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4

 

'인터넷 오지' 48억 명 선점 경쟁
페이스북 3월 위성사업 발표에
구글도 최대 3조원 들여 추진

 

 

구글과 페이스북의 인공위성 경쟁이 불붙었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인터넷을 쓰지 못하는 지구촌 오지에 인터넷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구글이 인공위성 함대 프로젝트에 10억~30억 달러(약 1조2000억~3조6000억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위성 함대는 일단 고성능 소형 위성 180개로 이뤄진 뒤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무게가 250파운드(약 113㎏) 정도에 불과한 이들 위성은 기존 위성보다 낮은 고도를 돌면서 인터넷 신호를 지상으로 보내게 된다. 프로젝트는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직접 챙긴다.

 위성 아이디어 공개로 치자면 페이스북이 먼저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3월 위성 등을 통해 하늘에서 인터넷을 지상에 쏘는 구상을 밝혔었다.

 두 회사의 목표는 동일하다. 인터넷 오지 없애기다. 세계는 인터넷을 쓰는 지역과 쓸 수 없는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인류의 3분의 2인 48억 명은 아직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한다. 인터넷 양극화는 소득과 문명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상업적 계산도 동일하다. 이윤 창출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존립 기반은 인터넷이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늘수록 매출이 확대된다. 게다가 위성 인터넷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는 먼저 시작하는 쪽이 시장을 장악한다. 두 회사가 사활을 걸고 매달리는 이유다.

 오지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방법은 인공위성만이 아니다. 최근 부각된 것은 무인기다. 무인기는 지상 20㎞ 고도를 날면서 일종의 통신 중계기 역할을 하게 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여기서도 격돌했다. 페이스북이 3월 영국의 태양광 기반 무인기 제작 업체인 ‘아센타’를 인수하자 구글은 4월 경쟁 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사들였다. 열기구도 활용된다. 구글은 지난해 6월 지름 15m 크기의 열기구 30개를 뉴질랜드에서 띄워 인터넷 서비스 제공 실험을 한 바 있다. 구글은 기류 영향을 받는 데다 서비스 구역이 좁다는 열기구의 단점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공급 구상은 나름 역사가 있다. 1990년대 모토로라가 주축이 돼 무려 42억 달러(약 4조3000억원)를 투입한 이리듐 프로젝트가 시작이었다. 고도 780㎞에 인공위성 66개를 띄워 거대한 이동통신망을 만든 것이었다. 한국의 SK텔레콤도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1998년 121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결국 좌초했다. 단말기와 서비스 가격이 너무 비싼 데다 대도시 고층빌딩에선 통신이 잘 되지 않는 점 등이 치명적이었다. 이리듐의 실패는 당시 최고의 기술기업으로 꼽힌 모토로라의 쇠락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비관론이 적지 않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으며 일장춘몽으로 끝날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용도의 위성들과 충돌 및 상호 방해를 막아야 하는 기술적 과제도 있다.

 그러나 이리듐 프로젝트 실패 후 10여 년이 흘렀다. 위성은 작고 가벼워지고, 제작 비용은 대폭 떨어졌다. 위성 제어 기술은 진보했다. WSJ는 “구글이 성공만 한다면 인류가 인터넷에 접근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위성 경쟁에서 이기는 기업이 미래 인터넷 산업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출처: http://joongang.joins.com/article/131/14870131.html?ctg=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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