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스타트업 지속적 혁신을 실현하는 창업의 과학
에릭 리스 지음 / 이창수,송우일 옮김
The Lean Startup
: How Today's Entrepreneurs Use Continuous Innovation to Create Radically Successful Businesses
By Eric Ries
오랫동안 국내 대기업과 같이 혁신 프로젝트를 해 오면서 얻게되는 직관적인 느낌은, "아 적어도 국내 대기업에서 혁신이란 불가능하구나"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국내"의 문제인지, "대"의 문제인지, "기업"의 문제인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해외의 대기업들, 즉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들을 봐도, 딱히 대기업이 혁신적인 것을 잘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해외의 대기업들은 작은 혁신 기업을 잘 사고 잘 활용하는 면에서 국내 대기업과 다른 것 같기는 했다) 단 하나의 예외가 있어 보였는데,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을 때의 애플, 하지만 그는 외계에서 온 사람이니까. 이것은 완전한 오해였다. 혁신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국내라서도 아니고, 대기업이라서도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는 분명해 보인다.
혁신은 확률이 낮은 게임이다. 설득하기도 쉽지 않지만, 어찌어찌 설득해서 실행한다고 해도 성공할 확률이 너무 낮다. 마치 진화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날 확률도 낮지만, 나타나도 진화에 도움이 될 확률은 더 낮은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작게, 더 자주 시도+실패해야 성공적인 것을 찾을 수 있는데, 대기업 프로젝트의 속성상, 아주 큰 덩어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렇게 큰 덩어리가 만들어지더라도, 초반부에 작은 잽들로 탐색했더라면 실패는 덜 할텐데, 대개의 경우 큰 목표가 이미 정해져 버리기 때문에 실패한다. 예를 들어 "무엇 무엇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담당자나 담당 임원의 머릿속에 완성되어 피엑스디에 주어지는 프로젝트는 실패하기가 쉽다. 성공적인 경우는 대개 "사람들이 이런 걸 쓸까요?"라고 피엑스디에 물어보는 프로젝트였다.
다시 말하면, 엄밀히 말해서 Waterfall 이냐, Lean 이냐 하는 방법의 차이라기 보다는 태도의 차이가 더 중요하게 판가름 짓는다. 하지만, 인간은 방법에 몰입되면 태도가 바뀐다. 그래서 방법이 중요하다.
창업가 정신은 관리
이 책은 Lean Startup에 관해 맨 처음 '창업가 정신'에 대한 고정 관념부터 깨라고 한다.
창업가 정신은 일종의 관리다. 독자들이 잘못 읽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창업가 정신'과 '관리'라는 이 두 낱말이 때때로 아주 깊게 관련되어 있는 순간을 경험했다. 최근에 사람들은 창업가 정신은 멋지고 창의적이며 흥미진진한 것인데 반해, 관리는 지루하고 쓸데없이 진지해서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러한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이다. from 린스타트업 p XII이 글을 읽고 무릎을 친 것이, 그동안 막연히 머릿속에 있던 생각이 눈에 보이는 느낌이었다. 대기업에서 혁신이 잘 안되는 건 큰 덩어리로 던져지기만하지, 작은 디테일의 관리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리'란 쪼잔하게 사람들을 옭아메는 것이 관리가 아니고,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가꾸는 정원 손질(gardening)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린 제조(Lean Manufacturing)는 원래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서 개발한 프로세스로 제조에 관한 완전히 새로운 사고 방식이라고 저자는 주장하며, 저자 자신이 이 린 제조에 몇 가지를 조합/변형해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린스타트업이다. 혁신을 만들고 관리하는 프로세스에 린 사고(Lean Thinking)를 접목한 것이다. (p XV 참고)
스타트업 (혹은 대기업의 신규사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1. 철저한 시장 조사, 정교한 전략과 기획에 현혹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신규 사업)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운영되기 마련이다. 2. (아니면 그와 정반대로) 일단 해 보자 방식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린 스타트업은 정교한 계획은 하지 않으면서 정밀한 측정 목표를 설정하고 빠르고 작게 만들고, 배우고, 만들고 배우고를 반복하면서 꾸준한 관리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방식이다. (pXVIII 참고)
그런데 대개 기존 경영 기법이 창업 과정에 잘 맞지 않을 때 선택하는 2번 방법은, 프로세스와 원칙을 외면하고 일단 해보자 방식으로 하는 것인데, 성공하기보다 조직을 더 혼란에 빠트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자기가 세운 첫 번째 회사가 딱 이 형태로 망했다고 한다. (p 3 참고)
스타트업이란?
