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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란 무엇인가. 전기신호를 처리하는 영상기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수용자 관점에서 TV는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정의라면 공중파TV, 케이블TV라는 용어는 무의미하다. 전통적인 TV는 이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디지털·모바일 미디어와 시청자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TV와 같은 전통적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 간 경계가 사라지고, 수많은 개인 미디어가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초연결 미디어 네트워크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2015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유튜브 스타' 명단을 공개했다. 게임을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리뷰하는 '퓨디파이'는 지난해 약 135억원을 벌여들여 1위에 올랐다. 퓨디파이 채널 구독자 수는 4500만명에 달하며 지금까지 조회수는 100억회가 넘는다. 퓨디파이의 주인공 25세 스웨덴 청년 '펠릭스 셸베리'는 하루에 하나씩 올리는 15분 분량 동영상으로 웬만한 TV방송을 능가하는 1인 방송국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동영상 플랫폼으로 출발한 유튜브는 멀티채널네트웍스(MCN·Multi Channel Networks) 스타들의 부상에 주목해 1인 콘텐츠 창작자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알리는 미디어 광고집행 그리고 자사 홈페이지를 뛰어넘어 기업 브랜드 자체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화화고 있다. 

세계 제1의 엔터프라이즈 테크놀로지 브랜드이자 기업 간 거래(B2B) 업계 내 최고의 콘텐츠 제공자로 꼽히는 시스코는 2011년 '더 네트워크(The Network)'라는 테크놀로지 뉴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더 네트워크는 시스코의 보도자료, 블로그 포스트, IT업계 최신 트렌드를 총망라하는 뉴스룸 역할을 하고,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등 주요 언론매체 기고를 받아 특정 주제에 대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소개하기도 한다. 또한 시스코는 '사물인터넷(IoT·IoE)' 관련 포럼을 개최해 관련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차세대 비즈니스에 대한 저변 확대를 모색하기도 한다. 브랜드가 기존 언론 기능을 담당하며 시대적 트렌드를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자 여론을 형성하는 이른바 '브랜드 저널리즘'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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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저널리즘은 맥도널드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였던 래리 라이트가 2004년 뉴욕에서 개최된 한 광고 콘퍼런스에서 최초로 언급한 용어다. 그는 "기존 매스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기존 고객 정의와 다른 새로운 고객 정의가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으로 '브랜드 저널리즘'을 소개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광고와 콘텐츠 간 구분이 모호해지는 뉴스의 광고화가 가속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기존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콘텐츠 제공이라면 브랜드 저널리즘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블로그, 다큐멘터리, 소셜미디어 등 대안 채널들을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을 통해 기업 커뮤니케이션 효용성을 극대화한다. 이런 측면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은 단순히 기사화된 내러티브 광고, 그리고 웹진의 물리적 결합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사 제품과 서비스 기능을 기업 중심의 용어로 해설하는 자화자찬식 홈페이지 수준에서 벗어나 타깃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기업을 거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로 인식시켜주는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바로 브랜드 저널리즘의 요체다. 브랜드가 미디어가 되는 시대는 브랜드 자체가 문화 그리고 트렌드가 된다. 이제 마케팅 대상인 소비자의 관심은 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적 소비는 그 기업의 가치와 문화를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는 잠재적 소비로 그 영역이 확장된다. 일례로 디자인, 음악, 여행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마케팅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해 온 현대카드는 자체 제작한 브랜드 미디어 플랫폼을 선보이며 현대카드 고객을 뛰어넘어 대중적인 문화 브랜드로 진화를 모색 중이다. 

현대카드는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콘텐츠 이용 방식도 달라지는 것에 주목해 새로운 소통 방식을 고민한 끝에 '채널 현대카드'를 개국했다. 채널 현대카드는 보이는 라디오 '라디오 인 뮤직 라이브러리(Radio in MUSIC LIBRARY)'부터 신개념 교양 토크쇼 '북토크(Book Talk)', 디자인·여행 서적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는 '라이브러리 카툰(LIBRARY Cartoon)', 이 시대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 '영감 토크(Inspiration Talk)'까지 문화 브랜드 현대카드의 활동 그리고 현대카드의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된 종합 편성채널 성격을 갖췄다. 

이제 현대카드는 '경쟁사의 광고'가 아닌 나영석 PD의 '꽃보다 청춘', 김태호 PD의 '무한도전'과 경쟁하게 됐다. 외부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으로 자신만의 '콘텐츠 용광로' 안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서로 소통하는 채널 현대카드는 우리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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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화두로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의한 미디어 혁명을 예고하며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에 직면한 오늘날은 하나의 브랜드가 사회적 영향력을 지니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시대정신을 얘기하고 있다. 이제 브랜드는 미디어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미디어는 문화다. 문화는 세상을 바꾼다. 그리고 문화는 인간의 정신 체계와 행동 방식을 변화시킨다. 더 나은 삶의 풍요와 여유를 갈망하는 가치 지향적 소비는 이러한 문화적 토양에서 쑥쑥 자라날 것이다. 

[홍준선 이노션 제휴마케팅팀 국장]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310160&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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