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타일러 막스는 올해 7월 매주 목요일마다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한 `메이커 캠프`에 참여했다. 한 달 반 동안 3차원(D) 프린터로 모형 자동차와 판지 등을 만든 그는 `월드 메이커 페어 뉴욕`에 참가, 자신의 창작품을 소개했다. 내년에는 소형 롤러코스터를 만들어 올 생각이다 .

타일러 막스(Tyler Marx)가 직접 만든 제품들<타일러 막스(Tyler Marx)가 직접 만든 제품들>

조나단과 벤은 아두이노의 함수를 엮어서 일체형 색소폰을 만들었다. 조나단은 “학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수업을 듣고 벤과 함께 만들었다”며 “한 달 동안 틀을 만들고 반 년 동안 업그레이드를 해왔다”고 말했다.

아두이노로 만든 섹소폰을 부는 조나단(Jonnathan)<아두이노로 만든 섹소폰을 부는 조나단(Jonnathan)>

지난 1~2일 미국 뉴욕 퀸즈에서 열린 `월드 메이커 페어 뉴욕`은 그야말로 열린 `축제의 장`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자신이 만든 것을 보여주고, 뽐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의 `메이커(Maker)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이 엿보였다.

올해로 7회째인 뉴욕 메이커 페어에는 950명의 메이커가 참가했다. 방문자는 9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900명 이상의 메이커와 9만명의 방문자, 65개의 스폰서가 참여했다. 전시와 함께 물건을 판매하면 200달러의 부스비를 내야 하고, 전시만 하면 부스비는 무료다. 대신 메이커 페어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누구나 생산자가 되는 현장` 뉴욕 월드메이커페어에 가보니..

메이커 페어는 `재미(Fun)`를 목적으로 만든 물건들을 보여주는 메이커들로 가득했다. 파슨스 디자인학교에서 MFA 과정의 학생인 차오 후 투는 스마트폰과 헬멧을 연동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오프라인`이란 글자가 뜨도록 만들었다. 그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었다”며 “휴대폰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이 과정이 흥미로웠고 해보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 쪽에선 `자물쇠 풀기(Lockpicking) 워크숍`이 열렸다. 수십명의 어린 아이들이 자물쇠를 푸는 법을 배웠다. 이 워크숍을 연 클릭 탈만은 “자물쇠 풀기 모임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뉴욕에 20명이 있고, 우리는 서로의 직업을 말하지 않고 모임을 가지며 한달에 한 번 워크숍을 열어 누구에게나 방법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며 “사람들에게 도구(Tool)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것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들로 붐벼 `가족 축제의 장`이란 느낌을 줬다. 아이의 창의성, 교육을 위해 메이커 페어에 오는 것이다. 어른들의 참여도 많았는데, 평소엔 괴기스럽다고 느껴지는 행동이지만 페어에선 모든 것이 허용됐다. 메트로 카드로 조끼를 만들어 입은 중년 커플도 행사장을 누볐다.


메트로카드로 만든 조끼를 입고 다니는 중년 커플<메트로카드로 만든 조끼를 입고 다니는 중년 커플>
로봇을 조종하는 어린이<로봇을 조종하는 어린이>

한쪽에 세워진 흰 가벽에는 성인노소 누구나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꽃모양의 종이에 배터리를 연결해 빛이 나오는 종이꽃을 만드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드론 레이싱`도 인기였다. 참가자들이 장애물 속에 드론을 날리며 승부를 가리는 모습도 방문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긴 붓으로 바닥에 물을 적셔 그림을 그리는 모습<긴 붓으로 바닥에 물을 적셔 그림을 그리는 모습>

메이커 페어 창립자인 데일 도허티는 “왜 사람들이 여기에 이렇게 많이 모였을까를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다른 것을 창조하는 일을 즐긴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기술은 10년전보다 10분의 1로 저렴하고 다양해졌다. 뉴욕 교육감이 페어에 올 정도이고, 교사들의 참여가 월등히 높아졌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메이커로 참여한 임지순씨는 “한국 메이커 페어와는 열리는 규모가 상당히 다르고, 사람보다 2배가 큰 로봇 등 만드는 프로젝트 규모 자체도 더 크다”며 “한국 메이커의 퀄리티도 전혀 낮지 않은데, 전시자 수나 참여자 수 같은 풀이 작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석중 럭스로보 이사는 “한국에서는 우리 모듈을 `교육용`으로 밖에 바라보지 않지만 손만 스쳐도 열리는 쓰레기통, 박수를 치면 꺼지는 스위치 등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시각을 배웠다”며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이 크고 한국과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다르다”고 말했다.

뉴욕(미국)=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출처: http://www.etnews.com/20161003000088

Posted by insightalive
,
나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배웠다. 선생들은 내게 인간은 합리적이라고 가르쳤다. 그들에게 내가 배운 합리적 인간은 다름 아닌 '경제적 인간'이었다. A, B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는 것을 고른다는 거였다. 

그러나 나는 본능적으로 '경제적 인간'의 개념에 한계가 있다는 게 느껴졌다. 다른 차원의 인간이 있다는 게 분명했다. A, B 둘 중에 무엇이 더 옳은가를 따져, 옳은 일을 하는 인간이 존재한다. 나는 그들에게 '가치적 인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옳고 그른가를 따지려면, 무엇이 더 가치 있는 것이냐는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 인간'이 돈으로 대표되는 이득을 중시한다면, 가치적 인간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중시한다. 

한때, 나는 순진하게도 인센티브를 잘만 활용하면, 경제적 인간과 가치적 인간을 조화시킬 수 있다고 믿은 적이 있었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경제적 선택을 했는데, 이게 또한 가치적으로도 옳은 선택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A, B 둘 가운데, A가 더 옳은 일이지만, B를 선택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 된다면, A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거였다. 그래서 경제적으로도 A를 선택하는 게 더 이득이 되도록 만들자는 거였다. 그러면 사람들이 결국 더 옳은 일, 즉 A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는 틀린 게 분명했다. 나이가 들고, 사회를 경험하면서, 인센티브를 활용하면, 인간은 더욱더 '경제적 인간'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옳은 일을 한다는 '가치적 인간'에서 더욱 멀어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 

과학적 증거도 있다. 이스라엘에서 탁아소 10곳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부모가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면 벌금을 부과했다. 제시간에 도착하는 부모에게 인센티브를 준 거나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지각하는 부모가 줄어들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했다.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 비율이 25%에서 33%로 증가했다. 16주 후에는 40%로 늘어났다. 

이는 부모들이 '가치적 인간'에서 '경제적 인간'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당초 부모들은 탁아소에 지각하지 않은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늦으면 미안해했다. 그러나 벌금이 부과되자 달라졌다. 이득을 따지기 시작했다. 늦게 도착할 때의 이득과, 벌금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벌금을 내더라도 지각하는 게 이득이면, 늦게 아이를 데리러 갔다. 그러고도 탁아소에 미안해하지 않았다. 벌금을 낸 것으로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내가 쓴 칼럼 '혐오시설 수용 또는 출산장려의 대가로 돈을 주는 정부는 틀렸다(goo.gl/18sBOs)에서 소개한 스위스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설문조사 결과도 똑같은 예다. 산골마을인 울펜쉬엔슨에 방폐장을 짓겠다고 정부가 발표했을 때였다. 주민들의 방폐장 찬성률은 인센티브 제안 전에는 51%였으나, 제안 후에는 25%로 급감했다. 인센티브가 주민들을 가치적 인간에서 경제적 인간으로 바꾼 탓이다. 인센티브를 제안받기 전에는 방폐장을 짓는 게 옳으냐가 판단의 기준이었던 반면, 인센티브를 제안받은 후에는 이득이냐 손해냐가 판단의 기준이 된 것이다. 그래서 방폐장을 반대하게 된 거였다. 

방폐장 사례는 경제적 인간과 가치적 인간의 결정적 차이 한 가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전자가 훨씬 더 위험 회피적이라는 것이다. 방폐장 설치가 옳은 일이라고 믿었을 때에는 그 위험을 덜 생각했다. 옳은 일, 다시 말해 가치를 추구하기에 손실 가능성은 덜 따졌다. 반면 경제적으로 이득을 따질 때는 손실 규모와 그 확률을 자동적으로 따지게 된다. 방폐장이 우리 마을에 유치됐을 경우,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해도 방사능이 유출될 위험, 이에 따른 관광객 감소, 지역 산업의 위축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된다. 설사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주민들은 '방폐장이 없는 기존 상황도 괜찮아. 그렇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방폐장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라고 판단하게 된다. 

가치적 인간이 훨씬 더 위험을 감수한다는 건 역사가 입증한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에 나선 사람들은 경제적 인간이 아니라 가치적 인간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독립운동을 하면 모든 재산을 잃고 옥살이를 할 수 있으며, 목숨까지 잃을 수 있었다. 이득을 따지는 경제적 인간에게는 너무 위험부담이 큰일이다. 그러나 '독립'이 옳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그 위험이 부차적인 거였다.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혁신과 창조를 지향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가치적 인간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혁신적인 창업가와 기업가, 다시 말해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가 되려면 어느 정도 위험 감수가 불가피하다. 남이 하지 않는 일, 남이 보기에 이상한 아이디어가 혁신의 시작이다. 그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실현하려면, 위험을 져야 한다. 위험회피적인 경제적 인간으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믿는 가치적 인간일수록 더욱더 혁신적인 창업에 뛰어들게 된다. 우리는 그 일의 가치를 믿을 때 심장이 뛴다. 더욱 열정적인 된다. 더욱 끈기를 발휘한다. 더욱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혁신 기업은 돈이 아니라 가치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페이스북이 사용자 10억 명을 돌파한 2012년 즈음, 직원들 책상 위에 놓였다는 '빨간 책'에는 이런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페이스북은 기업(company)이 되기 위해 창조된 게 아니다. 세상을 오픈하고 연결한다는 사회적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다.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돈을 번다." 페이스북에서 옳은 일은 세상을 연결하는 거다. 페이스북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 옳은 일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는 페이스북에서는 경제적 인간보다 가치적 인간을 우선시한다는 뜻에 다름이 아니다. 