중요한 점은, 이 책에서 말하는 스타트업이 꼭 창업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스타트업 정의: 스타트업이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려고 나온 조직이다. ..... 회사 규모, 사업 분야, 산업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 정부조직이든, 대기업 신규 사업이든, 비영리 조직이든, 벤처 기업이든 모두 스타트업이다. p 17
어떤 새로운 신규 사업에 뛰어 들게 되었다면, 바로 만들기 전에 네 가지 질문에 먼저 대답하라고 강조한다.
1. 고객이 여러분이 풀려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나?
2. 해법이 있다면 고객이 살까?
3. 고객이 그것을 우리 회사에서 살까?
4. 우리가 그 문제의 해결책을 만들 수 있을까?
제품 개발의 일반적인 경향은 고객에게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전에 네 번째 질문으로 바로 건너뛰어 해결책을 만드는 것이다. (p59 참고)
Lean Startup이란?
Lean Startup / Lean UX는 Michael Shilman님이 2011년에 피엑스디 토크에 와서 알려주었고, 그 이후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실리콘 밸리의 주류 방법론이 되었다고 한다. Lean UX도 그 바람을 타고 있는 듯 하다.
린스타트업의 기본 개념은, 거창한 계획에 따라 완성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설을 가지고 최소한으로 만들어 빨리 소비자의 반응을 측정하고, 거기에서 배워 재빨리 다음 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말한다. (위키페디아에서 찾아보기)
이를 위한 기본 준비로서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애자일한 개발 환경 + 지속적인 배포 + 작은 배치 순환 주기
-제품 개발보다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 먼저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기본 순환은 다음과 같다.
(아이디어)->만들기->(제품)->측정->(데이터)->학습->(아이디어) 순환을 통해 전체 시간을 최소화한다.
MVP (Minimum Viable Product)
첫 단계는 최소 요건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되도록 빨리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MVP가 제품의 핵심을 갖고 있어야한다고 오해하는데, MVP는 최소 노력과 개발 기간으로 만들기-측정-학습 순환을 완전히 돌 수 있게 하는 제품 버전이다. MVP에는 기능이 대부분 빠져 있다. 나중에 필수라고 평가받을 기능까지 말이다. 중요한 건 1. 영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하고, 2. 그 평가는 고객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real customer feedback 이 없으면 무효! 그러나 진화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직관은 그 최초 단계 조차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minimum "Viable"에 주목하자. (p73 참고)
전혀 날 수 없는 아기 새들이 비탈을 오르는 것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해보면, 1/10 날개, 1/4 날개, 1/2, 3/4 날개등 완전한 형태를 갖추기 전의, 즉 진화 과정에서 중간 단계의 날 수 없는 날개도 모두 강한 이득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타트업이나 신규 사업도 그렇다. 완성된 모습에서만 생존 능력이 있고, 초기 단계에서는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모델이라면 즉시 포기하는 것이 옳다.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제2부 깃털 이야기)
가치 가설과 성장 가설이 중요하다. 가치 가설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가치 창조적인지(아이튠즈) 가치 파괴적인지(냅스터)가 중요하다. 성장 가설에서 중요한 것은,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가치 파괴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p81
Lean UX
사실 새로운 부류의 디자이너들은 린 사용자 경험(Lean UX)이라는 개념아래 완전히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들은 고객 원형(customer archetype)이 가설이지, 사실이 아님을 깨닫고 있다. (p86 참고) 따라서 리서치를 통해 만든 고객 모형(persona라고 생각해보자)을 반드시 MVP를 가지고 검증해 보아야 한다. 만약 당장 검증해 볼 MVP 조차 없다면? 그래도 가능하다.
초기에는 문제들을 기술적으로 푸는 것을 거절하고, 오즈의 마법사 테스트로 문제를 푸는 척 했다. 오즈의 마법사 테스트에서 고객들은 자신이 실제 제품과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 뒤에서는 사람이 이 일을 한다. 이를 이 책에서는 컨시어지 MVP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엄청나게 비능률적이지만, 고객이 원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거액의 시스템 개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알 수 있게 한다. (p103 참고)
즉 여기서 향후 사용자 경험 설계(UX)의 핵심 아이디어가 될 수 있는 "제품 개발보다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을 먼저하라"는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품질이 낮은' MVP에서 문제는 나름 한 개발 한다는 개발자, 한 디자인 한다는 디자이너, 한 경영 한다는 경영자가 모여 창피한 제품을 내놔야 하는데, 명성은 커녕 사용자도 없는 스타트업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이미 브랜드가 있는 대기업에서는 더욱 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개발에 돈과 시간을 들일 수 없어서 대충 눈속임으로 만든 기능을 고객들이 더 열광하며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생태계가 그렇듯이 언제나 진화는 예측하지 못 하는 '변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고, 대부분의 '변이'는 이상하게 생겼다. 몇 번의 '선택'을 거쳐야 제대로 된 모습이 된다. (p104-105 참고)
실제로 피엑스디에서 직접 이러한 방식으로 내 놓은 몇몇 제품들(프로세스 북, 애뉴얼 리포트, 날씨 앱 등 꾸준히 개선할 생각으로 내 놓은 첫번째 버전들)은 엉성한 부분을 갖고 있고 피엑스디에 대해 실망한 분들도 있었다. 괴롭다. ㅠㅠ
성장(Scale-up)
코호트 분석(cohort analysis)에서는 일반적인 상승 곡선이 보여주는 잘못된 정보 대신에 사용자들이 얼마나 더 서비스에 몰입해 오는가를 일련의 사용자 행동(flow)이라는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p122 그래프.
