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발달로 과거 못쓰던 데이터 수집해 타깃광고 가능 

넷플릭스, 고객 자료 분석에 `머신러닝`까지 도입 

영화추천뿐 아니라 콘텐츠 기획·배급에 활용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일요일 오후 2시, 홍대 앞을 거닐고 있는 이영희 씨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식당을 추천하는 푸시(알림)가 온다. 이씨가 어제 '레스토랑'을 검색했기 때문이다. 이 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 오고, 또 오늘 만날 남자친구에게 줄 선물에 대한 제안도 날아온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를 연상시키는 이 같은 마케팅이 가능할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씨가 이런 마케팅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이는 개인 사생활 침해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될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이런 마케팅이 실제 효율적일지도 의문이다.  

SK(주)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교육과정인 서강-SK 브랜드 아카데미에서 강의한 서헌주 SK플래닛 마케팅테크놀로지 사업개발팀장에 따르면 이는 '데이터기반 마케팅(Data-driven Marketing)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빅데이터의 발달과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에 따라 데이터기반 마케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기업은 드물다는 것이다.  

 소비자 이해 어려워지자 등장한 것이 데이터기반 마케팅 

데이터기반 마케팅은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AI와 마찬가지로 지난 수십 년간 존재해왔지만 실현할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개념 차원에서만 존재하다가 기술의 발달로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세대' '사회적 계층'과 같은 인구통계적 구분에서 이뤄지던 마케팅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게 되면서 대두된 것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과거와 다르게 '전략적 소비'를 한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반면, 그 외에는 극단적으로 실용적인 소비를 추구한다. 해외직구와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의 부상에는 이 같은 전략적 소비가 깔려 있다. 과거 SPA 브랜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자신의 트렌디한 취향을 채우려는 젊은 층이나 몇몇 기능성 의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주 고객이었다. 

그러나 지금 SPA 매장에는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붐빈다. SPA 브랜드의 실용성이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통하는 것이다. 세대와 같은 단순한 기준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그들이 생산하는 정보의 조각들, 라이프로그(life log)를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데이터기반 마케팅'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필요한 고객의 정보는 어느 정도일까. 기업은 특정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세분화·맞춤화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과도한 비용이 수반돼 이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킬 만한 능력은 갖고 있지 않다. 고객의 세세한 정보를 안다고 해도 그것으로 돈을 벌 수는 없다는 얘기다. 또한 고객들에게 무차별한 푸시를 계속할 경우 소비자의 피로도와 반감만 높아진다. 

가장 현실적인 데이터기반 마케팅을 보여주는 사례는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와 같은 선도적인 기업들은 자신의 사업에서 얻은 정보와 가용한 제3자 정보를 적절히 융합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는 사용자 데이터, 즉 평점, 이용패턴, 기기 정보 등과 외부의 2차 자료를 폭넓게 활용한고 여기에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같은 고유의 분석 역량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영화를 추천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배급하며 연출 등에도 활용한다. 즉 자사가 가용한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데이터기반 마케팅 역량이다. 

기존 마케팅은 도출된 인사이트와 마케팅 실행이 개연성에 의존해 이뤄지지만 데이터기반 마케팅은 시스템에 의해 실제 데이터와 마케팅 실행이 긴밀하게 연동되고 실시간으로 개선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수집과 분석이 어려웠던 데이터를 반영할 수 있게 되고 마케팅 결과는 다시 데이터베이스에 반영돼 다음번 마케팅의 효율을 높인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모호함의 영역에 있었던 성과 측정이 가능해지고 다음 전략을 세울 때 더 객관적인 개선이 가능해진다. 

결국 데이터기반 마케팅이란 기존 마케팅에서 어려웠던 활동을 정보기술(IT)과 인프라를 통해 실질적으로 연결시키고 정교화하는 것이다. 새로운 도구를 통해 마케터의 통찰력 범위를 벗어나는 범위의 정보와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마케팅을 말하는 것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해외에선 프로그래매틱 바잉이 대세로 떠올라 

그렇다면 해외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도구를 사용하고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프로그래매틱 바잉(Programmatic Buying)이다. 이는 디지털 광고 거래 시장에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축적한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를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프로그래매틱 바잉에서는 DSP(Demand Side Platform)이라는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비딩을 통해 거래한다. 여기에 비식별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DMP(Data Management Platform)를 바탕으로 해 회사가 타깃으로 하는 고객군에만 제한적으로 광고를 노출할 수 있도록 변해가고 있다. 

이 같은 광고 시장에서는 사람에 의존하는 영업과 기획으로는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광고 구매로 진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프로그래매틱 바잉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주요한 미디어의 구매 방식으로 보편화돼 있으며 일반적 디스플레이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포맷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의 50% 이상이 프로그래매틱 바잉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 비중은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용어 설명> 

▷ DSP(Demand Side Platform) :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 목표에 맞게 실시간 비딩을 통해 원하는 오디언스를 정확하게 찾아 광고를 노출시키고, 운영하고, 효과 측정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 DMP(Data Management Platform) : 프로그래매틱 바잉을 할 때 개인정보를 원천적으로 배제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플랫폼. 

[이덕주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471613&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