미국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에서는 아예 '옳은 일을 하라(do the right thing)'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직원은 내보낸다. 내가 인터뷰했던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대 교수는 "그런 직원은 남아 있고 싶어도 해고 당한다"며 "애드 캣멀 사장이 그 같은 픽사 문화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옳은 일을 하라(Do the Right Thing)는 글귀가 벽에 새겨져 있다. 혁신 기업 픽사는 이 같은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직원은 내보낸다. <출처= By Joost J. Bakker (Flickr: Do The Right Thing graffiti Amsterdam) [CC BY 2.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2.0)], via Wikimedia Commons>


가치적 인간은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 부당하게 고통을 받는 타인에게 연민을 느낀다. 그들을 돕기 위해 용기를 낸다.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회를 더 혁신적이고 더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고 싶다면 우리는 경제적 인간보다는 가치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난무하는 인센티브에 반대한다. 이는 가치적 인간을 더욱 희귀하게 만든다. 돈으로 누군가가 당신을 조종하려 든다면 거부하라. 그 조종은 인간으로서 당신의 품격을 낮추려는 시도다. 

그러나 가치적 인간 중에 경계해야 할 유형이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이들은 경제적 인간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첫째 타입은 눈이 먼 '가치적 인간'이다. 자신이 옳음에 중독된 나머지, 다른 믿음과 가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눈이 멀어 있는 자들이다. 그래서 자신과 다른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적으로 여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그런 경우다.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한다. 심지어는 테러리스트가 돼 선량한 타인을 학살하기까지 한다. 이들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적이다. 한국의 상당수 권력자들이 역시 알고 보면 눈먼 자들이다. 

둘째 타입은 '내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면, 그게 곧 옳은 일'이라고 믿는 자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아무 거리낌 없이 추구한다. '그게 옳다'고 스스로를 속인 자들이다. 그러니 남을 속이기도 쉽다. 뻔뻔한 권력자들뿐만 아니라, 부당한 권력에 복종하는 상당수 팔로워들 중에서도 이런 타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부당한 권력이라고 해도 자신에게 높은 자리와 많은 돈을 줄 수 있는 권력이라면 그들의 이익에 봉사한다. 그 대가로 권력자들이 주는 경제적 이득을 향유한다. 그러면서도 그게 옳은 일이라고 믿기에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사람이 득세하고 있을까? 타인의 가치와 믿음에도 눈을 뜨고 존중하는 '가치적 인간'은 점점 소수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경제적 인간이 양산되도록 조직되고 있는 게 아닐까? 아이들에게도 옳은 일이 아니라 득이 되는 일을 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아닌가? 그 속에서 타인의 믿음을 부정하는 '눈먼 가치적 인간'들이 독버섯처럼 어두운 곳에서 자라나고 있는 건 아닐까? 부당한 권력에 복종하며 그들의 충실한 집행자 노릇을 하면서도 '이게 옳은 일'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나 스스로부터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김인수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6&no=669023

Posted by insightalive
,

- 칸막이에 갇힌 조직·기업
- 각자 업무만…큰 그림 못봐
- 금융위기 때 경제석학들
- 워커맨 신화 소니 몰락도
- 변화 눈멀게 한 '사일로' 탓
- 다양한 '점' 선으로 연결해야
- ………………………………
- 사일로 이펙트
- 질리언 테트|384쪽|어크로스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우리집에는 ‘소니’의 전자기기가 35개 있어요. 배터리충전기요? 그것도 35개지요.”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 빛나는 시절을 보낸 소니는 만족이란 걸 몰랐다. 수년에 걸쳐 제품라인과 사업부문을 문어발식으로 확장, 또 확장했다. 1000개 이상의 전자기기를 생산했고 대다수는 독립된 특허기술 기반이었다. 이렇게 잘나가던 소니가 어쩌다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건가. 기술? 아니다. 자본? 천만에. 정보? 엄청 많았지. 그렇다면? 폐쇄성이 문제였던 거다. 부서를 세분화하고 자율적인 팀을 만들자며 외부와의 소통을 끊더니 코앞에 닥친 위기까지 못 알아보게 됐다. 팀 중심의 방어적인 태도가 쌓아며 손에 쥔 혁신의 기회까지 차버리게 됐다. 결국 세상서 가장 폐쇄적인 집단이 된 것이다. 

현대의 조직은 회의로 시작해 회의로 끝난다. 그것도 매일 ‘대책’회의다. 브리핑을 하고 책임자를 불러다 문책하고 다시 그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것도 모자라 태스크포스팀도 건별로 만든다. 그런데도 늘 신통치 않다. ‘위기상황’이 해제되는 법이 없고, 혁신? 그냥 풀리기만 해도 좋겠다. 바로 이것이 책의 문제제기다. 간단히 말하면 ‘그러니 어쩔래?’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세계시장분석을 담당한 금융저널리스트가 이 골치아픈 문제를 ‘사일로 이펙트’로 풀었다. 사일로(silo)가 화근이란다. 제 아무리 똘똘한 친구들이 모인 집합체라도 구성원을 눈멀게 하고 조직의 변화를 가로막는 사일로가 도사리고 있는 한 혁신은 물 건너간 얘기라고 먼저 치고 나왔다. 원인이 잡혔으니 대책도 꺼내야 할 터. 저자는 크게 두 가지 분석을 통해 해결책에 접근한다. ‘어째서 사일로가 생기지’가 하나. 다른 하나는 은근슬쩍 생긴 사일로가 조직을 장악하기 전 ‘사일로를 길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다. 

제목 ‘사일로 이펙트’는 주로 ‘부서 이기주의’란 말로 풀이된다. 생각·행동을 가로막는 편협한 사고틀과 심리상태 전반을 가리킨다. 각자의 업무에만 몰두하느라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혹은 보지 못한 척하는 현상 전부를 말한다. 결국 대책은 총체적인 지휘의 그림 아래 마련하는데 그것이 없다는 게 문제다. 작은 점과 점 사이 선을 보지 못해 모두 칸막이 안에 갇힌 채 아등바등하는 모양. 

저자가 볼 때 사일로는 죽여도 죽여도 되살아나는 ‘좀비’와 비슷한 거다. 그런 좀비를 찾아 나선 저자의 발길은 어디 한군데 머물지 않았다. 마이클 블룸버그가 이끌었던 뉴욕시청과 뉴욕시의 블루마운틴 헤지펀드, 캘리포니아의 페이스북, 시카고 경찰국, 오하이오의 클리블랜드 클리닉, 런던의 잉글랜드 은행과 스위스의 UBS, 도쿄의 소니 등. 여기에 사일로를 이긴 그룹과 이기지 못한 그룹이 나뉘어 있다. 

▲그들이 ‘똑똑한 바보’로 전락한 이유? 

저자가 세상을 보는 기준은 간결하다. 사일로에 갇힌 세상과 사일로를 넘어선 세상. 먼저 사일로에 갇힌 세상을 한번 보자. 영국 런던정경대 최고 석학들이 2008년 세계경제위기 앞에서 눈뜬장님처럼 ‘똑똑한 바보’가 돼버린 까닭은? 

이 복잡한 문제조차 저자에겐 쉽게 정리된다. 사일로 경제학자들 탓이니까. 당시 (물론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지만) 경제학자들은 세계 외부에 존재하는 하찮은 ‘경제거리’에 대해선 깡그리 무시했고 다른 영역과 연결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경제학자의 고질병인 ‘경제학을 금융과 분리하는 습관’ 때문이다. 그저 수학방정식의 세부사항을 연구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옆방에선 어떤 분류체계로 연구를 하는지, 나와의 사이에 경계는 없는지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진정한 ‘똑똑한 바보’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사일로를 넘어선 세상은 어떤가. 저자는 페이스북이 시도한 사회공학실험을 성공사례로 꼽았다. ‘전문가집단의 함정’에서 벗어나려 한 끊임없는 ‘벽치기’. 그렇다고 대단할 건 없다. 그저 직원들이 조직의 문제를 큰 그림에서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키우며 경험을 넓혀가는 것. 하지만 파장은 컸다. 사일로를 소탕할 수 있었으니. 

▲조직의 운명? 사일로만 다스리면! 

사일로에 갇힌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뭐가 문제인지 파악조차 못하는 것이다. 혹여 알아챘다고 해도 문제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숲을 못 보고 나무에만 매달려 있으니 바람이 부는지 비가 오는지 도통 보이질 않는 거다. 스스로 만든 관료제나 분류체계 안에 생각·행동을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전문화와 집중화가 미덕인 시대. 하지만 그 미덕이란 것이 전혀 다른 세상에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일로가 획책한 ‘’사일로 이펙트‘를 눌러야 전문·집중화의 경계를 넘어 협력의 시너지를 키울 수 있단 뜻이다. 기업의 미래? 국가의 운명? 저자의 논리대로라면 이조차도 그리 거창할 게 없다. 사일로만 잘 다스리면 되니까. 

저자가 던진 한방의 처방전이 있다. ‘외부인의 시각을 가진 내부인’을 키우란 것이다. “때때로 우린 세계를 조직하는 다른 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가 진짜 미덕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남의 식구처럼 이상한 소리를 해댄다고 내칠 일이 아니란 거다. 

▲조각조각의 점을 이어라 

테러·붕괴 같은 인재든 지진·태풍 같은 자연재해든 별반 다를 게 없다. 보통 대형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말썽거리는 점과 선을 잇지 못하는 국가시스템이란다. 사고를 예고한 점을 연결하지 못하고 관련부처 간 벽을 부수지 못할 때 참사는 이어지게 돼 있단 거다. 예컨대 9·11테러의 진상을 파악하는 과정. 1000여명을 인터뷰하고 한 달 가까이 청문회를 하며 160명의 진술을 들었다. 그렇게 250만쪽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래서 어쩔 건데? 결론은 테러를 예고한 조각조각의 정보를 연결하지 못한, 부처 간 따로놀기식 칸막이 때문에 벌어진 참사라고 나왔는데. 

