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쇼핑몰 창업자 3인에게 듣는다 쇼핑몰 터치하는 순간 명품숍 소파 앉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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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하면 주로 우아하게 백화점이나 전용 매장에서 직원에게 친절한 대우를 받으며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사는 상황이 연상된다. 명품 브랜드는 제품 특성상 소비자들이 먼저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명품은 온라인 시장이 감히 넘겨보지 못할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명품도 인터넷·모바일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 구매가 열리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명품도 인터넷에서 간편하게 구매한다. 해외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사오는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최근 인스토어 매장 판매를 고수하던 명품 패션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까지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이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한다. 명품 소비 방식이 변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명품 브랜드 쇼핑몰 역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명품 브랜드 쇼핑몰들은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스토어 매장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한 인스토어와 온라인 쇼핑몰의 병합,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등 새로운 경영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접촉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세계적인 온라인 명품 쇼핑몰 2곳의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해 명품 온라인 시장의 전략과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들은 영국 기반의 온라인 명품 브랜드 쇼핑몰로 이미 전 세계 300개가 넘는 인스토어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럭셔리 쇼핑몰 '파페치(Farfetch)'의 창업자 조제 네베스 CEO와 독일 기반의 온라인 명품 브랜드 쇼핑몰 '스타일밥'의 마리오 에이무스와 토어스텐 에이무스 공동 창업자다. 마리오 에이무스는 CEO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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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베스 CE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선은 이제 허물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명품 시장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춰 고객에게 얼마나 편의성을 신속하게 제공하는지가 성공·실패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오 에이무스 CEO는 "명품 산업도 온라인 쇼핑몰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과거 예상과 달리 명품 온라인 매장과 인스토어 매장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소비자의 국경도 무색해지면서 유통업계에 일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명품 패션 온라인 쇼핑몰을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마리오 에이무스 CEO=2000년대 초 동생과 함께 이미 독일 뮌헨에 연 오프라인 명품 편집매장으로 이미 꽤 성공을 거둔 상태였다. 그런데 인터넷이 점차 발달하면서 전자상거래를 통한 온라인 매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정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부모님이 물류 사업을 했는데, 어깨너머로 봤던 물류 사업의 노하우가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2004년 전 세계에 있는 더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명품 브랜드 쇼핑몰인 스타일밥을 설립했다. 

▷조제 네베스 CEO=2000년대 중순 직접 론칭한 신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했을 때였다. 유럽에 있는 오프라인 독립 편집매장들이 매출 성장에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온라인 쇼핑몰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독특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독립 편집매장과 연계한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편집매장도 온라인 쇼핑몰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리스본, 뭄바이 등에 편집매장을 소유하고 있다면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전 세계 온라인 고객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온라인 쇼핑몰 이름도 우리가 지역 곳곳에서 '구한(Fetch)' 제품을 온라인상으로 전 세계 '널리(Far)' 보급한다는 의미에서 '파페치(Farfetch)'로 지었다. 

―2000년대 아무리 온라인 시장이 소비 패턴을 급격히 바꾼다고 해도 명품 시장만은 그 대세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접 체험해 보는 점을 중시하는 명품만의 독특한 소비 특성이 강했을 텐데. 

▷토어스텐 에이무스 공동 창업자=2004년 스타일밥을 설립할 당시 전자상거래는 과거와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 세계 고객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도 이런 변화에 일부가 되길 원했다. 그중에서도 럭셔리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명품 디자이너들에게 지역적 경계를 넘어 소비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려나갈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사람은 명품 브랜드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실패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었으며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로 명품 소비자들을 온라인 쇼핑몰로 끌어들일 수 있었나. 

▷네베스 CEO=여전히 다른 부문에 비해 명품 시장은 온라인 매출이 미미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온라인을 통한 명품 패션 시장 공략은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단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바쁜 일상에서 편리하고 재빠른 구매를 원한다는 점을 알게됐다. 그들에게 시간과 편의성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선 온라인 쇼핑은 고객들에게 인터넷뿐 아니라 모바일로 제품을 어디서든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기반이 된다. 아울러 지구 반대편인 지역에서 제품을 구매해도 인스토어에서 구매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신속배달 서비스를 구축했다. 특히 전 세계 파트너 편집매장 중에서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주요 9개 도시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물론 직접 인스토어 매장에서 받는 선택 사항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유럽에서는 요트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름 휴가철에 고객이 휴양지에서 요트를 즐기고 싶다면 그 휴양지에 요트를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파페치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최고급 제품과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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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공략하는 멀티채널링 전략을 취하고 있다. 멀티채널링 방식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제 네베스 CEO〓2015년 5월 파페치는 영국 런던에 있는 유명 편집매장인 브라운스를 인수했다. 브라운스 인수는 온라인 고객들에게 인스토어 경험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다양한 유통 경로로 고객들에게 접근하는 멀티채널링 방식은 새로운 패션 브랜드 시장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멀티채널링은 디지털과 물리적인 경험의 결합이며, 온·오프라인뿐 아니라 지역적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멀티채널링으로 고객 일상에 더욱 밀접하게 접근할 수 있다. 파페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구축한 나라를 50개국 이상 늘릴 계획이다. 

