선닷컴 (펀경영연구소 메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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