저자가 빼낸 간명한 해결책은 이거다. ‘다양한 점을 이어라’(Connecting the dots!). 이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어느 해인가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축사로 꺼내놔 유명해진 말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죽은 잡스라도 데려와 칸막이를 젖히고 수많은 점을 연결하라는 것이다. 소니, 페이스북 등 기업조직의 흥망성쇠는 물론이고, 9·11이든 구제역이든 세계금융위기든 정치·사회·금융분야라고 제쳐둘 일도 아니다. 

‘배터리충전기 35개’가 소니에만 해당된 일로 끝나리란 보장은 없다. 사일로로 인해 몰락하는 기업의 폐품은 어디 내다팔 수도 없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18&aid=0003633756&viewType=pc

Posted by insightalive
,

innovation_mistake

1. 아이디어 창출 메커니즘도 없이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만약 여러분의 조직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다듬고, 완성하는 메커니즘 없이 혁신을 추진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이런 메커니즘도 없이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요구하면 성과도 없으려니와 조직 내에 냉소주의만 팽배하게 된다.

2. 풀어야 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고 답을 요구한다

혁신은 뭔가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이는 문제해결을 통해 이루어진다. 리더들은 혁신을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약 없이 무작정 많은 해결책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제약은 창의성의 좋은 친구다.

3. 상업적인 실패를 처벌하면서 위험 감수를 촉구한다

거의 모든 상업적 성공은 실패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조직 내에서 실패를 할 경우 치욕으로 인식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실패를 장려하라는 말은 아니다.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지만, 혁신의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실패에 대해서는 인정해주어야 한다.

현실에 이런 일은 없다 출처: 약치기 그림
출처: 약치기 그림

4. 잘 갖춰진 실험실도 제공하지 않고 실험을 기대한다

혁신의 성공에 있어 실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의 반응 확인을 위한 간단한 모형이나 신속한 프로토타입의 제작 등은 필수다. 라이트 형제가 수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실험 모형을 제작하지 않았다면 과연 비행기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5. 충분한 자원 할당도 없이 획기적인 결과를 기대한다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의 애인이었던 포템킨 공이 거짓으로 꽃장식과 개선아치를 갖춘 마을을 꾸며 신생 우크라이나를 유토피아처럼 꾸민 것처럼 종이 위에서 멋진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는 있겠지만,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는 결코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없다. 

6. 보호막 없이 파괴적 혁신을 요구한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이 시장 선도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한계에 이르러 더 이상의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그치면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후발 기업에 시장 지배력을 잠식당하고 만다고 지적했듯이 파괴적 혁신은 필요하다. 하지만 보호막 없는 파괴적 혁신은 무모한 일이다.

* 이 글은 <Harvard Business Review>에 실린 Scott Anthony, David S. Duncan, Pontus M.A. Siren의 글 ‘The 6 Most Common Innovation Mistakes Companies Make’를 번역 요약했습니다.

원문: 곽숙철의 혁신이야기


출처: http://ppss.kr/archives/90073


Posted by insightalive
,
  • Prologue

필자가 몸담고 있는 로아컨설팅(ROA Consulting Inc.)은 2003년 설립된 이래, 처음 8~9년 간은 국내 IT대기업(통신사업자/단말제조사가 중심)을 대상으로 단말 플랫폼(주로 피처폰) 전략(그 당시 단말플랫폼 하면 WIPI 기반의 피처폰 미들웨어 플랫폼을 의미), 단말 벤더 매니지먼트 전략 수립(과거 이통사들은 소위 '종속적 전략단말' 라인업이 다수 존재하였는데, SKT의 경우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VK나 SK텔레텍(이후 팬택에 의해 인수합병됨), 얼마전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택 등 삼성전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량물량구매를 전제로 특정 이통사의 입맛에 맞는 휴대폰만 제조하는 피처폰 제조사들을 전략단말 제조사라고 일컬었다), 이통사 부가서비스 전략 수립 등 단말 및 단말 플랫폼, 단말 부가서비스 등을 핵심 Keyword로 하여 지금은 별로 사용하지도 않는 단어로 포장된(?) 다양한 리서치/컨설팅 서비스를 이통사/제조사의 다양한 사업부문에 제공해 왔다.

아마도 스티브잡스가 2008년 본격적으로 휴대폰 시장에 아이폰을 가지고 진입하지 않았더라면, KT가 2009년 11월 아이폰3GS 모델을 애플과 독점계약하여 국내에 판매하지 않았더라면, 필자가 몸담고 있는 로아컨설팅에서는 이 영역에서 여전히 활발히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2010년부터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피처폰 시장이 무너지고, 스마트폰 시장으로 전환되기 시작하였으며, 3G 기반 데이터 통신 가입자 수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다. 2012년 부터는 3G에서 LTE로 빠르게 전이되면서, 피처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완전히 그 자리를 스마트폰이 대체하기 시작한다. 구글-삼성전자 진영 vs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기 시작하면서 물량 게런티 기반으로 피처폰을 제조하여 근근이 특정 통신사에 단말기를 납품하던 국내 중견제조사들은 모두 망하고,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맹주 중 하나였던  노키아, 블랙베리 또한 스마트폰 게임에서 탈락자로 오명을 남긴다.
현재 여러분이 목격하고 있듯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 삼성전자(구글 진영)간의 경쟁구도이며, 여기에 중국 내수벤더(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의 자국내 약진에 따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일정 포션 점유 정도로 매우 단순하고 심플한 경쟁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

반면, 스티브잡스가 iPod Touch에  iTunes라는 서비스를 번들링해 제품의 서비스화(Product Servitization)로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방식 그대로, iPhone에 App Store를 번들링함으로써 제품(Product)이 아닌 제품 플랫폼(Product Platform)에 소비자를 Lock-In시킴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면서,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Ecosystem)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이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등장한 세력이 바로 '스타트업(Startup)'이라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조직(Organization)이다.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은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의 저자인 에릭 리스가 정의한 것 처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상황에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디자인된 조직'이다.

the-lean-startup-by-eric-ries-11-638

에릭 리스(Eric Ries)의 스타트업 정의 / 출처 : Lean Startup

스타트업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상황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빠르게 성장하는 특성을 보이는 조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규모 자본력,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어마어마한 시장에서 엄청난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획득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들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특성을 보이고, 주로 애플이나 구글이 깔아놓은 좌판(기저 플랫폼, Dominant Platform)인 앱 스토어에 앱(Native App)을 매개(Medium)로 고객을 끌어모으고(Attract), 고객의 행동패턴/성향/취향 등과 관련된 다양한 Data를 클라우드 서버에 축적하여 분석하는 데 기발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 기발하고 뛰어난 재능을 많이 가진 조직, 스타트업 팀 일수록 보다 정교하게 고객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근본적으로 무엇을 개선함으로써 고객 가치/효용이 높아질 지 예측이 가능하다.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한 스타트업 조직은 벤처캐피탈(창투사)의 투자가 뒤따르고, 이 자금을 가지고 더욱 더 핵심역량/가치에 집중하여 빠르게 성장하고 그들이 만든 앱이 진화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의 거래비용을 효율화하며,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생태계(Ecosystem)로 진화한다. 우버(Uber)와 에어비엔비(Aribnb)와 같은 스타트업이 이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국내에서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직방 등 O2O 분야의 앱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스마트폰에서 앱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며, 앱 스스로 양면/다면 시장(Two Sided, Multi-Sided Market)을 형성하면서 거대한 생태계 시스템으로 진화한 점이다. 이른 바 버티컬 플랫폼 생태계 사업자들이 등장한 셈이다.

이들 버티컬 플랫폼 사업자들은 기존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차량-호텔-음식배달-부동산중개 등등)이 가진 비효율성을 모바일로 제거하고, 동일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들인다면 더욱 더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자로서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게 되며, 기존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를 학계에서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Pipeline Business)라고 지칭)을 빠르게 해체시키거나, 흡수한다(플랫폼 흡수).

로아컨설팅은 스타트업이 단순히 '3년 미만의 신설 창업 기업' 이라는 지엽적인 정의에서 벗어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 중앙에 완전히 새로운 조직의 형태로 등장한 거대한 세력이라는 측면에서 연구조사를 2012년 부터 진행해 왔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연구조사를 통해 로아컨설팅이 강하게 믿게 된 신념 중 하나는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이 가까운 미래에 결국, 기존 사업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수익을 창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스타트업 조직과 같이 애시당초 고객 가치 지향적이고, 고객이 내뿜는 데이터를 자산화하여 집요하게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외부 기업/팀과의 오픈 콜라보레이션 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혹자는 로아컨설팅이 왜 스타트업에 그리 많은 관심을 가지는 지, 심지어 엔젤투자와 액셀러레이팅 사업에 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의 단초가 바로 앞에 이야기한 내용이다.
지금과 같은 저 성장 기조가 오래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기업은 기존에 영위하던 비즈니스 모델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그렇다고 기존 조직의 힘만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도 힘들다. 적절한 수준의 오픈 콜라보레이션,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할 수 밖에 없으며, 이의 대상이 스타트업 조직이 가장 유력하다는 것은 주지한 바와 같다.
로아컨설팅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컨설팅 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자회사인 로아인벤션랩(ROA Invention LAB)을 설립하고, 이 자회사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팅을 수행하는 개라지박스(garagebox, www.garagebox.biz)를 3년 동안 운영해 오고 있다. 그리고 국내 모 대기업(제조사)의 인재개발원과 공동으로 임원 대상의 오픈 이노베이션 데이(Open Innovation Day)도 2년 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데 참여하면서 스타트업 조직과 대기업 조직을 연결/매개하는 인포미디어리(Infomediary)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ROA_1

로아컨설팅(모회사)-로아인벤션랩(자회사)간 작동 매커니즘 / 출처 : 로아컨설팅

  • 'Digital Transformation'을 말하다

왜 국내 대기업/중견기업들이 오픈 콜라보레이션/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스타트업 조직을 바라봐야 할까?
이에 대한 단초로 2016년 4월 HBR의 핵심 페이퍼로 플랫폼 전략론의 대가인 마샬 반 알스타인(Marshall Van Alstyne)외 2명의 교수가 기고한 'Pipeline, Platforms, and the New Rules of Strategy'논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ROA-2

출처 : HBR, 2016.4.