사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할 때 할 수 있는 고객 전환은 줌인 전환(부분적인 특정 기능에 집중), 줌아웃 전환(좀 더 기능 추가하여 폭넓은 상품으로), 고객군 전환, 고객 필요 전환(골동품 가게 주인이 손님을 더 끌고자 샌드위치를 팔다가 샌드위치 가게로 전환), 플랫폼 전환, 사업구조 전환(고가시장->저품질저가), 가치 획득 전환(수익모델 전환), 성장 엔진 전환, (판매/유통) 채널 전환, 기술 전환 등이 있다. p175-178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떤 행위가 가치를 만들어내는가?이고, 팀 전체가 이것을 공유하는 것이 다음이다. 조직이 커져도 속도와 유연함을 잃지않고 성장하는 방법이 있다. 성장의 엔진은 유료고객(paid) 전파(viral) 재방문(sticky) 세 가지다. P187
사람들은 가능하면 한 번에 하는 일의 양을 늘려 주욱 같은 일을 하고 다음 일을 해야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자 조사 다~ 한 다음에 전략 세우고, 화면 설계 다~ 한 다음에 디자인하고, 디자인 다~한 다음에 개발하고. 물론 중간에 겹치는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Waterfall(폭포수) 방식의 기본이다. 이렇게 하면 잘못된 것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너무 걸린다. (p189 참고)
세 가지 성장 엔진
성장은 기존 고객의 행동 (입소문, 다른 사람 앞에서 제품 사용, 광고, 반복 구입이나 사용)에서 나온다. p214
재방문에 의한 성장 엔진(p216) :
재방문에 의한 성장 엔진을 쓰는 회사는 자연 감소율 attrition rate이나 가입 해지율churn rate을 주의 깊게 추적해야한다. (가입 해지율은 일정 기간 회사 제품을 쓰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즉, 신규 고객 유치율이 가입 해지율을 넘어서면 제품은 성장할 것이다.
바이럴 성장 엔진 :
한 사람이 사용하면 그걸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된다고 할 때, 그 비율이 1보다 크면 성장하게 된다.
유료 성장 엔진 :
고객 당 1달러를 쓰든, 10만 달러를 쓰든 비율은 똑같다. 고객 당 수익을 높이거나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그 후 그는 도요타에 의해 시작된 5 Whys 로 근본적인 문제를 찾는 방법을 소개하고 (5 whys는 UX 연구에서도 많이 쓰는 방법이다) 기존 기업 내에서 혁신 조직을 운영할 때 생기는 문제를 블랙박스 vs 샌드박스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론
결론에 이르러 그는 20세기 초, 테일러의 이론을 소개하면서 그가 인간을 너무 부품화한 부분은 극복하는데 오래 걸린 낡은 생각이지만, 인간 활동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측정하고 개선하여 시스템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과학적인 사고 방법을 제시한 데 대해서 100% 공감하면서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참고]
린스타트업 참고 사이트 모음 (Dobiho 블로그)
린스타트업의 에릭 리스 인터뷰 후기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이 재용은 타고난 인간에 대한 무관심을 노력으로 극복하여 '따뜻한 사람'으로 위장하고 사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전기공학, 디자인,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극작가가 꿈이었습니다.
출처: http://story.pxd.co.kr/749
'BMI > BM Innov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도서] The Lean Startup (0) | 2013.08.08 |
---|---|
[스크랩/도서리뷰] Running Lean (린 스타트업) (0) | 2013.08.02 |
[스크랩] [Cover Story] 日 부자 서열 47위 '디엔에이' 창업자, 난바 도모코 (0) | 2013.07.03 |
[스크랩] 번역: 스타트업 아이디어 (0) | 2013.06.14 |
[스크랩] 벤처기업 500여 개 탄생시킨 ‘스타트업의 구루’ (0) | 2013.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