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모양 USB허브...모양, 생깔 등 어울림 미학 담아

 

3. 디지털에 '아날로그 상상' 첨가하라

 

거리에 봄을 알리는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하고, 윤중로의 벚꽃은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다. 날이 풀리고 봄이 좀 더 무르익으면 사람들은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자 전국 명소를 찾을 것이다. 자연을 보며, 상상을 위한 감수성의 레이더를 펼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상상을 결합해 보자. 그것이 바로 '디지로그(digilog)'다.

 

봄 소식을 알리는 튤립축제가 시작됐다. 형형색색의 튤립을 보고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봄 기운을 만끽하는 데 푹 빠진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틈이 있을까?

 

그런데, 빨간 색의 튤립 모양을 절묘하게 USB 허브에 접목한 이가 있다. 하얀 색의 플라스틱 화분에 4개의 튤립 봉오리가 있으며, 봉오리 하나 하나가 USB로 연결된다. 튤립의 줄기 부분을 구부리면 좀 더 멋진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22달러의 이 제품은 여러분의 정원을 꾸밀 수도,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도 없지만, 복잡하게 얽힌 채 컴퓨터에 연결된 케이블, 그리고 그 가운데에 무미 건조하게 서 있는 USB 허브를 생각하면 우리들의 책상을 좀 더 화사하고 부드럽게 바꾸어 줄 것이다. 딱딱한 디지털 기술을 부드럽고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디지로그의 매력이 아닐까?   

(출처: http://www.likecool.com)

 

유의할 것은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무조건 결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모양, 색깔, 크기 등 어울림의 미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테일과 높은 완성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USB 허브를 보여 떠올릴 수 있는 또 다른 아날로그적 상상은 무엇이 있을까? 거북이, 오징어, 지네, …… 집게발이 있는 꽃게를 결합해보면 재미있겠다.

 

감성적 영감을 고취하기 위해사례 하나를 더 소개하고자 한다.

은은한 커피 향이 피어나는 커피숍에서, 예쁜 종이에 쌓여있는 각설탕을 꺼내 커피에 떨어뜨리는 느낌이 참 좋다. 이 각설탕에도 짙은 감성의 아날로그적 상상을 첨가할 수 있다.

 

히딩크와 박지성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거주하는 ‘JUNG YOU’라는 디자이너는 눈물 모양을 한 각설탕 ‘Sweet Tear’를 디자인했다. 커피에 각설탕을 떨어뜨릴 때마다 눈물이 떨어지듯 뭉클한 감성이 살아 숨쉰다.

 

(출처: http://jungyou.com/?p=596)

 

비록 지금 당장 편의점으로 달려가 살 수 있지는 않지만, 정육면체 각설탕 아이디어로 성공한 헨리 테이트의 상상 만큼이나 훌륭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튤립 USB 허브에도 좀 더 진한 감성을 첨가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전자신문 2009년 4월 2일자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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