이 논문의 핵심 내용은 기존 파이프라인 비즈니스(Pipeline Business Model, 선형 프로세스 중심의 기존 기업의 보편적인 사업방식. 마이클포터교수의 경쟁우위론에서 제시된 가치사슬이론(Value Chain)에서 볼 수 있는 기업이 본원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운영하는 기업의 선형적 내부 시스템) 가 점점 더 새로운 전략의 규칙/제도를 설계하는 플랫폼 비즈니스(Platform Business Model)로 전환 또는 흡수된다는 점이다.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와 플랫폼 비즈니스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 3가지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는 데, 필자가 이를 좀 더 재해석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ROA-3

파이프라인 비즈니스 VS 플랫폼 비즈니스 / 출처 : Pipeline, Platform and the new rules of strategy. HBR 2016.4., 로아컨설팅 재해석

위의 표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원 조정/조절 중심 - 외부 인터랙션 중심 - 생태계 가치 중심으로 완전히 드라마틱하게 전환된다는 점이다.

자,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국내 대기업/중견기업들이 기존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을까? Operational Excellency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낡은 유산인 식스 시그마의 원칙(품질관리, 수율향상, 원가관리 등)이 중요하고 자원을 통제함으로써 KPI를 유지할 수 있는 작금의 대기업/중견기업들에게 애시당초 외부 인터랙션 중심-생태계 가치 중심 조직으로의 전환은 불가능에 가깝다. 오너의 전적인 확신과 신념, 이에 기반한 추진(조직-문화의 변화가 가장 먼저 추진되어야 함) 없이는 100%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조직-문화의 변화(Organizational-Cultural Transformation)가 중요한 이유는 외부 인터랙션 - 생태계 가치 중심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조직이 가진 관성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발상 전환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소비자 / 기업) 데이터의 자산화, 현재 기업, 공장 등 기업 내부 곳곳에서 관리되고 측정되어야 할 데이터의 자산화(Asset Light)를 통해 신규 시설과 원천기술투자 중심(Asset Heavy)에서 고객과 현장 데이터 중심의 사업아이템 발굴과 즉각적인 실행(Lean, Agile Approach)이 가능한 조직(Asset Light)으로 변환되어야 한다.

고객과 현장 데이터 중심의 사업아이템 발굴과 즉각적인 실행. 이에 가장 적합한 조직이 어디 일까? 맞다, 바로 스타트업인 것이다.
혁신적인 스타트업 조직의 공통점이 고객과 현장 중심의 데이터 측정과 이에 기반한 제품/서비스의 개선이다. 측정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필립 코틀러 교수의 말이 가장 적합하게 들어맞는 조직인 셈이다.
뛰어난 스타트업 조직은 고객과 현장 중심의 데이터 측정과 제품/서비스의 개선을 IoT 센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객 데이터를 자산화하고, 좀더 효율적인 자산화를 위해 데이터를 쌓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분석(Analytics)과 실시간 리포팅(Reporting)을 할 수 있는 체계를 작지만 의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야 말로 이들은 처음부터 '디지털 기술을 무기로  고객 데이터를 자산화하여 다시 해당 고객에게 의미있는 번들링 제품/서비스로 환원하는' 능력을 가진 'Digital Transformer'인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중견기업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가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되어 비즈니스 모델 혁신자로 등극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Digital Transformer'들과의 부단한 교류(M&A나 지분투자만이 능사가 아님)와 협력이 점점 더 중요하다.

최근 연이어 신문지상에 터지고 있는 '대기업의 스타트업 BM 도용하기'  이슈는 내부 조직 중심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폐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기업/중견기업 스스로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과 외부 조직(스타트업 조직)을 Mix & Match 하돼, 외부 조직(스타트업 조직)의 경우, 확실한 보상정책과 결과물의 공유, R&D비용지원 등의 제도설계(계약 등)를 통해 신뢰관계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필요하면 외부 조직이 내부 조직 안으로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Outside-In), 내부 조직이 외부 조직 체계로 특정기간 동안 합류(Inside-Out)하여 의미있는 결과물을 도출케 하고, M&A나 지분투자(유상증자) 방식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하여, 결과물의 빠른 도출을 위해 R&D 비용을 조건없이 지원해주는 등 새로운 투자방식(결과물 및 결과물 도출에 활용된 기술은 스타트업 고유의 자산으로 인정하되, 해당 결과물/활용 기술을 Licensing-In 계약을 통해 대기업/중견기업 안으로 내부화 진행)이 필요하다.

다음은 국내 대기업/중견기업들이 왜 Digital Transformation이 필요한가? 에 대해 WHY - HOW - WHAT Approach로 정리한 것이다.
Digital Transformation이 최근 국내 대기업/중견기업들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Business Model Innovation(BMI)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고객-생태계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BMI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접근방법이 무엇이냐이다.
로아컨설팅은 최근 몇 개월 간에 걸쳐 Digital Transformation에 성공한 전통적인 글로벌 기업의 사례(대표적인 기업이 GE)를 연구하면서 3단계의 Approach가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3단계 Approach의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실행을 통해 결론적으로 Platform Play가 가능한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roa-4

Digital Transformation은 왜 필요한가? : Why-How-What Model 출처 : 로아컨설팅

하기의 인포그래픽 도표가 바로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대기업/중견기업들의 Platform Play가 가능한 상황으로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요구되는) 3단계의 변화 사다리(Transformation Ladder)이다.

DTR Index_3Steps-07

국내 대기업/중견기업들에게 요구되는 Digital Transformation의 3단계 (3 Steps for Digital Transformation) 출처 : 로아컨설팅, 2016.

  1.  조직/문화적 변화단계 : Organizational & Cultural Transformation
    -Top(오너)의 전적인 신뢰와 확신 표명
    -이에 따른 Digital Transformation 전담부서 또는 조직 설치
    -채용인력의 변화(e.g Data Engineer, Data Scientist, SW Developer 들의 영입)
  2. 기술적 변화단계 : Technological Transformation
    -Data의 Asset
    -기술력을 보유한 외부 스타트업 조직과의 협업, 공동 프로젝트 공동과제 추진(Open Collaboration)
    -기술력을 보유한 외부 스타트업 조직의 인수/지분투자(Open Innovation)
    -Data Asset화를 위한 IoT / Cloud / Big Data / 인공지능 중심의 기반기술체계 정립
  3. 플랫폼 BM으로의 변화단계 : Platform BM Transformation 
    -생태계 가치 중심 구조 표명. 이를 위한 새로운 컴포넌트와 제도설계/발표
    -신규 컴포넌트를 다양한 이해관계자, 3rd Party에게 배포
    -컴포넌트를 이용하는 새로운 규칙/제도 설계 및 포럼 개최 등
  • Epilogue : 기업의 Digital Transformation 준비상태 점검표

사실, 이 컬럼은 이걸 여러분께 추석선물로 드리고자 쓰게 되었다.

로아컨설팅이 특별히 제작한 국내 대기업/중견기업을 위한  [Digital Transformation 준비점검표]를 소개한다. Digital Transformation Readiness Index(DTR Index) 로 명명한 이 준비상태 점검표를 통해 현재 우리 기업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게 제작이 되었다. 물론 글로벌 사례연구를 통해 3단계의 Approach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각 단계 별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구성요인을 질문 형태로 정리하여 리커트 척도 5점을 기준으로 기업 내 경영진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제조중심의 전형적인 파이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가하는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 오너/경영진들에게 여전히 Data를 자산화 한다는 표현이나, IoT / Big Data / Cloud / Deep Learning, 인공지능 기술 및 이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픈 소스 기반의 움직임이  그들의 공장과 현장, 고객들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여전히 어렵고,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Digital Transformation과 Business Model 혁신은 전 세계적으로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로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시장 플레이어들에게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할 키워드이다. 스타트업 조직과 같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조직과의 다양한 형태/방법의 오픈 콜라보레이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반드시 고민되어야 하며(기존 내부 조직의 관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위해 필자가 몸담고 있는 중간 인포미디어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나 기관 등과의 협업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비즈니스 모델의 세계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다만 시대적 요구에 빠르고 민감하게 대응하는 역량과 능력이 더욱 더 중요할 뿐!

david@roaconsulting.co.kr
로아컨설팅(ROA컨설팅)의 CEO. 2003년 로아컨설팅을 공동창업한 후 14년 째를 맞이하고 있다. 로아컨설팅은 국내 통신사업자와 휴대폰 제조사라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모바일 디바이스 기반의 비즈니스 실행 전략, 신규사업모델 개발전략컨설팅을 수행해 온 토종 IT컨설팅 기관. 2012년부터는 Platform Business Model과 관련된 연구활동 및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Start Up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Start Up=Vertical Platform'의 양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 착안하여 '버티컬 플랫폼 혁명'이라는 책을 내면서 관련 비즈니스를 전개중이다. 2014년 3월, 자회사인 ROA Invention LAB(인큐베이션센터 Garage Box, www.garagebox.biz)을 통해 실제 Start Up의 육성과 지원, 초기투자에 집중하고, 유망한 '버티컬 플랫폼'을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대학에서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의 양면시장 형성단계와 성공요인에 관한 연구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플랫폼 전략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중이다.  


출처: http://verticalplatform.kr/archives/7915

Posted by insightalive
,

조직 내부·외부의 생각을 잘 섞어야 혁신 성공합니다 

샤오미, 돈 한푼 안들이고 휴대폰 운영체제 24개 언어로 번역한 비법은? 

