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 잃게 하는 재앙의 질환

NASA 우주정거장에서 치매실험
국내 메디포스트 줄기세포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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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들에게 치매는 암보다 두려운 질환이다. 중증 치매는 특히 그렇다.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 줄 알았던 증세는 어느새 판단력, 방향감각, 인지기능 상실로 이어지며 인간다움을 잃게 만든다. 선량한 가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에 몸부림치며 절규하고 만다. 

급격한 고령화로 국내 치매환자는 지난해 61만명에서 2030년 127만명, 2050년 271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경제적 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8625억원에서 2012년 1조9234억원으로 4년 새 123%나 늘었다. 

전체 치매환자의 70%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뇌에 침착해 발생한다. 불행히도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는 없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이 4가지 있는데, 그저 치매 진행을 더디게 하는 효과만 있을 뿐이다. 

근본 문제는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에 있다. 이를 막아야 한다. 존슨앤존슨, 화이자, 릴리, 로슈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실패의 쓴맛만 봤다.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인 바이오젠이 치매 치료제 임상 1상시험에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두카누맙'이라는 이 치료제는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166명을 대상으로 54주에 걸쳐 진행된 1상 임상에서 인지기능 상실 속도를 크게 지연시키는 동시에 베타아밀로이드를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라셀 두디 미국 베일러대 의대 교수는 "많은 양을 주입했을 때 뇌가 부푸는 현상, 위장장애 등 부작용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도 "이 결과는 우연히 나올 수 없는 수치"라고 높이 평가했다. 

치매 정복을 위한 연구는 우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지상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실험을 할 때는 중력으로 인해 이 단백질이 충분히 뭉치지 않고 분해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올 초 우주정거장에 치매 연구 장비를 쏘아올렸다. 

국내 치매치료제 연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에서 유래한 간엽줄기세포 기반 줄기세포 치매치료제 '뉴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뉴로스템도 베타아밀로이드를 줄이고 뇌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현재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적응증으로 임상 1상을 마쳤다. 치료제 형태를 변경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3년 동아치매센터를 열고 치매치료제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상단계에 있는 약물은 없지만 신경독성물질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합성신약과 천연물신약, 그리고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 등에 돌입했다. 

일동제약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에서 치매 발병 원인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물질인 'ID1201'을 추출해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동물실험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하는 효소인 알파세크레타아제 활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나 치매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조사회사인 BCC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치료제 시장은 2017년 90억달러에서 2020년 143억달러 거대 시장으로 성장한다.  

[이동인 기자 / 김미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0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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