▷마리오 에이무스 CEO〓최근 온라인 쇼핑몰과 함께 독일 뮌헨에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열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스타일밥으로서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존재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온라인 기반을 오프라인으로 옮긴다는 말은 아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 오프라인을 접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컬래버레이션(디자이너나 브랜드와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마리오 에이무스 CEO〓우리 목표는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혁신적인 콘셉트를 선보이면서 항상 고객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 우리는 지난해 초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발렌티노와 파트너십을 맺어 스타일밥만이 제공하는 발렌티노 제품을 판매했다. 최근에는 CADA라는 보석 브랜드 디자이너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렇게 컬래버레이션으로 독점 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고객들에게 새로움과 동시에 패션 제품의 독특함을 선사해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네베스 CEO〓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패션 디자인뿐 아니라 디자인, 아트, 음식 등 다양한 범주에서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 런던에 소재한 갤러리 볼테르 스튜디오와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했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은 볼테르에 전시되는 제품을 파페치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 컬래버레이션에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인 피터 사빌, 패션 디자이너 시몬 로하 등이 참여해 패션용품, 가정용품, 그림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또한 세계 3대 아트북 출판사 중 하나인 프랑스 명품서적 브랜드 애슐린과도 컬래버레이션으로 '파페치 큐레이츠(Farfetch Curates)'라는 책을 선보였다. 이 책은 지금까지 유수한 패션 디자이너, 큐레이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제품이나 작업을 선보이고 그들의 의견을 실은 책이다. 

―쇼핑몰을 운영할 때 어떤 철학을 갖고 운영하는가. 

▷토어스텐 에이무스 공동 창업자〓처음 설립할 때부터 우리는 바이어와 에디터가 본 제품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할지 고민해봤다. 다양한 연구 끝에 우리는 고객들에게 단지 런웨이에서 보여주는 모델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은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따라서 우리는 고객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에 더 집중하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디자이너의 제품을 되도록 많이 제공하려고 한다. 이런 철학은 단순히 기존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개념을 넘어선 방식이며, 최근 변하고 있는 명품에 대한 새로운 정의라고 믿는다. 아울러 우리는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환경과 소통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인스토어에서의 경험처럼 고객들은 온라인에서도 안전하고 친숙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혁신과 흥미로움에 대한 감각은 동시에 제공한다는 가정에서다. 단순히 똑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고객들이 영감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고 한다. 

―온라인 패션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만이 아니라 패션 시장을 주도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마리오 에이무스 CEO〓패션 시장을 주도하는 점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혁신, 그리고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방식을 발전시키는 것은 스타일밥이 온라인 쇼핑몰로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던 가장 큰 요인이었다. 명품이라는 개념 자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명품이라는 개념을 최고의 고객 서비스와 빠른 배송,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자로서 명료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로 제공하기 위해 이 모든 요소를 다 갖춰야 한다. 

▷네베스 CEO〓파페치가 직접 제작하는 패션 콘텐츠는 쇼핑 출발지다. 우리는 단순히 제품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뜨고 있는 디자이너, 가장 흥미로운 제품, 어떻게 스타일해야 할지, 또한 라이프스타일과 여행에 관한 뉴스도 제공한다. 이런 창의적이고 영감을 주는 콘텐츠는 고객이 본래 발견하지 못했던 제품을 흥미로운 시각으로 선사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요트 서비스, 컬래버레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하나. 

▷마리오 에이무스 CEO〓버진그룹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만약 CEO로서 당신이 직원을 잘 돌본다면 그 직원들이 당신 회사의 고객들을 잘 살필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스타일밥 직원 운영에 모토가 됐다. 스타일밥은 직원들을 최대한 개인적인 상황까지 잘 돌보기 위해 노력한다. 이 같은 인력 관리는 관리자와 직원의 소통을 높이고 회사 내에서 정보가 잘 소통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게다가 원활할 소통으로 팀워크에도 도움을 주면서 사업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네베스 CEO〓현재 우리는 런던, 뉴욕, 도쿄, 홍콩 등 전 세계 10개 오피스에 1000명의 다국적 언어가 가능한 직원을 두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빠른 성장에 힘입어 직원들도 이에 상응해 늘고 있다. 파페치가 추구하는 비전을 알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이해하는 직원을 뽑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시장에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나. 

▷마리오 에이무스 CEO〓한국은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으로 패션업계에서도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샤넬은 2016 리조트 패션쇼 장소로 한국을 선정했고, 현재 한국 시장에 들어가는 명품 패션 브랜드의 수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스타일밥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은 예외가 아니다. 특히 2014년 이후로 한국 시장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주문 건수가 10배 이상 늘었다. 우리는 2016년에도 한국 시장의 성장을 바라보고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 

▶ 마리오 에이무스&토어스텐 에이무스 스타일밥 창업자 

독일 출신 마리오 에이무스, 토어스텐 에이무스 스타일밥 창업자는 1990년대 미국 뉴욕의 편집매장에서 일했다. 당시 이곳은 캘빈 클라인, 도나 카란 등 미국 유명 디자이너들이 자주 들르는 편집매장으로 유명했다. 형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로 돌아와 1997년 편집매장 사라조(Sarajo)를 운영했다. 그 후 2000년대 IT 붐과 함께 가족 사업이었던 물류업의 노하우를 살려 2004년 온라인 명품 편집매장 '스타일밥(Stylebop)'을 론칭했다.

 
▶ 조제 네베스 파페치 CEO 


포르투갈 출신 조제 네베스는 포르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재학 시절 가족·지인과 함께 신발 공장을 운영했다. 신발 공장 운영 경험을 살려 1996년 영국으로 건너가 신발 브랜드 '스웨어(Swear)'를 론칭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편집매장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파페치(Farfetch)'를 설립했다. 현재 파페치는 190개국 300여 개 편집매장과 제휴돼 있으며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한국어 등 9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김미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9125&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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