수많은 샤오미 팬들이 개발자 됐다


■ 오픈 이노베이션 방법론 효율성 경영학자 4명이 따져봤습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미항공우주국(NASA·이하 나사)은 태양의 표면이 폭발하는 현상인 태양 플레어가 언제 일어날지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세우는 것에 몇 년 동안 난항을 겪었다. 나사 과학자들에겐 태양 플레어가 발생하기 4시간에서 24시간 전에 이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정확성이 50% 이상인 알고리즘이 필요했었는데, 오랜 시간 그것을 세우지 못했다. 2009년, 나사는 미국의 이노센티브라는 회사와 파트너가 되었다. 이노센티브는 자사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엔지니어링과 과학 부문의 문제들을 외부 사람들이 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이다. 그리고 이 플랫폼을 통해 나사는 그토록 찾던 알고리즘을 얻었다. 태양 플레어 발생 8시간 전에 이를 감지하고 정확성이 85%인, 나사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알고리즘이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 알고리즘을 만든 사람은 반퇴직 상태인 무선주파수 엔지니어였다. 

이처럼 나사는 내부가 아닌 외부 사람의 아이디어로 몇 년 동안 갖고 있던 '숙제'를 풀었다. 그리고 나사처럼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혁신을 이루는, 이른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택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헨리 체스브로 UC 버클리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으로,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폐쇄적으로 내부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외부에서도 아이디어를 얻고 내부 자원을 일부 공개하며 외부 사람들과 협력해 기업이 혁신을 이뤄가는 것이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팀은 스페인 IESE의 브루노 카시만(Bruno Cassiman) 교수와 지오바니 발렌티니(Giovanni Valentini) 교수, 덴마크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몰(Michael Mol) 교수, 스위스 IMD의 하워드 유(Howard Yu) 교수를 인터뷰하며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공동으로 답변을 한 카시만과 발렌티니 교수는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완전한 해결책이 아닌,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임을 깨닫고 개방형 혁신이 진짜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단순히 아이디어 얻는 방식이 아닌 자사 비즈니스 모델 핵심의 일부로 만들어야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개방형 혁신의 위험 요소인 기업 정보 유출에 관해 몰 교수는 "정보 유출을 방지하려 하는 것이 오히려 자사 혁신성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들과의 주요 인터뷰 내용. 

 체스브로 교수가 오픈 이노베이션 콘셉트를 내놓은 이후에 이는 실질적으로 경영세계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가. 

 유 교수=그가 제시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기본적인 개념은 조직에 외부 아이디어, 기술, 자원(resources)을 들여와 내부 발전에 보태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상업화에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사실 이런 개념은 이전에도 있었기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의 오랜 역사 중 하나는 대학교, 과학자, 최종 소비자 등과 관계를 구축하며 연구를 한 것이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기업과 외부인들의 관계의 차이점은 이런 협력이 어떻게 진행되고 관리되느냐에 있다. 예전에는 소수의 사람이 모여 그들끼리만 협력을 했다면, 이제 오픈 이노베이션 개념은 확장되어서 훨씬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 

 몰 교수='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과 같다. 개방형 혁신 개념이 실제로 도입되기 전에 '오픈 이노베이션' 단어가 먼저 생긴 것인지, 아니면 이미 존재하고 있던 트렌드에 체스브로 교수가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일까? 나는 후자가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한 적이 있다. 연구개발에 치중하는 기업들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아웃소싱을 하며 혁신과정을 '개방'했다. 

 카시만·발렌티니 교수=조직이 벽을 허물고 외부와 협력하는 구조이기에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많은 말이 있었다. 그렇지만 오픈 이노베이션이 혁신을 이루기 위한 조직 행동에 얼마만큼의 변화를 이끄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즉 오픈 이노베이션이 얼마큼의 경제적 효율성이 있는지는 아직 단정짓긴 힘들다. 

 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율성을 어떻게 최대한 높일 수 있을까. 

 몰 교수=다른 사람들에게 기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 진심을 믿게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예로 IBM을 들 수 있다. IBM은 자사 소프트웨어 특허 500개를 공개해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이것이 사용되도록 허용했다. 이런 IBM의 모습은 자사가 오픈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명성(reputation)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IBM 기술 및 지적재산권 담당 수석부사장이었던 존 켈리는 "혁신 경제(Innovation Economy)시대에서는 지식재산권의 사용은 소유주를 위한 수익 창출을 뛰어 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유 교수=오픈 이노베이션을 단순히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이 아닌 자사 비즈니스 모델 핵심(core)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2010년에 설립된 샤오미 이야기를 해보겠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운영체제 MIUI(미유아이)를 탑재한다. MIUI는 커스텀롬(Custom―ROM)으로, 공개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소스를 토대로 기능을 추가하거나 삭제해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게 개조한 프로그램이다. 이 개조과정의 핵심은 사용자들이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 데 참여하는 것이다. 애플은 새로운 운영체제를 18개월마다 출시한다. 그렇지만 샤오미는 매주 새로운 MIUI를 선보인다. 샤오미의 팬들은 중국 밖 시장 사용자들을 위해 오리지널 MIUI를 24개 언어로 번역했다. 이는 샤오미가 연구개발(R&D)에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이뤄진 성과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칠 적절한 시기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카시만 교수·발렌티니 교수=우선적으로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은 도구(means)이지, 완전한 해결책(end)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진짜로 혁신을 해야 하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성공한 혁신기업들을 모방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혁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그다음으로 기업이 할 일은 이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혁신을 위한 준비(organizing for innovation)'를 하는 것이다. 

 몰 교수=오픈 이노베이션에는 트레이드 오프가 따른다. 물론 대부분 외부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기업이 '개방'을 하는 것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을 보호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될 정보와 지식이 자사 경쟁력에 중요한지 생각해야 한다. 만약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면 오픈 이노베이션을 고려해보는 것을 권한다. 명심할 점 한 가지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절대로 기업이 알고 있는 모든 정보와 지식을 타인과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쳤는데 효율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혁신 효율성'을 보장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카시만 교수·발렌티니 교수=다양한 이유가 있다. 일단 오픈 이노베이션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이에 헌신하는 조직 구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구조에는 들어가는 비용이 있다. 예를 들면 글로벌 소비재 기업 P&G는 '커넥트&디벨로프(Connect&Develop·C&D)'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 아이디어를 얻고 외부 사람들과 협력해 혁신을 이뤄 나간다. 그리고 P&G에는 C&D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글로벌 팀이 있다. 그렇지만 모든 기업이 P&G처럼 개방형 혁신을 도맡는 팀을 꾸려갈 여력이 되지는 않는다. 

두 번째 이유는 내부 직원들은 외부 사람들이 본인을 대신하는 것을 싫어한다. 때문에 외부 사람들과 협력하는 대신 따로 일하고, 그 결과 회사의 자원이 낭비될 수 있다. 

 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행한 후 그에 대한 효율성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유 교수=세 가지 측면에서 나눠 측정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시한 뒤 나온 아이디어 개수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중기적 관점에서는 제안된 아이디어 중 얼마큼이 채택되어서 실제로 실행되었는지 혹은 반복적으로 기업과 협력하는 외부 사람들이 몇 명인지를 보고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율성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이다. 제품 상품화의 속도 또는 제품 론칭을 이루는 데 연구개발(R&D) 비용이 차지한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해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율성을 알 수 있다. 

 '혁신 효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외에 오픈 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위험성은. 

 몰 교수=기업이 의도하지 않은 가장 큰 위험성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외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기업이 해당 정보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모르고 이를 말하는 경우가 있다. 

 유 교수=기업들은 경쟁사들이 중요한(sensitive) 정보를 모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자사 사업의 특정한 문제만 해결하는 방안으로 개방형 혁신을 실행하면 이런 두려움이 상당히 줄어든다. 

나아가 내부에서 협력 플랫폼을 만들어 자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외부인들이 하는 일을 관리하고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예를 하나 들겠다. 2012년 10월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하 DARPA)은 'FANG'라고 불리는 새로운 수륙양용 전투차 디자인을 위해 미국 혁신가들을 불러모았다. 디자인을 크라우드 소싱해 해병대원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탱크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DARPA는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포털을 만들었다. 사용자들은 전산유체역학, 구조해석 등 포털에 탑재되어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내려받아 디자인 작업을 하고, 해당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차량의 성능을 모의 실험할 수 있었다. 외부 사람들의 지혜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은 단순히 (자사가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를 말하고 외부 사람들이 집에서 이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도록 만들어선 안 된다. DARPA가 사용한 온라인 툴처럼 특정한 정보만 공유되고 해당 조직이 원하는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기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정보 유출일 것이다. 이런 사태를 미리 대비할 방법은 없을까. 

 카시만 교수·발렌티니 교수=헨리 체스브로 교수도 개방성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전적인 방법을 써라. 좋은 변호사를 채용하고, 더 자세하게 약정을 작성하라.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가장 좋고 효율적인 방식은 신뢰를 쌓는 것이다. 

 몰 교수=인시아드대학교의 필리페 몬테이루(Felipe Monteiro) 교수와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줄리언 버킨쇼(Julian Birkinshaw)교수와 함께한 연구조사에서 발견한 것이 있다. 바로 정보 유출을 막는 것은 실제로 매우 힘들다는 사실이다. 만약 기업이 정보 유출을 막으려고 한다면 자사의 '혁신성'을 손상시키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들의 지식을 얻기를 바라면서 자사는 똑같이 공유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의존할 만한 전략이 아니다. 물론 기업들은 자사 사업의 어떤 부분을 개방할지 매우 잘 생각해야 한다. 순진하게 사업의 모든 분야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쳐서는 안 된다. 

―< b>재정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는 것이 좋을까. 

 몰 교수=재정 문제를 초래한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혁신 능력(innovation capacity)이 부족해서였다면 개방형 혁신이 해답이 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혁신 능력은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펼치지 못한 것이라면 오픈 이노베이션이 해결책이 될 수는 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한국기업중에는 누가 잘하나 
삼성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 스타트업들과 앱개발 공유…개방형 플랫폼으로 나아가
 

 한국 기업 중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잘 펼치는 기업은. 

