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의미가 없다. 매일경제신문 MBA팀은 김재일 서울대 경영대 교수, 여준상 동국대 교수 등 학자들과 허지성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베인&컴퍼니 이정훈 파트너와 김경훈 이사 등 실무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언제 어떤 정성 마케팅`을 도입할 것인지를 시기와 상황에 맞춰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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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신제품 기획할 때 

신제품을 기획하고 출시하려는 기업은 타깃 소비자들에게 어떤 물건이 갖는 의미, 그들 문화와 습성을 맥락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민속지학자나 인류학자가 직접 연구집단에 들어가 그들 행태와 의미를 하나하나 분석하듯이 접근해야 한다. 

`블랙앤드데커`사가 전동 공구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이 같은 방법으로 공작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습성과 문화, 그들에게 도구가 의미하는 상징 등을 잡아낸 뒤 물건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 성공 사례다. 여기에 관찰기법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엔`은 샤워기를 출시하기 전에 샤워행위를 관찰하고 제품을 개발해 크게 성공했다. 어떻게 샤워를 하느냐고 단순 설문조사를 했을 때는 실제 행동 중 30%밖에 설명하지 못했지만 샤워하는 걸 카메라를 통해 관찰하자 소비자들은 눈을 감고도 물을 조절할 수 있고 넓게 퍼지는 샤워기를 원한다는 걸 알아냈다. 

② 마케팅 전략을 짤 때 

인스턴트 커피를 출시할 때 커피회사들이 설문조사에서 잡히지 않는 소비자 무의식을 파고들어 성공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인스턴트 커피가 처음 개발돼 시장에 나왔을 때 소비자들은 설문조사에서 `맛이 없기 때문에 인스턴트 커피를 구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진실은 달랐다.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인스턴트 커피를 구매하는 사람은 게으른 주부다`라는 죄책감을 갖고 있었던 것. 커피회사는 이를 역으로 이용해 `커피 만드는 시간이 줄면 가족에게 다른 더 좋은 일을 해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인스턴트 커피 마케팅은 큰 성공을 거뒀다. 

기아자동차에서 K7을 출시하고 브랜딩 작업에 들어갔을 때 MRI를 통해 소비자 뇌가 반응하는 것을 보고 작명한 것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름을 던져줬을 때 뇌파가 가장 활발히 움직였고, 결국 K7은 성공작이 됐다. 

③ 매출이 감소할 때 

제품 매출이 감소할 때는 관찰과 심층면접을 주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설문조사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던 LG 세탁기 문제점이 관찰을 통해 발견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애플이 아이팟부터 대박을 치며 크게 부활하고 이후 연이은 히트작을 내놓을 때 크게 기여한 것도 관찰과 심층면접이다. 


애플스토어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성 마케팅 관찰장이자 심층면접장으로 기능했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이 매장에 들어와서 하는 행동, 물건을 만지고 사용하는 행동이 관찰됐고 기록됐다. 


또한 점원에게 질문을 던지는 내용들도 애플사 임원은 면밀히 파악했다. 

관찰과 심층면접이 제품이나 회사 매출을 부활시킨 `키워드`라는 게 입증된 것이다. 

[고승연 기자 / 정슬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18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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