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모델을 계속 보다보니 이런 패러다임을 가진 아이템은 안될 확률은 높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아이템들이 있다. ‘되는 아이템’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안되는 아이템’을 집어내는 것은 그나마 간편하다. 이것을 한 번 정리해보고자한다. 물론 앞으로 나오는 아이템 구조들이 안된다는 것은 확률상일뿐, 절대적인 법칙은 물론 아니다.
1. 치킨-에그 구조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저희가 백만 유져가 되면 뭘 하겠습니다’ 로 시작하는 아이템들. 그리고 갑과 을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비지니스들. 갑의 사용성은 을에서나오고, 을의 사용성은 갑에서 나온다. 그러면 이 치킨-에그 중에 한 곳을 미리 풀어놔야되는데, 그것이 없으면 비지니스를 시작할 때 버벅거리게 된다.
2. A flaw -> B 비지니스
이것은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빠지는 함정이다. 보통 이런 아이디어는 뭘 만들어내야될지는 모르겠는데, 신사업 아이디어는 내야되겠고, 그러다보니 기존 제품들의 문제점을 찾게되고, 그러니까 기존제품에서 뭔가 한가지 기능을 추가해서 팔아보자는 생각이다.
극단적 예를 들어보자.
페이스북 메신져에서 파일전송이 안된다. 구글에서도 파일전송이 잘 안된다. 그런데 메신져에선 파일 전송이 매우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난 파일전송이 되는 페이스북을 만들겠다.
여러분은 피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구조를 띈 신사업 아이템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많다. 이 비지니스 모델의 문제는, 사고의 시작이 현실에서 겪고있는 문제에서 출발 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사용하다가 아쉬웠던점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제품이 잘 되려면 A의 핵심적 기능을 ‘제대로’ 구현해야한다. 그러나 사실 A만큼 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것이 아니다. 게다가 따지고보면 이 A에서 빠진 기능과 이 기능을 쓰는 사람들과의 연관성을 따지자면 낮은 경우가 대다수다. 이 패러다임이 동작하려면, 이 A에서 빠진 기능이 A의 사용성에서 굉장히 핵심적이어야하고, 또한 B를 만들 회사가 다른 A의 기능들을 대다수 ‘제대로’ 구현할 수 있어야한다. 확률은 그다지 높지않다.
3. XXOXO 비지니스
A제품은 X가 안되고요, B제품은 Y가 안되고요, C제품은 Z가 안됩니다. 근데 우린 다되어요.
앞선 패러다임의 확장판이다. 부끄럽게 고백하자면, 대기업에서 아이템 제안할때 많이 써먹었던 수법(?)이다. 그리고 요즘도 가끔 장표만들때 써먹는 수법이기도 하다. 높으신 분에겐 이런 패러다임만큼 잘 먹히는 것도 없다.
이런 제품이 잘 될리 있을까?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야채가게에는 도자기를 안팔고, 도자기가게엔 야채를 안팔아요. 야채를 담는데는 도자기를 쓰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야채와 도자기를 한 번에 팔려 그래요. 뭐라고?
이 패러다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프로그램은 ‘엣지’가 눈에 보이지 않기때문이다. 역설적으로말해서, A제품은 X에 특화되었고, B제품은 Y에 특화되었는데, 새로 만드는 제품은 두리뭉실하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능이라는 것은 ‘된다/안된다’ 가 아니라 ‘아주잘된다/ 잘된다/ 보통이다 / 별로다 / 정말 별로다 / 안된다 ‘ 로 구분할 수 있다. XXOXO 방식으로 나온 제품은 모든 기능을 지원하지만, 그 기능 중 상당수는 별로일 것이다.
하려면 XXXXXO 를 하는게 좋다.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것은 OOOOOX 방식이다. 다른 제품에선 다 되는데, 저희 제품에선 안됩니다. 근데 이 기능을 없애고 나니까 진정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제품은 콜롬버스의 달걀을 꺨 수 있을 확률이 높다.
4. 카피캣 비지니스.
유통이나 전통제조업이 아니라면 카피캣비지니스는 별로 달갑지 않다. 가장 큰 것은 역시 문제의 인식이 현실에 기반하였는가, 기존 제품에 기반하였는가에 대한 문제이고, 다른 문제로는 마지널코스트의 문제가 있다.
유통이나 전통제조업의 경우는 한 회사가 전 시장을 커버하기가 꽤 힘들다. 제조업 기업은 생산량 조절을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고, 유통일 경우는 인력을 무작정 늘려 마켓 100% 점유율을 가져가는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에 카피캣은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소비자 후생 측면에도 열렬히 환영할만 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와 같은경우는 한 회사가 시장을 싹쓸이 하는것이 가능하다.그러면 기존 제품을 따라갈 수 없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대체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라는 문제가 생겨난다.
5. 미국에서 가져온 서비스업.
미국에선 잘되는데, 한국에선 없어서 가져왔습니다. 에어비엔비만 하더라도 유사한 모델을 한국에 하겠다는 회사가 상당수 있었다. KPI가 확고한 유통이나 전통제조업과는 달리, 서비스업의 KPI는 애매모호하며, 이 KPI의 상당수는 문화에 기반해있다. 물론 고객의 니즈가 실재하고, KPI가 확고하다면 마켓에서 성공할 수도 있지만, 상당수 서비스업의 베이스는 문화고, 국경을 건너면 다른 문화가 존재하기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귤이 황하를 건너면 탱자가된다. 서비스 아이템이 태평양을 건너면 부도가 날 확률이 높다.
6. 표준 산업
파일포맷이나 통신과 같은 표준은 절대 건드리지 말자. 이유는 앞 선 글에서 설명했으니.
네트워크 회사들이 정부에서 시켜 IPV6 망을 열심히 깐 뒤에 한동안 보냈던 패킷의 전부는 망이 살아있는지에 대한 패킷이었다. 전세계에서 노력해서 IPV4 에서 IPV6 넘어가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벤쳐 하나가 표준을 엎을 수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말자.
7. 내일도 차세대 산업.
앞선 예를 들었지만, IPV6시대가 온다고 그거하진 말자. IPV6 10년째 차세대 기술이다. 앞으로 10년동안도 차세대 기술이 아닐까한다. 기술벤쳐중에서 가끔 디스플레이 서치, 가트너같은 데이타 들먹이면서 이 시장이 앞으로 몇배로 커질것이다라고 장표에 넣는 분들이 계시다. 이런 데이터는 정부과제나 투자자에게 제안할때 쓰되, 실제로 믿지는 말자. 이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마켓 사이즈라는 것은 제품의 후행팩터이지 절대로 선행팩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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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정리하자면, 안되는 아이템을 잘 보고 있자면 공통적인 특징이 ‘아이템을 만들어내고자 하여 나온 아이템, 또는 문제인식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아이템’인 것이다. 그러나보니까 Pain Killer 라기보다는 Vitamin성의 아이템이 나오고, 이런 Vitamin성의 아이템이라도 사용빈도가 높으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할 수 있겠건만, 그 아이템의 사용빈도도 높지 않다.
물론 네댓사람이 책상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짠 아이템이 대박을 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상당수가 고객의 니즈가 실재한 상태에서 움직이거나, 실행력이 필자를 비롯한 여타 다른 팀과 비교도 안될정도로 압도적으로 높아서 경이로운 정도일 경우가 많다.
출처: http://jdlab.org/wp/archives/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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