 유 교수=삼성(전자)의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GIC)가 좋은 예라 생각한다. GIC는 스타트업들과 협력하며 가상현실, 빅데이터, 디지털 헬스, 보안 등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직적 기업문화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외부인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서 변화는 매우 큰 변화다. 물론 시간만이 삼성이 더 급속한 산업 변화에 발맞춰 갈 수 있도록 변화할지 알려줄 것이다. 현재로서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유행'에 멈추지 않고 미래에 더 많은 기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행할 것이라 보는가. 

 유 교수=모든 산업 분야가 빠르게 변하면서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밀리지 않고 경쟁 우위를 갖추기 위해선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 가능한 유비쿼터스 연결 시대(age of ubiquitous connectivity)에서는 개방형 혁신이 대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433986&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
기사 대표 이미지:[월드리포트] 14살짜리 CEO의 대박 사업 구상…350억 원도 거절
14살이면 부모 등쌀에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옮겨 다니며 억지로 과외수업을 받거나 부모 감시 피해서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친구들과 연예계 소식을 누가 많이 아는가 자랑할 그런 나이입니다.

그런데 미국 앨라배마주에 사는 중학교 2학년생 타일러 로젠탈은 소위 ‘잘 나가는 CEO’입니다. 그것도 3천만  달러, 우리 돈 350억 원을 줄 테니 ‘사업 구상’을 팔라는 제의조차도 단칼에 거절할 만큼 전도 유망한 사업을 막 시작한 ‘스타트업’ (Startup) 대표입니다.로젠탈이 지난해 이른바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10만 달러 (1억2천만원)을 투자 받아 세운 ‘RecMed’라는 스타트업 회사는 앞서 말한 대로 350억 원을 줄 테니 사업 구상을 팔라는 제의를 받을 만큼 미국 사업 계에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도대체 어떤 회사이고 어떤 사업 구상이기에 3억 원도 아니고 350억 원에 팔라는 것일까요? 그리고 얼마나 수익성이 높길래 그런 엄청난 제의를 거절한 것일까요?
 
RecMed의 최초 구상은 엉뚱하게도 중학교 2학년생인 로젠탈이 수업 받는 ‘젊은 기업가 아카데미’ 과목에서 탄생했습니다. 사업 구상을 하나씩 내라는 과제물을 받은 로젠탈의 머리에 갑자기 뭔가 슈~욱 하고 지나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로젠탈은 학교 야구팀의 1루수이자 투수였습니다. “앨라배마주에서 열리는 야구 토너먼트에 참여하려고 각지를 돌아다닐 때마다 보고 느낀 게 있었어요. 애들이 다치면 부모들이 구급약을 찾지 못해 노심초사하는 걸 봤거든요. 이 문제를 해결하면 되겠다 싶었죠.”

로젠탈의 최초 구상은 야구 토너먼트가 열리는 경기장마다 매점 같은 것을 만들어 구급약을 파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구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좋은 사업 모델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야구 토너먼트가 열리는 6시간 동안에 매점을 지킬 점원에게 최저 임금만 지불한다고 해도 이 사업 구상은 전혀 수익성이 없었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자판기’ 였습니다. 로젠탈은 일단 자판기 디자인을 스케치한 뒤 제약 회사에서 일하는 부모님과 상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마침내 자판기의 원형 (prototype)을 만들어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로젠탈은 자판기에 자기 학교 색깔인 검정과 빨강, 그리고 흰색이 어우러지게 디자인 했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들은 두 가지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우선 화상을 입었거나 찢어진 상처, 물집이 나거나 벌에 쏘일 경우 필요한 구급약 세트로써 이용자가 어떤 구급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5.99달러에서 15.95달러(7천원~1만8천원) 까지 받도록 했습니다. 또 다른 옵션은 밴드나 고무장갑, 피부염 치료제와 물수건, 거즈 등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선택하는 구급약에 따라 6달러에서 20달러(7천원~2만2천 원)까지 여러 옵션을 뒀습니다.로젠탈은 올 가을부터 이 기계들을 대량으로 만들어 아이들 출입이 많은 놀이동산이나 해수욕장, 축구 경기장이나 야구 경기장 등에 배치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이미 ‘식스 플래그스’(미국의 유명 놀이동산 체인)가 1백 대를 주문한 상태입니다. 자판기의 대당 가격은 5천5백 달러 (650만 원)이고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구급약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매우 좋은 모델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로젠탈은 한 발 더 나아가 이 자판기에 광고판을 붙이게 해 광고 수입까지도 함께 거두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로젠탈의 ‘젊은 기업가 아카데미’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 클라린다 존스는 로젠탈의 기업가적 구상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젠탈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는 틀림없이 놀라운 사업가가 될 겁니다. 이제 14살이잖아요. 빌 게이츠가 앞으로 두려워해야 할 걸요.”

결코 빈말이 아닌 것이 이 지역에 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새로 시작하는 스타트업 업체에 사무실과 사무기기 등을 대여해주는 곳)인 ‘Round House’의 설립자 카일 샌들러도 이 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로젠탈은 수업 시간 외에는 온통 RecMed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시간을 쓰고 있어요.” 실제로 로젠탈은 라운드 하우스에 소속된 가장 어린 CEO로서 이곳에 사무실도 있고 사업 멘토들과도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14살의 대박 CEO 로젠탈은 장차 해나가게 될 여러 사업을 구상하고 실천하는데 대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노틀담 대학에 가고 싶어요. 거기에 훌륭한 경영학 관련 수업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노틀담 대학 축구팀의 열성 팬이거든요.” 

(사진=CNN)      

 

 

출처: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579990

Posted by insightalive
,

`철저하고 세련된` 한국고객 만족시키려 고민


■ 유럽1위 프리미엄아웃렛 英 맥아더글렌그룹 줄리아 칼라브레스 CEO 

 기사의 0번째 이미지
해외 명품 브랜드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프리미엄 아웃렛이 국내에 등장한 지 10년이 됐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11년 7조9000억원이었던 아웃렛 시장 규모는 올해 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과 함께 아웃렛은 여전히 국내 유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채널이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프리미엄 아웃렛이 시작된 유럽에서 아웃렛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특히 모든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위협이 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또한 내수 산업인 아웃렛은 어떻게 해외 진출을 하고 있을까.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유럽 1위 프리미엄 아웃렛인 맥아더글렌그룹의 줄리아 칼라브레스 최고경영자(CEO)를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이 같은 질문을 던져봤다. 칼라브레스 CEO는 "우리는 고객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접할 수 없는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아웃렛을 단지 쇼핑하는 공간이 아닌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아더글렌그룹은 1995년 영국 맨체스터 근교에 유럽 최초 아웃렛인 체셔오크센터를 열었고 현재 9개국(유럽 8개+캐나다)에 2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전체 매장 매출이 30% 성장해 최근 회계연도에는 35억유로(약 4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한국 등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매출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4배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맥아더글렌은 1인당 구매 금액이 가장 많은 한국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4년 전 한국에 지사를 세우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이외에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에도 영업 및 마케팅을 위한 지사를 세웠다. 

이는 아웃렛이 내수 산업이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장 많은 고객이 있는 중국에는 직접 진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칼라브레스 CEO는 맥아더글렌 아웃렛의 성공 비결로 첫째 아웃렛을 복합 놀이 공간(entertainer)으로 만든 것, 둘째 재고 관리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명품을 계속 공급한 것, 셋째 지역사회와 상생한 것을 꼽았다. 다음은 칼라브레스 CEO와의 일문일답. 

―맥아더글렌 아웃렛이 유럽 최대 1위라고 들었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해달라. 

▷유럽에서 최대 규모,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웃렛이다. 9개국에 22개 아웃렛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아웃렛에 3000개 매장이 있으며 최상위 브랜드부터 대중적인 브랜드까지 900여 개 브랜드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 각 아웃렛마다 직원은 1000명 정도다. 보통 유럽에서 적합한 지역의 대지를 구입하고 아웃렛 매장을 신설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확장 계획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기존 아웃렛은 9만㎡ 정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터키, 독일, 프랑스, 벨기에에는 아웃렛을 신설하면서 계속 매장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202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가량 규모를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맥아더글렌이 다른 아웃렛과 차별화하는 점은 무엇인가. 

▷우선 맥아더글렌 아웃렛을 복합 놀이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맥아더글렌은 처음에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적 융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일환으로 아웃렛 건축물 디자인을 중요하게 본다. 방문객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게 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 문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립한다. 따라서 방문객이 맥아더글렌 매장에 들어왔어도 마치 그 지역을 관광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복합 놀이 공간으로서 방문객에게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예술 공간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 레스토랑, 쉴 수 있는 쉼터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웃렛이라는 핵심은 유지하고 있다. 아웃렛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수요를 다양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갖고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구비해놓는 것이다. 우리는 1년 단위가 아니라 한 시즌이 지나면 바로 제품을 들이고 있으며 재고가 부족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쓴다. 고객들이 아웃렛을 방문했을 때 가장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은 재고가 많지 않고 회전이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 자선바자회, 서머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 복합 놀이 공간이라는 개념과 일맥상통하는가. 

▷이 점이 바로 우리 회사의 DNA라고 본다. 고객들을 놀라게 하고 즐겁게 만들면서 이곳을 또 방문하고 싶다고 느끼게 하는 일이 우리의 진정성을 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밀라노 세라발레 아웃렛에서는 유명한 박물관 작가를 초청해 작품을 설치했으며, 유니버설뮤직과 협력해 아티스트들과 행사를 진행했다. 한 아티스트가 리메이크한 '프리덤'이라는 노래는 모바일 앱에서 자연스럽게 맥아더글렌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문화 행사로 재즈 페스티벌은 8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건축물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설립하듯이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노벤타 디피아베 센터에서는 오페라하우스와 협력을 맺고 아웃렛에서 오페라 가수들의 공연을 진행했다. 최근 오픈한 캐나다 밴쿠버 아웃렛에서는 밴쿠버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아트 프로젝트를 열었다. 원주민들 작품이 아웃렛에 전시됐다. 우리는 각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한국 방문 목적은. 

