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안에서 고객 이야기하다 해고됐데…" → 기밀 유지 위반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조종사가 기내 청소한데…" → 비행시간 엄수 "실수투성이 엔지니어가 부사장까지 승진했다더라…" → 실수도 경험


■ 기고 / 크리스티나 시몬 IE 비즈니스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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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글로벌 기업에서 일했을 때 들은 이야기다. 입사하고 얼마 안 되어서 직장 동료들에게 들었다. 회사의 한 관리자가 새 보직에서 근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고되었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상사와 이야기를 하다 "어떻게 지내니,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니"라는 상사의 '순수한 질문'에 답을 하며 고객사의 이름을 말했다는 것이 해고 사유다.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의 상사를 만나고 잡담을 나눌 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런 이야기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케이스 스터디로 분석되곤 한다. 케이스 스터디로 분석되는 또 다른 예로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조종사들이 자신이 조종하는 비행기의 기내를 항상 청소할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한 엔지니어가 본인이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온갖 실수와 에러를 내고도 차근차근 승진을 하며 결국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 사례가 있다. 

분명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조직 안에서도 직원들끼리 커피를 타며 나누는 일화들이 있을 것이다. 사내에서 '레전드'라 불리는 이야기들은 매우 강한 소통의 창구로 사내 문화를 전파하는 데 기여한다. 

이런 사내 레전드의 이야기는 왜 계속 회자되고 영향을 미치는가? 일단 일반적으로 생각돼 왔던 이야기와는 많이 다르고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비행 후 기내를 청소하는 조종사를 상상해 보기나 했는가? 상사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고 해고되는 직원의 이야기는 어떤가? 이런 이야기들은 듣는 사람들을 주목시키고,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해당 기업의 경영철학에 대해 분석하게 이끈다. 동시에 이런 '레전드 스토리'는 사내의 비공식적인 소통의 통로다. 해당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하고, 신입사원들이 회사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보보다 신뢰도가 높다.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업 레전드 이야기는 기업 문화를 잘 나타낸다. 다시 말하자면, 이런 이야기들은 (직원들에게) "이런 일은 해야 해" 혹은 "이러면 안돼" 등의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며 비즈니스 성공에 항상 기여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 같은 경우에는 비행기가 연착되면 조종사들이 다음 비행을 위해 기내를 치울 준비가 돼 있다. 이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차별화 요소인 시간 엄수에 기여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이 실수를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실수는 배움의 과정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상사의 질문에 대답했다고 해고된 직원의 이야기를 다시 보자. 직원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객사가 누군지 말하면 경쟁자들이 듣고 해당 프로젝트에 위험을 안길 수 있다. 

이러한 '기업 레전드'의 이야기는 현대판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스토리텔링은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이 정보를 주고받고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는 방법이었다. 즉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족, 집단, 커뮤니티가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다음 세대에 전달했다. 주요 사건, 도덕성, 전통이 이야기와 레전드를 통해 쉽게 기억되고 구전으로 전달된다. 다시 말하자면, (기업 레전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순도 100%의 사회적 교류 방법이다. 

예로, 한 '기업 레전드'(해당 기업의 공동창업자, 엄청나게 중요한 인물, 혹은 그냥 평사원 등)의 이야기는 특정한 상황에 놓인 인물로, 어떠한 결정을 내리거나 이미 내려진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이를 기반으로 본인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생각한다. 매우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법이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솝우화나 동화와 같은 효과가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런 '레전드' 이야기들은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소통할 수 없는 메시지를 전해준다는 것이다.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당신도 마찬가지로 '기업 레전드'를 만들어 직원들이 기업가치에 맞춰 행동하도록 할 수 있다. 좋든 나쁘든 간에 어떠한 (직원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하고 이에 약간의 미스터리를 더해 '사내 레전드'에 대한 이야기를 전파하라. 이것이 불러올 결과에 놀랄 것이다. 

[정리 = 윤선영 연구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25923&year=2015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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