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의 주인공은 단연 국내 기업이었다. 삼성전자는 상을 5개나 받았고, LG전자 ‘옵티머스G’는 최고 제품에 꼽혔다. KT 이석채 회장은 기조연설을 했고, SK텔레콤도 ‘캐리어 어그리게이션’과 ‘LTE-어드밴스드’ 기술을 뽐냈다.
국내 기업들이 모바일 전시회에서 온갖 이슈를 몰고 다니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구글조차 신경쓸 정도다. 전세계 LTE 가입자 중 절반이 한국에 모여 있는 만큼 국내 통신시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MWC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중국이다. 중국 기업들이 내놓는 제품과 여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꺼내놓는 무기들이 위협적이다. 특히 중국의 TD-LTE (시분할 방식 LTE) 통신망과 ZTE, 화웨이 등 장비 업체들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지난해와 또 다르다. 지켜보는 눈이 달라졌다. 올해 MWC에 참가한 알서포트 관계자는 “화웨이의 거대한 성장과 ZTE폰의 성능 향상이 가장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일단 중국에 처음으로 깔리는 TD-LTE망에 대비한 제품들이 여럿 선보였다. 지금으로서는 중국에서만 쓸 수 있음에도, 업계는 TD-LTE를 큰 비중으로 소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과 TD-LTE에 일찌감치 들어가기 위한 기술적 채비를 MWC에서 내비쳤다. 중국의 ZTE, 화웨이와 함께 HTC가 최근 꺼내놓은 야심작 ‘원(one)’도 TD-LTE용으로 출시된다. LG전자도 ‘옵티머스G’라는 이름으로 TD-LTE용 단말기를 출시한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LTE는 주파수 분할 방식인 FD-LTE를 쓰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시작으로 TD-LTE 보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여러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중국을 TD-LTE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초석으로 삼고 있다. KT는 FD-LTE와 TD-LTE를 오갈 수 있는 이종 LTE 네트워크 로밍을 선보이기도 했다.
파이어폭스나 우분투 등 저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운영체제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에도 중국이 포함된다. 이미 시장이 고급 스마트폰으로 포화상태로 달려가고 있는 북미나 유럽, 한국, 일본 등의 시장에 생태계도 작고 기능도 부족한 제품이 흥미나 브랜드 때문에 치고 올라오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폰이 덜 보급된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은 싼 값에 인터넷, e메일, 메신저, VoIP 등의 통신 장치 역할을 해줄 기본적인 단계의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고급 스마트폰 시장이라고 마음 놓을 수는 없다. ZTE와 화웨이는 이미 판매량이나 제품 품질로서는 국내 기업들 못지 않은 수준에 올랐다. ZTE의 ‘그랜드S’와 ‘그랜드 메모’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만든다. 화웨이는 풀HD 디스플레이를 쓴 ‘어샌드 P2′를 내놓고 있다. 여전히 삼성이나 LG전자가 만드는 제품이 브랜드로서 더 나아보일 수 있지만, 이름표 떼고 맞붙으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 제품의 기술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새로운 디스플레이나 프로세서 적용이 빨라지고 가격을 낮춰 일년에 한두개 제품 위주로 고급화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화웨이처럼 직접 칩 개발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은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시장의 강자에 오를 수 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기능을 더해가면서 제조사가 특별히 여러가지 응용프로그램으로 획기적인 차이를 두기 어려워졌다. 최적화나 운영체제 지원은 여전히 제조사의 능력이 큰 영향을 끼치지만, 결국 안드로이드 안에서 상향평준화되고 있다.
이미 중국에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수십달러 정도의 싼 값에 안드로이드를 깔아 놓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상당히 많이 생산·판매되고 있다. 고급 시장 역시 ZTE와 화웨이, 그리고 이번 MWC에서는 조용했지만 PC시장으로 중국에서 탄탄한 영향력을 굳히고 있는 레노버, 중국 본토 내 기업은 아니지만 대만의 HTC 등이 중고급 시장을 양쪽으로 공략한다. 게다가 ZTE는 파이어폭스, 화웨이는 타이젠을 제2의 운영체제로 삼아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삼성, LG, 소니 등 굵직한 기업들과 겨룬다.
무엇보다 이런 변화들이 중국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짝퉁’, ‘싸구려’, ‘저품질’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털고 ‘고성능’,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 ‘대규모 시장’ 등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 무엇보다 긴장해야 할 시기다. 이번 MWC의 진짜 주인공은 중국이 아닐까.
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14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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