▷제2회 럭셔리 패션 콩데나스 콘퍼런스(4월 20~21일 개최)가 한국에서 열렸다. 이 콘퍼런스 공식 후원자로서 방문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의 중요성은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한국 방문객은 해외 방문객 중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아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고객이다. 또 이번 기회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문화, 패션 등 다방면으로 알고 본격적으로 배워보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맥아더글렌 아웃렛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세레발레, 베네치아 노벤타 아웃렛 등 지역 아웃렛 이름으로는 이미 한국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단 '맥아더글렌'이란 전체를 아우르는 아웃렛 브랜드가 생소해서 아마 인지도가 낮다고 보는 것 같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맥아더글렌 아웃렛에서 1인당 소비는 한국인이 237파운드(약 45만원)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는 첫째 중국, 둘째 러시아이고, 그다음이 한국이다. 2014년도 대비 2015년 한국 방문객은 53% 증가했고, 전체 면세 고객 중 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맥아더글렌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맥아더글렌 아웃렛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환경인 것 같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좋은 가격이 한국인들을 끌어들인다고 본다. 특히 유럽에 신혼여행을 온 부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위기를 말한다. 

▷오프라인 소매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느끼는 위기일 것이다. 온라인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소비 패턴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이미 충분한 지식이나 정보를 숙지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살리는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장점은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만지고 느끼면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눈으로만 보는 온라인과 달리 직접 제품을 접하면서 고객들에게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려 하고 있다. 

―앞으로 아웃렛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가. 

▷아웃렛 시장이 온라인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달라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웃렛은 지역 상권을 살린다는 의미에서 지역사회와 연관된 잠재적 성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이탈리아 세라발레 아웃렛을 시작했을 때 주변은 모두 초원이었다. 하지만 아웃렛이 생긴 후 골프장, 호텔, 음식점 등 상권이 형성돼 지역 발전에 기여했다. 아웃렛을 통해 지역 상권까지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더불어 맥아더글렌은 지역사회와 유대관계를 맺으며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상권 형성에 직접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의 아웃렛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한국은 패션 트렌드 측면에서 매우 재빠른 습득자(quick learner)다. 아웃렛 시장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대형화된 미국 아웃렛 방식을 도입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작고 디테일한 유럽 아웃렛 형식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이 유럽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변화된 것이라 판단한다. 

―한국 소비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다른 국가 소비자들보다 철저하고(forensic), 세련된(sophisticated) 감각을 가진 고객이라고 본다. 한국 고객들은 자신들이 뭘 살지 확실하게 결정하고 매장을 방문하는 편이다. 한국인들은 디지털 방면에서 최첨단을 달리고 있기에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구입할 제품의 조사를 다 마치고 준비된 상태로 아웃렛에 오는 것이다. 한마디로 스마트한 소비자다.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이 까다롭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아웃렛을 운영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매우 도움이 되는 고객이다. 한국 고객들의 철저함을 배우면서 맥아더글렌은 어떻게 매장을 운영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standard)을 높여준다. 

―아웃렛을 경영하면서 인재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사람, 즉 직원 중심으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아웃렛만의 독특한 서비스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아웃렛에는 전 세계 각국 관광객이 온다. 따라서 한국 중국 미국 등 전 세계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해뒀다. 

그 일환으로 일찍이 직원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아카데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재무 관리 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직원들이 되도록 평등하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제공하려고 한다. 

―아웃렛에 입점하는 브랜드 파트너를 선택할 때 어떤 요건을 보는가. 

▷우리 아웃렛은 설립된 후 21년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왔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인지, 그 브랜드가 아웃렛 매장에 대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저명한 브랜드의 경우에는 그 브랜드의 아웃렛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려고 하는지 등도 함께 살펴본다. 소비자 측면에서 브랜드를 선정한다는 의미다. 소비자가 아웃렛에서 제품을 구매했을 때 실망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 아웃렛에서 손님들이 가장 실망하는 경우는 브랜드는 있지만 재고가 많지 않을 때다. 연륜이 있는 브랜드만 파트너로 삼지는 않는다. 새로운 브랜드들의 입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좀 다른 방식으로 협력한다. 새로운 브랜드들과는 팝업스토어 등 임시 매장을 통해 어떻게 협력해나갈지 구상하며 일하고 있다. 프리미엄 아웃렛이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가 혼합돼 있는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맥아더글렌만의 경영 철학이 있을까. 

▷우리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아웃렛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 위치에 걸맞게 최상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언제나 매 순간 최고가 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게다가 우리는 럭셔리 브랜드라는 아웃렛이다. 최상의 질을 유지하고 그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력한 동기가 있다. 언제든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만족시킬 수 있는 아웃렛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맥아더글렌은 주로 유럽 매장에 집중돼 있다. 혹시 다른 지역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가. 한국은 따로 계획이 있는가. 

▷아직 한국에 진출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그렇다고 진출할 생각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기회가 있다면 언제나 가능하다. 맥아더글렌 부동산개발팀이 전 세계적으로 적절한 아웃렛 장소를 찾고 있는데, 한국도 그중 하나다. 우리는 이미 4년 전에 한국지사를 세웠다. 한국지사에는 디지털팀, 세일즈팀, 마케팅팀이 각각 구성돼 있다. 한국 소비자들과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또 맥아더글렌은 한국에 투자도 한 상태다. 

―맥아더글렌의 앞으로 계획은. 

▷부동산개발팀이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아웃렛에 적합한 용지를 찾고 있다고 앞에서 언급했다. 현재는 유럽에 더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에 아웃렛이 내년에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 지방에 아웃렛을 오픈하기 위해 무려 10년이 걸렸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도 새로 매장을 개설할 예정인데, 심지어 이곳은 20년이 걸렸다. 이들 지역은 한국 관광객도 관심이 많은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또 폴란드에도 3곳 정도를 후보군으로 생각하고 있고, 중국에 매장을 여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 줄리아 칼라브레스 맥아더글렌 CEO는… 

부동산개발업과 패션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가 중 한 명이다. 그는 1998년 맥아더글렌 COO(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2002년부터 CEO로 임명돼 10년 이상 CEO로 일하고 있다. 2013년 맥아더글렌 그룹이 미국 1위 아웃렛 기업인 사이먼프로퍼티 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맥아더글렌 그룹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필드에서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김미연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310166&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 혁신은, 결국 낙오한다


■ '파괴적 혁신' 재정의 조슈아 갠스 교수 

 기사의 0번째 이미지
경영 구루인 크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1997년 내놓은 '파괴적 혁신(Disruption)'이라는 개념은 가장 널리 쓰이는 경영학 용어 중 하나다. 하지만 이 단어는 크리스텐슨 교수가 처음 생각했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신규 진입자가 저가 제품을 통해 기존 시장 질서를 흔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개념을 사용했다. 이런 틀에서 보면 애플도 에어비앤비도 '파괴자(Disruptor)'와는 거리가 먼 기업이 된다. 

조슈아 갠스 토론토대 로트먼 경영대학원 교수는 크리스텐슨 교수가 내놓은 '파괴적 혁신'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한다. 그가 새로 내놓은 책 제목도 크리스텐슨 교수의 저서 '혁신가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를 오마주한 '파괴적 혁신의 딜레마(The Disruption Dilemma)'다. 

그는 '기존에 기업을 성공하게 만들었던 것을 그대로 하는 일이 거꾸로 기업을 망하게 하는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기업이 '파괴적 혁신'의 희생자가 되는 것은 트렌드를 잘못 읽었거나 경영을 잘못해서가 아니라고 봤다. 시장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에 맞춰 조직을 변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구조적 혁신(Architectual Innovation)'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기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던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위험성을 깨닫고 대응책을 내놨다. 블랙베리는 터치가 가능한 블랙베리 폰 '스톰'을 내놨지만 처참히 실패했다. 스톰의 터치스크린은 오타율이 엄청나게 높았다. 과거 블랙베리에 최적화된 조직을 유지했기 때문에 아이폰에 비교해 형편없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블랙베리처럼 성급하지 않았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될 때 사용된 기술(터치 인터페이스, 모바일인터넷)은 이미 기존에 다른 스마트폰에서 쓰이던 것이었다. 애플은 이 기술을 결합해 뛰어난 완성도와 기가 막힌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라는 조직은 새로운 제품과 완전히 통합됐다(integrated). 디자인부터 서플라이체인 관리, 마케팅까지 다른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유무형의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의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 됐고 노키아, 블랙베리 등 기존의 자사 디자인을 고집한 기업들은 결국 밀려났다. 반면 아이폰의 '지배적 디자인'을 따라 스마트폰을 내놓은 삼성, LG 등은 새로운 강자가 됐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팀은 갠스 교수에게 '파괴적 혁신'과 그에 대한 대응법을 물었다. 그는 '파괴적 혁신'은 관리 가능한 것이며, 무작정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블랙베리가 했던 것처럼 조급하게 단기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애플이 했던 것처럼 조직 자체를 통합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단어가 크리스텐슨 교수가 처음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쓰이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이 있다. 대체로 이는 '위대한 기업이 경영이 잘되고 있다는 그 사실 때문에 실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내가 '수요 측면'이라고 부르는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췄고, 다른 이론은 내가 '공급 측면'이라고 부르는 내부 조직의 파괴적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공급 측면의 파괴적 혁신(Supply Side Disruption)'이라는 단어는 내가 만들었지만 이 이론 자체는 레베카 헨더슨 하버드 경영대 교수가 만든 것이다. 

―당신의 책에 나오는 핵심적인 개념이 '구조적 혁신'과 '공급 측면의 파괴적 혁신'이다. 이를 설명해달라. 

▷한 제품은 구성요소와 그 구성요소를 결합하는 방법(이를 구조라고 부른다)으로 이뤄져있다. 혁신은 그 구성요소를 발전시키는 요소혁신과 구성요소를 결합하는 방법을 혁신하는 구조혁신으로 나뉜다. 공급 측면의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구조적 혁신이 시장에 진입할 때 발생한다. 기존 기업들은 그들의 기존 구조만을 고치고 요소혁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구조가 주류가 되면 기존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책의 서문에 나오는 브리타니카 대백과사전 사례는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아서 망했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른 사례는 없을까. 

