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즉, 만 65세가 되면 누구든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60%에 달한다. 85세가 되면 그 위험성이 50%에 육박한다. 2명 중 1명은 치매라는 얘기다. 추억의 명화 ‘벤허’ 주인공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찰톤 헤스턴, ‘형사콜롬보’에서 바바리코트를 입고 멋진 연기를 보여줬던 피터 포크, 감미로운 팝가수 페리 코모, 영화배우이자 미국 40대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전 영국총리도 치매를 비껴가지 못했다. 

인간의 뇌는 1000억 개 넘는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우리 몸의 다른 장기와 달리 신경세포는 일단 손상되면 회복, 재생능력이 없다. 이미 치매로 들어섰다면 이전 온전한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평소 뇌를 다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인구 고령화로 국내 치매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현재 약 53만명(2012년기준)에서 2020년 75만명, 2030년 113만 5000명, 2050년 212만 7000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는 발병에서 증상이 나타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암과 달리 조기 발견이 어렵다. 현재는 치매 증상을 늦추는 치료제만 존재한다. 하지만 서서히 치매를 예방하는 약들에 대한 임상 실험이 진행되면서 앞으로는 치료보다 예방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 제약사인 엠에스디(MSD)는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의약품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임상 대상은 최근 1년간 기억력이 크게 떨어진 50대 이상으로 뇌 검사 등을 통해 경도 인지 장애 판정을 받은 경우다. 이 신약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을 막아주는 ‘베타분해효소 억제제’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 연구도 활발하다. 치매 진단은 아직까지 문진법이나 자가공명영상(MRI) 촬영으로 뇌를 검사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진법은 정확하고 객관적 진단이 힘들고, MRI는 치매가 상당히 진행됐을 때에나 확인이 가능한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혈액, 타액에서 치매 증상을 알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통해 진단하는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조기 치매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전 캐나다 앨버타대학 의과대학 신경과학 연구팀은 타액 속에 섞여있는 특정 물질 수치를 측정하면 치매 혹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국내에서도 치매 진단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영수 뇌과학 연구소 박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를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팀은 타액이나 콧물로 치매를 분석할 수 있는 자가진단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동인 기자 / 김미연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51718

Posted by insightalive
,