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앓아도 몰라…인지율73% 그쳐

실명·발가락 썩는 등 합병증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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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황병선 부장(45)은 최근 건강검진 결과 공복혈당이 118㎎/㎗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병원 상담의사는 "당뇨병 전 단계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황 부장에게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체중을 빼라고 조언했다. 평소 비만으로 고민하던 황 부장은 일단 당뇨병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했다. 그는"이만한 일로 거의 매일같이 이어지는 술자리를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별일이야 있겠느냐"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황 부장처럼 생각하다 큰 일이 날 수 있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황 부장처럼 공복혈당 수치가 당뇨병 전 단계 범위에 있더라도 당뇨병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9일 질병관리본부는 대한당뇨병학회 역학자료를 분석해 "30세 이상 성인의 11.9%(약 320만명·2013년 기준)가 당뇨병 환자로 파악됐고, 당뇨병 전 단계 고위험군에 속하는 공복혈당장애 인구는 24.6%(약 66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를 합치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약 1000만명)이 당뇨병 혹은 잠재적 당뇨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당뇨병학회는 "국내 연도별 당뇨병 유병률(병에 걸려 있는 사람 비율)은 2001년 8.6%에서 2010년 10.1%, 2013년 11.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2050년엔 당뇨병 환자가 591만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 '당뇨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활습관 서구화로 비만 인구가 갑자기 증가한 게 당뇨병 급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당뇨병 환자이면서 자신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른바 '당뇨병 인지율'은 7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무엇보다 합병증 때문이다. 특히 치명적인 것은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 등과 같이 혈관이 파열되는 대혈관 장애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당이 높아지는 현상만으로 동맥경화 진행이 빨라지고 혈관이 터질 위험에 노출된다.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을 일으킬 확률이 건강한 사람의 2~3배다. 또 건강한 사람보다 뇌출혈·뇌경색이 발병할 확률이 2~3배, 암에 걸릴 확률도 3배 정도 높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3대 합병증은 말초신경장애, 망막증, 당뇨병 신증 등이다. 말초신경장애는 당뇨병에 걸린 지 약 3년 후부터 발병한다. 혈액순환장애로 상처가 아물지 않아 발이 썩게 된다. 실명의 원인인 망막증은 당뇨병에 걸린 지 약 5년후부터, 투석이 필요한 당뇨병 신증은 당뇨병이 걸린 지 약 8년 후부터 발병한다. 

김세화 국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합병증은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이 살며시 다가와 더 무섭다"며 "평소 금주·금연,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약물치료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64906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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