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예산절감 명분 낮은 유지보수요율 요구
안정성 위해 외산만 선호 국내SW는 시장서 홀대
#. 국내 한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업체는 국내 유명 중견회사와 ERP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회사는 ERP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으로 컨설팅과 연구개발비 등 인건비를 제외한 순수 라이선스(프로그램 값)의 15%를 책정했다. 그러나 협상을 거쳐 이 회사는 1년 무상보수와 그 이후 7~8%대 유지보수료 비율을 통보 받았다.
#. 또 다른 국내 소프트웨어(SW)업체는 최근 국방 사업과 관련, 다국적 기업과 입찰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품질성능평가시험(BMT, 벤치마크테스트)을 통해 제품 성능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인정받았지만, 결국 해당 사업은 다국적 기업에게 돌아갔다. 이 업체 관계자는 "국산SW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공공SW 시장 진입 장벽을 더욱 높게 만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부가 '소프트웨어(SW) 제값주기'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국내 SW업체들은 여전히 낮은 유지보수 비용과 국산SW에 대한 불신으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SW업체들의 수익 창구인 유지보수비율과 관련, 정부는 최대 15%를 목표치로 내세웠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10% 미만의 유지보수 비율 밖에 쳐주지 않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다국적SW 기업들은 평균 20% 이상의 유지보수 비율을 챙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 국산SW가 홀대받고 있는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형SW업체, 유지보수율 10% 미만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 중소형 SW업체들로부터 SW를 구매한 뒤, 낮은 가격대 유지보수를 요구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시스템 유지보수를 제품 기능 개선이 아닌 당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해 비용 지불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국내 한 SW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사실상 SW 시장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저가 정책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나마 유지보수비용으로 운영되는 게 현실인데 요율이 낮아서 이마저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즉 SW를 제값 받고 팔기는 커녕 유지보수기간 동안 청구할 수 있는 유지보수비 저차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ERP 관련 SW 업체 관계자도 "글로벌 경쟁사인 SAP 등을 보면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분석하는 데 필요한 비용까지 당당하게 추가로 청구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는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SW분야 제값주기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공공SW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 조차 적정한 가격을 받지 못해 수익악화를 겪고 있다. 대다수 공무원들이 예산절감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낮은 유지보수요율로 입찰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있다는 전언이다.
■"공무원들이 더 외산에 집착"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더 외산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자리에 있는 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안정성이나 호환성 등을 이유로 외산SW를 쓰면서 겉으로만 'SW 강국'을 외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 일각에서는 느슨한 제도 적용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2017년 유지보수율 15% 단계적 상향'이 권장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무원들이 유지보수요율을 적정선에 맞출 수 있도록 정보화예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현재 공공기관이 2000개가 넘고 이들이 하는 공공SW 사업 수만 7000개 이상"이라며 "이들의 평균 유지보수요율이 12% 정도인데 그 범위가 사업 규모에 따라 2~20%까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BMT 결과 등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데도 국산을 차별하는 사례 등을 막기 위해 규모가 있는 공공SW 사업에 대해서는 법정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차별 사례가 발생하면 집중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CT 강국의 핵심인 SW 경쟁력 높여야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SW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최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서 최첨단 통신기술과 글로벌 수준의 하드웨어 제조 능력을 갖췄지만, 정작 이 모든 것의 핵심인 SW 기술 수준은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국내 한 SW업체 대표는 "SW 개발 직종은 3D로 분류되는 탓에 인재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며 "나름대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려고 하지만 다국적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턱 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결국 국산SW에 대해 제값을 쳐주지 않는 국내 현실 때문에 SW산업에서 일하려는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이는 인력및 R&D 부족으로 인한 국산SW산업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출처: http://www.fnnews.com/news/20150719174147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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