▷파괴적 혁신에 의해 망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다. 코닥이나 블록버스터(넷플릭스에 밀려 망한 영화대여 체인)도 새로운 혁신에 일찌감치 대응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대응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당신은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기보다는 기업 전체를 변화시키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별도 조직을 만드는 것이 실패할 때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결국 혁신을 방해하는 것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나. 

▷경영진이 독립적인 조직을 선호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것이 덜 파괴적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통합적인 변신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들고 실패할 경우 위험도 크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다. 경영진의 그런 충동은 이해하지만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기에는 통합적인 접근이 더 쉽다.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다 보면 기업의 최초 모습과 달라진다. 예를 들어 GE는 소비자가전에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이를 하이얼에 매각했다. 이는 기업을 지속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좋은 질문이다. 나는 기업들이 무한하게 오래 존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기업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변화'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중단기 수익을 포기해야만 한다. 둘 사이에 상충관계가 있다(존속하려면 고통을 겪어야만 한다는 의미). 

―애플이 스마트폰 산업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온 것에 대한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이제 스마트폰 산업은 S커브의 끝에 있고 가격 전쟁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폰 산업에서 파괴적 혁신이 다시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나. 

▷파괴적 혁신을 가져오는 사건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소비자가전 시장을 보면 20년 동안 살아남은 상품군은 거의 없다. 오직 예외가 텔레비전인데 이마저도 마침내 위기를 맞고있다. 지금은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만약 이 같은 현상이 또 발생한다면 10~15년 내에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애플이 해당 제품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갖춘 후에 움직였다는 분석이 흥미롭다. 이는 퍼스트 무버보다 패스트 폴로어의 전략이 유용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인가. 

▷그런 경우가 있지만 일반화시키지는 않겠다. 애플이 성공한 것은 비전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다른 경쟁자들이 그전에 실수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스티브 잡스가 비범한 능력을 갖춰서였을 수도 있다. 확언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샤오미와 같은 중국 기업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삼성은 덩치가 크고 가족경영을 하고 있어서 변화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샤오미는 구조적 혁신기업이 아니다. 샤오미의 제품 중 기존에 나온 것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 스마트폰을 보면 다른 안드로이드폰과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다. 내 생각에 그들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으로 경쟁하는 기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구조적 혁신을 도입했고 구조적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빅 플레이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규모의 구조적 혁신이 가능했다고 본다. 

―한국의 재벌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사업이 다각화되어 있다. 어떤 재벌기업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서플라이체인의 모든 부문에 참여한다. 사업 다각화는 이해 상충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파괴적혁신에 대한 대응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나. 

▷기업이 가용한 자원에 대한 내부 경쟁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사업 다각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업을 한다는 것이 유연한 대응을 막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테슬라가 전기차 테슬라 3를 공개했다. 이것은 파괴적 혁신인가. 테슬라의 신차가 '지배적 디자인'이 될 것으로 보나. 기존 자동차회사들은 이를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테슬라는 아이폰에 버금가는 구조적 혁신이 될 것이다. 또한 지배적인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 자체가 (자동차 산업이) 변화하는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기존 자동차회사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결합 측면에서 테슬라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과연 미래에도 사람들이 자가용을 보유하고 싶어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신은 파괴적 혁신은 관리되거나 예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기업이 기존 기업을 꺾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현금이 많은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와츠앱을 인수해버렸다. 

▷그렇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목표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가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스타트업의 목표다. 페이스북이 이 회사들을 인수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구글은 지주사 알파벳을 만들어 구글을 비롯해 여러 독립적인 기업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이해 상충과 자원 배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나. 

▷구글은 핵심 비즈니스인 검색과 광고 사업에서 너무 커져버렸다. 내 생각에 그들은 스스로를 복합기업(conglomerate)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한 가지 우려할 만한 점은 이런 구조에서는 계열사 간 요소들을 결합시켜서 나오는 혁신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기업들도 파괴적 혁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일부에서는 이들이 기존 시장을 부수고 프리랜서만 늘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두 회사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고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들에게 이를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의 파괴적 혁신을 모두 이뤘다고 본다. 

―당신은 책에서 리더십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게이트 창업자인 앨런 슈거트의 사례를 보면 좋은 리더십은 기업을 '파괴자'로 만들면서 동시에 '반(反)파괴자'로 만드는 것 같다. 

▷그렇다. 경제학자로서 리더십 전문가는 아니지만 파괴적 혁신을 관리하는 것도 기업 경영진의 능력이다. 좋은 리더는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 He is… 

조슈아 갠스 교수는 토론토대학교 로트만경영대학원의 전략경영담당 교수다. 그는 호주 출신으로 퀸즐랜드대학교 경제학 우등 코스를 졸업했으며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케네스 애로, 폴 밀그롬 교수의 지도하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멜버른대학교 경영대에서 정보경제학 등을 가르쳤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서 방문연구자로도 일했다. 2012년부터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생산성, 혁신 및 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아빠는 경제학자(Parentonomics)' '정보는 공유되기를 원한다(Information wants to be Shared)' 등이 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 '파괴적 혁신'의 희생자 되지 않으려면… 

새로운 기술이나 경쟁자가 등장해 '파괴적 혁신'의 위협을 느낄 때 대부분의 기업은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 기업 자원의 일부를 떼어내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신사업부, 사내벤처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고 기업은 파괴적 혁신의 희생자로 전락한다. 

기존 조직은 과거에 성공했던 경영 방식에 길들여져 있어서 새로운 혁신에 대응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별도의 조직이 만들어지지만 인적·물적 차원에서 독립 조직은 기존 조직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다. 별도 조직이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결국 이 조직은 기존 조직과 통합돼야 한다. 이 경우 기존 조직에 흡수돼 파괴적 혁신에 대응할 능력을 잃게 된다. 

1990년대 윈도로 운영체제(OS) 시장을 지배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이 부상하면서 넷스케이프의 도전을 받게된다.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빌 게이츠는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별도 조직으로 만들어 엄청난 자원을 투자했고 넷스케이프와의 경쟁에서 승리한다. 하지만 일단 넷스케이프라는 '파괴적 혁신'을 차단하는 데 성공하자 IE는 결국 윈도에 통합된다. 현재 IE는 경쟁력을 잃고 구글 크롬의 도전으로 계속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 

갠스 교수는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 전체가 통합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을 느리지만 단단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일시적인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익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이런 통합적인 접근의 대표적인 사례가 캐논이다. 포토리소그래피(반도체에 빛을 가해 사진을 찍는 것처럼 회로를 만드는 것) 장비 시장은 1965년부터 1982년까지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됐다. 이때마다 기존 기업이 몰락했고 새로운 기업이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유일한 예외가 있었다. 바론 일본 캐논이다. 새로운 신기술이 도입돼도 캐논은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주요 플레이어로 남았다. 

캐논을 연구한 경영학자들에 따르면 캐논은 항상 경쟁자가 최신 기술의 제품을 내놓고 나서 2년 정도 지나서 제품을 내놨다. 이 기간에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기술을 완벽하게 습득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또한 여러 세대의 기술을 동시에 연구해 한 기술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도 막았다. 최고경영진은 항상 상품 개발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졌고 엔지니어들은 주기적으로 다른 분야로 순환근무를 시켰다. 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용이 들었고 직원들에게도 힘든 일이었지만 '파괴적 혁신'에 대한 일종의 보험 역할을 했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캐논은 이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덕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292148&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 'The effectiveness of customer participation in new product development: a meta-analysis' Journal of Marketing, 2016, 80 (January), 47-64) 장우정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조교수, Steven A. Taylor 일리노이주립대학교 교수 



이제 고객은 더 이상 기업이 개발한 신제품을 구매·사용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오늘날 고객은 신제품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며 자신의 니즈와 그 니즈를 실현할 솔루션(solution) 아이디어를 신제품 개발 팀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기업도 고객을 신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신제품 개발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고 고객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그러나 고객 참여를 통해 신제품을 개발한 모든 기업이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한 것은 아니다. 일본 무지(MUJI)의 경우 고객 참여를 통해 개발한 신제품들의 3년간 평균 판매량이 고객 참여 없이 개발된 신제품보다 5배나 많았다. 반면 넷플릭스는 영화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과정에 고객을 포함시킨 후 비효율성이 극대화되어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무려 3년이나 걸렸다. 

왜 이처럼 고객 참여를 통해 개발한 신제품의 성과가 판이하게 다른 것일까? 저자들은 이 질문에 답하고 고객 참여를 통해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들에 현실적인 조언을 주고자 메타연구를 실시하였다. 메타연구란 특정 연구 주제에 관해 기존에 있는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정량 분석하는 연구 기법을 말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을 신제품 개발 과정의 어느 단계에 참여시키는가는 개발 성과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객을 신제품 개발의 초기와 후기, 예를 들어 아이디어 개발 단계나 신제품 모형(prototype)을 테스트하고 마케팅 론칭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에 포함시키는 것은 신제품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향상시키거나 신제품 개발 시간을 단축시켜 결과적으로 재무적인 성과를 높였다. 

그러나 신제품을 디자인하거나, 엔지니어링하는 단계에 고객을 참여시키는 것은 신제품 개발 시간을 늘려 결국 신제품의 재무적 성과를 해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빠른 신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이 생명인 산업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경우 제품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단계에 고객을 참여시키는 것은 피해야 함을 시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는 고객 참여의 성과가 어떠한 조건에서 이뤄졌는지에 따라 상당히 다름을 보여주었다. 고객 참여는 기술 변화가 거의 없는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보다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보다 효과적이었다. 또한 고객을 신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은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에서, 최첨단 산업보다는 첨단 기술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산업에서, B2C(business to consumer)보다는 B2B(business to business) 산업에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신제품 개발 성과를 올리는 데 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기업의 신제품 개발 과정에 고객을 참여시켜 그들의 니즈와 솔루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은 항상 신제품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기업은 고객을 신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시키기에 앞서 고객 참여가 기업이 속한 산업 및 개발하는 제품,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의 특성에 적합한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우정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조교수]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274318&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