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서도 감수성은 창의적 아이디어 만들어

 

1. Xposed Bag

감수성이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을 지칭킨다. 필자가 성장할 때까지,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말은 예술가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었으며, 회사원 같은 보통 사람들은 쉽게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단어였다. 감수성이 예민다하는 것은 곧 '유악함'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감성, 창의성이 중시되면서 감수성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는데, 상상의 세계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모태와 같은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창의적 아이디어로 연결시켜 주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답을 못 한다. 사람들은 주변의 익숙한 것들에 대해선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던 것들을 '주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 그것이 바로 감수성의 역할이며, 창의력의 대가 에드워드 드 보노가 주창한 수평적 사고의 핵심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상상가들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린 익숙함의 더미 속에서 상상의 재료를 찾아 재미있는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예를 살펴보자.

해외 여행을 하려면 공항의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한여름 같은 성수기에는 한참 동안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이 때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공항이 처음인 몇몇 관광객을 제외하면, 막연한 불안감을 안은 채 자기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이 보안 검색대는 너무나 익숙한 것이며, 더 이상 그들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간혹 X-ray 투시기에 비친 가방이 신기해 보이긴 하지만 곧 익숙한 광경이 되어 버린다.

 

Luke Boggia라는 디자이너는 이러한 상황에서 남 다른 예민한 감수성을 발휘했는데, ‘X-ray에 투과된 가방의 이미지를 그대로 제품화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한 것이다. 곧 머리 속으로 여러 가지 디자인들을 떠올렸다.

 

그가 디자인한 Xposed Bag이라는 가방은 X-ray로 투시된 모습을 하고 있으며, 현금, 깡통, 향수병, 심지어는 권총이 그려져 있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었던 이 가방은 11.95 달러에 판매되었다.

 

 (출처: http://www.yankodesign.com/product_info.php?products_id=1875)

 

감수성은 좀 더 찰나적인 순간에도 발휘되는데, 사람들이 음료수를 마시는 찰나를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재미있는 상상으로 이끌어낸 이가 있다. 'Pick Your Nose Party Cup'이라는 이름의 이 컵은 수염 달린 남성의 코 모양을 컵에 적용하여 보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출처: http://shop.neatorama.com/product-info.php?pick-your-nose-party-cups-pid276.html)

 

위의 예들은 복잡한 사고기법을 적용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제품에 옮겼을 뿐이다. 사고기법 보다 '세상을 관찰하는 감수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본 칼럼은 예민한 감수성이 창조로 이어진 사례들을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 필자와 함께 주변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 보자. 늘 그 자리를 지키던 사람과 사물이 여러분께 새로운 상상을 선사할 것이다.

 

전자신문 2012년 3월 19일자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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